<div> </div> <div> </div> <div>이 리뷰는 모리스 샌닥의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 (한국판 시공주니어) 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림책의 내용의 일부가 리뷰에 등장합니다. </div> <div><br></div> <div> </div> <div><img width="800" height="533" class="chimg_photo" alt="agnon-Librery-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01742912d8911c304e4ae3a910514717291ca6__mn3568__w1584__h1056__f502621__Ym201607.jpg" filesize="502621"></div> <div> </div> <div> </div> <div>도서관 서가 가득히 꽂힌 세계 문학전집을 보며 가슴이 뛰던 기억이 난다.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괴테나 톨스토이의 소설들, 막스 밀러, 까뮈의 책들. 문단과 대중의 사랑을 널리 받으며 오래오래 기억된 책.</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너무 많이 알려져 별로 새로울 게 없을 것 같다가도, 해석과 번역에 따라 또 다른 맛을 선사하는 책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이런 책들을 고전(Classic)이라 부른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럼 </span><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림책에도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들이 있을까?</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림책의 아버지인 란돌프 칼데콧의 그림책들, 토미 웅거러나 레오 리오니 등 많은 작가들의 작업들을 열거할 수 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 중에서도 반드시 고전에 포함되어야 하는 그림책이 모리스 샌닥의<b> <괴물들이 사는 나라></b>일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출시 당시 논란이 되었던 내용적인 부분 (당시 그림책이 표방했던 모범적인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그리지 않았다는 점) 뿐만 아니라</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놀라운 표현방식과 섬세한 그래픽, 다양한 상징들이 이 책을 고전의 반열에 이르도록 하는 것들이다.  </span></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strong>1. 맥스와 괴물 </strong></div> <div> </div> <div><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처음 한 번만 읽고서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내용에다 글도 그리 많지 않아 첫 읽기에서는 혼란을 느낀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재밌긴 한데... 도대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엄마와의 올바른 관계 정립? 아니면 괴물들과의 판타지적인 요소?</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한 번, 두 번, 그리고 여러번.. 다시 읽고 자세히 살펴볼 수록 이 책에 상징들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진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우선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이 책은 '아이의 감정과 심리'에 관한 책이다. 책의 초반으로 가보자. 얼핏 넘겼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강아지를 쫓아 날뛰는 맥스 뒤로 그림 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맥스가 그린 이 그림 속의 괴물은 뒤이어 등장할 환상 속의 괴물들의 원형이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즉, 환상 속의 괴물들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를 시사하고 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어른들은 아이들을 '미성숙한 존재'라고 인식하기 쉽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아이들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고, 징징거리는 것이 '아직 덜 자라고, 미성숙하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하지만 어디 아이들만 그런가. 사람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면적인 존재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기쁘다가도 걱정되고, 걱정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 사람 아닌가.</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림책 속의 맥스는 어리지만 당당하다. 혼내는 엄마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어른들은 부정한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면 속에 감추어 둘 뿐. 맥스의 부정적인 감정도 마찬가지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분노하고, 짜증스런 감정들은 미성숙의 결과가 아니다. 당당한 하나의 객체로서 아이들도 감정을 소유하고 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br></span></div> <div> </div> <div></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800" height="720" alt="A1GD4QsxwBL.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01784452656248d48341c0a23e14c64c5261fb__mn3568__w800__h720__f265940__Ym201607.jpg" filesize="265940"></div> <div></div> <div><괴물들이 사는 나라> 표지. 옅은 미소를 띠운 괴물이 잠을 자고 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2. 괴물들이 사는 나라 </b></div> <div> </div> <div>맥스는 방 안에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과연 이 나라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div> <div>맥스가 방 안에서 겪는 환상은 크게 두 가지 조건들을 초월한다.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먼저 공간적인 한계를 뛰어 넘는다. 방 안이 넓어지고 숲이 자라다가 세상 전체가 된다. 엄마에 의해 방에 갇혔다는 공간적인 제약이 의미가 없어진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두 번째는 시간의 한계를 초월한다. 한달, 두 달, 일년을 항해하고 돌아올 땐 그 시간을 도로 거슬러 온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사람은 누구나 시공간의 제약에 묶여 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단 하나 이런 제약들을 피할 수 있는, 오직 나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건 바로 마음이다.</span></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3. 괴물들의 정체와 그들을 다루는 방법 </b></div> <div> </div> <div>앞서 말한 것처럼, 맥스가 방 안에서 겪는 여행은 시공간을 초월한 마음의 여행이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괴물들을 만난다.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맥스가 한 사람의 주체로서 당당히 감정을 지니고 있고 마음 속에서 괴물들을 만났다는 점을 종합해본다면 맥스가 만난 괴물들은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특히 맥스의 그림을 더불어 생각해 봤을때) 맥스의 마음 속 감정들, 특히나 엄마가 '괴물딱지'라고 부르는 행동을 유발하는 감정들이라고 볼 수 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괴물들과 처음 조우한 맥스. 당당한 그의 성격이 여기서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한다.</span><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 맥스는 그 감정들이 자신을 휘두르고 잡아먹도록 두지 않는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단 한마디로 그들을 꼼짝 못하게 제압한 뒤 그들의 왕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뛰어난 책인 이유가 여기서 제대로 드러난다. 맥스는 괴물들의 왕이 되었지만 그들을 괴롭히거나 부려먹지 않는다.</span></div> <div> </div> <div>오히려 그들과 '놀아준다.' </div> <div> </div> <div>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한 모습들,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과 감정들을 꼭꼭 숨기려한다.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하지만 그런 마음 속에 묻어둔 그런 '괴물'들은 언젠가 </span><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나타나 큰 상처를 주거나 나를 지배하려 들지도 모른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여기서 맥스가 선택한 방법은 참 절묘하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냥 방치하는 것도, 그렇다고 마음대로 가두거나 묻어두는 것도 아니다. </span><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놀아준다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감정들을 달래고 위로하는 행위에 가깝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한 아이가 마음을 성찰하면서 이토록 잘 해낼 수 있을까. 괴물들과 노는 맥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고 또 대견하다.</span></div> <div> </div> <div></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800" height="364" class="chimg_photo" alt="07895df0-35d1-0131-62ad-3e041ac7d653.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7/14690180131afe9bb5774d4f9e9625a5ff3ce1ba35__mn3568__w1000__h455__f234351__Ym201607.jpg" filesize="234351"></div> <div></div> <div> 괴물들과 신나게 놀아주는 맥스 </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b>4. 프레임 장치 </b></div> <div> </div> <div>모리스 샌닥은 그림과 내용뿐 아니라 형식적인 면에도 상징을 숨겨두었다. 책의 그림들을 잘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림의 프레임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커진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특히 방에 갇혔을 때부터 급격하게 커진 그림들은 급기야 괴물들과 놀아줄 때는 양 페이지를 가득 채운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맥스의 그림이 맥스의 마음 속 감정을 상징하는 것처럼, 책의 그림 자체도 '마음'을 상징하고 있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맥스가 자신의 마음 속으로 더 깊이 항해할수록 그림도 덩달아 커진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그렇다면 현실로 돌아올 때는?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왜 마지막 페이지는 그림 없이 빈 페이지에 글만 존재하는 지를.</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마음 속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맥스를 의미하는 건 아닐까?</span></div> <div> </div> <div><br></div> <div> </div> <div><b>5. 엄마는 엄마.</b></div> <div> </div> <div>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이 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div> <div>특히 아이들의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어머니들의 원성이 높았다는데.. </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나는 오히려 맥스가 결코 엄마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내면으로 여행을 떠난 맥스는 마치 어른처럼 혼자서 마음들을 달랜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방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엄마가 안다면 대견하면서도 조금 서운하진 않았을까? 너무 빨리 자라버린 것 같아서 말이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하지만 맥스는 아직 엄마가 필요하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맥스가 현실로 돌아오도록 만든 것은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과 '세계 저편에서 퍼지는 맛있는 냄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마지막 장면 또한 엄마와의 관계가 따뜻한 방향으로 회복되었음을 보여준다. 아직 맥스에겐 엄마는 엄마다.</span></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내가 가진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속표지엔 '2013. 3. 5' 이란 글씨가 적혀있다. 책을 산 날짜를 표시해둔거다.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책을 산 뒤 3년간 수시로 이 책을 읽었다. 그림책이 생각날 때, </span><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혹은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휘두르려고 할 때. </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마음의 진정이 필요할 때, 또 좋은 그림책을 추천해달라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수시로 이 책을 꺼내들었다.</span></div> <div><span style="line-height:1.5;font-size:9pt;">이 책은 누가 뭐래도 나에겐 그림책의 고전이다. 늘 내 책장에 꽂혀있을 그런 고전말이다.</span></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