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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5601
    작성자 : 후추의언니
    추천 : 1
    조회수 : 411
    IP : 220.86.***.3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9/19 20:22:19
    http://todayhumor.com/?readers_15601 모바일
    텅 빈 눈빛을 가진 사람, 다 아는 눈빛을 가진 사람.

    5.

     그는 동물을 좋아했다.

    동물은 지구에 사는 인간을 제외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말이 통하지 않아서였다.
      
    다른 말로 하면 말이 불필요한 소통을 할수 있었고 또 생활하는 데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서로를 배려하며 살기 때문이었다.
    언제 정한건지 모를 그 약속을 깨는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공장식 사육을 하는 기업인들뿐이었다.

     

    네발로 중심을 잡고 움직이는 동물들은 사람을 얼만큼 따르느냐의 정도에 애정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원숭이를 제외한 모든 동물들을 다 좋아했다.

     

    그는 움직임이 느린 동물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코끼리, 기린,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동물은 약육강식의 방법에서
    날렵한 움직임과 강한 턱이 아닌 너무나 엉뚱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코끼리는 힘으로 누군가를 제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기회를 노리고 달리지 않고도 살았으며
    심지어 종족의 장례를 치르는 유일한 동물이었다.
    기린은 기이하게 생긴 비율이 비정상적이어서 좋았으며 보고있자면 아주 느리게 움직여서 마치 그의 시간도 느리게 흘렀다.
    너무 움직이지 않아서 털에 이끼가 낀다는 나무늘보는 포식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결국 지쳐 포기하며 나무늘보 따위 안먹을거다 라고 투덜대며 뒤돌아서게 만들었다.

    동물은 사람보다 체온이 2도 더 따뜻했고 사람보다 무한한 불멸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변하지 않고 곁에 있어줄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는 사람보다 동물이 더 좋았다

     

    6.

     

    연민은 남에게 베풀어도, 자신에게 베풀어서도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해서 서러운 거냐고 따져물어올때는 ‘나는 사실 자살하고 싶다가 목구멍까지 기어올라왔지만
    눈을 내리깔며 음성대신 숨으로 그 무서운 말을 공기 중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얼굴이 매우 화끈거렸다.

    오히려 혐오라고 생각했는데 연민이라니!
    내가 비극의 주인공 같은 감상을 즐겼던가. 직업에도 그 의미가 없다면 내 정체성은 어디서 찾을수 있는걸까. 

    난 그저 따뜻한 이불 속에 누워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일이 좋고,
    머리를 고일 수 있는 누군가의 어깨를 원하며,
    먹을 수 있는 밥을 먹고 살길 바랬다.
    몸이 편한 것. 그것이 나의 살아가는 목표와 이유였다.

    누울 수 있는 넓이의 방과 이불, 맛있지는 않아도 건강한 것을 먹고 온기만을 나누는 것.

    노력해서 갖게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갖기위해 노력했고 결국 실패했다.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는것이란 말이 또 떠올랐다

    나이든 사람은 젊은이들에게 더 필사적이고 더 치밀하고 더 치열하게 사는 삶을 권유한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이 이성에 집중하여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자유인가라는 고민을 할 환경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치열한 싸움의 상대는 보이지 않는 권력이거나, 마찬가지로 그럴 힘이 없는 친구들이었다.
    싸우나 마나 한 득될것없는 일, 변화하지 않을 미래들을 위해 왜 치열해져야 한단 말인가.




    /처음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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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20 14:33:16  218.51.***.110  진지환  3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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