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먼저, 이 글은 언제든지 삭제될 수 있음을 밝히고 싶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고등학교때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div> <div>좀 더 넓게 공부하고자 담임 선생님의 제안을 받고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했었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은 됐지만 후회도 되고 그러네요.</span></div> <div><br></div> <div>학교에서 다루는 원론적인 교육에 질려서,</div> <div> <div>처음으로 ATMEGA라는 것을 접하고, MCU와 블루투스 모듈 통신,</div> <div>모터제어와 블루투스 모듈, 그리고 예전에 잠깐 접했던 안드로이드 SDK, NDK를 이용해서</div></div> <div>스마트폰으로 스텝모터를 제어해서 이동하는 조잡한 장난감 자동차 비스무리한걸 만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찌어찌 그게 인정받아서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개인적으로 뜻에 맞는 분들과 함께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죠.</span></div> <div>Odroid를 활용해서 소켓통신과 프레임버퍼, ffmpeg을 사용해서 스크린 미러링이나 PC로 제어하는 툴을 만들기도 했고,</div> <div>대기업과 협업할 기회가 생겨서 IoT관련해서 임베디드보드에서 ALSA를 사용해서 사운드 프로세싱도 했었고,</div> <div>그 보드와 아두이노나 센서모듈 등을 납땜해서 기업 선배분이 만드신 웹서버에 함께 물려서 연동하는 프로젝트도 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외에도 스마트폰의 센서를 이용해서 헤드트래킹을 써서 구글카드보드에 응용한다던가,</div> <div>로지텍 레이싱휠과 스마트폰-아두이노로 대체 송수신기를 만들어서 RC카를 조종한다든가,</div> <div>전기기타 신호를 portaudio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파형을 본다든가...</div> <div><br></div> <div>아무튼 또래 대학생들과 함께 이런저런 실속없고 즐거웠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었고,</div> <div>전자전기전공자로선 기회가 없어 들을 수 없던 운영체제론이나, 특히 디자인패턴등의 OOP와 접하면서 신세계를 맛봤습니다.</div> <div>언젠가는 꼭 오픈소스 프로젝트 하나의 비중있는 커미터가 되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었죠.</div> <div>그렇게 대학 생활동안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이윽고 결코 좋은 학점은 아닌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던 중에 운 좋게 대기업에 취업하였습니다. 어찌어찌 연수도 버텨내고 두세 달 전에 드디어 부서배치를 받았습니다만...</span></div> <div>소프트웨어개발을 하고 싶다고 원서를 내고 면담때도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전공때문인지,</div> <div>듣지도 않은 온갖 전기전자적/소자 지식이 필요한 부서였습니다. 학부때도 일부러 물성과목은 빼고 들을 정도였는데.</div> <div>딱히 IT에 대해 뭔가 뚜렷하고 이거 아니면 안돼! 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던건 아니었습니다.</div> <div>단순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든, 서버/클라이언트 쪽이든, 리눅스나 운영체제를 다루는 곳도 좋았습니다.</div> <div>그런데 소자를 다루고 테스트하는 곳이라니.... 거기서 도저히 비전이나 꿈을 찾을 수가 없겠더라구요.</div> <div><br></div> <div>더군다나 가장 심각했던건 <b>제 자신</b>의 사회성에 대한 문제였습니다.</div> <div>조용히 책을 읽는 걸 좋아하고 컴퓨터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고, 혼자 기타치는 것도 좋아하고...</div> <div>누구랑 어울리는걸 싫어하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모두와 협력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죠.</div> <div>근데 저런 상하관계가 명확한 곳에서 잦은 회식과 그 회식에서도 얽히는 인간관계,</div> <div>술 강권은 안한다지만 은근히 눈치를 주거나, 도중에 나올수도 없고, 신입으로서 자기소개니 장기자랑이니...</div> <div>다 좋은 분들 이었지만 그런 활발하고 심하게 잦은 회식문화와 스트레스가 맞물려서,</div> <div>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바짝스고 위가 쓰려 오더라구요.</div> <div>이번주에 정신과 상담 받으려고 했는데 하필 쉬는날이 다 연휴네요.</div> <div><br></div> <div>그러던 중에 어젯밤 퇴직을 결심했습니다... 근데,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div> <div>반갑지 않은 회식이 끝나고 선배들의 눈치에도 불구하고 자포자기하고 먼저 돌아왔습니다.</div> <div>대기업에 입사한다고 자랑하시면서 이것저것 준비해주시고 기뻐해주시던 부모님 얼굴,</div> <div>애써 번 돈으로 마련해주신, 다음주에 입주할 전세방,</div> <div>형쪽 회사도 불안정하니, 조카 과자 하나 더 사주겠다고 일주일에 하루 쉬며 포장일 일하시던 부모님이 맞아주시더라구요.</div> <div>인사 대강대강하고 바로 씻는다고 하고 들어가서 샤워기 키고 한참 울었습니다.</div> <div>회사를 퇴사하고 싶다고 결국 아직도 한 마디도 이야기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대기업의 많은 연봉도 필요 없습니다, 먹고 살수만 있을 정도로,</div> <div>부모님께 자립할 수 있다고 자랑할 수 있을만한 정도로 벌면 되는데,</div> <div>가정은 커녕 어차피 연애에도 생각이 없는데, 차도 필요 없고...</div> <div><br></div> <div>1. 자신의 일에 만족할 수 있거나</div> <div>2. 그도 아니면 출퇴근으로 개인적인 취미활동이라도 할 시간을 얻을 수 있거나</div> <div>3. 차라리 그것도 아니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라도 잘 어울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div> <div><br></div> <div>지금 전 저 세가지 중에 하나도 해당되는 게 없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 주에 친하게 지내던 자대 교수님에게 털어놨더니, 대학원 생각은 없냐고 여쭤보십니다.</div> <div>당신의 제자분까지 소개시켜 주셨는데, 분위기도 좋고 그나마 석사라도 따면 SW개발로 들어가서 소자테스트를 할일은 없지 않을까 싶었어요.</div> <div>근데 거기서 나오는 과제비... 거기서 BK등록금이 안나온다고 하면 생활비는 커녕 등록금도 제대로 충당하기 힘들겠다 싶었어요.</div> <div>여기서 다시 부모님의 손을 벌릴만큼 뻔뻔하게 살수도 없더군요...</div> <div><br></div> <div>그렇다고 재취직을 하자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취직했다가 다시 그런 부서에서, 그런 사람들과 만나면 그땐 정말 망가져버릴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애초에 전자전기로서도, 컴공으로서도 반푼이인 자신의 지식으론 경쟁력이 없네요. ㅎㅎㅎ</span></div> <div>자료구조는 그렇다치고, 알고리즘이니 운영체제니 다 그때그때 프로젝트할때 구현하기 위해</div> <div>구글링하며 흘낏흘낏 썼던 짜집기 지식밖에 없구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계속 기업에 몸 담고 있자니 조만간 서해대교에서 뛰어내릴 것 같아서 그건 안되겠고...</span></div> <div>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있을만한 장소가, 절 써먹을 장소가 한 곳에도 없는 느낌입니다.</div> <div>학생 때의 그 뭣 모르던 열정도 근거없는 자신감도 근 세달 사이에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div> <div><br></div> <div>뭐 어디서 취업상담이나 컨설턴트를 받을 수도 없고 반푼이 허접 개발자가 뭘 할 수 있을 곳은 없을 것 같은데.</div> <div>이런 경우는 어디다 상담하고 도움을 요청해야할까요. _(:Q/ㄴ)_</div> <div><br></div> <div>그냥 코딩하면서 느꼈던 소소한 즐거움에, 이걸로 돈 벌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참 과분했나 싶네요.</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0/1444374374Ak85Iqvfnmw9nulz.jpg" width="693" height="398" alt="노오오오오오.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