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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초콜릿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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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90322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6
    조회수 : 365
    IP : 121.64.***.131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4/05 00:14:56
    http://todayhumor.com/?pony_90322 모바일
    [팬픽] 도서관 안 문댄서 -7-



    도서관 안 문댄서 -7-


    시크릿 크러쉬는 그 이후로 문댄서를 만날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날 이후로 매일 매일 스터디 룸으로 찾아가 봤지만 한 달이 되도록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다시 나타날 일은 없었지만 조금의 희망이라도 걸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 희망은 산산히 부숴져 버렸다. 시크릿은 그걸 인정한 후 스터디에 나가지 않게 됐다. 문댄서를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캔틀롯을 돌아다니거나 그녀가 다니는 학교에 가게되면 그녀를 한번 쯤은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상대도 해줄지 의문이었다. 적어도 예전처럼 돌아올 리는 없었다. 그녀의 반응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두렵기만 했다.

     

    똑 똑 똑

     

    시크릿의 방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문 밖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엄마가 아침 먹으래. 나와봐."

     

    시크릿은 문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안먹어. 가."

     

    시크릿이 목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 그러지 말고 나와. 오빠 얼굴 안본지도 꽤 됐어."

     

    캔디가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크릿이 스터디에 나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후 그는 방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가족이 집에 있으면 일절 방 밖을 나가지 않았다. 그의 가족들은 그에게 몇번이나 설득을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필요없어."

     

    시크릿이 무기력하게 대답했다.

     

    "오빠가 좋아하는 스파게티 인데도?"

     

    "싫어."

     

    캔디는 보통 이쯤되면 포기하고 물러나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따라 오래 머물렀다.

     

    "내가 안놀릴게. 진짜야."

     

    "네가 그럴필요 없어."

     

    시크릿은 미안함이 담긴 캔디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불편했다. 자기가 이렇게 된 것을 가족들이 책임을 지는 것만 같았다. 그가 이렇게 된 건 순전히 자기 책임이었다.

     

    "엄마 아빠도 더 이상 잔소리 안하신대. 그러니 좀 나와봐. 오빠가 바보같긴 해도 이렇게 음침한 폐마는 아니었잖아."

     

    캔디는 답답한지 언성을 높히기 시작했다. 그녀가 재촉하듯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시크릿은 발굽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시크릿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사서 일도, 스터디를 위해 마법 이론을 공부했던 것도 그에게 동기를 부여해준건 전부 문댄서였다. 그녀가 사라진 마당에 그가 했던 모든 일들이 의미를 잃어갔다. 그나마 유일하게 하는 일은 그가 좋아했던 책을 읽는 일이었다. 며칠마다 가족들이 집에 없는 틈에 그는 방에서 나와 서고에서 읽을 만한 책들을 여럿 가지고 온 뒤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읽기만 했다. 가끔 책 중 시크릿이 문댄서에게 추천한 책이나 스터디에서 공부했던 참고 자료들이 눈에 띄어 그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그 외 그가 하는 일이라곤 침대에 누워 자신이 한 일을 후회하거나 문댄서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되새기며 괴로워 하거나 그랬으면 어떨까 하는 '만약'의 세계에서 헤매는 일 뿐이었다. 그의 친구 실크도 몇 번 그를 찾아왔지만 그는 나가지 않았다. 문댄서와 관련된 포니라면 누구라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오빠, 정말 안나올꺼야?"

     

    캔디는 확인 차 다시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안나가."

     

    "진짜?"

     

    "그래."

     

    문 밖에서 캔디가 쿵하고 발을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됐어, 그럼. 마음대로 해. 여자한테 차인게 뭐 그리 대수라고."

     

    캔디가 신경질을 부리며 소리쳤다.

     

    시크릿은 이번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발굽소리가 멀어져가는게 들려졌다.

     

    시크릿에겐 차라리 문댄서에게 차이기만 했으면 나았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국엔 '내가 뭐 그렇지.'하는 마음으로 이겨냈을지도 몰랐다. 그녀가 그의 인연이 아니라는 사실만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변한게 없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문댄서는 2년만에 그녀 안의 껍데기에서 나와 처음으로 포니와 다시 만나보겠다고 다짐했고 심지어 그녀를 사랑하는 한 포니까지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시크릿은 그녀에게 잊지못할 상처를 줬다. 그녀는 다시는 포니를 만나지 않기로 다짐했고 다시 껍데기 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껍데기보다 훨씬 두꺼운 두께의 껍데기 깊숙한 곳으로. 그리고 그 책임은 시크릿에게 있다는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2년전에는 트와일라잇 스파클 이었지만 지금은 순전히 시크릿의 탓이었다. 그리고 그 죄책감은 시크릿을 무겁게 짓눌러 괴롭혔다.

     

    시크릿은 뒤집어 쓴 이불을 걷고 자신의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책상 위에는 스터디 때 사용한 공책과 그 주변에 참고 서적 여러권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는 스터디 준비를 하려고 이 책 저 책 전부 뒤져가며 몇날 며칠 공부했던 때를 떠올렸다. 피곤하고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어려웠지만 그 때 만큼 뭔가에 열중했던 적은 없었다. 그 만큼 내 열정을 다해 내가 하고 싶다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쓰지도 못할 마법을 쓰겠다고 억지로 과외 강사와 공부했던 시기보단 훨씬 보람찼다.

     

    그는 매 스터디에서 문댄서와 나눴던 시간을 떠올렸다. 항상 그의 옆에서 그를 올려다보며 질문하는 호기심 가득한 포니의 얼굴을 한 순간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녀의 대화 한마디 한마디도 놓친 적이 없었다.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포니와 함께할 때 찾아온 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와 함께했던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곧이어 그의 기억은 문댄서가 책을 벽으로 집어던졌을 때로 돌아갔다. 그 때 그는 그녀의 눈에서 모든 걸 읽을 수 있었다. 슬픔, 분노, 무엇보다도 배신감이 가장 컸다.  시크릿은 모든 것을 이해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말만 더듬기만 했다.

     

    그는 문득 책장 맨 윗칸에 꽂혀진 낡은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펼치면 책상의 반을 뒤덮을 그 책은 초등학교 졸업 앨범이었다. 그는 1학년 단체 사진이 찍혀있는 페이지로 넘겨 사진을 보았다. 일자로 늘어진 어린 망아지들 사이로 유독 그의 눈에 띄는 두 유니콘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언뜻 봐선 쌍둥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똑 닮은 유니콘은 머리 색 빼고 모든 것이 똑같았다. 심지어 옆구리에 책을 끼고 사진을 찍은 모습까지 똑같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였을까. 둘을 잘못 오해한 시크릿의 잘못에서부터 시작했지만 그는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았다. 시크릿은 이제껏 줄곧 문댄서를 그의 첫사랑이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사실 그것은 트와일라잇 스파클이었다. 그렇다면 여태 사랑이라고 생각한 그 감정은 전부 거짓이었던 것일까? 그가 문댄서를 만날 때 마다 느꼈던 감정들은 모두 허상을 기반으로 작용한 것 이었을까? 이제는 진실을 알게 된 후 자신은 더 이상 문댄서에 대한 감정을 예전처럼 느끼지 못하게 되는걸까? 수 많은 의문들이 열매를 맺었지만 그 무엇하나도 알 수 없었다. 문댄서를 한 번 이라도 만난다면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 해답은 이제 영영 미제로 남게될것이다.

     

    시크릿은 앨범을 다시 덮고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넣었다.

     

    시크릿은 여전히 문댄서와 만나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가 다니는 대학으로 가서 그녀를 보고 싶었다. 이 감정이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단지 그는 그녀에게 저질렀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 고작 자신같은 포니 때문에 다른 포니들과의 만남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다시는 자신과 만나지 않아도 좋았다. 스터디 때 보여줬던 그녀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할 수 만 있다면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그의 무력함이 원망스럽기만 할 뿐이었다.

     

    아침이 막 지나고 집안에 있던 시크릿의 가족들이 하나 둘 나가기 시작했다. 시크릿은 집안에 인기척이 사라진 걸 느끼고 조심스럽게 잠겨있던 방문을 열고 집을 돌아다녔다. 그는 우선 부엌으로 향했다. 그의 가족들이 그를 위해 남겨둔 스파게티가 식탁위에 먹음직스럽게 놓여져 있었다. 평소라면 아침에 샐러리나 먹였을만한 그의 어머니가 수고로움을 참아내고 며칠 째 그를 위해 좋아하는 음식들을 만들고 있었다. 시크릿은 포크를 가져와 식탁 앞에 앉아 스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새콤달콤한 면이 목을 넘어가자 굶주린 배를 부드럽게 어루어졌다. 그는 이내 속도를 내며 스파게티를 해치웠다. 문득 싱크대의 거울로 그의 모습이 비춰졌다. 태풍이라도 맞고 온 포니처럼 털과 갈기가 산발이 되어 있었고 눈은 생기가 전혀 없었다. 이 꼴을 하고 캔틀롯 거리에 나갔다간 아무 짓도 안해도 가드가 잡아갈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더 이상 은둔 생활은 그만두어야 겠다고 시크릿은 생각했다. 그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그게 좋을 것 같았다. 더 이상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치긴 싫었다.

     

    그는 스파게티를 먹은 접시를 설거지하고 샤워를 했다. 그 후 서고로 들어간 뒤 책장을 살폈다. 책들을 살펴보는 시크릿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언뜻보면 책장에는 책이 가지런히 놓여져있는 것 처럼 보였지만 분류가 엉망이었다. 그의 여동생 캔디가 책을 본 뒤 아무 곳에 집어넣은 듯 했다. 사서가 된 후 직업병이란게 생긴 시크릿은 모든 책들을 기준에 맞게 분류별로 정확히 정리해두었다. 시크릿은 읽은 책은 그 자리에 그대로 넣으라고 당부했지만 캔디는 항상 무시하고 아무곳에나 집어넣었다. 한동안 방안에 틀어박혀 정리를 하지 않다보니 분류가 완전 엉망이었다. 이 분류대로 라면 모든 책들의 배치를 하나하나 외우지 않는 이상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하나씩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은 전직 도서관 사서로써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크릿의 뿔이 빛나더니 책들이 하나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뿔이 한 번 더 번쩍이자 책장에 있는 모든 책이 빠지더니 공중에 흩날렸다. 마치 새들이 떼지어 날 듯 책들은 서고의 천장에 가득 뒤덮였다. 시크릿이 마지막으로 뿔을 빛내자 책들은 활강하며 강하하듯 책꽂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비어있던 책장은 이내 책들이 차곡 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시크릿은 발굽을 한번 맞대어 만족스럽게 결과물을 확인했다.


    서고는 말끔하게 정리됐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난장판이었다. 한 때는 마음속이 지금 눈 앞의 책장처럼 완벽하게 정리되어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의 착각일 뿐이었다. 분류없이 꽂아넣은 책장처럼 그 무엇하나 정리된 것이 없었다.


    그의 은둔 생활은 끝이 났다 했지만 그건 그가 상심을 이겨냈다는 뜻은 아니었다. 여전히 시크릿의 마음속엔 문댄서에 대한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죄책감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될까. 시크릿은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읽을 책을 고르다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시크릿이 생각했다. 이런 시간에 굳이 올만한 포니는 없었다. 없는 척 무시할까 했지만 초인종은 멈추지 않고 집안에 울렸다. 시크릿은 서고에서 나와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그가 현관문을 걸어가는 동안 현관문의 초인종이 끊임없이 울렸다. 급기야 현관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면서 동시에 집 주인을 부르기까지 했다.


    "저기요, 누구 없어요? 저기요. 저기요. 저기요저기요."


    "성질 진짜 급한 포니인가 보네."


    시크릿이 중얼거렸다. 시크릿이 현관문을 열자 무언가가 튀어나와 그를 덮쳤다. 피할 틈도 없이 시크릿은 무게감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중심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아픔과 몸 위로 느껴지는 묵직함과 함께 시크릿은 영문을 모른 채 눈을 떴다. 푹신푹신하고 달콤한 내음의 분홍색 갈기털이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시크릿은 놀란 나머지 자신의 위에 올라 탄 무언가를 세차게 밀어냈다.


    "아, 집에 있었네요. 다행이다."


    그를 깔고 있던 무언가는 바로 포니였다. 포니는 벌떡 일어나더니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그녀는 신이 난 듯 한 번 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바닥에 튀어오르며 백덤블링을 했다. 엄청난 운동신경에 감탄하며 시크릿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안경을 고쳐쓰며 포니를 보았다.


    "누구시죠?"


    시크릿의 물음에 분홍 포니는 바로 코 앞까지 시크릿에게 다가왔다. 시크릿은 당황하며 꼼짝하지 못했다. 시크릿의 코가 분홍포니의 코에 맞닿았다. 강렬한 설탕 냄새가 그녀에게서 났다.


    "시크릿 크러쉬 맞으시죠?"


    핑키 파이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크릿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핑키 파이에요. 시크릿을 파티에 초대하려고 왔어요."


    "파티요?"


    시크릿이 물었다. 그는 파티에 참석한다고 신청한 적이 없었다. 눈 앞의 포니와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혹시 수상한 포니가 아닌가 했지만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 전에 그가 물었다.


    "무슨 파티죠?"


    "바로 문댄서를 위한 화해 파티요!"


    핑키가 두 발로 선 채 앞 발을 하늘로 향해 들어올리며 소리쳤다. 시크릿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문댄서 라고요?"


    "네, 맞아요. 지금 캔틀롯 서쪽 성 정원에서 파티를 준비하려고 하는데 시크릿 크러쉬도 초대하고 싶어요."


    "대체 그 파티는 누가 여는거죠?"


    문댄서를 위한 화해 파티라니, 그가 아는 한 문댄서에게 화해를 해야 하는 포니라곤 자신을 포함해 한 마리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제 친구 트와일라잇 스파클이요. 사실 문댄서와 트와일라잇이 예전부터 친구였는데 2년전에 트와일라잇이 말도 없이 친구를 버리고 캔틀롯에서 포니빌로 이사를 가버렸거든요. 참 나쁜 친구에요, 그렇죠? 그 때 이후 트와일라잇은 문댄서에 대해 잊고 있다 상처를 줬다는 걸 알고 그걸 만회하려고 저에게 부탁한거에요. 저는 파티만드는데 전문가라 트와일라잇이 아무리 갑작스럽게 파티를 열어달라고 해도 20분이면 해치우죠."


    핑키 파이의 말이 너무 빨라 하마터면 따라잡지 못할 뻔 했다. 그의 예상대로 그 파티는 트와일라잇이 연 파티였다. 그녀가 아니면 달리 다른 포니도 없었다. 하지만 2년동안 어디 갔다오다 왜 이제와서 사과를 한다고 난리인지 이해가 안됐다. 그녀가 2년동안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알기나 하는걸까. 그녀가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 트와일라잇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것이다. 뻔뻔하게 파티 한 번 연다고 모든 게 용서될거라 생각하는걸까.


    시크릿은 이내 자신의 분노가 스스로도 어처구니 없다는 걸 느꼈다. 지금 누가 누굴 나무라는건지. 그도 문댄서를 그렇게 만든 주범 중 하나가 아닌가. 누워서 침 뱉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아니, 차라리 화해 파티를 여는 것이 방안에 틀어박혀 좌절에 빠지는 것 보단 훨씬 나았다. 적어도 시도라도 해보는 것이 훨씬 용감한 행동이었다. 트와일라잇이 그녀의 마음을 되돌리는 동안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변명만 늘어놓고 자기 합리화만 할 뿐이었다. 생각할 수록 자신이 역겹다고 느껴질 뿐이었다.


    "근데 트와일라잇이 절 초대했나요?"


    "아뇨, 미뉴엣이 추천해줬어요. 분명 시크릿도 오면 문댄서도 좋아할거라고 했거든요."


    미뉴엣은 시크릿이 학창 시절 문댄서를 좋아하고 있단걸 알고 있는 포니 중 하나이다. 그녀 나름의 배려로 둘을 만나게 하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 했다. 중요한 건 그녀가 시크릿과 문댄서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건가요? 올거죠? 당연히 와야죠! 파티가 얼마나 재밌는데요. 케이크도 먹고 펀치도 마시고 과자에 게임에 피냐타까지 있어요. 듣기만 해도 막 에너지가 끓어오르지 않아요?"


    핑키 파이는 시크릿의 어깨를 부여잡고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시크릿은 도저히 이 정신없는 분홍 포니에 적응할 수 가 없었다. 개뉴엣보다 상대하기 힘든 포니가 있단 걸 처음 알았다. 그는 자신의 어깨에 올린 핑키의 발굽을 부드럽게 내려놨다.


    "죄송하지만 저는 갈 수 없어요."


    "뭐라구요?!"


    핑키가 진심으로 놀란듯 소리쳤다.


    "왜요?"


    그녀의 눈이 강아지처럼 글썽였다.


    "전 갈 자격이 없거든요. 가봤자 파티에 방해만 될 뿐입니다. 그럼 이제 가주세요."


    시크릿은 마법으로 현관문을 열고 핑키를 현관문 바깥으로 밀어내려 했다. 핑키는 다급하게 제자리에서 버텼다.


    "잠깐만요! 파티에 와서 방해되는 포니는 없어요. 파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요."


    "아뇨, 저는 없는 편이 나을거에요."


    시크릿이 그녀를 밀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가 힘을 줘도 마찬가지 였다. 그가 있는 힘을 다해 그녀를 밀었지만 그녀는 계속 버텨섰다. 무슨 포니가 이렇게 무거운걸까. 시크릿은 힘으로 밀어내길 포기했다.


    "죄송하지만 가주시겠어요? 저는 파티에 안가요."


    "혹시 못가는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뭐 힘든 일 있으면 제가 뭐든 도와드릴게요."


    핑키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마치 시크릿의 고민을 알고 있다는 듯 말해 그는 잠시 주춤했다.


    "전 힘든 일 같은거 없어요. 이제 정말 가주세요."


    시크릿이 말했다. 처음 만난 포니에게 자신의 연애 상담을 하는 것도 우스웠다. 설령 자신의 고민을 얘기한다 해도 눈 앞의 분홍 포니가 해결책을 줄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녀가 연애에 대한 모든 걸 다 아는 전문가도 아닌 이상 그건 불가능했다.


    "잠깐만요."


    시크릿이 위화감을 느끼며 핑키를 살폈다.


    "이름이 뭐라고 했죠?"


    "핑키 파이요. 포니빌에서 온 수퍼두퍼 파티 플래너죠."


    시크릿은 머리속에서 기억 저편에서 희미한 무언가를 상기시켰다.


    "혹시 연애의 비결을 쓴 작가 맞으신가요?"


    시크릿은 핑키의 이름이 낯익다 생각했었는데 그제서야 기억을 해냈다. 그가 문댄서와 처음 스터디를 하기 전에 몇번이나 정독했던 연애 비법서를 쓴 작가의 이름과 똑같다는 것을 알아챘다.


    "네. 맞아요."


    핑키가 곧바로 인정했다. 핑키를 바라보던 시크릿의 눈빛이 달라졌다.


    "진짜신가요? 진짜로 수백마리의 연인을 맺어주게 한 그 연애의 달인 '핑키 파이' 맞으신가요?"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진짜 핑키 파이가 자신의 집에 찾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이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포니가 아니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는 몇달 전 부터 상담 예약을 해야하고 어마어마한 상담비를 지불해야 그녀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세미나라도 연다면 자리는 1분만에 매진된다. 그런데 그녀는 방금 전 어려운 일이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그런 포니를 눈 앞에 두고 시크릿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들어오세요."


    시크릿은 현관문을 슬며시 닫고 핑키를 안으로 안내했다. 그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 그녀를 앉게 하고 마실 것을 물었다. 핑키가 마쉬멜로가 얹어진 핫초코를 부탁했고 시크릿은 서둘러 그녀에게 대령했다. 시크릿은 커피를 그의 자리에 올려두고 핑키와 마주 앉았다.


    "그래서..."


    시크릿이 입을 열었다. 그는 초조하게 발굽을 서로 비볐다.


    "힘든 일 있으면 뭐든 도운다 그랬죠?"


    "네! 뭐든 말만 하세요. 핑키 파이가 온 몸으로 다 도와드릴테니까."


    핑키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핫초코 잔을 쥐더니 머리 위에서 반대로 뒤집어 그대로 목구멍으로 떨어지게 했다. 시크릿은 놀라 핑키를 향해 발굽을 뻗었다.


    "그거 뜨거운...!"


    시크릿이 다급하게 말했지만 이미 핫초코의 내용물은 핑키의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시크릿은 멍하니 핑키를 쳐다봤다.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저는 뜨거운 것도 잘 마시우웨에엑"


    핑키의 볼이 부풀어 오르더니 핫초코의 내용물이 그대로 그녀의 입으로 나왔다. 내용물은 그녀가 앞에 놓아둔 컵에 그대로 채워져 갔고 이내 그녀가 마시기 전 상태 그대로 돌아왔다. 심지어 핫초코 표면에 올려둔 마시멜로 모양도 그대로 였다.


    "진짜 괜찮은거 맞죠?"


    시크릿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핑키는 변함없이 활짝 웃고있었다.


    "물론이죠. 별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곤 다시 핫초코를 한꺼번에 삼켰다. 다행히 이번엔 다시 뱉어내는 일은 없었다. 시크릿은 눈 앞의 포니가 정말 자신이 생각하는 그 포니가 맞는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마치 딴 세계에 사는 포니 같았다. 어쩌면 이름만 같은 동명마 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뭘 도와드릴까요?"


    핑키가 혀로 입술 주위에 묻은 핫초코를 햝으며 말했다. 시크릿은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연애 상담을 해주셨으면 해서요."


    핑키가 씨익 웃었다.


    "시크릿 크러쉬의 연애 상담인가요?"


    시크릿은 당황하며 발굽을 휘저었다.


    "아뇨, 아뇨. 제가 아니고 친구에요. 친구가 연애 때문에 고민이 많거든요."


    "그런가요?"


    핑키가 능글맞게 웃더니 물었다. 시크릿은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커피를 마시려 했지만 공중에 떠 있는 컵이 불안하게 떨었다.


    "저, 정말이에요."


    시크릿은 핑키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좋아요, 뭐. 친구 얘기 한 번 들어보죠."


    핑키가 소파에 몸을 기대고 그의 얘기를 기다렸다. 그는 무엇에라도 기대고 싶었다. 문댄서와 만나고 싶어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는 연애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다. 그리고 지금 눈 앞에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연애의 달인인 어스포니가 있었다. 물론 상담을 해서 그가 문댄서와의 관계가 회복되진 않을것이다. 단지 작은 가능성만 얻을 수 있다면 족했다.


    "제 친구는 한 포니를 짝사랑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 포니가 자신의 첫사랑인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죠. 그 친구는 평ㅅ고 성격이 소심해서 멀리서 짝사랑만 하고 있다가 어느 날 기회가 되서 친해질 계기를 얻었어요. 그 친구는 결국 고백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추억과 함께 그 포니에게 고백을 했죠."


    시크릿은 고개를 숙이며 땅이 꺼질 정도로 깊게 한숨을 쉬었다. 커피 잔 안에 근심 가득한 그의 얼굴이 일렁였다.


    "근데, 근데 아니었어요. 그 포니가 친구의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포니로 오해한거였어요. 그래서 그 포니는 화가 나서 다시는 아무하고도 안보겠다고 하고 친구는 포니가 그렇게 된 게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 포니를 사랑했던게 전부 진심이었는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친구도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마친 시크릿은 커피를 마셔 목을 축였다. 그가 핑키를 보자 핑키는 이해가 된다는 듯 발굽을 턱에 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문댄서가 저렇게 된게 자기 탓이라고 생각해서 시크릿은 그 파티에 갈 자격이 없다 생각하는거네요, 그쵸?"


    "네. 그래서 제가...... 네?"


    시크릿이 놀라 말을 멈췄다.


    "아뇨 제 얘기가 아니라 친구얘기."


    핑키는 발굽으로 시크릿의 입을 막았다. 시크릿은 당황하여 눈동자가 흔들리자 핑키는 그에게 진정하라고 말하며 윙크를 했다. 진정은 커녕 심장이 요동치기만 했다.


    "숨길 필요 없어요. 전 다 알고 있답니다."


    시크릿은 핑키의 확신에 찬 눈을 바라봤다. 숨겨봤자 소용없을 것 같다고 시크릿은 직감했다. 역시 연애의 달인은 맞긴 한가 보다.


    "게다가 제대로 된 상담을 하려면 무조건 솔직해져야 해요. 단 하나의 거짓이라도 있다면 제대로 된 상담을 할 수 없게 돼요. 아시겠죠?"


    핑키는 다른 발굽으로 그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따듯하고 푹신한 감촉이 달콤한 향과 함께 뺨을 타고 전해졌다. 그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자 핑키는 그의 입을 막은 발굽을 거두었다.  


    "맞아요. 사실 저와 문댄서 얘기에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문댄서를 만나고 싶지만 그럴 용기도 나지 않고 만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시크릿은 또 한숨을 쉬었다. 막상 다른 포니에게 얘기하니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포니인지 알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연애의 달인이라도 이런 답도 없는 상황을 과연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으흠."


    핑키는 딱히 고민하는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답이 이미 나왔다는 듯 그를 보며 소리없이 웃고있었다.


    "시크릿의 문제가 뭔지 알겠어요. 아주 간단한 문제에요."


    "뭔데요?"


    시크릿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우선은 지금의 문댄서에 대한 마음을 학인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지금의 문댄서요?"


    "그래요. 시크릿은 지금 문댄서를 좋아하고 있나요?"


    핑키가 말하자 시크릿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자신도 혼란스러워 하는게 문제였다.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문댄서가 제 첫사랑이 아니다 생각하니..."


    "아뇨!"


    핑키가 단호하게 문댄서의 말을 끊었다.


    "그 포니가 첫사랑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지금 시크릿이 문댄서라는 포니를 좋아하냐 않느냐 하는거죠."


    "첫사랑이 중요하지 않다고요?"


    시크릿이 물었다. 그에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처럼 충격적인 질문이었다. 그런 생각은 상상조차 못했다. 그에겐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제껏 문댄서가 첫사랑이 아니었다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현재를 보고있지 못했다.


    "맞아요. 첫사랑이 아니면 어때요. 첫사랑에 집착하지 마세요. 그래서, 문댄서를 좋아하고 있나요?"


    첫사랑이 아니다. 그렇다면 발표 날 긴장하던 그에게 미소를 보이며 안심시켜준 포니는 지금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 사실이 문댄서라는 포니를 다르게 만드는가? 시크릿은 스스로 의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그녀를 처음 만난건 사실상 2년 전 도서관에서 봤을 때였다.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 계기는 첫사랑의 추억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스터디 동안 지내던 기억은 첫사랑의 기억과는 별로 상관 없었다. 그저 문댄서라는 포니를 좋아하고 있을 뿐이었다. 굳이 그녀가 첫사랑일 필요는 없었다. 그는 문댄서를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다!


    "좋아하고 있어요. 좋아하고 말고요! 그 어떤 포니보다도 좋아해요."


    시크릿의 입가에는 미소가 퍼지고 있었다. 왜 이토록 간단한 문제를 보지 못했던가. 자신이 아직 문댄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됐죠? 그럼 이제 문댄서를 위한 파티에 가는거에요!"


    핑키가 발굽 박수를 치며 말했다. 시크릿의 눈동자에 다시 불안이라는 파도가 일렁였다.


    "그, 그건 안돼요."


    "왜요?!"


    핑키가 언성을 높히며 말했다. 신경질적인 그녀의 모습은 처음 봐 시크릿은 흠칫 놀랐다. 그는 자신감을 잃은 모습으로 발굽을 어루만졌다.


    "그래도 문댄서는 저에게 실망하고 있을거에요. 아마 절 보고 싶지도 않을걸요."


    "그럼 문댄서를 만나서 사과를 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다시 기회를 달라고 말해봐요."


    시크릿은 문댄서를 만났을 때 그녀가 보일 경멸의 반응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문댄서가 저를 거절하면요?"


    "문댄서가 시크릿을 용서할지 말지는 만나봐야 아는거에요. 그건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어요. 시크릿이 직접 해야 해요."


    시크릿은 불안한 듯 시선을 떨고 있었다. 연애의 달인의 상담이 그가 지녔던 죄책감과 근심을 사라지게 해주진 않았다. 달라지는건 없었다. 결국 해결은 그의 몫이었다. 그에겐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다. 문댄서를 만나거나 예전의 자신처럼 변명과 핑계를 일삼고 또 도망가거나.


    "시크릿."


    핑키가 고민하던 그를 불렀다. 그녀는 시크릿과 마주봤다.


    "전 수없이 많은 포니들을 이어줬지만 결국 두 포니가 이어지는 결정적 계기는 그 포니의 의지에 의해서 였어요. 제가 연애의 달인이라고 아무리 억지로 맺어주게 해봤자 결국엔 실패하고 말아요. 결국 선택은 시크릿에게 달렸어요."


    시크릿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실패할 거라는 두려움은 쉽게 지워질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상대한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차라리 영원히 문댄서의 인생에서 사라져 주는게 그녀에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핑키는 한참동안 말이 없는 시크릿을 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에게 더 이상 할 일은 없었다. 그녀는 품 안에서 초대장을 꺼내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파티는 오후 2시에 시작해요. 그럼 전 가볼게요."


    시크릿은 소파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초대장은 형형 색색의 파티 용품과 장식 그림이 알록달록하게 그려져 있었다. 초대장의 문구에는 '문댄서를 위한 파티에 와서 문댄서가 받은 상처를 치유해줘요!'라고 적혀있었다.


    내가 간다고 달라지는게 있을까.


    시크릿은 한참동안 초대장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시크릿은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한 서쪽 성 정원 부근에 도착했다. 파티는 끝나고 마무리를 하는 듯 서로가 인사를 하고 있었다. 시크릿은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다른 포니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문댄서의 모습만은 또렷하게 보였다. 안경을 쓰고 지저분한 머리를 대충 말아올리고 꾀죄죄한 스웨터를 입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자신 때문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죄책감과 함께 다시 보게 되어 정말 좋다는 안도감이 같이 생겨났다.


    그는 파티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핑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평생 겁쟁이로 살것이라고 자기를 저주해도 그의 마음은 쉽게 기울여지지 않았다. 그저 파티에 가기 위해 현관 밖을 향해 내딛는 첫 발을 내딛지 못해 모든걸 다 포기했었다. 가지 못했다는 후회에 평생을 괴로워할거라는 걸 자신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문댄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명백했는데도 그는 움직일 수 없었다. 단 하나, 그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건 마음 뿐 아니라 사소한 계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사소한 '계기'를 발견한 건 오후가 지난 늦은 때였다. 그는 은둔 생활을 하며 돼지 우리처럼 지냈던 방을 정리하다 구석에 처박힌 책가방을 발견했다. 문댄서와의 마지막 스터디 이후 방치해뒀던 가방안에는 포장지로 포장된 작은 선물 하나가 있었다. 그가 문댄서에게 주기로 한 책이었다. 시크릿은 책을 살피다 뒤편 리본에 끼워진 작은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쪽지에는 '내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무니를 위해'라고 손글씨로 적혀있었다. 그는 고백이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이 책을 그녀에게 줄 생각이었다. 그는 그 사소한 계기로 이곳까지 오게 됐다. 오는 동안 불안에 떨진 않았다. 그가 하고 싶은 건 그저 감사였다. 문댄서와 같이 보낸 시간에 대한 감사. 그리고 상처를 줬다는 사실에 대한 사과. 받아주지 않아도 됐다. 그저 그는 전하고 싶을 뿐이었다.


    문댄서는 하나 둘 포니와 인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그녀와 똑닮은 알리콘과 마주서고 있었다. 


    "나중에 꼭 다시 와서 들를게."


    "좋아! 아직 나한테 헤이카르트 방법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거 잊지 않았지."


    "그래."


    문댄서는 웃으며 트와일라잇과 얘기했다. 그렇다는 건 트와일라잇의 파티가 성공했다는 걸 의미했다. 그는 설마 트와일라잇이 성공하리라는 예상하지 못했다. 2년간 얼어붙었던 그녀의 마음을 녹이리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절망에만 빠져서 모든게 잊혀지길 바랬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의 웃음을 다시 보게 된다는건 정말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그가 한 짓이 결코 용서가 되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트와일라잇은 트와일라잇의 과오가 있든 그에겐 그의 과오가 있었다. 부디 트와일라잇처럼 그도 성공하길 바랄 뿐이었다.


    파티는 완전히 끝이 나고 문댄서는 아직 그 자리에 남아있었다. 그녀는 딱히 무언갈 하고 있진 않았다. 파티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듯 자신이 받은 선물을 내려다 보며 미소를 지은채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있었다.


    시크릿은 조명속으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한 바퀴 주위를 돌다 시크릿과 눈이 마주쳤다. 문댄서의 입가에 웃음이 사라져갔다. 어두운 밤 하늘 조명 아래 선 두 포니는 오랫동안 서로를 마주봤다.


    "여긴 왜 왔어?"


    문댄서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호의적이지 않는 목소리로 봐선 순탄하진 않을거라고 직감했다.


    "미안하지만 네가 찾는 포니는 이미 갔어. 네 첫사랑 트와일라잇 스파클 말이야."


    그녀의 독설에 시크릿은 대꾸도, 어색한 웃음도 짓지 못했다.


    "아냐, 난 널 보러 온거야."


    시크릿이 성큼 한 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난 널 볼 이유가 없는데."


    그녀가 콧김을 뿜으며 고개를 휙 돌렸다. 그는 조급한 듯 입술을 질끈 물었다. 더 지체하게 된다면 그녀는 그의 얘기를 듣지도 않고 가버릴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선물을 그녀의 눈 앞에 띄었다. 그녀는 다행히 선물에 눈길을 주었다.


    "뭔데, 이건?"


    그녀는 여전히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그, 우리가 처음 스터디를 했을 때 공부했던 스타스월의 책이야. 너한테 주려고."


    문댄서가 놀란 눈으로 선물 상자와 시크릿을 번가아 봤다. 시크릿이 선물을 천천히 내리자 그녀의 발굽위로 올려졌다.


    "왜 이걸 나한테 주는거야?"


    그녀는 불만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문댄서는 포장지를 살펴보다 리본에 끼워진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그녀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서. 저번에 주려고 했는데 못줬거든."


    그는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그저 그의 마음만 담백하게 전하고 싶었다. 진심이 전해지든 말든 말을 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싶었다. 고백 때도 그랬듯 자신은 역할을 끝냈다. 이제 상대가 받아들일지 말지는 그가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난 못받아. 이렇게 귀한 책을 나한테 주고. 게다가 난... 난 네가 생각하는 그 포니도 아닌걸."


    문댄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발굽에 들린 책을 조심스럽게 시크릿에게 건냈다. 시크릿은 도저히 그 책을 받을 수 없었다. 그녀의 대한 오해가 그를 괴롭게 했다.


    "난 아직도 널 사랑하고 있어."


    시크릿의 말에 문댄서의 움직이 멈췄다. 그녀는 놀란 감정을 지워내고 의심이 담긴 눈으로 봤다.


    "거짓말."


    문댄서가 말했다.


    "거짓말이야. 그럴리 없어. 나 같은건... 나같은건..."


    문댄서가 말을 잇지 못했다.


    "정말이야. 물론 네가 내 기억속의 그 포니는 아닐지 몰라도 난 아직도 널 사랑하고 있어. 그저 문댄서라는 포니 바로 너를."


    "......"


    문댄서는 조용히 시크릿을 보았다.


    "그래서 정말 미안했어. 내 바보같은 오해때문에 너에게 상처를 줬다는게."


    시크릿은 문댄서의 책을 받지 않았다. 그는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그 책을 받아줬으면 해. 감사의 의미이기도 하고 사과의 의미이기도 해."


    문댄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발굽에 올려진 책은 곧 그녀의 품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그의 마음을 완전히 받아준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거절은 하진 않은 듯 했다. 시크릿은 그 사실에 만족했다. 


    "잘 있어. 그럼 갈게."


    시크릿이 말했다. 그녀는 조명 바깥으로 벗어나더니 그의 모습은 어둠과 함께 흐릿해졌다. 그는 몸을 돌린 뒤 그녀를 등진 채 천천히 걸어나갔다.


    "시크릿 크러쉬."


    그를 부른 것은 다름 아닌 문댄서였다. 시크릿은 멍하니 문댄서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녀는 모래 시계 모양 열쇠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사실 내가 최근에 도서관을 하나 얻었거든."


    문댄서가 살짝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시크릿은 다시 그녀에게 걸어갔다.


    "근데 거기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나 혼자 밖에 안써."


    문댄서가 울먹이지 않으려 힘을 주면서 말했다. 그녀는 안경을 올리고 발굽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시크릿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관리를 해줄 겸 사서가 필요한데, 난 너만큼 유능한 사서는 본 적이 없어."


    시크릿은 그제서야 문댄서의 의도를 알아채기 시작했다. 시크릿의 얼굴에 미소가 꽃 피어났다.


    "게다가 아직 너한테 받아야 할 스터디가 남아있고 말이야. 해줄거지?"


    시크릿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껴안아 주고 싶었다. 아니, 당장 그렇게 했다. 시크릿은 와락 그녀를 안았다. 문댄서는 살짝 놀란 듯 했지만 이내 받아들이고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마지막 스터디 때 미처 못했던 말도 있어."


    문댄서는 시크릿의 품속에서 말했다. 그녀의 체온 만큼이나 따듯한 목소리였다.


    "나도 너 사랑해."


    문댄서가 그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


    후기 :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약 10만자 가까운 분량의 장편 팬픽이 끝났네요. 이제껏 썼던 팬픽 중 가장 긴 분량이었습니다. 사실 장편은 5,6번 정도 시도했지만 완결을 한건 딱 한번 밖에 없었는데 이번엔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완결을 내어 의미가 굉장히 크네요. 쓰면서도 이게 뭐가 재밌는거지? 하며 관둘까 하던 생각도 많이했습니다. 스토리에 딱히 큰 굴곡도 없고 대단한 배경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찐따같은 남자애가 찐따같은 여자애를 좋아하는 내용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댓글로 보이는 응원에 힘을 얻어 끝까지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베타초콜릿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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