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 5
by 슈헤르트
오늘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이 교도소가 낯설게 느껴졌다 .
평소완 다르게 챙겨입었다 라고 말할수 있을 복장으로 기나긴
복도를 걸으며 반은 설렘 , 반은 긴장으로 가득찬 머리로 처음
인삿말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했다 .
교도소장인 아버지께서 그녀와의 대면을 허락해주셨다 .
하지만 그건 딱히 좋은 소식은 되지 못했다 . 5일 , 아니지 .
4일후면 끝날 그녀와의 인연을 사형집행에 차질없게 지금 정리하라 , 그소리였다 .
그래도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던 그녀를 만나는건 역시나 떨렸다 .
[ 면회실 ]
어느덧 면회실이라는 문패가 달린 창문없는 문앞에 섰다 .
호흡을 잠시 가다듬고는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섰다 .
방은 강화유리로 인해 두개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내가 들어선
방의 반대쪽엔 , 그토록 동경하고 사랑해온 그녀가 있었다 .
레인보우 대쉬 . 그녀는 내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선조차 주지않았다 .
" 면회시간은 많게 못드립니다 엔퍼서씨 . "
" 알겠습니다 . 수고하세요 . "
내가 있을 방에 있던 경비원 포니가 나를보자 인사를 하더니
이내 자신의 일을 하러 나를 지나쳐 면회실 밖으로 나갔다 .
나는 그 경비를 쳐다보다 이내 레인보우 대쉬가 있는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매섭게 쳐다보고 있었다 .
" 아 , 안녕하세요 . 전 존 엔퍼서 라고 합니다 . "
" . . . 누군데 날 만나려 하는건데 ? "
비수같은 그녀의 눈빛에 살짝 당황했지만 , 무난하게 인사를 전했다 .
그러자 레인보우 대쉬는 내 이름같은것엔 관심없다는듯이 턱을 괴곤
바닥을 쳐다보며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
" 아 . . 그 , 이런말 하기 좀 그렇지만 전 당신의 . . 사형집행을
담당하고 있는 사형집행자 입니다 . "
" 그래서 이름이 엔퍼서(Enforcer)인가 ? "
" 뭐 , 아마도 그렇겠죠 . "
" 그건 그렇고 , 왜 내 사형집행마가 곧 자신이 처리할 포니랑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건데 ? 난 조용히 혼자있고 싶어 . "
" 그 . . 그러니까 , 제가 처형할 . . 죄마에 . . 대해서
그냥 궁금해서요 . "
갑자기 튀어나온 그녀의 공격적인 질문에 당황해 말을 더듬으며
거짓섞인 대답을 했다 . 솔직히 , 그녀를 만났을때 할 질문같은거
생각하지도 않았다 . 그냥 보고싶었다 .
" . . . 어차피 나같은 죄마따위에게 궁금해할건 없어 . "
레인보우 대쉬는 툭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들어온
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엔퍼서는 당황했다 . 이대로 그녀가
나가버리면 그녀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도 , 정리할 마음도 사라져버린다 .
" 아니예요 ! 저 ,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 "
" 니따위 사형집행자가 뭘알아 ! "
그녀를 향해 외치자 , 레인보우 대쉬는 돌아서서 나에게
언성을 높였다 . 갑자기 터져나온 그녀의 분노에 난 할말을
잃을수 밖에 없었다 . 난 그녀를 잘 모른다 .
" 그냥 넌 입닫고 사형집행일에 날 죽이면 돼는거야 !
괜히 조용히 있는 포니 꺼내와서 열받게 하지마 ! "
" . . . 그래요 , 난 당신을 잘 몰라요 . "
엔퍼서가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 거리자 레인보우 대쉬는
흥 하곤 등을 돌려 다시 나가는 문으로 걸음을 옮겼다 .
" 그냥 , 내가 아는건 당신이 레인보우 대쉬고 ,
유명하고 잘나가는 페가수스 비행사란거 . "
" . . . 그리고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거 . "
엔퍼서의 마지막 말에 레인보우 대쉬는 걸음을 멈췄다 .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을땐 ,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당신의 활기찬 모습에
죽어있던 전 , 사랑을 느꼈어요 . 그저 TV에 나오는모습만 보아도
기분이 좋았어요 . 그런데 , 사랑이란건 원래 두근거림과 설렘을 주지만 ,
어째서 저에게 사랑은 아픔과 비극을 주는걸까요 ? "
그는 울면서도 쉴새없이 레인보우 대쉬를 향해 떠들어댔다 .
레인보우 대쉬는 아까보단 분노가 가라앉았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
이내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
" . . . 뭘 알고싶어 ? "
" 예 , 예 ? "
" 그만 질질짜고 , 뭐가 궁금하냐고 . "
" . . . 질문하기도 어렵고 당신도 대답하기 힘들겠지만 ,
왜 그런일을 저질렀는지 알고싶어요 . 그냥 그것뿐이예요 . "
엔퍼서의 질문에 레인보우 대쉬는 잠시 움찔했다 .
이내 그녀는 한숨을 쉬곤 그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
" 포니들은 내가 승부에 미친 포니라고 알거야 , 그렇겠지 .
. . . 하지만 그냥 그건 , 내가 할일을 해야했을 뿐이니까 , 라고
답해주고 싶어 . "
" . . . 에 ? "
레인보우 대쉬가 의미심장한 말을 마침과 동시에 면회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 대쉬의 옆에 앉아있던 경비가 일어나
그녀를 잡으며 눈치를 주었고 , 대쉬는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다가 , 뒤를 돌아보며 엔퍼서에게 말했다 .
" 날 사랑해줘서 , 고마워 . "
엔퍼서가 멍하니 본 그녀는 , 희미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