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몇십년간 한 기독 종파에 모든 걸 바치신 부모님.</P> <P>같은 입장인 이모부와 이모.</P> <P>그분들의 자녀이신 사촌 형과 동생.</P> <P> </P> <P>부모님의 영향으로 모태신앙이었던 외동인 저는</P> <P>종교조직 내에서도 본을 보이고 싶으셨던 부모님의 결정으로</P> <P>보통 다른 모태신앙 성원들보다 일찍 헌신의 상징인 '침례'를 받았고,</P> <P>(대부분 모태신앙은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3학년쯤에 침례를 받음. 저는 초등학교 6학년때.)</P> <P>회중 성원들의 기대어린 시선까지 받으면서 컸습니다.</P> <P> </P> <P>물론 같은 회중 또래 아이들보다 본을 보여야 했고,</P> <P>중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같은 회중 한 또래 여자를 짝사랑 했었는데</P> <P>이성교제에 관해 보수적인 종교의 가르침을 따라 본을 보여야 했고</P> <P>그 때문에 그 터질듯한 마음을 숨기면서 사는 것도 죽을만큼 아플 찰나에</P> <P>5살 때부터 같이 지내왔던 같은 종교 죽마고우가 그녀에게 먼저 고백하여 사귈때는</P> <P>상사병이란게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괴로웠죠.. 지금 돌아보면 참 우스운 일이지만</P> <P>그때 그 심장이 아려오는 그 기억은 결코 어리다고 오글거린다며 웃어넘길 일 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P> <P> </P> <P>이렇게 저렇게 커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내가 즐기고 있는 잡생각들이 </P> <P>나만 하는 쓸데 없는 생각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고</P> <P>철학사를 조금씩 공부하고 사고력을 키우면서 점점 내가 태어날 때부터 몸 담았던 종교와 인지부조화를 겪다가</P> <P>인류학적으로 종교란 인간의 나약한 면모를 신에게서 구원받고 싶은 근거없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P> <P> </P> <P>내가 가진 종교를 마냥 옳고 마냥 신의 말씀이라 생각 하기 이전에, 왜 이것이 신의 말씀인가에 대해</P> <P>생각 해보길 다른 종교인에게도 권하고 싶군요.</P> <P> </P> <P>아무튼 이런 저런 사고와 인간 철학 역사와 기독교에 관련된 교부철학을 적게나마 공부하면서</P> <P>종교라는 조직때문에 지금까지 자행되어 왔던 인간의 잔혹하고 위선적인 면들을 보면서</P> <P>점점 종교자체를 혐오하게 되었고 이제는 종교를 완강히 부정합니다.</P> <P> </P> <P>그러나 아직까지 헌신적인 부모님들과 친척들을 설득하기란 굉장히 힘든 일이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일 거란 걸 알지만..</P> <P>그래도 언젠가 내 입장을 밝히면 공감은 못해도 어느정도 이해는 할거라 믿고 있습니다만..</P> <P> </P> <P>가장 속상하고 답답한건 바로</P> <P> </P> <P>'할머니'.</P> <P> </P> <P>이제는 슬슬 치매가 오셨습니다.</P> <P>이제 저는 종교가 너무싫고 그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정말 싫은데</P> <P>조금씩 이런 저런 핑계로 안나가는 저를 보고</P> <P>할머니가 추궁하시면..</P> <P>정말 어찌할지 모르겠네요..</P> <P> </P> <P>종교문제 처럼 복잡하지 않은 다른 소소한 문제도 </P> <P>제대로 이해 못하시는 나이까지 가셨는데,</P> <P> </P> <P>평생 바쳐온 종교에 세뇌된 힘은 역시 대단 합니다.</P> <P>그곳에서 나오는 출판물은 빠짐없이 읽으시고 (물론 부모님도 ,친척도)</P> <P>진리가 그곳에 있음을 확신하십니다.</P> <P> </P> <P>종교인은 원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구지 맞는 말인지 고찰하지 않죠. </P> <P>이해력이 딸리는 할머니께서 어떤 근거와 체계도 없이 진리를 확신 하시는 것은</P> <P>바로 위와 같은 점을 반증 하는 꼴인데,</P> <P>이런 것을 성령의 힘이라 하는 둥.. 내가 가진 생각들이 사탄의 계략 혹은 올무라 하는 성경 가르침들을 보고</P> <P>또 그것을 진짜인 줄 아는 교인들을 보면</P> <P> </P> <P>아.. 정말 미칠거 같네요. 누구 쓰레기 만드는 것도 아니고..</P> <P>내가 사탄에게 세뇌된거요? 아니면 당신들이 영원한 생명을 준다는 엄청난 구라에 세뇌된 거요? 아 정말..</P> <P> </P> <P>점점 종교는 싫어지고, </P> <P>어머니는 어떻게 저를 이해시켜야 할지 고민한다고 하시고.</P> <P>저역시 그들을 이해시키려는 문제로 고민하는 거 보면</P> <P>참 웃기지도 않은 우스갯소리 같네요...</P> <P> </P> <P>제가 쭉 성경을 비판하는 논리를 길게 쓴 것을 어머니께 보여드렸더니 조금 훓어 보시고는</P> <P>'철학책에 관심 가지더니 어느새 일개 인간들의 생각에 혹한 것이냐'며..</P> <P> </P> <P>진짜 속 터질 것 같습니다..</P> <P> </P> <P>이분들을 이해시키기란 정말 불가능 할까요..?</P> <P>할머니는 솔직히 답이 없다 생각해서 그냥 포기 상태입니다.</P> <P>그래도 분명 언젠간 제 입장을 정면으로 변호할 날이 올때는 싫더라도</P> <P>부모님과 친척들에게는 말해야 하는데..</P> <P> </P> <P>태어날 때부터 몸담았기에 쭈욱 알고 지내던 이 종교 쪽 수많은 회중 형제 자매들과</P> <P>부모님 , 친척.. 그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 </P> <P> </P> <P>스피노자도 과거 성경을 부정하여 혼자가 되고 암살기도 까지 수차례 받으며 살았다는 글을 보며 자기위안을 삼기도 하는데..</P> <P> </P> <P>어찌됐든 괴롭네요.</P> <P> </P> <P>아직 이정도 괴로움은 앞으로 정면으로 부딪힐 일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P> <P> </P> <P>효과적으로 이해시킬 뼈있는 답변이나 조언좀 구합니다.. 나중에 참고 하게라도..</P> <P> </P> <P>- 종게에 올렸는데 철게 분들 답변도 듣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