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div> <div>몇년전, 오늘의 유머에서는 김여사 논쟁이 크게 일어났다. <div>'김여사'라는 말이 여성혐오인가 아닌가.</div> <div>이 자체는 이미 식은 논쟁이기 때문에 내 의견을 밝힌다면,</div> <div>'김여사'는 명백한 여성혐오의 언어라는 것이다.</div> <div><br></div> <div>'김여사'가 왜 여성혐오인지 설명하기 위해서</div> <div>먼저 그 말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정리해 보면 대체로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다.</div> <div><br></div> <div>1)운전하면서 여성이 문제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div> <div><br></div> <div>2)문제를 일으키는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지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3)'여사'는 여성에 대한 존칭이다. 욕이 아니므로 혐오가 아니다.</span></div> <div><br></div> <div>4)무개념 남자 운전자도 '김사장'이라고 부르면 되는 것 아닌가.</div> <div><br></div> <div> <div>5)나는 여성을 싫어하지 않고 여성들도 흔히 쓰는 말인데, 다 여성혐오자란 말이냐</div></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하나씩 살펴보자.</span></div> <div><br></div> <div> <div><u>                                                                                                          </u></div></div> <div><u><br></u></div> <div><b>1)'<span style="font-size:9pt;">운전하면서 여성이 문제를 더 많이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span></b></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런 인식 자체가 편견이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설령 통계적으로 남성의 교통사고 발생율보다 여성의 교통사고 발생율이 높다는게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운전을 개념 없이 하는 사람들은 여자'라는 일반화를 해서는 안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입장을 바꾸어보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강력범죄는 여성이 저지르는 경우보다 남성이 저지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통계적인 진실이다.</span></div> <div>그렇다면 '남성은 잠재적 범죄자'라는 표현이 용납이 되는가?</div> <div>안된다면, 왜 '무개념 운전자는 여성'이라는 편견이 담긴 '김여사'는 용납해야 하는가.</div> <div><br></div> <div><br></div> <div><b>2)'<span style="font-size:9pt;">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지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span></b></div> <div>만약 정말로 여성을 '도로 위의 잠재적 문제'라고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div> <div>문제를 일으킨 여성을 점잖게 이르는 말일 뿐이라면,</div> <div>운전자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이런 <span style="font-size:9pt;">사진도 아무렇지 않게 김여사 짤방이라고 돌아다니는 것일까?</span></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0/15075378418ed2211cb00b4b0f95483dc45c13cfaf__mn218203__w480__h360__f37263__Ym201710.jpg" alt="hqdefault.jpg" style="border:none;width:320px;height:240px;float:right;margin-left:1em;" filesize="37263"><div>이렇게 물으면 '운전자가 여성이었으니까 김여사 짤방이라고 올라왔겠지'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div> <div>사실확인도 없이 지레짐작으로 '여성이 저지른 짓이겠지'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div> <div>그게 편견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경우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 <div><span style="font-size:9pt;"><b>3)'여사'는 여성에 대한 존칭이다. 멸칭이 아니므로 혐오가 아니다.</b></span></div> <div>'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여성들만 지칭'한다는 주장과 모순되는 주장이다.</div> <div>'김여사'는 '문제를 일으키는' 여성을 가리키는 조롱조의 단어이므로 분명히 멸칭이다.</div> <div>존칭이 멸칭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게 존칭이니까 혐오표현이 아니라는 주장은,</span></div> <div>'가카' '레이디 가카' 같은 말이 원래는 존칭인 '각하'에서 나온 말이니까</div> <div>비아냥과 조롱이 아니라 존경의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존칭을 멸칭으로 쓰는 것은 그 권위를 부정하고 깎아내리기 위함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김여사'라는 말을 경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span><span style="font-size:9pt;">과장과 비약을 보태어 말하자면,</span><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여자가 집에서 밥이나 하지 무슨 사회진출 한다고 나와서 차 몰고 다니다 사고나 일으키냐'는 인식이 담긴 말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4)</b><span style="font-size:9pt;"><b>무개념 남자 운전자</b></span><b style="font-size:9pt;">도 '김사장'이라고 부르면 되는 것 아닌가.</b></div></div> <div>무개념 운전을 하는 여성을 지칭하는 말은 있는데, 남자를 지칭하는 말은 없다는데 대한 반론인데,</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장'은 남자를 높여서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당연하지만 남자 사장만 있는게 아니라 여자 사장도 있다.</span></div> <div><br></div> <div>애초에 '여사'라는 말에 대응하는 남성명사는 없다.</div> <div>여성명사인 여사님, 사모님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제한적이던 시절,</div> <div>여성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은 집안이 좋거나 남편의 지위가 높은 경우였기 때문에 등장한 존칭이다.</div> <div>반면에 남성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은 대부분 본인의 실제 지위와 관련이 깊기 때문에</div> <div>별도의 남성명사가 아니라 사장님, 회장님 같은 일반 명사가 존칭으로 자리잡았다.</div> <div><br></div> <div>실제 사회적 지위와는 큰 관계 없는 '선생님'도 남성에 대한 존칭으로 많이 사용되지만,</div> <div>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여성의 존칭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일반 명사이므로</div> <div>'여사님'에 대응하는 단어라 하기 어렵다.</div> <div><br></div> <div>그나마 여사-신사, 사모-부군이 가장 가까운 남성명사라고 생각되지만, <span style="font-size:9pt;">신사의 경우 존칭으로서 기능은 거의 상실했고,</span></div> <div>어찌되었든 굳이 '김여사'를 쓰겠다고 '김신사'든 '김사장'이든 어색한 단어를 만들어 보급해 보겠다고 주장하는 것은</div> <div>황당한 논리다.</div> <div><br></div> <div> <div><b>5)나는 여성을 싫어하지 않고 여성들도 흔히 쓰는 말인데, 다 여성혐오자란 말이냐</b></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여성혐오라는게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반응이다.</span></div> <div>여성혐오는 단순히 여성을 싫어하고 혐오하는 정신병적 증상을 말하는게 아니다.</div> <div>사회구조적인 성차별과 젠더 폭력, 그 중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을 포괄적으로 여성혐오라고 부른다.</div> <div><br></div> <div>'김여사'가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런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다 여성혐오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div> <div>다꽝, 와루바시, 국민학교, '한국인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같은 말들이 일제의 잔제라고 주장하는 것이,</div> <div>그런 말을 쓴 사람들이 다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div> <div><br></div> <div>그러나 그들이 친일파가 아니라고 해서, 이런 말들을 청산하고 정리할 필요가 없는 것 또한 아니다.</div> <div>자신이 여성혐오자가 아니니 김여사도 여성혐오 표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div> <div>자신이 친일파가 아니니 다꽝도 겐세이도 우라바시도 다 일제의 잔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div> <div><br></div> <div>모르고 쓰거나 오랜 습관을 벗지 못해서 실수를 반복할 수는 있지만,</div> <div>그런 비판을 받을 때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잘못된 것을 올바른 것으로 왜곡하는 것은</div> <div>알고도 일부러 그런 잘못을 저지르는 것만큼 악질적이다.</div> <div> <div><u>                                                                                                          </u></div></div> <div><u><br></u></div> <div>김여사 논쟁은 '쓸데없이 이런걸로 콜로세움 세우지 말고 그냥 쓸사람 쓰고 말사람은 말아라'는 식으로 흐지부지 되었다.</div> <div>김여사 관련 게시글은 한동안 뜸하다가, 근래에 들어 다시 점점 많이 등장하는 추세이고,</div> <div>당시만 해도 메갈이 등장하기 전이어서, <span style="font-size:9pt;">페미니즘이 잘못됐다는게 아니라 극단적인 페미니즘이 잘못됐다는 거라던 사람들이</span></div> <div>메갈이 등장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페미니즘은 지능의 문제라는 조롱이 넘쳐나고</div> <div>페미니즘이니 여성혐오니 하는 말만 들어도 경끼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아져 안타까움을 느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2.</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얼마전 '일단 쿵쾅대고 보자'는 글의 제목에 대해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쿵쾅'댄다는 건 외모 비하적 표현이니 자제해 달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200개 가까운 비공감을 받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당장 구글에 쿵쾅을 검색해보자. 바로 아래에 메퇘지가 뜨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파오후를 비롯해 수많은 외모비하적인 혐오표현들이 쏟아져 나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 <div class="memoContent"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1.8;color:#333333;">"헐... '쿵쾅쿵쾅' 이란 단순한 의성어가 외모비하 표현이라구요?? 황당하고 놀랍네요 진짜;;;;;<br>이러다간 쓸 수 있는 말이 사라질 지경"<br></div></div> <div class="memoContent"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1.8;color:#333333;"> <div class="memoContent" style="line-height:1.8;">"논제: 쿵쾅거리는 건 과체중인 사람들이다.</div> <div class="memoContent" style="line-height:1.8;">예외: 윗집 애들이 또 쿵쾅대며 뛰어다니네.</div> <div class="memoContent" style="line-height:1.8;">논제는 거짓."</div></div> <div>이런 댓글이 달렸다.</div> <div><br></div> <div>물론, 외모 비하적인 표현을 비판하는 댓글이 훨씬 더 많이 달렸지만.</div> <div>내 심정에 가장 가까운 댓글을 하나만 인용하자면...<br><div>"진짜 유치하네요.. 그래서 지금 쓰인 쿵쾅거린다의 의도가 전혀 뚱뚱함의 의미를 담지않은 표현인가요?</div> <div>정말 양심걸고 그런의미 전혀없다고 말할수있으세요?"</div></div> <div><br></div> <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3.</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 중에서 오유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span></div></div></div> <div>진지할 수 있다는 것. 문제를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div> <div>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를 다 돌아다녀본 것은 아니지만,</div> <div>성희롱, 성차별, 고인모욕, 지역차별, 종교적차별, 정치적차별, 외국인혐오, 온갖 혐오표현들이</div> <div>'유머'라는 미명하에 아무렇지 않게 쏟아져 나오는 것이 일상 다반사다.</div> <div>일베, 주갤, 야갤 같은 극단적인 사이트 뿐만 아니라, 웃대나 루리웹 같은 비교적 평범한 사이트도 마찬가지다.</div> <div><br></div> <div>나도 유머를 좋아하고 엄숙주의를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div> <div>그렇다고 모든 것을 허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span style="font-size:9pt;">유머에 성역은 없다는 말은 거짓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약자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혐오를 확산시키는 유머는, 유머가 아니라 폭력에 불과하다.</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