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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465
    작성자 : 고독한댄서
    추천 : 12
    조회수 : 1571
    IP : 106.248.***.21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10/20 22:52:23
    http://todayhumor.com/?panic_99465 모바일
    [단편] 달빛 아래 서커스
    옵션
    • 창작글
    달빛 아래 서커스
     
     
     
     
     
           가족들은 모두 읍내로 서커스 구경을 떠났다.  
    나도 무척이나 따라가고 싶었지만, 오후에 소젖 짜야 하는 일을 해야만 했다.  
    우리 집은 산 중턱에서 작은 젖소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랑말 한 마리에 수소 한 마리, 젖소 네 마리뿐인 단출한 농가지만, 녀석들에게 나오는 우유만으로도 작은 산동네 사람들에게 제공하기는 충분한 양이다.  
    문제는 소젖을 짜는 일을 온종일 해야 한다는 것.  
    우리 집은 새벽부터 밤까지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  
    새벽엔 우유를 배달하고 낮에는 마소에게 먹일 꼴을 베고 저녁엔 소젖을 계속 짜야 한다.  
    나는 이 일을 5살 때부터 시작해서 벌써 10년 넘게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학교도 가지 않고 낮이나 밤이나 일을 하는 것이다.  
    내 밑에 4명의 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지만 부모님은 내가 장남이라는 이유로 가장 일을 많이 시켰다.  
    어쨌든 나도 이번 서커스만큼은 꼭 구경하고 싶었는데……  
    나는 아버지에게 얻어맞은 눈두덩을 어루만지며 생각했다.  
    애초에 내 팔자에 그런 호사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집 앞 언덕에 앉아 버들피리를 불고 있었는데, 내 앞으로 피투성이가 된 소년이 기어왔다.   
    소년은 나를 한번 쳐다본 후 쓰러졌다.  
    나는 그를 업고 서둘러 집으로 달려갔다.
     
        
     
     
          반나절 간의 간호를 받고 나서야 소년은 눈을 떴다.   
    나는 그에게 빵과 수프를 내밀었다.  
    녀석은 나의 눈치를 살피더니 곧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먹어주었기에 기쁜 마음에 빵과 수프를 더 가져다주었는데 어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어지간히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내가 직접 짠 우유도 한잔 가져다줬더니 그것도 끝까지 다 비웠다.
     
          , 고마워
      
          녀석은 식사를 마치자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나는 생긋이 웃어주었다
      
          가볼게, 고마웠어! 정말로.”   
     
          안 돼! 이렇게 다친 상태로 어딜 간다는 거야.”
     
          이 산을 넘어가면 보안관인 친척이 사는 마을이 있어. 거기까지 꼭 가야만 해.”
     
     
          이웃 마을 벨 보안관 아저씨는 나도 잘 알고 있는 분으로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녀석의 절룩거리는 모양새로 보아 그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쓰러져 버릴 것 같았다.
         
          , 그 몸으로 어딜 가려고 그래. 오늘은 이곳에서 쉬고 내일 가.”  
          고맙지만 그럴 순 없어. 서커스 공연이 끝나면 단장님이 날 잡으러 올 거야.”  
      
          녀석은 자신을 서커스 줄타기 단원이라고 소개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력과 학대를 견디지 못해 기회를 봐서 간신히 도망쳤다고 했다.   
    간호하며 녀석의 옷과 상처를 살펴보았기 때문에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안쓰러운 마음과 동질감이 일었다.  
    나는 머리카락을 들어서 뒤통수에 생긴 큰 상처를 녀석에게 보여주었다.   
    아버지에게 부지깽이로 얻어맞아서 생긴 땜빵 자국이라는 설명도 해줬다.  
    녀석은 나에게 자신의 등을 보여주었다.  
    등에는 심한 매질의 흔적이 가득했다.  
    서로 누가누가 더 많이 얻어맞았나 대회를 열다가 눈이 마주친 순간 피식 웃고 말았다.  
    처음 보는 그 녀석의 웃음이었다.    
     
     
     
     
     
     
          녀석은 나와 동갑이었고 이름은 베리(Very)였다.   
    내 이름은 스트롱(Strong), 나는 베리에게 딸기를 가져다주며 우리 둘이 합치면 스트로베리라며 살짝 윙크를 해줬다.  
    베리는 딸기를 먹으면서 웃었다.   
    나는 베리에게 산 너머 마을까지 조랑말을 타고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다.   
    베리는 품속에서 낡은 회중시계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나는 시계를 다시 품속에 넣어 주었다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나는 베리를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베리는 미안한 표정을 짓다가 딸기를 손에 들고 저글링 하기 시작했다.   
    딸기 다섯 개가 내 눈앞에서 뱅글뱅글 돌았다.   
    베리는 딸기를 천장 높이까지 던지더니 입을 벌려서 모두 받아냈다.   
    딸기를 우물거리며 손가락으로 브이 자 모양을 하는 베리에게 난 감탄의 박수를 보냈다
     
     
          “~ 너 진짜 잘한다.”  
          너 서커스 보고 싶다고 했지? 언젠가 내가 진짜 멋있는 공연을 보여줄게.”   
          좋아. 약속하는 거야!”
     
    베리와 나는 서로 새끼손가락을 걸고 웃었다
     
    산행을 대비해 간단히 먹을거리와 옷가지를 챙기고 있는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별 생각 없이 문을 열었는데, 검은 턱시도 입은 난쟁이가 검은색 중절모를 들며 인사했다
      
          안녕, 꼬맹아. 나는 잭 서커스단의 리퍼 단장이란다. 우리 아이를 찾으러 왔단다.”
     
     
          난쟁이는 자신의 양복 안쪽을 슬쩍 들어 보였다.
     
    그 안엔 무수히 많은 단검들이 번쩍이고 있었다.  
    순간 깨달았다, 이놈은 언제라도 사람을 죽일 준비가 되어있는 잔인한 놈이라는 걸.  
    베리를 넘기지 않으면 틀림없이 날 해코지 할 것이 분명했다.  
    난 머릿속으로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단장님. 그 아이를 이 앞으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어설픈 미소를 짓고 나는 문을 닫았다.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던 베리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있었다.  
    나는 베리에게 다가가 몸을 흔들며 낮게 말했다.  
     
     
          정신 차려 베리! 도망가야 해.”  
          날 저 사람에게 넘기는 거야?”  
          아니야, 시간을 벌려고 그런 거야.”
          아니, 이젠 다 끝났어. 조금 있으면 다른 단원들마저 몰려올 거야.” 
      
          베리는 모든 것을 체념한 상태로 넋을 놓고 있었다.  
    나는 베리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
      
          나중에 진짜 멋있는 공연을 보여준다고 약속했잖아! 정신 차려!”  
          , 하지만 뭘 할 수 있겠어.”  
          우린 두 명이잖아. 또 저 사람은 혼자인 데다 난쟁이고. 일단 저 사람을 제압하고 도망가자.”  
          안 돼. 저 사람은 보통사람보다 몇 배는 힘이 세다고.”  
          하지만! 우리 둘이 합치면 베리(Very) 스트롱(Strong) 이잖아.” 
     
     
          나는 베리에게 살짝 윙크를 해 보였다.  
    베리는 잠깐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슬쩍 웃으며 말했다.  
     
     
          그거 말 되네.”
          
          우리는 마주 보고 잠시 웃었다.  
    그리고 나는 작전을 설명했다.   
    내가 문을 열고 그놈을 들이는 순간, 문 뒤에 숨어 있는 베리가 부지깽이로 녀석의 머리를 후려치고 내가 밧줄로 묶어버린다는 단순한 작전이었다.
     
    부지깽이를 베리에게 쥐여주고 밧줄을 등 뒤에 숨긴 후, 나는 심호흡을 했다.   
    베리와 눈을 마주치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을 열었다
      
          단장님 들어오……
        
          순식간에 날라 온 단장의 주먹이 내 복부에 꽂혔다.
     
    나는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베리는 소리를 지르며 부지깽이를 휘둘렀지만 단장은 한 손으로 부지깽이를 막고는 간단하게 분질러 버렸다.
     
    그는 베리의 복부에도 주먹을 날려 쓰러뜨린 후, 발로 마구 밟아 대기 시작했다.
     
       
          이 은혜도 모르는 버러지 같은 새끼! 오늘 뒤질 준비나 해라!”
       
        
          무차별하게 밟히고 있는 베리를 보며 나는 일어서려고 했지만,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할 수 있어 스트롱, 넌 강한 아이잖아!   
     
    이를 악물고 일어선 후 녀석의 목에 밧줄을 걸려고 했으나, 도리어 내 손이 잡혔고 난 식탁 위로 내동댕이쳐졌다.
     
    식탁은 박살이 났고, 녀석은 다시 베리에게 다가가 짚 밟기 시작했다.   
    나는 부서진 식탁 밑에서 쓰러져 있었지만, 또다시 일어났다.   
    아버지에게 평생을 맞고 살아서 맷집 하나만큼은 기가 막힌 나였다.  
    하나도 안 고맙지만 고맙습니다 아버지!   
    나는 부러진 식탁 다리를 하나 들고 그 난쟁이 놈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식탁 다리는 산산조각이 났고 녀석도 충격을 받았는지 몸을 휘청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나는 녀석의 턱주가리를 발로 차버렸다.   
    발끝에 느낌이 온 거로 봐서 정타가 제대로 들어간 듯했다.  
    바닥에 떨어진 밧줄을 집어 들어 쓰러진 녀석의 목에 걸었다.   
    순간, 녀석이 다시 일어나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어 내 손등을 찍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온 힘을 다해 이마로 녀석의 얼굴을 박아 버렸다.  
    단장은 다시 바닥에 내 뒹굴었다.
     
          베리! 일어나!”    
     
     
          베리가 비척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작전 변경이야! 이 밧줄을 끌고 밖으로 나가!”  
          , 너 괜찮은……”  
          빨리! 시간이 없어!”  
          알았어.”  
     
     
          베리가 단장의 목이 묶여 있는 밧줄 끝을 잡고 문밖으로 달려갔다.   
    곧이어 단장도 목에 밧줄이 묶인 채로 끌려나갔다.  
    이제 내 손등을 지나 바닥까지 박혀있는 단검을 뽑을 차례였다.  
    어찌나 깊이 박혀있던지 좀체 빠지지도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단검을 빼내었다.  
    왼손에선 피가 철철 났으나, 지혈할 시간도 없이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바깥에선 베리가 단장을 묶은 밧줄을 끌며 마당을 달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단장은 다시 일어나려는 모양새였다.   
    나는 그의 턱을 다시 걷어차고 밧줄을 베리에게 건네받아 마구간으로 달려갔다.   
    마구간 문을 열고 조랑말의 목에 밧줄을 묶고 끌고 나왔다.
     
          미안해 정말!”
     
          나는 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말의 엉덩이를 단검으로 찌르고 옆으로 빠졌다.
    흥분한 말을 날뛰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밧줄에 연결된 단장도 끌려가기 시작했다
     
          이 틈에 도망가자!”  
          잠깐만, 먼저 네 손 지혈부터 해야 해.”
      
          베리는 자신의 옷을 찢어 내 왼손에 감아 주었다.  
    그 순간, 단검이 날아와 베리의 심장에 명중했다.   
    베리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베리!” 
     
          나는 비명을 지르며 베리를 일으켜 안았다
     
          난 괜찮아.”  
     
     
          베리가 가슴팍에서 부서진 회중시계를 꺼내며 말했다
      
          그보다 빨리 도망쳐야 해!”  
     
          단장은 어느새 인가 밧줄을 자르고 우리에게 단검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옆에서 조랑말이 날뛰기 시작해 그와 엉키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 틈을 타서 마당을 빠져나와 산으로 달려갔다.
        
     
     
     
     
     
          한참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어스름이 지기 시작하는 저녁이 되었다
     
          잠깐만 쉬었다 가자.” 
     
     
          베리가 기진맥진한 상태로 말했다.
        
    나도 물론 초주검 상태였다.  
    내 왼손에는 아직도 피가 흥건했고, 손에 감각이 없어진 지 이미 오래전이었다.  
    우리 둘은 가파른 비탈길 옆에 있는 소나무 옆에 벌렁 드러누웠다.  
    서쪽 하늘에서 석양이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다가 베리가 갑자기 킥킥거리며 웃었다.
     
          너 아까 싸움 잘하더라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거들먹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내가 원래 좀 강하잖아.”  
          단장님이 그렇게 얻어터지는 건 처음 봤어. 속이 다 후련하더라.”
          사실 몇 대 더 때려줄까 하다가 봐줬어. 난쟁이 괴롭히는 것 같아서 말이지.”  
     
     
          베리는 다시 킥킥거리며 웃다가 돌연 진지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이 산을 넘어 도망갈 수 있을까?”  
          그럼. 반드시 산을 넘어서 벨 아저씨 집까지 데려다줄게.”   
          넌 정말 강한 아이야. 스트롱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말이야.”  
          뭔데?”  
          만약에, 혹시 만약에라도 너 혼자만 살아남게 되더라도 있잖아.”  
          ! 그런 재수 없는 소린 하지도 마라.”
     
          하지만 베리는 내 눈을 쳐다보면 끝까지 말했다.
     
          만약 혼자가 되더라도 약해지지 말고 끝까지 강하게 살아가 줘.”
           
          나는 이 분위기가 어색해서 오히려 더 넉살을 부렸다.
          
          야 인마, 그런 걱정하지마! 나에겐 아직 287가지 작전이 남아 있단 말씀이야! 하하
        
     
          하지만 베리는 웃지 않았다.
     
         
     
     
     
          드디어 산을 넘는 마지막 정상 직전까지 올라왔다.  
    어느덧 해는 넘어가고 밝은 달빛이 사방을 비췄다.
        
          다 왔다! 이곳만 넘어가면 금방 마을에 도착할 수 있어.”
     
          나는 베리에게 힘을 돋우기 위해 짐짓 쾌활하게 말했다.
     
    그러나 베리는 더는 걸을 힘도 없는 듯이 비틀거렸다.  
    나는 베리를 부축한 채로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우리 앞에는 피에로들이 횃불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낮에 봤던 단장이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고생 많이 했겠다. 이 버러지 새끼들아.” 
     
          빌어먹을, 거의 다 왔는데……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단장을 비롯한 피에로 10여 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만신창이가 된 나와 베리가 이들을 돌파해 낼 수 있을까?  
    287가지 작전 따위는 소용없었다.  
    나는 이미 포기하기 시작했다.  
    베리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빌었다.
     
          단장님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떻게 되든 좋으니까 제 친구만큼은 보내 주세요.” 
     
          단장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겐 안 된단다 베리야. 너희 둘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죽임을 당하게 될 운명이란다.”
     
          단장은 이기죽거리며 품 안에서 단검을 꺼내 횃불에 달구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끝이었다
     
     
          단장님!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습니다.”  
          베리야, 한 번만 더 아가리를 놀리면 정말로 후회하게 될 거란다.”  
          마지막으로 줄을 타게 해주세요. 정말 멋진 쇼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단장이 껄껄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피에로들도 낄낄거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좋아, 그것만큼은 허락해 주겠다.” 
     
          단장은 선심 쓰듯이 말했고, 곧이어 산 정상에 있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기다란 줄이 연결됐다.   
    베리는 줄에 오르기 전, 나에게 살짝 다가와 말했다.
           
          내가 신호를 주면 나무 위로 올라와서 줄 끝에 서 있어.”
        
     
          조그맣지만 분명 단호한 목소리였다.  
    내 친구는 나와 다르게 아직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줄 위에 올라선 베리는 땅에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줄 위에서 몸을 흔들다가 어느새 공중제비로 도약해서 가볍게 착지를 했다.  
    그것이 공연의 시작이었다.   
    베리는 줄 위에서 리듬을 타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서커스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었지만, 나는 그것이 보통 공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공연은 일반적인 관객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광대들을 위한 공연, 자기들끼리 놀기 위한 판, 진짜배기를 보여주는 쇼였다.   
    베리는 계속 노래를 부르면서 줄 위에서 리듬을 타 나갔고, 어느새 그 밑의 광대들도 흥이 나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누군가 북을 꺼내 두들겼고, 횃불로 저글링을 했으며, 괴상한 소리를 내며 다들 신명 나게 장단을 맞췄다.   
    단장마저도 단검을 꺼내 두들기며 춤을 췄다.   
    나 혼자만이 그 기묘한 서커스를 구경하는 유일한 구경꾼이었다.   
    연속으로 공중제비를 돌던 베리가 나에게 윙크를 보냈다.   
    나는 조심스럽게 나무를 타고 올라가 줄 끝에 서 있었다.   
    베리가 나에게 다가와 나를 품에 안고 줄을 타기 시작했다.   
    피에로들이 휘파람을 불고,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베리는 나를 안고 줄 한가운데까지 와서 겅중거리며 도약을 하기 시작했다.   
    밑에 있는 피에로들의 환호 소리도 점점 더 커졌다.  
    광란의 축제가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베리는 나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친구야, 내가 아까 한 말 기억하지. 끝까지 강하게 살아가 줘야해.”   
          베리야 나는……
     
          나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이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베리는 줄의 탄력을 최대치로 이용해서 최고점까지 뛰어올랐다.  
    마치 하늘을 나는 것같이.
     
          그리고 오늘 정말 즐거웠어.”
     
          베리는 멀리 떨어진 나무의 가지 사이로 나를 던져 버리며, 마지막 윙크를 해주었다.  
    달빛에 비친 베리의 모습이 눈부셨다.  
    그것이 내가 본 친구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쇼는 끝났다.  
    나는 크게 우거진 나무의 가지 사이로 날아가 안착했고, 곧장 밑으로 내려와 달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계속 흘렀지만,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지만, 숨을 쉬기 어려웠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려나갔다.   
    마침내 벨 아저씨의 집 앞까지 당도했다.  
    집은 불이 켜져 있었고, 들어가 보니 아저씨가 다른 보안관들과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 스트롱이구나. 이런부상이 심하구나. 이리 들어와 앉아라.”  
          “아저씨, 베리가……
         
          나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아저씨는 나를 안아주셨다.   
    그리고 그 밤의 서커스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
    고독한댄서의 꼬릿말입니다
    글 올린게 이제 3편 째네요.

    게으르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10편, 더 나아가 100편 까지 써보는 걸 목표로 한번 해보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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