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홍콩에 놀러가서 겪은 일입니다.<br><br>홍콩에는 중원절이라는 날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말하길 그 날은 음기가 강해서 귀신이 거리를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홍콩 사람들은 거리에 돌아다니는 귀신들을 위해서 향을 피우거나 제사 음식을 장만하고 지전(종이돈)을 태우면서 귀신들을 달랜다고 합니다.<br><br>그래서 밤거리로 유명한 홍콩도 그 날 만큼은 다들 일찍 집으로 들어갑니다.<br>그 날 저와 친구는 밤 10시 반 쯤에 친구의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br><br>미드 레벨이라는 곳을 지나고 있는데, 공중 화장실 앞에서 어떤 여자 분이 배를 움켜잡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차도 없는 거리에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차를 세우고 그녀를 태웠습니다.<br><br>그녀의 배는 만삭이신 것처럼 불러 있었고, 심한 통증을 느끼셨습니다.<br>저희는 근처 병원으로 차를 돌려야 했습니다.<br><br>그녀가 조금이나마 편한 자세를 취하게 하려고 뒷자리에 눕혔고 한참 달리는데,<br>갑자기 승용차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습니다.<br><br>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사라졌습니다.<br>저희는 너무 당황해서 곧바로 차를 돌려 혹시 길에 쓰러져 있지는 않을지 온 길을 되돌아갔습니다.<br><br>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고, 계속 되돌아가 저희는 어느새 그녀를 처음 보았던 공중 화장실 근처까지 왔습니다.<br>그런데 그때 너무 놀라 숨이 막히는 줄 알았습니다.<br><br><span class="q1">공중 화장실 앞에서는 아까 그 임산부가 배를 움켜잡고 택시를 잡으려 하고 있었습니다.</span><br>혹시라도 그녀가 저희를 쳐다볼까봐 곧바로 길을 돌렸습니다.<br><br>너무 생생한 경험이라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br>중원절에 일어난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br><br> [투고] KIM Eddy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