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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870
    작성자 : song
    추천 : 27
    조회수 : 2782
    IP : 211.221.***.8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8/07/12 19:08:33
    http://todayhumor.com/?panic_98870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709th] 체스말
    옵션
    • 펌글
    <div>나는 보드게임을 좋아해서, 체스나 장기, 마작 세트 같은 걸 모으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4년여 전, 야후 옥션에서 우연히 좋은 물건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상아로 만들었다는 체스 세트가 즉시구매 가격 5천엔에 올라와 있던거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본적으로 말을 상아로 만들면 가격이 수십만엔을 호가하니, 가짜일거다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디자인이 이국적이라 설령 플라스틱 재질이더라도 매력적일 것 같아, 즉시구매 버튼을 눌렀죠.</div> <div><br></div> <div>낙찰받은 후 판매자가 절대 환불은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던 게 기억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택배가 오고 확인해보니, 말은 하나하나가 다 미묘하게 다르고 상아 특유의 나이테 문양이 보였습니다.</div> <div><br></div> <div>설마 진짜 상아인가 싶어 잘 아는 가게에 찾아가 감정을 받았습니다.</div> <div><br></div> <div>진짜 상아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척 좋은 거래를 한 셈이었지만, 이걸 실제로 사용하자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결국 집 장식장에 소중히 보관하며, 종종 꺼내서 어루만지며 감상하는 게 주 용도가 되어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얼마 지나서부터 나는 기묘한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꺼내서 감상한 후 잘 정리해뒀을 터인데, 책상이나 키보드 위에 말이 덜렁 올려져 있는 겁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정리를 깜빡했나 싶어 그냥 다시 정리해서 집어넣었죠.</div> <div><br></div> <div>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있는 말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침에 일어났더니 책상 위에 검은 말들이 죄다 올려져 있던 적도 있었으니까요.</div> <div><br></div> <div>그 뿐 아니라 잠을 자면 꿈에 체스말들이 나와 위에서 지그시 내려다보기까지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쯤되자 나도 뭔가 사연이 있는 물건이구나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이과생이었던 나는 이성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과, 본능적 위기감 속에서 진퇴양난을 겪을 뿐이었죠.</div> <div><br></div> <div>슬슬 위기감이 고조되어, 신사에라도 갖다 맡겨야 하나 싶을 무렵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체스를 좋아하는 여자 사람 친구가 집에 놀러오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친구 눈에 상아로 만든 고급진 체스 세트가 안 들어올리가 없죠.</div> <div><br></div> <div>바로 그걸 꺼내더니 이걸로 한판 해보자고 부탁을 해왔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영 느낌이 안 좋아 내가 겪은 일들을 설명하며 만류했지만, 그녀도 같은 이과생이라 내 말은 들은체만체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바로 그 자리에 앉아서 3판 정도 게임을 진행했습니다.</div> <div><br></div> <div>게임 도중에는 딱히 문제도 없었고, 그녀도 별일 없이 집에 돌아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날 밤, 나는 또 꿈을 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꿈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체스 말이 나오는 건 같았지만, 표정이 상당히 부드러운데다 뭔가 만족한 듯한 모습이었죠.</div> <div><br></div> <div>그날 이후, 이상한 현상은 당분간 사라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다시 체스 세트를 전시해뒀지만, 몇달 지나자 다시 또 꿈에 체스 말들이 나타나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이과생으로서 뭔가 패배한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제야 나는 [이 녀석들, 싸우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체스는 혼자 둘 수 없는 법.</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나는 체스 세트를 대학 연구소 휴게실에 가져다 놓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매일 같이 한가한 학생이나 연구원들이 체스를 두며 놀아줬고, 그 덕인지 이상 현상들은 싹 사라졌죠.</div> <div><br></div> <div>체스 세트를 사고 2년 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연구원 중 한분이 어머니가 되었는데, 그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해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방과 후에는 우리 연구실에 자주 놀러와 같이 놀곤 했죠.</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실험 도중 짬이 난 학생들과 젠가나 인생게임 같은 걸 하면서 놀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시끄럽다고 항의가 들어오는 바람에, 내가 그 아이에게 체스를 가르쳐 주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당연히 초보라서 영 따라오질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나 두어달 지나자, 당시 대학원에 다니던 내가 좀체 따라잡질 못할 정도로 실력이 급상승해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상하리만치 빠른 실력 향상에 놀라, 나는 아이 어머니에게 체스 교본이라도 사줬냐고 물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딱히 해준 건 없다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인터넷이나 컴퓨터도 안 쓴다기에 의문은 더욱 깊어질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혹시 내가 천재를 발견한건가 싶어, 나는 살짝 들떠 아이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div> <div><br></div> <div>[종종 꿈에 말이 나와서 가르쳐줘요. 게임 도중에도 왠지 모르게 알려주고요.]</div> <div><br></div> <div>게임 도중 왠지 모르게 가르쳐준다는 말이 잘 이해는 안 갔지만, 과거 내가 겪었던 걸 이 아이도 겪고 있는게 아닌가 싶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와 달리 그 아이는 체스 말들에게 이쁨받고 있는 듯 합니다.</div> <div><br></div> <div>한동안 두고 보다 별 문제가 없으면, 내가 알고 있는 사정을 설명해 주려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아이가 중학교 입학할 때쯤, 선물해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021?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02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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