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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827
    작성자 : song
    추천 : 20
    조회수 : 2567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7/07 13:27:22
    http://todayhumor.com/?panic_98827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784th]헤어진 여자친구
    옵션
    • 펌글
    <div>5년간 사귄 여자가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5년이라는 세월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4년째가 지날 무렵부터, 여자친구는 결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도 나중에 결혼하자고 이야기하곤 했고, 언젠가는 진짜 결혼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당시 나는 막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취직처를 찾지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 자신조차 가누지 못하는 상황인데, 왜 결혼 이야기를 대뜸 꺼내는 걸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자친구는 자기도 일하겠다고 말해왔지만, 남자인 내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결혼하고 살다보면 아이도 생기겠지요.</div> <div><br></div> <div>적어도 가정을 나 혼자 부양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길 때까지는, 결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 의견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몇번이고 설득에 나섰지만, 서로의 의견은 어긋날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랑하고 있으니 결혼하고 싶다.</div> <div><br></div> <div>지켜주고 싶으니 기다려줬으면 좋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습게도, 그런 마음이 오히려 이별을 가져오고 말았습니다.</div> <div><br></div> <div>사랑을 속삭이던 입은 끝내 서로에게 더러운 말을 내뱉고 말았고, 그녀가 외친 [두번 다시 보기 싫어!]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 관계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헤어지고 반년 정도 지났을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br></div> <div>다시 만나고 싶다고, 잊을 수 없는 사랑이라며 울며 호소했습니다.</div> <div><br></div> <div>매정할지도 모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마지막에 터지고 말았던 큰 싸움 탓에, 나는 완전히 정나미가 떨어졌던 터였습니다.</div> <div><br></div> <div>관계를 회복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뒤, 나는 전화를 끊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흘 뒤,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에는 한번 만나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div> <div><br></div> <div>만나서 얼굴을 보면 마음이 움직일 거라 여긴거겠죠.</div> <div><br></div> <div>나는 우유부단하고 결정을 잘 못내리는 성격이라, 사귀고 있을 무렵에는 모든 결정을 여자친구에게 미루곤 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내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제안을 했던 거겠죠.</div> <div><br></div> <div>물론 나는 거절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음 전화는 이틀 뒤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세번째나 전화를 받으니, 슬슬 기분이 나빠지더군요.</div> <div><br></div> <div>전화기에 여자친구 이름이 뜨는 것도 보기 싫어, 쿠션 아래 핸드폰을 던져넣고 없는 척 하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진동이 다 울리고 멈췄나 싶으면, 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div> <div><br></div> <div>견딜 수 없어 큰맘 먹고 핸드폰을 집어드니, 부재중 통화가 30통 넘게 찍혀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이쯤 되니 기분 나빠 견딜 수가 없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뭐라고 한마디 해줄 생각으로, 통화 버튼을 누른 순간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왜 안 받는거야!]</div> <div><br></div> <div>귀에 전화기를 채 대지 않아도 들릴 정도로 심한 절규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심한 이야기지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분노는 순식간에 사라지더군요.</div> <div><br></div> <div>그녀의 분노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문득 떠오른 거짓말을 그대로 말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핸드폰을 잊어먹고 나갔다가 지금 막 돌아왔다고.</div> <div><br></div> <div>그리고 가능한 한 상냥한 목소리로,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div> <div><br></div> <div>[크크크...]</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낮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울고 있는건가 싶었지만,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녀는 껄껄 웃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너희 집 앞에 자판기 있지? 지금 보여?]</div> <div><br></div> <div>내 방에서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 자판기가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어 창밖을 바라본 순간, 손에서 휴대폰이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가 귀신 같은 얼굴을 한 채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귀던 5년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니, 한번이라도 봤다면 당장 이별을 고했을거라 생각할 정도로 무서운 얼굴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날 밤은 무서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침해가 떠오르자, 나는 겨우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div> <div><br></div> <div>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밝은 햇빛을 받으면 마음이 달라질거라 여겼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살짝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봤지만, 자판기 쪽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안심하고 커튼을 활짝 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창문 정면, 가느다란 전봇대에 기대듯 앉아, 그녀는 내 방 창문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지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안녕, 하고 입이 움직이는 듯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열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힘껏 커튼을 닫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귀찮은 일이 되어버렸구나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div> <div><br></div> <div>알아채지 못하게 슬쩍 밖을 보니, 그녀는 여전히 전봇대 옆에 앉아 내 방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집에는 일주일 정도는 버틸 식량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무리 그녀라도 배는 고플 것이고, 목은 마를테며, 화장실은 가고 싶겠죠.</div> <div><br></div> <div>나는 틈을 봐서 방을 나온 뒤, 당분간 친구네 집을 돌아다니며 묵을 작정으로 짐을 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혹시 내가 들여다보지 않을 때만 볼일을 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볼 때는 늘 거기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흘째 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희희낙락해서 방을 나오려다, 현관문을 보고 우뚝 멈춰섰습니다.</div> <div><br></div> <div>우편물 구멍이 기묘한 형태로 열려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신문 정도만 들어올 수 있게 열리는 타입이라 다행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90도로 돌아가서 열리는 타입이었다면, 나는 거기서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을테니까요.</div> <div><br></div> <div>더 열기 위해 손가락이 발버둥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기, 들여보내 줘. 이야기를 하자. 그렇게 서로 사랑했었잖아. 한번 더 이야기를 하자.]</div> <div><br></div> <div>뇌리에 떠오른 것은, 오랜 세월 봐왔던 사랑스런 웃는 얼굴이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자판기 옆, 귀신 같은 얼굴만 떠오를 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미친듯이 벌벌 떨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럼에도 몇시간 정도는 잠을 자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정신을 차린 뒤, 조심스레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가만히 현관문을 바라봤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편물 구멍에서 새빨간 줄이 수도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끼익, 하고 철판이 살짝 열리더니, 무언가가 던져져 들어왔습니다.</div> <div><br></div> <div>붉은 줄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게 무엇인지 알아차림과 동시에, 나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div> <div><br></div> <div>고기토막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녀는 작아져서 내 방에 들어올 생각이었던 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더니 [구급차 불러!] 하고 소리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더욱 소란스러워지더니, 잠시 지나 [문 열어주세요.] 하고 말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와 나는 문을 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실은 열고 싶지 않았지만, 남자는 경찰일테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현관문도 그 앞 복도도 새빨갰습니다.</div> <div><br></div> <div>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이미 구급차로 옮겨진 듯 했고, 경찰 쪽에서도 배려를 해줘 대면하지는 않았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발견됐을 때, 그녀는 자기 손가락을 물어뜯고 있엇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곧바로 이사했습니다.</div> <div><br></div> <div>새 집은 건물 입구에 우체함이 있는 곳으로 골랐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 이사했을 때는 커튼을 열때마다 식은땀이 흘렀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사건이 있고 몇개월 뒤, 그녀가 자살했다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솔직히 안심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안됐다 싶었지만 안도하는 마음이 더 강했죠.</div> <div><br></div> <div>어느덧 내 마음도 안정을 찾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여자친구도 생겼습니다.</div> <div><br></div> <div>그 무렵부터였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끼익, 철컥, 끼익.</div> <div><br></div> <div>불규칙하게 소리가 들리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현관문에서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끼익, 철컥, 끼익.</div> <div><br></div> <div>다른 곳으로 가도 소리는 들려옵니다.</div> <div><br></div> <div>노이로제 증세까지 생겨, 여자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소리는 멎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다시 시간이 흘러, 그건 기분탓이었으리라 여기고, 나는 다시 새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div> <div><br></div> <div>끼익, 철컥, 끼익.</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끼익, 철컥, 끼익.</div> <div><br></div> <div>나는 지금 홀로 지내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결혼은 평생 할 수 없겠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평생 홀로 남을 수 없을 겁니다.</div> <div><br></div> <div>아직도 그녀가, 문 앞에서 스스로를 작게 잘라내고 있으니까.</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21?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2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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