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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801
    작성자 : song
    추천 : 20
    조회수 : 2368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7/03 14:08:50
    http://todayhumor.com/?panic_98801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787th]물려받은 물건
    옵션
    • 펌글
    <div><br></div> <div>어릴적, 우리집은 무척 가난했다.</div> <div><br></div> <div>부모님은 내가 가지고 싶은 게 있다해도 하나 사주질 않으셨다.</div> <div><br></div> <div>옷은 주변 이웃집에서 물려준 걸 받아다 입었고, 간식이라곤 얼음사탕<sup class="footnote"><a style="color:rgb(249,101,13);font-family:Verdana, 'Sans-serif';"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24?category=348476#footnote_1124_1" target="_blank"><span style="display:none;"><font size="2">[각주:</font></span><span style="display:none;"><font size="2">]</font></span></a></sup>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의무교육은 제대로 받았지만, 필기구나 교과서는 다 물려받은 것이었다.</div> <div><br></div> <div>태어나서 내내 물려받은 물건만 써왔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div> <div><br></div> <div>다만 딱 하나, 싫은 게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려받은 책상이었다.</div> <div><br></div> <div>그 책상은 물려받은 물건인데도 아직 새것처럼 윤이 반짝반짝 났다.</div> <div><br></div> <div>서랍을 열면 나무냄새가 훅 풍겨와, 나는 그 향기 맡는 걸 즐기곤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 그 책상을 받고 나서는 너무 마음에 들어, 한가할 때면 분수에 맞지 않게 거기 앉아 책을 읽는 게 내 기쁨이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책상을 받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이상한 체험을 했다.</div> <div><br></div> <div>평소처럼 의자에 앉아 책상에서 책을 읽는데, 오른쪽 다리에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책을 읽고 있는 와중이었기에 다리에 느껴지는 감각 따윈 신경쓰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저 다리를 조금 빼서 서늘한 감각이 느껴지지 않게 할 뿐.</div> <div><br></div> <div>그러나 잠시 뒤, 또 서늘한 것이 다리에 닿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분 나빠서 나는 오른발로 서늘한 것을 안쪽으로 밀어넣었다.</div> <div><br></div> <div>그러자 발끝에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div> <div><br></div> <div>시선은 책에 꽂혀 있었지만, 의식은 책상 아래 발끝에 몰려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오른쪽 다리를 슬쩍 움직여, 그것의 표면을 어루만졌다.</div> <div><br></div> <div>울퉁불퉁하고, 곳곳에 구멍이 나 있는 듯 했다.</div> <div><br></div> <div>부드러운가 싶으면 딱딱한 곳도 있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발끝은 핥듯 그것의 표면을 훑다가, 마지막으로 위쪽을 향했다.</div> <div><br></div> <div>가는 실 같은게 수도 없이 느껴진다는 걸 알아차림과 동시에, 나는 내 발에 뭐가 닿고 있는지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살그머니 몸을 숙여 책상 아래를 들여다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거기에는 창백한 사내아이가 있었다.</div> <div><br></div> <div>내 발끝은 사내아이의 머리에 닿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나는 놀라 의자에서 뒤로 넘어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책상 아래 사내아이를 향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사내아이 역시 미동도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채 일어서지도 못하고, 나는 엉금엉금 방에서 빠져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는 곧바로 아버지를 찾아가 금방 본 걸 울며 이야기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아버지는 전혀 믿어주질 않았다.</div> <div><br></div> <div>만약 믿어주더라도, 우리 집에 책상 살 돈은 없으니 바꿔줄리도 없었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결국 나는 초등학교 시절 내내 그 책상을 사용했다.</div> <div><br></div> <div>책상에서 공부하고 있노라면 종종 다리에 서늘한 것이 닿을 때가 있었지만, 책상 아래를 보지는 않았다.</div> <div><br></div> <div>또 그 아이와 마주칠까 무서웠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보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를 속여 넘길 생각이었다.</div> <div><br></div> <div>중학생이 된 후, 나는 어머니에게 슬쩍 물어봤다.</div> <div><br></div> <div>내가 쓰고 있는 책상은 누구한테 받아왔냐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는 조금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더니, [그 책상은 와타루군네 집에서 받아온거야.] 라고 가르쳐주었다.</div> <div><br></div> <div>와타루군은 나와 동갑으로, 함께 유치원을 다녔던 친구였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며칠 전, 와타루군은 강에 떨어져 죽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머리가 좋았던 와타루군은 입학하기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내가 쓰고 있는 책상에서 공부하며, 앞으로 시작될 학교 생활을 두근대며 기다린 게 아니었을까.</div> <div><br></div> <div>사정을 알게 된 나는, 책상 아래 있는 와타루군이 더는 무섭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와타루군이 이루지 못한 꿈만큼 내가 더 열심히 공부할 작정이었다.</div> <div><br></div> <div>그 후로도 와타루군은 내 다리를 만지곤 했다.</div> <div><br></div> <div>나는 와타루군이 다리를 만질 때마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는 것이라 여겼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와타루군의 격려 덕분인지, 나는 상당히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얼마 지나지 않아, 중학교에서는 야구가 유행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나도 끼고 싶었지만 야구배트나 글러브를 살 돈이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여느 때처럼 아버지에게 졸랐다.</div> <div><br></div> <div>그러자 아버지는 [조금 기다려라.] 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몇개월 뒤, 아버지는 배트와 글러브를 내게 건네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또다시 물려받은 것이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이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으니까.</div> <div><br></div> <div>나는 다른 아이들 틈에 끼어, 신나게 야구를 즐겼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어느날, 한 친구가 내 글러브를 보고 말했다.</div> <div><br></div> <div>[그거, 요시로 글러브 아니냐?]</div> <div><br></div> <div>요시로는 학교 야구부에서 뛰던 같은 반 친구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재능이 있어 신입생인데도 주전으로 뛸 정도였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요시로는 얼마 전 죽은 터였다.</div> <div><br></div> <div>학교에서 돌아오다 강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쓰는 글러브가 요시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다짐했다.</div> <div><br></div> <div>요시로가 아쉬워하지 않게, 그 녀석 몫까지 열심히 야구하자고.</div> <div><br></div> <div>그때, 문득 생각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요시로와 와타루군은 묘하게 닮아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div> <div><br></div> <div>두 사람 모두 일찍 죽은데다, 사인도 죽은 장소도 같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두 사람의 유품을 내가 쓰고 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런 우연이 있는걸까?</div> <div><br></div> <div>몇개월 뒤, 나는 다시 아버지를 졸랐다.</div> <div><br></div> <div>이번에는 게임기가 갖고 싶었으니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자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조금 기다려라.] 라고 말했다.</div> <div><br></div> <div>2주 뒤, 아버지는 게임기를 가져다 주었다.</div> <div><br></div> <div>또 물려받은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에게 게임기를 받기 얼마 전, 신문에 실렸던 기사가 떠올랐다.</div> <div><br></div> <div>근처 강에서 중학생이 빠져 죽었다는 기사가.</div> <div><br></div> <div>온몸에 소름이 끼쳤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날 밤, 평소처럼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발끝에 무언가가 닿았다.</div> <div><br></div> <div>몇년간 나는, 그게 죽은 와타루군이 나를 격려해주는 것이라 여겼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아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무언가는,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있었던 것이다.</div> <div><br></div> <div>나는 지금도 책상 아래를 차마 바라볼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br><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24?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24?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댓글-</div> <div> </div> <div> </div> <div>잘읽고있어요 2016.11.28 00:26 </div> <div>- 아버지가 아이를 죽이고 그 물건을 가져오는 게 아닐까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요.</div> <div><br>VKRKO 2016.11.28 00:27 </div> <div>ㄴ 그거죠.<br></div>
    song의 꼬릿말입니다
    참고로 저는 이해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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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8/07/03 17:29:54  183.97.***.146  Dr크롬발란쉐  456131
    [4] 2018/07/03 17:30:09  223.39.***.200  Tbt  214486
    [5] 2018/07/03 18:44:52  116.45.***.26  하쿠코  144707
    [6] 2018/07/03 19:31:03  175.223.***.165  프로추천러★  657273
    [7] 2018/07/03 19:44:44  122.44.***.233  홀리홀리  680786
    [8] 2018/07/03 20:00:43  125.143.***.125  새로운소원  240562
    [9] 2018/07/03 20:43:02  123.212.***.208  juillet  69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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