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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4873
    작성자 : 꿈벌
    추천 : 10
    조회수 : 728
    IP : 27.126.***.18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8/17 00:32:19
    http://todayhumor.com/?panic_94873 모바일
    두 개의 시선 - 2 반지(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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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시선 - 2 반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티비를 틀었는데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나왔다. 모바일 게임광고 였는데
    거기서 아이린이 이렇게 외치더라 반지~’
     

    그래서 그런지 11년도에 들어온 의뢰가 생각났다.
     

     

    3때 직원으로 들어온 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업으로 세산장례식장의 직원이 되었고 의뢰가 없는 평소에는 장례식장 관리업무를 맡고 있었다.
     

    관리업무는 상가가 없다면 전화 받기와 청소가 전부지만 작은 도시라도 우리 장례식장은 그래도 수입이 괜찮은 편이었다.
     

     

    하루는 훈이 나에게 쪽지 하나를 건냈다.
     

    세산시 창부동 335번지, 하늘아파트 305.
    반지를 찾아주세요.‘
     

    주소와 반지를 찾아달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였다.
     

    훈아 이거 뭐냐?”
     

    청소하고 오니까 제 책상위에 올려져 있던데 무슨말인지 몰라서 주임님께 물어보려고 갖고 왔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폰번호 하나 남기지 않은걸 보니 매너가 없네..”
     

    어떻게 하죠?” 훈이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해. 버려야지.”
     

    나는 쪽지를 한손으로 구겨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리고 훈에게 말했다.
     

    가자 훈아.”
     

    “???”
     

    나는 훈을 데리고 차에 올라 쪽지를 버리기전 외워 두었던 주소로 운전을 시작했다.
     

     

     

    뺑소니 살인 가해자이자 그 죄책감에 자살한 아버지를 둔 훈, 세상에 혼자 남은 훈은 그래도 잘 버텨낸 것 같다.
     

    그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세상을 등진 후에도 몇 개월이나 훈의 주위를 맴돌았다. 아마 걱정이 되어서겠지.
     

    그리고 나에게 의뢰를 했다. 훈을 잘 부탁한다고.
     

    나는 대답 하지 않았다. 그 의뢰는 사장님이 이미 받아들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는 아까 쪽지에 써 있던 하늘아파트네요?”
     

    훈에 대해 잠시 생각하는 사이 차는 어느덧 하늘아파트 입구로 들어왔고, 훈의 물음에 곧 정신이 들었다.
     

    너 내가 망자 보는거 알고 있지?”
     

    그럼 아까 그 쪽지가 망자가 남긴건가요?”
     

    누가 남겼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기운이 있어.”
     

     

     

    -
     

    -
     

     

    계세요~?”
    훈이 문 옆의 벨을 누르며 사람을 불렀다.
     

    훈의 쌍꺼풀 없는 눈이 지난 일년 사이 더욱 날카로워 진 것 같다. 그리고 눈만큼이나 몸놀림도 지난 일년 사이 더욱 날렵해졌다. 그동안 유도를 꾸준히 한 덕분이다.
     

    문이 빼꼼 열리고, 열 살 남짓한 어린 여자아이가 나왔다.
     

    어른 안계시니?”
     

    , 지금 저밖에 없어요.”
    소녀가 대답했다.
     

    아저씨가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내가 물었다.
     

    순진, 이순진이요.”
     

    그래 순진아, 부모님은 언제 들어오시니?”
     

    아빠는 이제 없구요, 엄마는 6시 넘어서 와요.”
     

    그럼 어머니 오시면 아저씨가 다시 올게. 알겠지?”
     

    . 그러세요.”
     

    아직 6시까지는 3시간이 넘게 남았지만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주임님, 저 아이..”
     

    아파트 현관을 막 나왔을 때 훈이 걱정스런 말투로 나에게 말했다.
     

    주임님, 저 순진이라는 아이 말이에요.. 혹시 못느끼셨어요?”
     

    ?”
     

    잠깐사이지만 저 아이 몸 여기저기에서 상처를 봤어요. 제가 운동을 한 경험으로 비춰볼 때 아무리 개구쟁이라도 저 나이때 여자아이가 장난이나 운동을 하다 생긴 상처는 아닌게 확실합니다.”
     

    그럼? 학대라도 당했단거야?”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저 상처는 우연히 생긴게 아니라 의도가 있다는 거죠.”
     

    폭력은 경찰에 신고를 해야지. 어디보자 핸드폰이 어디 있나..?”
     

    진짜 신고하실려고여?” 훈이 물었다.
     

    당연히 해야지. 물론 반지 먼저 찾고 나서...”
     

     

     

    순진의 시선
     

     

    이제 아빠는 없다. 엄마가 그랬다.
     

    아빠가 안보이자 엄마는 퇴근 후에 집안을 여기저기 뒤지기 시작했다.
     

    아빠가 보고 싶었지만 엄마에게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도 이제 10살인데 엄마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다.
    알만큼 나도 안다. 아빠는 이제 없다.
     

    그래서 이제 엄마가 웃는 얼굴을 보고싶다.
     

     

     

     

     

     

    6시가 되고 훈과 나는 하늘아파트 입구에서 순진이의 엄마를 기다렸다.
     

    곧 아이엄마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20대 후반처럼 생긴 외모의 여자가 하늘아파트로 들어갔다.
     

     

    커리어우먼처럼 입은 깔끔한 정장에 고급스러운 핸드백, 그리고 손에는 핸드폰과 중형차의 차키까지... 하지만 차는 보이지 않았다.
     

    저 여자다, 훈아 가자.”
     

    너무 젊은데요?”
     

    내 예상은 틀림이 없다. 분명 저 여자다.
     

    저기 순진이 어머니?”
     

    여자가 305호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여자를 불렀다.
     

    누구.. 시죠??”
    여자가 대답했다.
     

     

    , 저는 순진이 다니는 학교의 상담교사입니다.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지금은 쫌..”
    나의 물음에 여자는 미간을 약간 찡그리더니 곤란한 듯 말했다.
     

    잠시면 됩니다. 순진이에 관한 일이라 꼭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럼 여기는 그렇고, 아파트 옆 공원에서 얘기하시죠.”
     

    당연하죠. 저도 여기서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순진이도 있고.”
     

     

     

    상담선생님께서 무슨일로?, 그리고 옆에 계신분은 또 누구시죠?”
     

    , 이친구는 지역 사회복지사인데, 오늘 실습 겸 함께 왔습니다.”
    내가 멋쩍은 웃음으로 대답을 하고 말을 이어갔다.
     

    순진이가 요즘 많이 우울해해서요. 몸에 상처도 있는거 같고, 혹시 아시는 것 있으세요?”
     

    애가 우울해 할 수도 있죠. 뭘 그런거 가지고.. 그리고 상처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짚이는 곳 없으세요? 현재의 상태로 봐서는 학대로 신고까지 고려될 상황이거든요.”
     

    학대라니요?? 사람을 뭘로 보고..”
     

    순진이 어머님은 당연히 그런분은 아니시겠죠. 그래도 학교에서의 순진이의 모습을 보면 저희도 걱정이 되어서요.”
     

    요즘 제가 정신이 없어서 그랬나봐요. 앞으로 신경쓸테니, 걱정마시고 돌아가세요.”
     

    , 그럼 앞으로 신경써주실거라 믿고, 돌아가겠습니다.”
     

     

    꿈벌의 꼬릿말입니다
    꿀을 만드는 꿀벌처럼, 꿈을 만드는 꿈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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