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신기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영감이라고는 부스러기도 없는 사람이예요.</div> <div>오죽하면 가위도 안 눌립니다.;;;;</div> <div> </div> <div>한번 낮잠자다 눈이 떠졌는데 몸이 안 움직이기에</div> <div> </div> <div> </div> <div>'가...가위!!!!! 나도 가위 눌렸다아아아아앙~~~~~^0^'</div> <div> </div> <div> </div> <div>기뻐하는 사이 몸이 움직이더군요 -_-</div> <div>안돼..... 글렀어....... 난 영감의 세계에 초대받지 못할거야..........</div> <div> </div> <div> </div> <div>이런 제가 소듕히 여기는 유일한 신기한 경험에 대해 풀어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때는 바야흐로 20대때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습니다.</div> <div>공부에 치여서 정신과 육체가 탈탈 털려있던 시기.</div> <div> </div> <div>공부 욕심은 저 앞까지 나가있는데 현실은 말이 익숙치 않아 반에 반도 못 따라잡고.</div> <div>학교에는 한국인 하나 없어서 자잘한 위로 하나 못 받으며 내리 달리다,</div> <div>저와 비슷한 상황에 다른 학교 다니던 한국인 언니와 한달에 한번 쯤 만나</div> <div>밥 먹으며 서로 추스려주곤 했어요. 힘내자. 해야지. 할 수 있어 이러면서.</div> <div> </div> <div> </div> <div>유학생이 뭔 돈이 있겠어요.</div> <div>그 한달에 한번 놀때에도 그나마 가성비 좋은 차이나 타운에서 만나 밥 한끼 먹는게</div> <div>허용치 최대로 늘린 호사였어요. 그래서 밥집 정하는것도 공을 들였어요.</div> <div>한달에 한번 있는 특별한 날이니깐.</div> <div> </div> <div>그날은 어설픈 영어를 겨우 짜내어 좀 큰 에세이 털고오던 길이라 혼이 반쯤 뽑혀 있었어요.</div> <div>다른때 같이 이집저집 둘러보며 정할 기력은 없었지만 지인짜 맛난거 먹고 회복하고 싶고.</div> <div> </div> <div> </div> <div>차이나타운에는 길거리에 레스토랑 찌라시 나눠주는 사람들이 많아요.</div> <div>여기저기서 날라오는 찌라시 중 하나를 멍하니 보고 있었어요. </div> <div>그거 있잖아요 퓨즈 나간듯이 멍...할때.</div> <div> </div> <div>근데 그 찌라시 준 아저씨는 제가 관심있어 하는걸로 알았는지</div> <div>막 큰 미소를 담고 열심히 설명하더라구요.</div> <div> </div> <div>자기네 레스토랑 음식 진짜 맛있다고.</div> <div>거기다 오늘 요리 2개 시키면 세일도 해준다고.</div> <div> </div> <div> </div> <div>뭐 고를때 넘 열정적으로 홍보하면 피하고 싶은데... 근데 아저씨가</div> <div>너 어디서 왔니. 오. 한국이야? 어느 도시인데? 아. 서울~ 나도 알아~ 등등</div> <div>제가 귀찮아하며 툭툭 단답형으로 대답해도 말을 이어가려고 진짜 용쓰는게 보이는데...</div> <div> </div> <div>차이나타운 일에는 나름의 구조가 있어요.</div> <div>처음 넘어와 말이 안되는 사람들은 춥건 덥건 길에서 꾸벅거리며 찌라시 나눠주는거로 시작해요</div> <div>거기서 성실하거나 쓸모있다 판단되면 실내 일을 받아 주방이나 홀 잡일을 시작한데요.</div> <div> </div> <div> </div> <div>괜히 짠하더라구요.</div> <div>저 프레쉬한 이민자의 향기가 뿜뿜하는 아저씨도 </div> <div>지금 이곳의 피라미드에서는 제일 밑바닦에 있는 사람이구나.</div> <div>거기서 한 걸음 때려고 내가 이렇게 성의없이 대해도 미소를 잃지않고 열심히 말을 붙이는구나.</div> <div> </div> <div>그 아등바등함이 저 같아 보이더만요.</div> <div>언니도 찌라시 보고는 괜찮아 보였는지 여기서 먹자해서 위치를 물어보니</div> <div>아저씨 얼굴이 확 펴지면서 더 열정적으로</div> <div> </div> <div> </div> <div>"응응. 요 건물 2층인데. 올라가서 왼쪽으로 반층 올라가면 있어.</div> <div>오른쪽은 다른 집이야. 진짜 맛있어. 가면 이 찌라시 보고 왔다고 잘 보여줘~~~~^0^"</div> <div> </div> <div> </div> <div>아저씨 말대로 그 건물 2층에 가니 구조가 애매하게 돼서</div> <div>말한 왼쪽에 반층을 올라가니 레스토랑이 나오더라구요.</div> <div> </div> <div>생각보다 내부도 깨끗하고.. 냄새도 좋고.</div> <div>세일 해준다는 음식에 제가 좋아하는 것도 있어서 주문하고 기분좋게 앉아있는데</div> <div>언니가 묻더군요.</div> <div> </div> <div> </div> <div>"냥냥아.. 너 말야..................................중국어 할 줄 알았어?"</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뭔 헛소리여.</div> <div>지금 영어 하나도 제대로 안돼서 환장하겠는데.</div> <div> </div> <div> </div> <div>"언니. 뭔 말이랴. 내가 아는 중국어는 '니하오마' 이상은 없어...</div> <div>영어로 글 때려 박느라 용량 딸려서 허덕이는데 무슨 중국어..."</div> <div> </div> <div> </div> <div>언니의 말인 즉슨.</div> <div> </div> <div>그 길거리의 찌라시 아저씨가 중국으로 뭐라뭐라하면</div> <div>제가 한국어로 뭐라뭐라 답하고 했데요.</div> <div> </div> <div>즉 아저씬 올 중국으로 말하셨고.</div> <div>전 올 한국어로만 말했다고.</div> <div> </div> <div> </div> <div>근데요.....</div> <div>저 진짜 그 아저씨가 어느나라에서 왔냐. 어느 도시냐 물었던것도 똑똑히 들었고.</div> <div>2개 시키면 세일해준다는 거랑... 뭣보다 2층으로 올라가서 왼쪽 반층 위 라는걸</div> <div>정말 확실하게 들어서 올라가며 "요기서 왼쪽 반층 위라고 했어~" 이러고 언니한테</div> <div>다시 말해주기까지 했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에이... 영어로 한거겠지. 말이 돼?"</div> <div> </div> <div> </div> <div>기계처럼 길 바닥에서 찌라시 나눠주는 일 하던 아저씨...</div> <div>막 이민와서 말이 안되는 사람이 하는 일.................0.0</div> <div> </div> <div> </div> <div>혼이 빠진 상태에서 한국어처럼 들리던 아저씨의 중국어..... </div> <div>저는 그렇다 치고 아저씨는 어떻게 내 말을 알아 들었던거지?</div> <div>그 아저씨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말했던건 자기 말을 알아듣는 사람을 </div> <div>만나서였던건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직 뭐가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겠어요.</div> <div>그런데... 그냥 타지에서 그 나라 말에 익숙치 않아 고생하던 두 외국인에게 </div> <div>위로의 선물같이 일어난 신기한 사건 이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언니와 어머어머 왠일이랴하며 오도방정 떨며 신기해하고 </div> <div>왠지 웃게됐고 밥도 맛있어서 더 좋았던</div> <div> </div> <div> </div> <div>어느날 일어난 제 인생 유일의 신기한 일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