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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고양리그SCP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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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3665
    작성자 : 고양리그SCP
    추천 : 1
    조회수 : 268
    IP : 115.22.***.9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5/28 01:55:42
    http://todayhumor.com/?panic_93665 모바일
    [장편] 이끌림과 만남 01
    옵션
    • 창작글

    넘쳐오는 졸음에 물결에 서서히 눈꺼풀이 떠질락 말락 하다 이내 감기었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몸 전체에서 따듯한 온기가 느껴져 온다 아득한 의식에 저편에서 간드러지고 느릿 느릿한 현악기들에 협주곡들이 들려온다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들지 않는다.
    단지 내가 지금 이렇게 엎드려있고 몹시나 평화롭다는 사실에 짐짓 마음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졸음에 순응할 뿐.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평화로움을 알았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서서히 멀어지는 의식에 영역 속에 몸을 맡기려던 찰나 서서히 사라지던 생각들 중 하나의 단어가 
    나의 몽롱한 의식 속에 냉수를 끼얹었다. 
    '여긴 어디지?'
    공포와 두려움이 의식을 꽉 잡는다 사늘해진 등골을 따라 이내 소름 끼치는 닭살들이 돋아난다.
    '여긴 어디인가?' 
    가까스로 회복되는 의식이 서서히 기억들을 되짚어 낸다
    나는 분명히 방금 전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무거운 책가방을 매 들고는
    끔찍한 등굣길에 나섰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어떻게 됐지?'
    기억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 머릿속이 안개로 꽉 찬 듯이 막힘을 느끼자
    이내 짜증이 올라온다.
    그러나 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은 끊임없이 머릿속에 의문을 집어넣는다
    '여긴 어디인가? 분명히 하굣길이었던 내가 왜 이곳에 엎드려 있는가 왜?왜?왜? '
    일단은 엎드려있는 고개를 돌려보자 마음먹고 돌려보려 하지만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정확히는 온몸에 힘이 도저히 들어가지를 않는다 내 팔 다리 몸이 마치 나의 정신만을 빼놓고 자고 있다는 듯이 
    아무리 노력해보아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어찌저찌 내 눈만큼은 움직일 수가 있어 눈꺼풀을 떠 보았다 앞에는 어둠만이 보였다.
    온몸에 힘이 안 들어가질지언정 감각만은 살아있었다 
    내가 어느 의자에 앉아 책상에 엎드려있음을 대략 '추측'했다 최소한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평소에 학교에서 누워본 느낌으로서 말이지.
    하지만 그 외에는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알 수 없음에 두려움이 몰려온다 온갖 두려운 상상들이 떠오른다 '납치, 감금 인신매매' 그 외에 어디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두려운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자 두려움만이 한없이 가중된다.
    그런 망상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라도 의식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조금식 조금식 현실 감각이 회복되고 있었다 몽롱했던 잠결에서 깨어나지니 귀도 열리고 감각도 더 세밀하게 느껴진다.
    어디선가 멀리서 향긋한 허브 냄새가 코 끝을 간지렀다 귀를 귀 기울였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끼익 거리는 소음과 함께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발자국 소리가 서서히 다가온다 
    두려움과 약간의 호기심에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발걸음이 이내 나의 등 뒤까지 돌아와 멈추었다.
    그 순간 몸이 뒤로 젖혀지자 나는 그대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갑작스러운 빛이 눈에 들어오자 나는 신음하며 눈을 찌푸리었다
    눈부신 빛에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고 신음하는 사이 발자국 소리는 다시 나의 앞으로 이동하고는 이내 끼익 거리는 의자 소리와 함께
    덜컹 거리며 앉았다 
    '안녕하세요?'
    젊은 여자의 목소리 조금은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서서히 빛에 익숙해지고 그제야 앞에 서있는 흐릿한 형체가 조금시 선명해진다. 
    나의 몸은 뒤로 젖혀진 이래 그대로 의자에 기대어져 앞만을 볼 수 있었다 나의 앞으로는 양복을 입은 단발머리에 젊은 여자가 보였다.
    '저가 보이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려 하나 이내 고개를 끄덕일 수 없음을 깨닫고는  그저 눈만을 깜빡였다 
    그러자 내 앞에 있는 여자는 이내 내 상황을 알았는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은 불편하실 거예요 방금 깨어나셨으니까 약 효과가 풀리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죠 불편하겠지만 좀 있으면 멀쩡해질 테니 안심하세요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을 상긋상긋 내뱉고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제야 나는 나의 상대편 사람에 대해 조금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짧은 단발머리에 뿔테 안경을 낀 상대방은 나보다 조금 연상에 젊고 장난기 넘쳐 보이는 (그 짧은 순간에 느낀 느낌이지만) 몹시 귀여운 여자였다 나에 시선보다 약간 아래에 있기에 그녀가 나보다 작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게 마치 나의 이 당혹스러운 상황이(나의 얼굴에 감각이 없는 것을 볼 때 아마도 나의 당황한 눈을 보는 것이겠지) 그녀에게는 몹시라도 재미난 일인 눈치였다
    '아무래도 많이 당황스럽죠? 애석하게도 아직은 서로 통성명할 상황도 아니네요? 그건 좀 있다가 하기로 하죠'
    그녀는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손을 내미는 게 악수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임을 알고 장난을 치는 것임을 알았다 그녀에 악동 같은 행동에 화가 나 나는 보려 보았고 그녀는 내가 화난 것을 눈치챘다는 듯이 조금 장난기 넘치는 웃음과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팔을 괴고 나의 얼굴을 찬찬히 평가하든 훔쳐보더니 
    이내 그녀의 손을 아래로 뻗어 가방을 집어 올리고는 다이얼을 돌려 딸깍 소리와 함께 가방을 열었다
    가방 안에는 다량에 서류 다발들이 보였다 그녀는 한 뭉치나 되는 서류들을 자기 앞으로 옮기고는 그중 하나를 꺼내 나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흠칫 놀라서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나의 이름 나이 주소지 그뿐만이 아니라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있었던 곳 내가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가 빼곡하게 정리되어 적혀있었다
    놀라고 있는 나의 표정을 보면서 다른 서류뭉치에서 몇 개를 꺼내었다
    '보자…이거는 10살 무렵 때의 일들 이거는 13살 때의 일들 
    오 중학교 때부터는 훨씬 자료가 많네요?
    역시 인터넷은 정말 좋단 말이에요 안 그래요? 이렇게까지 많은 개인 정보들을 알려줘 자료들을 만들어주는데 감사함을 느껴야 할지 경의를 표해야 할지'
    손으로 문서 몇 장을 장난스럽게 내 눈앞에 흔들며 그녀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자 아무튼 너무 긴장하지는 말아요 해치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런 너무 늦게 말했나?
    보나 마나 당황하고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너무나 당연한 거니까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거든요 안 그래요? 그렇다고 혹시나 실금하지는 말고 그래서 이렇게 편안한 장소를 택한 건데.. 아무래도 다음에는 데려오는 과정에 더 힘써야 하려나요 정 불편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약이라도 놔드릴 수 있는데 '
     그렇게 악동에 못됀 장난과도 같은 몸짓과 말투로 말을 이었갔다
    '뭐 잡담은 여기까지 하죠 시간은 금이라고 하죠? 그쪽에 불안과 두려움을 해결해드리고 이 상황을 설명해드리는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는 게 옳을 테니까요' 
    그러고는 그녀는 턱을 괴고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기묘한 정적이 흘렀다 겨우 그녀를 똑바로 노려보는 데에 모든 힘을 쏟았는지 더 이상 밝은 불빛들에 지친 눈꺼풀이 감겨온다
    그럼에도 그런 거와는 상관없단 듯이 목소리가 귀를 타고 들어온다
    '자 일단 대화를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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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29 17:24:53  14.37.***.136  babylio  280002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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