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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3638
    작성자 : 아라아름아빠
    추천 : 51
    조회수 : 7671
    IP : 118.223.***.192
    댓글 : 35개
    등록시간 : 2017/05/26 01:45:31
    http://todayhumor.com/?panic_93638 모바일
    자기전에 쓰는 우리 엄마는 무속인입니다.3
    1. 엄마는 무속인이다 보니 모든 얘기를 무속신앙으로 풀어서 얘기 하시는데 요즘 세상에 배곯는 귀신이 많다네요. 제사라는걸 엄마나 저나 귀찮고 그저 산사람 먹는거라 생각했었는데 무속인이 되고 나서는 그게 아니라는걸 알았답니다. 요즘 흉흉한일이 많은 이유도 그때문이라나?
    조상이 배고파서 자손들 찾아가 밥달라 해도 들을 수 없으니 해꼬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네요. 괴씸하기도 할테고... 그리고 귀신이 악의없이 산사람 만져도 그쪽이 아프고 한대요.

    2. 저는 기왕 엄마가 무당이 된거 최고의 만신이 되시라 말씀드립니다. 굿하라고 하지말고 굿 말고 다른 방도가 있다면 그 방법을 알려주시라 ㅎㅎㅎ
    그래서 엄마가 무속인 하는동안 굿하신건 세번정도 되려나? 한손가락으로 꼽구요 대개 기도터에 가서 제사음식 깔아놓고 기도하는걸 합니다
    그걸 치성이라고 하던가.... 뭐라고 하는지 기억은 안나네요.
    그래서 울 엄마 돈 못벌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정말 굿해야 할때면 하라고 하지만 강요는 안한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엄마를 신뢰하는지도 모르겠네요....

    3. 엄마가 무속인이 하는말을 맹신하지는 말라고 합니다.
    사주는 못바꿔도 팔자는 바꾼다고 이쪽에서도 점사가 좋게 나와도 내가 노력해야 얻는거지 노력을 안하면 좋으니만 못하다고... 인생은 내가 개척하는거고 본인은 그저 방향만 잡아주는 조력자일 뿐이라고...

    4. 엄마가 말하시길 본인은 귀신을 보진 못하고 소리나 느낌으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니면 몸에 접신했을때 귀신의 눈으로 보는데( 접신은 귀신에게 몸을 빌려준거라서 귀신이 몸에 실려서 하는 말 보는거 다 본인도 같이 본다고...ㄷㄷ) 사고로 죽은사람은 진짜 끔찍하다네요. 천도제를 몇번 한 귀신은 깔끔한 모습인데 못 한 귀신은 사고 모습 그대로..

    5. 이건 좀 짠한 이야긴데 우리엄마 무속인 이름이 (한라산 동자보살)인데 죽은 동생이 한라산에서 공부했다네요. 그래서 한라산 동자보살이란 이름을 쓰세요. 
    법당에 아기 맹두(여자 아기 귀신)이 왔다길래 물어보니... 지리산 기도 중에 우리 죽은 동생이랑 같이 공부하던 귀신이 따라왔다네요. 정황을 물어보니 가족끼리 제주도 여행갔다가 교통사고로 일가족이 죽었고 자기도 떠돌다가 한라산 산신할아버지 밑에서 공부했다고...(엄마 몸에 실려서 그 맹두가 얘기 하더라고요) 그얘기 듣곤 짠해서 걔 먹고 싶은거 물어봐서 사다줬는데... 진짜 모르는 사람 보면 쌩쇼한다고 할지도...
    그애가 11살에 죽었다는데 울엄마 진짜 열한살인줄... 연기라면 대배우가 됐을껍니다. 
     
    6. 엄마 몸에 귀신이 들리면 죽은사람 생전에 하던 모습을 그대로 합니다. 우리엄마 담배 혐오하고 술도 한잔 입에 못대는데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몸에 실리면 담배도 필때 있고 술마실때도 있고.. 맨날 울어요. 자기딸 험한일 시킨다고... 그래놓고 외할아버지 나가시면 엄마가 법당에 무릎꿇고 빌고....(법당에서 술마시면 안된대요 법당에 계신 귀신은 몇십년 몇백년 공부하고 명패받은 높은 신이고 외할아버지는 잡귄데 건방지게 술마시고 제자가 그거 컨트롤 못한다고...)
    아마 점집가서 사람들이 무속인을 믿게되는 계기가 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죽은사람 생전에 하던 버릇까지 엄마가 하는데 참... 그거 보는 가족들 곡소리 나는거 들을때마다 짠해지고 그래요. 

    이제 소재가 슬슬 고갈되고 있네요.
    우리 엄마는 본인이 무속인인걸 부끄러워 하세요. 그래서 동생 결혼때까진 잠시 쉰다고 하시네요. 난 우리엄마가 참 자랑스러운데 본인은 미안하대요. 글쎄요, 저는 사돈집안에서 울엄마 챙피하다고 부끄럽다고 한다면 동생 결혼 반대할라고요.ㅎㅎㅎㅎㅎㅎ
    우리 처갓집 장인장모님도 그런생각 안하시고 저도 울엄마 무속인이다 당당하게 얘기하는데 그게 뭔 흠이라고.
    인식이 좋지 못한건 알지만 좀 그래요 ㅎㅎㅎㅎㅎ 

    재미없어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굿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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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26 01:47:57  182.228.***.212  이광수씨  51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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