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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3327
    작성자 : 인스머스의눈
    추천 : 3
    조회수 : 944
    IP : 218.235.***.10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4/30 2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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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고악신경의 역사 -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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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고악신경의 역사>
     
     
     
     1360년은 공민왕 재위 9년에 해당되는 해이다. 당시는 원제국의 간섭기로 고려 사회에 라마 불교의 영향이 짙게 드리워졌던 시대였다. 공민왕의 생일인, 음력 523에 맞추어 원황실에서 보낸 축하 사절단 중에 매우 수상쩍은 티벳인 승려가 섞여 있었다.
     
     
     그 요승의 음산한 행색에 대한 기록은 지극히 적고 단편적이라, 그 형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 다만 눈매가 정녕 범처럼 사나웠으며, 눈동자가 범과 삵과 고양이류의 그것처럼 시간대마다 변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진정 사람의 것인지, 범의 눈인지 분간되지 아니할 정도로 섬뜩하였다 한다. 눈길이 스치기만 해도 요승의 눈에 서린 잔인하고, 야성적인 살의를 보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고 살갗이 돋아나는 소름이 느껴질 정도였다 한다. 그리고 몸 전체에, 머리부터 발목에 이르기까지 범의 무늬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는데, 그 문양의 세밀한 자세함이 얼마나 지나쳤던지, 과연 문신인지, 피부 자체에서 자생한 발현인지, 눈으로 보아도 판가름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전한다. 기록을 전하는 이의 구문마다 보아도 믿지 못하겠노라고 말하고 있다.
     
     
     요승은 자신이 응아뤼보다 더 먼 서쪽 지역에 있는, 지금까지도 인류에게 발견되지 않았으며 알려지지도 않은 아마득하고 거대한 고원에서 탄생하였다 주장하며, 나반과 아만, 아이사타보다도 오래된 종족의 존재와 그들의 신비로운 교리를 가르치러 왔노라고 설파하였다. 그가 가져온 유물 중에는 장전불교의 이국적 특이성을 고려해보아도 도무지 불교적인 양식으로 볼 수 없는 해괴한 모양새의 반좌상이 있었는데 더욱 기이한 것은 그것이 제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듯한 보라색의 암석에 새겨진 조각이라고 한다. 그와 함께 기원을 더듬을 수조차 없는 태고의 비경중에서 일부를 발췌한 필사본이라 주장하는 문서가 몇 장 있었다.
     
     
     정체불명의 요승은 양광도 홍주 지역에 정착하여 고대동이란 곳에 본당을 세우고, 자신의 사악하고 괴법한 교리를 전파하였다. 난세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그 교세는 삼년 동안 인근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었으나, 역시 太古의 법명을 수여받은 보우 대사가 소설산에서 은거를 멈추고 하산하여, 요승과 대치하였다. 보우와 요승은 일곱밤 일곱낮 동안 생사를 건 법력난전을 벌이며 처절한 사투를 펼쳤다. 보우 자신도 홍주 사람으로서 그런 사악한 마도가 세상에 전파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요승은 사투 끝에도 자신은 반드시 환생할 것이며, 호귀(虎鬼)의 형상으로 이 나라를 모두 뒤덮으리란 망측한 저주를 퍼부으며 비명하였다. 보우가 입은 내상역시 적지 않았다.
     
     
     보우는 요승이 가져온 악신적인 반좌상과 비문서를 모두 세상에서 없애버리려 했지만, 반좌상은 아무리 단단하게 제련된 무쇠의 망치로 때려도 다섯 조각 아래로는 부수어지지 않았으며, 사악한 비경은 불길이 펄펄 끓는 대장간의 용광로에 던져도 한줌조차 그슬리지 않았다. 보우는 소설산에서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숙한 기슭에 두 물건을 매장하였다.
     
     
     왕조가 바뀌고 5세기가 지나는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다. 양광도는 충청도로 개명되었지만, 여전히 홍주는 시대의 변화와 무관하게 그 시절대로의 이름으로 불리었다. 주민들은 변함없이 저들 자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요승과 비경에 대한 흉문은 세월의 바람에 흩날려 소리도 없이 소식도 없이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저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옛날 시절의 전승에 떠도는 풍문에 불과한 뿐으로, 바람 따라 전해졌고, 바람 따라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1832년의 722일은 순조 즉위 32년의 해였다.
     
     
     이날 아침, 먼 바다에서 안개의 어스름한 자욱함이 조금씩 걷어지고 해안가에서 제법 먼 곳에 있는 암초의 꼭대기가, 눈썰미 좋은 사람들의 눈에 차츰 들어오는 그런 시각이었다. 충청의 홍주 인근 앞바다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500톤급 상선이 출몰한 것이다.
     
     
     로드 암허스트(Rord Amhurst)호의 통상 요청은 승낙되지 않았지만, 독일 출신의 귀츨라프 신부가 홍주 목사 이민회의 허락 하에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선교 활동을 한다. 그는 감자재배법과 포도주의 제조법 및, 한문성경과 주기도문의 한글번역을 가르쳐 주는 등의 선한 활동을 했지만, 동행한 사절단의 전원이 하늘의 거룩한 뜻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67명으로 전해지는 사절단 중에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해 보이는 독일인이 한명 있었다. 훗날 그의 출신국은 오스트리아로 정정된다.
     
     
     그 인물은 홍주에서 가장 외딴 곳에 고립된 지역인 고대동까지 찾아가서 가야 서원이란 곳을 방문한다. 당시에 그 서원의 이명은 문장각이라 불렸지만, 그는 제멋대로 그곳을 미펜 서고라 불렀다. 정확한 뜻은 아마도 훗날에 미펜 서고라 불릴 곳이라 말하였다는 뜻이지만, 그곳의 선비들은 당연히 그의 독일어를 알아 듣지 못했다. 그 인물의 본명이 미펜이며, 린츠 출생자란 것은 아주 최근에 밝혀진 사실이다. 그가 스스로 자신을 린츠 미펜이라고 호칭하였는지는 지금까지도 불명확하다.
     
     
     그는 삼천 여장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문장각에 기증 하였는데, 라틴어로만 적혀진 고서의 내용을 유생과 서관들중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필체의 요란한 휘갈겨짐과 첨부된 삽화들의 음산함에 당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는 불길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서툰 조선어로 이것은 성경과는 다른 훨씬 더 오래되고 신비로우며, 진실된 태고의 비밀을 담은 또 한권의 성스러운 경전이라 매우 강한 어조로 전하였다고 한다.
     
     
     그는 그저 책을 전해만 주고, 해가 막 중순을 지나갈 무렵이 되자 그 서원에서 무언가에 쫓기듯 서둘러 사라졌다. 그러나 그가 진정 종적을 감췄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스산한 흉문에는 보름달이 환히 떠오른 그날 밤, 그가 문장각의 뒤편에 있는 장고산의 한 언덕에 올라 서서 가야 서원 전체를 음산히 내려다보며, 단지 음성으로 듣기에도 해괴하고 요상한 주문을 수차례나 읊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흉문은 깊은 산골짜기에서 불법을 수행하는 소수의 법사들과 신령과 소통하는 몇 안 되는 무녀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오는 것이다. 그들 모두가 지하 깊은 곳에 있는 가장 사악한 존재의 마기가 지상 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음산한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잠에서 깨어나 그런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가 행한 두 손의 동작 또한 이해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는데, 당시에 귀츨라프를 따르는 사절단이 보여준 종교적 의식의 행위와는 전혀 연관이 없음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천주에 대한 이해 여부와는 전혀 무관해 보였을 정도로 괴이했다고만 전해진다. 그 뜻을 아는 사람은 지금까지도 전무하기 때문에 의식의 연기 또한 여기에 적지 못함이 애석할 따름이다.
     
     
     또한 출처불명의 흉문중 하나는 그 남자가 홍주와는 까마득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소설산 주변의 인근 마을에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내용이 진실이라면 5세기전의 사악한 유물과 관련된 것이 틀림없지만, 그가 유물들을 발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세대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선 사회가 몰락해가는 시간 속에서, 그 수상한 남자와 기이한 고대의 서적과 관련된 일화는 들려오지 않았다. 사건은 그저 조용하고 은밀하게 세월의 숲속에 파묻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1862, 철종 13년의 해에 너무나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사건이 홍주 지역에서 발생한다. 세도정치의 수탈로 인해 민심이 흉흉하고 기근과 역병이 도처에 창궐하던 시대임을 감안해도 그 사건의 내용은 냉철한 이성을 지닌 인간이라면 결코 믿고 받아들일 수가 없다.
     
     
     고대동 주변에서 호피 가죽을 입었거나, 혹은 호피 무늬를 장식한 수의를 걸친 괴상한 집단들이 나타나 뜻을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고 다니며, 마을 주민들에게 해괴한 교리를 가르치고 다녔다는 것이 진실의 서막이다. 교리의 내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나, 황충보다 수가 많은 범들이 팔도에 출몰할 것이며, 백두산맥에 있는 모든 고봉보다 더 크고 거대한 범의 형상을 한 신이 세상에 출현할 것이라 예언하고 다녔다한다. 그 신은 분노로 음란한 세상을 심판할 것이며, 믿음을 같지 않는 자들은 모두 스스로 처형한다고 한다. 그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이빨과 발톱이란 흉기로 처형식을 자행한다는 것이다.
     
     
     범신의 기리(奇利)한 이들 중에서 두 가닥의 송곳니는 뱀의 독니처럼 뾰족이 튀어나와 있다고 한다. 범신이 그 입으로 믿음 없는 사람을 아작 내고 씹어내는 광경을 보게 되면, 눈으로 볼 수 없는 장면에 까무라쳐 기절하는 것이, 범신이 베푸는 유일한 은혜라고 한다. 범신의 분노를 멈추는 방법은 갓 출산한 신생아의 태반과 처녀의 피를 바쳐야 한다는 것이다. 열두 아기와 열두 처녀를 달이 차오르는 밤마다 범신에게 공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집단이 고대동의 토착 주민들에게서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외지의 궁벽한 곳에서 출몰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고대동의 주민들 중 적지 않은 수가 그 집단의 교리에 흡수된 것은 분명하며, 홍주 지역 인근으로 순식간에 교세를 넓혀갔다. 그 비밀스러운 집단의 교리가 사람들의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출몰했던 여타의 신흥종교와는 어떤 연관도 없음 또한 자명하다.
     
     
     그들의 사악한 교세가 아무리 급속히 확장해도, 정상적인 정신을 가진 홍주 주민들이 그런 해괴한 교리에 전부 동화될 리는 만무하다. 당대의 홍주 목사 김형수는 하루 속히 이런 자들의 비정상적인 출몰과, 그 광기어린 교세가 세상을 더 타락시키기 전에, 조정이 속히 나서서 진압에 임해주길 요청하는 장궤를 속속 올렸지만, 민중 봉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사회적 혼란의 상황에서, 그런 보고에 귀를 기울이는 관료는 조정 안에 아무도 없었다.
     
     
     급기야 6월의 하지 전날 밤, 일 년 중에서 가장 크게 차오르는 달을 맞이하기 전날의 밤이었다. 그 집단들의 사악한 교리는 결국 세상에 마수를 내밀고야 말았다. 홍주의 열 네 현중에 한 지역인 보령현의 어느 산간 촌락이 그 악랄한 광신도들의 공격으로 황폐하게 학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형언할 수 없는 광기의 손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이전에도 홍주 지역내 마을 곳곳에서 처녀와 아기들이 납치되고 있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들렸지만, 기어코 자신들의 광기와 흉악한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보이게 된 것이다.
     
     
     그 사건이 어느 시각부터 시작된 것인지는 정확히 기록된 것이 없다. 올바른 사고를 가진 이들은 이런 참사를 차마 온전한 정신으로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참혹했음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해가 서쪽의 산기슭 너머로 숨어들고, 새벽닭이 울 시점에 다시 해가 산골짜기 너머에서 빛을 보이려하기 전까지, 그 반나절 동안 육십여 가구에 해당되는 주민들이 그 미친 것들의 손아귀에서 생사가 결정 지어져 버렸다, 다시 말하지만 그 모든 진실은 여기에 다 수기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천주 혹은 상제에 대한 믿음과는 무관하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불경이고,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불성과 성성에 대한 저주이자 모독일 뿐이다.
     
     
     그 작은 마을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던 주민들 중에 성인 남자와 여자, 돌이 지난 어린 아이, 노파와 노부는 깡그리 척살을 당하였다. 하지만 곧 출산시기를 앞둔 임산부, 아직 돌이 찰 나이가 되지 않은 갓난아이들, 시집을 가지 않고 정말로 처녀의 혈통을 순수하게 지닌 여자들은 모조리 납치되어 사라졌다. 선비와 양인, 노비와 백정의 관계는 그들에게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그들이 고대동을 에워싸고 있는 장고산의 최고봉에서, 범의 얼굴을 조각한 목상들을 늘어세우고, 호피를 입힌 범형상의 석조상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차마 여기에 기록할 수 없는 그 끔찍한 제식을 치러낸 것은 분명하다. 조정에서 보낸 진압군들조차 그 참상을 목격하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참상을 온전하게 전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가 정신을 놓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참상을 보고 정신을 챙길 사람은 어디 있겠는가. 뒤늦게 도착한 조정 군사들조차 그러할진대, 그 참사의 현장을 직접 눈과 귀와 모든 감각으로 다 목격한 사람들의 정신은 어떻겠는가. 그저 제 목숨만을 부지한 몇 안 되는 피난민들이 가까운 마을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전하였고, 그들의 횡설수설하고 논리 없는 말을 처음부터 곧이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참사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되면서 그런 사람들 모두가 말문을 잃고 일순간 눈을 감아 버려야 했다. 비명하고 혼절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보자마자 산간 너머로 도망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무간지옥이 제 스스로 눈을 뜨고 인간에게 보여주는 아비규환이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조정은, 수어총의 장정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근력과, 가장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된 장정을 추려내고, 여기에 총리영에서 가장 용맹하다 평가받는 삼십 여명의 장정을 참여 시킨 진압 편대를 구성하여 홍주로 파견한다. 당대의 부패한 사회상을 감안한다면 그들은 육체와 정신 모두 최정예의 무장과 무력을 갖춘 군사들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럴 진데도, 그들은 장고산의 산기슭 속으로 들어가면서 정신을 잃어갔다. 정신과 함께 하나둘씩 목숨도 잃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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