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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2806
    작성자 : VKRKO
    추천 : 27
    조회수 : 3017
    IP : 112.149.***.171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7/03/13 23:18:38
    http://todayhumor.com/?panic_92806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3층의 토시코
    <div>봄.</div> <div><br></div> <div>젊은이들에게는 희망으로 가득 찬, 새 생명의 숨결을 느끼는 계절이리라.</div> <div><br></div> <div>하지만 나 정도 나이가 되면, 무언가 번거롭고 초조한, 그래서 묘하게 조용한 잠을 원하게 되는 계절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밤 중, 고양이가 우는 것을 들으며 천장을 올려다 보는 때.</div> <div><br></div> <div>혹은 이렇게 툇마루에 앉아 벚꽃이 지는 것을 보고 있을 때.</div> <div><br></div> <div>쓸데없이 옛 일들이 떠오르곤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저편의 공기에 맞춰 숨을 쉬고 있다.</div> <div><br></div> <div>위험하다고 느껴 정신을 차리면, 몹시 지쳐있음을 느끼곤 한다.</div> <div><br></div> <div>분명 이름은 토시코였을 것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 외갓집은 도쿄 변두리에서 생선가게를 했었다.</div> <div><br></div> <div>타이쇼 무렵에는 황궁에도 생선을 팔았었다니, 그 규모가 보통이 아니었던 셈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가게 구조는 그리 크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1층에는 가게가 있고, 2층에는 가족들이 사는 집이고, 그 위에 3층이 있었다.</div> <div><br></div> <div>3층이라고는 해도 이불을 넣는 창고와 다다미 4장 반 정도 크기의 작은 방이 하나 있을 뿐이다.</div> <div><br></div> <div>토시코는 전쟁 전부터 그 방에서 먹고자며, 더부살이로 일하던 가정부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외갓집에는 가족도 많아 딱히 일손이 모자랄 일은 없었지만, 지인이 아무쪼록 부탁한다며 말해와 토시코를 떠맡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어디서 태어났는지는 모르지만,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었을까.</div> <div><br></div> <div>다들 토시코 내지는 토시짱이라고 낮춰부르곤 했지만, 나이는 이미 그 무렵에 마흔을 넘었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장애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조금 머리가 안 좋고 말도 부자연스러웠다.</div> <div><br></div> <div>매년 정월, 친척이 모이면 토시코는 뭐가 그리 기쁜지, 언제나 싱글벙글 웃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요리와 술병을 나르며 바삐 일했다.</div> <div><br></div> <div>다만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어른들에 싫증난 우리 아이들과 놀았던 기억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여덟살인가 아홉살이던 때, 그 토시코가 죽었다.</div> <div><br></div> <div>사흘인가 앓아눕더니, 반시간 동안 끙끙대며 괴로워한 끝에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장례식에는 어머니만 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유골은 고향에 가지러 갔는지, 아니면 고향에서 누가 가지러 왔는지.</div> <div><br></div> <div>어찌되었든 외갓집 무덤에는 이름이 없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일년 정도 지났을 무렵, 아마 봄 춘분과 추분 사이가 아니었나 싶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머니에게 이끌려 외갓집에 갔으니, 아마 그럴 것이다.</div> <div><br></div> <div>나는 어머니 곁에 앉아, 숙모들에게 떠받들어지며 초밥을 먹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러던 와중 오줌이 마려워져, 화장실로 향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화장실은 복도 끝을 오른쪽으로 돌면 있었다.</div> <div><br></div> <div>메이지 초기에 지어진 꽤 낡은 집이었기에 복도는 가늘고 어두웠다.</div> <div><br></div> <div>마루는 황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볼일을 마치고 또 복도 끄트머리까지 오니, 정면에 좁고 어두운 계단이 있었다.</div> <div><br></div> <div>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었다.</div> <div><br></div> <div>계단이 갑작스레 튀어나왔을 뿐더러, 전등도 있는지 없는지, 올려다 본 위쪽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계단 중간보다 조금 위에, 토시코가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사람들이 몰렸을 때 보여주던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나에게 손짓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무섭지는 않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그제껏 3층에 발을 디딘 적이 한번도 없었다.</div> <div><br></div> <div>무언가 올라가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가 예전부터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호기심이 동했기에, 나는 계단에 한쪽 발을 먼저 올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된다! 가면 안돼!]</div> <div><br></div> <div>그때, 등뒤에서 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깜짝 놀라 돌아보니, 거기에는 증조외할머니가 서 계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무척 장수하신 분이라, 99살 되시던 해까지 사셨다.</div> <div><br></div> <div>그때는 아마 80살 정도 되셨을 것이다.</div> <div><br></div> <div>남편을 일찍 잃고도 여자 혼자 가게를 크게 키운, 다부지면서도 대하기 어려운 분이셨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증조모가 나를 향해 [어서 이리로 오련.] 하면서 손짓하고 계셨다.</div> <div><br></div> <div>다시 계단을 올려보자, 과연 증조외할머니는 무서웠는지, 토시코는 등을 돌리고 천천히 계단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이윽고 그 모습은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증조외할머니는 내 옆, 계단 아래까지 오시더니, 잔뜩 찌푸린 얼굴로 위를 바라보셨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잘해줬건만... 못된 장난 따위는 하지 말아라.]</div> <div><br></div> <div>나중에 숙모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외갓집에서 살던 이종사촌 셋도 다 같은 체험을 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상하게도 토시코는 어른이 있으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 3층에는 무엇이 있는지, 아직도 나는 모른다.</div> <div><br></div> <div>집은 어느새인가 재건축되어, 콘크리트로 된 2세대 주택으로 다시 세워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은 증조외할머니도, 숙모들도 다 저세상으로 건너가셨고.</div> <div><br></div> <div>봄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조금 애매해지곤 한다.</div> <div><br></div> <div>그런 일을 생각하다보면, 또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게되는 요즘 세상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80"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80</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div>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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