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떨다 잠든 나는 트렁크에 뚫어놓은 작은 구멍을 통해<br> 아침이 왔음을 깨달았다.<br><br>바깥의 소리를 들어보니, 좀비들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br><br>하지만 종종 먹이를 보면 끈질기게 기다리는 녀석이 더러 있어서<br> 안심할 수 없다. <br><br>희미한 햇빛을 통해 시계를 봤다. 벌써 8시 50분이나 되었다.<br><br>거의 12시간 가까이 잠들다니<br><br> 공포와 함께 어제 순각적으로 낸 어마어마한 살상력의 댓가였을지도 모른다.<br><br>잠을 잤다지만 거의 20시간 가까이 아무것도 안먹었더니 <br> 여간 배가 고픈게 아니다.<br><br>다행히 트렁크 안에는 일정량의 음식을 두고 있어서 다행이다.<br><br>나는 옅은 햇빛속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아침을 먹었다.<br><br>어느정도 배가 찾다. 그리고 빠루를 한 손에 꽉 쥔 채로<br> 서서히 트렇크 문을 열었다.<br><br>퉁! 끼이이익<br><br> 살짝 열고 주변을 본다.<br><br>좀비가 주변에 두세마리 보인다.<br><br>하지만 체구도 그리 크지 않고 낮이라 그건 문제가 안된다.<br><br>나는 문을 열고 트렁크에서 나왔다.<br><br>크아아아<br><br> 좀비 한마리가 나를 봤다.<br><br>으아아악!<br><br>콱! <br><br>가까이 있는 좀비 한마리의 머리를 부수어버렸다.<br><br>키에엑! 쿠에엑! 쿠엑! 으아악!<br><br>좀비들이 이상하리만치 크게 소리를 지른다.<br><br>상황이 안좋다<br><br> 나는 서둘러 도망쳤다.<br><br>좀비들이 어설프게 나를 쫒아온다.<br><br>나는 혼신을 다해 뛰어 도망친다.<br>뒤를 돌아봤다.<br><br>이상하게 좀비들이 나를 쫒지 않는다.<br><br>나는 잠시 멍하니 좀비들을 보았다.<br><br>좀비들이 내가 죽인 좀비 주변에 모여 그냥 서 있다.<br>먹이라고 생각해서 주변에 있다기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br><br>마치 우는듯 좀비들의 어깨가 들썩이는 거 같다.<br><br>몇마리의 좀비 말고 주변에 있던 좀비들이 주변에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br><br>그 좀비들은 이미 죽어버린 동족의 시체를 먹고 싶어 안달이 난듯했다.<br><br>크아아아! 크악!<br><br>시체 주변에 있는 좀비들이 다른 좀비들을 막아선다.<br><br>좀비들에게 이성이 있다는건가.<br><br>혼란스럽다.<br><br>하지만 좀비는 좀비일 뿐이다.<br><br>그리고 다시 돌아서는 순간, 나는 좀비 한마리와 눈이 마주쳤다.<br>이글거리는 눈빛이 정말 매서웠다.<br><br>오래전에 죽은 시체의 눈이라기엔 너무나 매섭다.<br><br>무슨 좀비에게 이성이란 말인가!<br><br>순간 나는 잠시 멈짓했다. <br><br>우리 가족들이 내가 나가는 순간 보였던 모습..<br>어쩌면 희미하게 인간의 감성 가족이라는 둘레는<br> 좀비에게도 남아있는게 아닐까?<br><br>나는 이런 혼란을 뒤로 한채 문화 경기장을 향했다.<br><br>한참을 걸었다.<br><br>가는 길에 좀비를 간혹 한두마리 봤지만<br><br> 불필요하게 죽이고 싶은 마음이 사려서 그냥 지나쳤다.<br><br>그렇게 5시간 가까이 걸어 문화경기장에 도달했다.<br><br>개자식들 좀비들은 안 죽여도 내가 너희들은 죽이고 만다.<br><br>크아아악! 크악 ! 키에엑! 크웅우우<br><br> 헌데 문화경기장 주변에는 좀비들이 꽤 많이 몰려있다.<br><br>아뿔싸 좀비 한마리가 나를 발견했다.<br><br>키에엑! <br><br>젠장! 좀비들 수십마리 아니 수백마리가 내쪽으로 뛰어온다.<br><br>이건 손 쓸 방벅이 없다. <br><br>나는 전력을 다해 숨을만한 곳을 향해 뛰어갔다.<br><br>그 순간 무언가가 내 목덜미를 끌어 당겼다.<br><br>컥! <br><br> "뭐! 뭐야!"<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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