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동네 저 동네 탐사하며<br> 구한 소중한 소중 2병을 꺼냈다.<br><br> "미지근해서 꽤나 쓸꺼에요, 그런데 술 마셔본 적 있어요?"<br><br>수아는 콧방귀를 뀐다.<br><br>나는 열살이나 어린 수아에게 묘하게 진 느낌이다.<br><br> "수아씨는 언제 처음 술을 마셨는데요?"<br> "전 고2때 교회오빠 집에서요"<br><br>역시 교회오빠는 인류의 적인가.<br><br>나는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br>미지근한 소주에 참치캔은 꽤나 구색이 맞았다.<br><br>오늘은 보름달이 떠서 그런지 한밤중인데 <br> 방안이 참 밝다.<br><br>옛날에 불이 들어오던 시절이 어렴풋이 기억난다.<br><br>그나저나 수아 얼굴이 꽤나 이쁘다.<br>나 어쩌면 아무도 없는데 아 어떻게 하지<br><br>"아! 아저씨 아 미안해! 미안해!"<br><br>수아가 뜬금없이 하이톤으로 말한다.<br>아직 둘이서 한병도 안마셨는데 취한듯 싶다.<br><br> "아저씨 사실 나 21살이야!, 그리고 술 오늘 처음 먹어!"<br> "저..저기 수아씨.."<br> "아저씨 말 놔 말 놔!, 아저씨랑 띠동갑이잖앙~"<br><br>아 나이도 생각보다 어리고 아 귀엽다.<br>어쩌지. 어떻게하지<br><br>"수아씨 적당히 해요, 나도 아재지만 남자에요"<br> "아저씨 남자에요? 하하하 혼자서 여기서 뭐했는데요!?"<br><br>수아의 수아의 입담이 매우 걸쭉하다.<br><br> "수아씨 그만 자요!"<br> "아저씨 나랑 자자고? 아휴 변태"<br><br>에휴 빨리 재워야겠다.<br><br> "나는 술기운에 나쁜 마음 가지는 남자 아닙니다!"<br> "알았어요, 그럼 나한테 반말해요! 아저씨!"<br><br>수아는 생각보다 나를 잘 구슬렸다.<br><br> "수아씨는 어떻게 3년을 버텼어요?"<br> "저 말이에요!...."<br><br>수아는 3남1녀 중 막내였다고 한다.<br>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br><br> 아버지쪽에 면역력이 있었던 건지<br> 어머니만 바이러스에 의해 좀비가 되었다고 한다.<br><br>어머니를 잃고 18살밖에 안된 수아는 집에서 <br> 살림을 주로 했다고 한다.<br><br>오빠들과 아버지가 주로 밖에서 사냥을 음식을 구해왔고<br>6개월에 한명씩 오빠를 잃었다고 했다.<br><br>아버지와 헤어진지도 벌써 보름째라고 한다.<br><br>집에 비축했던 음식이 동이나서 나를 만난 날 아침<br> 처음으로 먼 곳까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녔다고 했다.<br><br>이야기를 다 할 때쯤 우리는 소주 2병을 다 마셨다.<br><br> "아저씨 근데, 그거 알아요. 무학경기장에 대피소 있다는거"<br><br> "응? 정말이야!?"<br><br>나는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br> 수아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뻗어서 잠을 잤다.<br><br>쌔근쌔근 아직 귀여운 아이인데<br> 나는 수아를 거두기로 마음 먹었다.<br><br>수아의 마음을 빼았아서 반드시 나는 도둑놈이 되고 말겠어!<br><br>아침이 밝았다.<br><br>눈을 뜨고 주변을 보니, 수아가 없다.<br><br> "미야옹"<br><br> "아저씨 이애 이름이 뭐에요?"<br> "아아 수아ㅆ.. 아니 수야에 그 애 이름은 사랑이야!"<br> "아저씨 대단하네요 헤헤헤 이 난리에 동물도 키우고, 먹을거에요?"<br> "먹다니! 사랑이는 내 자식이라고!"<br> "에이 알았어요"<br><br>나는 챙겨온 식량으로 이틀간 알콩달콩 재밌게 지냈다.<br><br>이틀이 지나고 비축한 식량이 하루이틀밖에 남아있질 않다.<br>나가서 음식을 구해와야 한다.<br><br> "수아야, 너랑 나랑 처음 만나 저 슈퍼 보이지, 저기에 음식을 비축시켜야 해"<br> "네, 아저씨"<br> "그래서 난 한 하루 정도 집에서 나가가지고 식량을 구해서 챙길거야,<br>그 동안 우리 사랑이 밥 잘 주고 집좀 봐줘"<br><br> "아저씨 나 혼자 있으라고!, 같이가면 안돼?"<br> "안돼, 수아야 정말 위험해 그리고 혼자가 더 안전할수도 있어"<br><br>짧은 기간이지만 수아야 같이 나가면 액운이 낀다.<br><br> "수아야 오빠, 같다 올테니까 조금만 혼자 있어!"<br> "알았어 아저씨, 기다릴께."<br><br>은근슬쩍 오빠라고 했는데 안 받아준다.<br><br>아쉬운대로 빠루 대신 식칼을 챙겼다.<br>집 근처에 철물점이 있다.<br>거기에서 빠루 하나를 챙겨가야겠다.<br><br>후우... 이번에 진짜 많이 음식 챙겨와야겠는데<br> 나는 그렇게 2층 창문을 통해 믿으로 내려간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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