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슥 스스슥 <br>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br><br>낮에는 좀비가 밤보다 훨씬 적다.<br>그렇다고 아예 좀비가 없다는 건 아니다.<br><br>나는 빠루를 한껏 꽉 쥐고 <br>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간다.<br><br>소리가 이따금씩 나니 많아도 한두마리 정도다.<br><br>하지만 나는 겁이 난다.<br><br>좀비는 약하지 않다.<br><br>인간시절 완력이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다.<br>하지만 다행히 멍청하다.<br><br>나는 좀비의 머리를 노릴 것이다.<br>정확히는 뒤통수 아래쪽 연수 <br><br> 정확히 연수를 못 노려도 상관없다.<br>빠루로 힘껏 내려치면 두개골 정도는 <br> 쉽게 으깨버릴 수 있으니까.<br><br>후우, 후우, 천천히 다가간다.<br><br>예전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던 <br> 냉장통 뒤쪽에서 소리가 난다.<br><br>나는 빠르게 냉장통 뒷쪽으로 갔고<br> 나는 신고 있는 철심이 박힌 안전화로<br> 일단 발로 차려는데,<br><br>아무것도 없다. <br><br>도둑고양이 한마리가 유우히 지나간다.<br><br> "아 망할 것! 아오 이 시.."<br><br>그순간 <br><br> 우르르아아악!<br><br>나는 황급히 고객를 돌렸다.<br><br>아 망했다. 좀비가 두마리다. <br>그것도 건장하다 <br><br> 한놈은 170에 60정도로 상대 해볼만 하고<br> 또 한놈은 거의 2m에 120kg는 되 보인다.<br><br>이 주변에서는 본 적 없던 놈들인데<br> 어디선가 흘러 들어왔나보다.<br><br>이것들은 빨리 처리해야 하긴 하겠는데,<br>출입구는 좀비들이 등지고 있다.<br><br>나와 좀비들은 어색하게 대치 중이다.<br>좀비들은 기괴하게 고개를 돌리지만<br> 눈초리는 강하게 나를 향하고 있다.<br><br>내가 한놈을 치면 분명히 다른 한 놈이<br> 나를 노릴 것이다.<br><br>그때,<br><br>달그락 달그락<br><br> 슈퍼 입구쪽에서 돌이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br><br>좀비 두 놈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br><br>나는 이때다 싶어 일단 좀 작은 놈에 머리를 <br> 있는 힘껏 빠루로 찍어 버렸다.<br><br>효과는 대단했다.<br><br>작은 좀비놈의 두개골의 절반은 터져 사라졌고<br> 다리는 힘없이 주져 앉는다.<br><br>큰 좀비놈이 다시 고개를 돌린다. <br><br>좀비는 다른 좀비의 시체도 먹는다.<br><br>하지만 함께 있던 동료였던건지<br> 아니면 눈앞에 싱싱한 고기 때문인지<br><br> 널부러진 고깃덩이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br><br>흐우, 흐우 흐아악!<br><br>거대한 좀비는 그대로 내게 달려들었다.<br><br>쿵!<br><br>나는 그대로 넘어졌다.<br>무슨 자동차에 부딪힌 느낌이다.<br><br>좀비는 나를 물어뜯기 위애<br> 큰 입을 최대한으로 벌리고 달려든다.<br><br>하악! 하악! 우아악!!!<br><br>옆에 떨어진 빠루가 보인다<br> 한손으로 잠깐이나마 덩치를 밀어내고<br> 빠루를 집어 좀비 입에 끼웠다.<br><br>일단 한시름 놓았지만<br> 내 위에 올라탄 좀비가 너무 무겁다.<br><br>점점 힘이 빠진다.<br><br>하아, 하아, 하아,<br><br>퍽!<br><br>앞이 흔들거린다.<br><br>좀비가 내 머리를 손으로 내리쳤다.<br>손에 힘이 빠졌다.<br><br>좀비 입에 물린 빠루가 빠지려고 한다.<br><br>하지만 나는 그걸 붙잡을 힘이 없다<br> 나는 이대로 죽는구나.<br><br>이럴라면 나올때 사랑이 밥이라도 <br> 많이 주고 나올껄 <br><br> 후회가 된다.<br><br>어제밤에 볼려다 말았던<br>YAMEYA MUL JOM DA O! <br>안 본게 이렇게 후회 되다니<br><br> 좀비 입에서 빠루가 떨어져 <br> 내 머리위로 떨어졌다.<br><br>너무 아프다.<br><br>좀비는 오랜만에 먹을 싱싱한 고기 때문에<br> 너무나 즐거워 보인다.<br><br>아 이제 죽는구나.<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