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머리가 깨질것 같은 극심한 두통과 함께 눈을 뜬다.</div> <div> </div> <div> 잠시 동안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div> <div> </div> <div> " 미친.. 이거 뭐야.. "</div> <div> </div> <div> 숨을 고르고 몸의 긴장을 최대한 풀어본다.</div> <div> </div> <div> 두통이 조금 진정되고 나서야 주위를 둘러 볼 여유가 생긴다.</div> <div> </div> <div> 몸을 일으켜 보려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div> <div> </div> <div>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div> <div> </div> <div> </div> <div> 억지로 힘을 쥐어짜내서</div> <div> </div> <div>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머리속에서 </div> <div> </div> <div> 무언가 요동치듯이 두통이 밀려온다.</div> <div> </div> <div>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div> <div>  </div> <div> 다시 드러눕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무리하지 말게나"</div> <div> </div> <div> 잔뜩 쉰듯한 걸걸한 목소리. 누군가 근처에 있다.</div> <div> </div> <div>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div> <div> </div> <div> 더벅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입고 있는 옷은</div> <div> </div> <div> 누더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거지꼴을 한 남자가</div> <div> </div> <div> 앉아있다. 노인인지 중년인지 가늠할 수 없는 외모.</div> <div> </div> <div> </div> <div> 누운채로 주변을 둘러보고서 나는 깜짝 놀란다.</div> <div> </div> <div> 마치 tv에서 보던 감옥같은 방이다.</div> <div> </div> <div> 아니 보통 감옥보다는 커보인다.</div> <div> </div> <div> 벽은 온통 회색이고 거지꼴을 한 남자는</div> <div>  </div> <div> 한쪽 구석에 벽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div> <div> </div> <div> 묘하게 벽에 스며들어가 있는 것처럼</div> <div> </div> <div> 느껴진다.</div> <div> </div> <div> </div> <div> "여.. 여긴 어디죠? 아저씬 누구세요? "</div> <div> </div> <div> 나는 급박하게 주변을 살피면서</div> <div> </div> <div> 남자에게 물어본다. </div> <div> </div> <div>  "나도 몰라. 나도 자네처럼 자고 일어나니 여기더군."</div> <div> </div> <div> 남자의 말투는 초연하다고 해야할지.. 무언가 포기한 사람의</div> <div> </div> <div> 여유가 느껴진다. 희미하게 웃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div> <div> </div> <div> </div> <div> 허나 나에겐</div> <div> </div> <div> 뭔가 황당하면서도 믿겨지지 않는 상황이다. 분명 어제 밤에....</div> <div> </div> <div>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집으로 왔던가? 아니아니 내가 학교에 가긴 갔었나</div> <div> </div> <div> 머리가 다시 깨질 듯이 아파온다. </div> <div> </div> <div> </div> <div> "혹시..... 오늘이 며칠인지 아세요? "</div> <div> </div> <div> 고통때문에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남자에게 물었다.</div> <div> </div> <div> "나도 몰라. 난 들어온지 좀 오래되서 말이야."</div> <div> </div> <div> 잠시 정적이 흐르고 남자가 무언가 생각난 듯이 말한다.</div> <div> </div> <div> "아 참. 자네가 들어온짖는 대충 이틀이 지났을 거야.</div> <div>  여긴 빛도 들어오지 않고 저 칙칙한 조명하나 뿐이지만 </div> <div>  대충 알수가 있어. "</div> <div> </div> <div> 라며 남자는 자기 배를 통통 치면서 말한다.</div> <div> </div> <div> "배꼽 시계가 있거든."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남자는 생각보다 친절하게</div> <div> </div> <div> 자기가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준다.</div> <div> </div> <div>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이곳 이었다.</div> <div> </div> <div> 깨질듯한 두통과 무기력함은 며칠동안 나를 괴롭힐 것이다.</div> <div> </div> <div> 천장에는 cctv 몇개가 돌아가며 사각지대는 없다.</div> <div> </div> <div> 누군가 저너머에서 감시할뿐 그 어떤 사람도 나타나지 않는다.</div> <div> </div> <div> 화장실은 저쪽. 물도 나온다. 그러나 이곳에 앉아있다보면</div> <div> </div> <div> 잘 씻게 되지 않는다. 식사는 하루에 한번. 때가 되면</div> <div> </div> <div> 벽에서 수면가스가 흘러나오고 깨어나면 식사는 방</div> <div> </div> <div> 한가운데 놓여져 있다.  여기까지 말했을때 갑자기 사내는 </div> <div> </div> <div> 한숨을 쉰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자넨 밖에서 무얼하다 왔나."</div> <div> </div> <div> "저..  저는 학생이였어요."</div> <div> </div> <div> 남자가 잠시 뜸을 들인다.</div> <div> </div> <div> " 난 말이지 자네가 믿을지 모르겠지만 자네가 이름만 들어도</div> <div>  </div> <div>  알만한 기업의 회장이었다네."</div> <div> </div> <div> 남자는 내 눈치를 살핀다. </div> <div> </div> <div>  </div> <div> "믿겨 지는가? 하루아침에 난 수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장에서</div> <div> </div> <div>  영문도 모른채 이렇게 죄수같은 삶을 살고 있지."</div> <div> </div> <div> 남자는 머뭇 머뭇 대다가 다시 내 눈치를 살피며 말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자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네."</div> <div>  </div> <div>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생각보다 덩치가 크다.</div> <div> </div> <div>  앉아있을때는 벽에 스며있는 노인 같았는데...</div> <div> </div> <div> </div> <div>  "나는 절대로 여기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div> <div> </div> <div>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누가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div> <div> </div> <div>  내 기업은 어떻게 되었는지.. 내 가족들.. 내가 이룩한 것들을</div> <div> </div> <div>  다시 찾기전에는 말이야..."</div> <div> </div> <div> </div> <div> 남자는 어느새 날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서 말한다.</div> <div> </div> <div> "네? 아저씨 무슨 말씀이세요?" </div> <div> </div> <div> 나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떨며 물어보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자네가 이해해 줄거라고 믿네.</div> <div> </div> <div>  자네는 그냥 학생이었을 뿐이지만 난 딸린 식구가 많아.</div> <div> </div> <div> 날 이해해 주게...."</div> <div> </div> <div> </div> <div> "무슨 말씀이세요? 이해를 해달라뇨?"</div> <div> </div> <div> </div> <div> "어제 식사시간이 되자 자네가 방 한가운데 놓여져 있더군.</div> <div> </div> <div> 전에도 살아있는 개라던지.. 사슴 같은게 놓여져 있던 적이 있어서</div> <div> </div> <div> 대충 짐작은 했어. 그렇지만 혹시나 해서 하루를 기다렸네."</div> <div> </div> <div> </div> <div> "네? 식사시간이요? 아저씨 잠깐만요 무슨 말씀이세요."</div> <div> </div> <div> </div> <div> "그리고 방금 막 오늘의 식사시간이 지났어. 수면 가스조차</div> <div> </div> <div> 나오지 않는군. 자네를 내가 먹지 않으면 다른 식량은 </div> <div> </div> <div> 더 지급되지 않을꺼야... 다른 살아있는 것들이 나왔을때</div> <div> </div> <div> 이미 겪어 봤다네."</div> <div> </div> <div> 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몸에 힘을 쥐어짜</div> <div> </div> <div> 일어나 보려 하지만 어림 없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div> <div> </div> <div> 오 엄마! 이게 무슨일이야.. 맙소사 이건 꿈일꺼야...</div> <div> </div> <div> 남자의 크고 투박한 손이 내 목덜미로 다가온다....</div> <div> </div> <div> 오 제발....</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