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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788
    작성자 : 농고농구부
    추천 : 7
    조회수 : 1011
    IP : 122.35.***.18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6/26 22: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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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머리가 깨질것 같은 극심한 두통과 함께 눈을 뜬다.
     
     잠시 동안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
     
     " 미친.. 이거 뭐야.. "
     
     숨을 고르고 몸의 긴장을 최대한 풀어본다.
     
     두통이 조금 진정되고 나서야 주위를 둘러 볼 여유가 생긴다.
     
     몸을 일으켜 보려 하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억지로 힘을 쥐어짜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머리속에서
     
     무언가 요동치듯이 두통이 밀려온다.
     
     나도 모르게 헉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다시 드러눕는다.
     
     
     "무리하지 말게나"
     
     잔뜩 쉰듯한 걸걸한 목소리. 누군가 근처에 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더벅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입고 있는 옷은
     
     누더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거지꼴을 한 남자가
     
     앉아있다. 노인인지 중년인지 가늠할 수 없는 외모.
     
     
     누운채로 주변을 둘러보고서 나는 깜짝 놀란다.
     
     마치 tv에서 보던 감옥같은 방이다.
     
     아니 보통 감옥보다는 커보인다.
     
     벽은 온통 회색이고 거지꼴을 한 남자는
     
     한쪽 구석에 벽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묘하게 벽에 스며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 여긴 어디죠? 아저씬 누구세요? "
     
     나는 급박하게 주변을 살피면서
     
     남자에게 물어본다.
     
      "나도 몰라. 나도 자네처럼 자고 일어나니 여기더군."
     
     남자의 말투는 초연하다고 해야할지.. 무언가 포기한 사람의
     
     여유가 느껴진다. 희미하게 웃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허나 나에겐
     
     뭔가 황당하면서도 믿겨지지 않는 상황이다. 분명 어제 밤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집으로 왔던가? 아니아니 내가 학교에 가긴 갔었나
     
     머리가 다시 깨질 듯이 아파온다.
     
     
     "혹시..... 오늘이 며칠인지 아세요? "
     
     고통때문에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남자에게 물었다.
     
     "나도 몰라. 난 들어온지 좀 오래되서 말이야."
     
     잠시 정적이 흐르고 남자가 무언가 생각난 듯이 말한다.
     
     "아 참. 자네가 들어온짖는 대충 이틀이 지났을 거야.
      여긴 빛도 들어오지 않고 저 칙칙한 조명하나 뿐이지만
      대충 알수가 있어. "
     
     라며 남자는 자기 배를 통통 치면서 말한다.
     
     "배꼽 시계가 있거든."
     
     
     
     
     남자는 생각보다 친절하게
     
     자기가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이곳 이었다.
     
     깨질듯한 두통과 무기력함은 며칠동안 나를 괴롭힐 것이다.
     
     천장에는 cctv 몇개가 돌아가며 사각지대는 없다.
     
     누군가 저너머에서 감시할뿐 그 어떤 사람도 나타나지 않는다.
     
     화장실은 저쪽. 물도 나온다. 그러나 이곳에 앉아있다보면
     
     잘 씻게 되지 않는다. 식사는 하루에 한번. 때가 되면
     
     벽에서 수면가스가 흘러나오고 깨어나면 식사는 방
     
     한가운데 놓여져 있다.  여기까지 말했을때 갑자기 사내는
     
     한숨을 쉰다.
     
     
     
     "자넨 밖에서 무얼하다 왔나."
     
     "저..  저는 학생이였어요."
     
     남자가 잠시 뜸을 들인다.
     
     " 난 말이지 자네가 믿을지 모르겠지만 자네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의 회장이었다네."
     
     남자는 내 눈치를 살핀다.
     
     
     "믿겨 지는가? 하루아침에 난 수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장에서
     
      영문도 모른채 이렇게 죄수같은 삶을 살고 있지."
     
     남자는 머뭇 머뭇 대다가 다시 내 눈치를 살피며 말한다.
     
     
     "자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생각보다 덩치가 크다.
     
      앉아있을때는 벽에 스며있는 노인 같았는데...
     
     
      "나는 절대로 여기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누가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
     
      내 기업은 어떻게 되었는지.. 내 가족들.. 내가 이룩한 것들을
     
      다시 찾기전에는 말이야..."
     
     
     남자는 어느새 날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서 말한다.
     
     "네? 아저씨 무슨 말씀이세요?"
     
     나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떨며 물어보았다.
     
     
     "자네가 이해해 줄거라고 믿네.
     
      자네는 그냥 학생이었을 뿐이지만 난 딸린 식구가 많아.
     
     날 이해해 주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해를 해달라뇨?"
     
     
     "어제 식사시간이 되자 자네가 방 한가운데 놓여져 있더군.
     
     전에도 살아있는 개라던지.. 사슴 같은게 놓여져 있던 적이 있어서
     
     대충 짐작은 했어. 그렇지만 혹시나 해서 하루를 기다렸네."
     
     
     "네? 식사시간이요? 아저씨 잠깐만요 무슨 말씀이세요."
     
     
     "그리고 방금 막 오늘의 식사시간이 지났어. 수면 가스조차
     
     나오지 않는군. 자네를 내가 먹지 않으면 다른 식량은
     
     더 지급되지 않을꺼야... 다른 살아있는 것들이 나왔을때
     
     이미 겪어 봤다네."
     
     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몸에 힘을 쥐어짜
     
     일어나 보려 하지만 어림 없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 엄마! 이게 무슨일이야.. 맙소사 이건 꿈일꺼야...
     
     남자의 크고 투박한 손이 내 목덜미로 다가온다....
     
     오 제발....
    출처 룸 페이크라는 플래쉬 게임이 있어요.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함 써봅니다.

    제목은 올드 보이라고 하려다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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