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었다. <div>교통사고로 인해 5미터를 날라간 후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혔고 뇌사상태로 3일 동안 있다가 방금, 세상을 떠났다.</div> <div>의외로 무섭지는 않았다.</div> <div>굉장히 편안했다.</div> <div>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div> <div>진짜, 그동안 왜 살아왔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 죽음은 편안했다.</div> <div>뭐, 하긴. 수많은 경쟁으로 얼룩진 현대 사회보다 지옥이 나으려나.</div> <div>아 근데 진짜 하나도 안 아프네. 많이 아플 줄 알았는데.</div> <div>아마도 엔돌핀 때문이겠지?</div> <div>아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엔 본 것들이 너무 광활했다.</div> <div>의사가 "운명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목소리와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한순간 들리더니, 곧바로 빛이 마구 쏟아지는 터널을 지나,</div> <div>무엇에 쓰는지 모를, 처음보는 기구들이 즐비한 우주공간을 둥둥 떠다니다 블랙홀인지 뭔지로 빨려들어갔다고.</div> <div>난생 처음보는 광경이 왠지 모르게 익숙했고, 또 아름다웠다.</div> <div>술이라던가 담배 같은 살아생전의 오락거리보다 이 우주공간과 블랙홀 속을 들여다보는 게 더 즐거웠다.</div> <div>그렇게 블랙홀 속을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div> <div>"어쩌면 나, 신의 아들이라던가 그런 거 아닐까?"</div> <div>왠지 맞는 것도 같고. 아니라면 이런 우주공간이 익숙하게 느껴질 리가 없잖아?</div> <div>학창시절 본 애니에서도 평범한 고등학생이 신의 아들이던데.....설마?</div> <div>그 순간, 내 손끝에서 빛이 타올랐다. 뜨겁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손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div> <div>"그래, 나 신의 자식인가봐."</div> <div>그러고 보니 기독교에서도 인간은 신의 자식이라고 했지.?</div> <div>어쩌면 천국에서 나를 왕자로 봐주는 건 아닐까.</div> <div>온갖 상상을 하며 블랙홀의 끝이 날 인도한 곳은 회색의 길다란 복도였다.</div> <div>"뭐야, 웬 복도지?"</div> <div>뚜벅뚜벅, 그렇게 나아간 복도의 끝에서는 뻥 뚫린 원형의 광장과 광장의 둘레에서 복도의 끝에 다다른 다른 사람들이, 복도에서 주춤거리며 감히</div> <div>광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div> <div>"이거 뭐에요-?!"</div> <div>다른 사람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지만, 다들 눈치를 보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div> <div>다만, 모두 나를 원망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냈다.</div> <div><br></div> <div>그때였다.</div> <div>"쿠궁-"</div> <div>귀가 멀 듯이 큰 소리가 들리더니, 온몸이 빛과 위엄으로 가득한 존재께서 나타나셨다. </div> <div>그 존재는 인간보다 자신이 위대함을 몸집으로 표현하듯이 아득히 컸다.</div> <div>그 '복도'의 777층의 정북쪽에 위치한 휘재도 오직 그의 머리카락 끝부분만을 볼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으-으으....."</div> <div>휘재가 앓는 소리를 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너무 압도되어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div> <div>"으, 으으으으ㅡ"</div> <div><br></div> <div>휘재는 신이 자세를 낮추어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div> <div>"으,,,응으으.."</div> <div>아마 신이 자신을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div> <div>그는 복도의 반대편으로 뒷걸음질쳤다.</div> <div><br></div> <div>'왕자는 개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div> <div><br></div> <div>신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죽을 것 같았다. 바지는 이미 축축했고, 온몸이 떨려왔다.</div> <div>가슴 한가운데서 심장이 쿵, 쿵 뛰는 것이 느껴졌다.</div> <div>신이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div> <div><br></div> <div>인간은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한다.</div> <div>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겠지.</div> <div>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물론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div> <div>그러나 생명이 끝난 지금, 과대평가는 필요치 않다.</div> <div>그것이 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라면 더더욱 자제해야 했었는데.</div> <div>휘재는 그것을 몰랐다. </div> <div>아쉽게도, 휘재는 그것을 몰랐다.</div> <div><br></div> <div>------------------------------------</div> <div>작가의 한마디:</div> <div>신이란 존재는 무엇일까요. 애초에 신이 있기나 할까요? 천국이랑 지옥은?</div> <div>있다면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 비슷할까요?</div> <div>신에게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겁?을 드리고 싶었습니다.</div> <div>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꾸벅</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00000381469727px;">[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span><br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00000381469727px;"><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00000381469727px;">[우리는 소녀상을 지킬 것입니다.]</span><br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00000381469727px;"><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line-height:21.600000381469727px;">[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span></div> <div><br></div>
사실, 어제 지하철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시는 한 아주머니를 위해 쓴 글입니다.
진짜 신이 있다면 그런 행동은 좋아하시지 않을 거예요,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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