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장미와 사랑을 하여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div><br></div> <div>그는 장미와 인간이 합쳐져 태어난 존재라 하여 장미인간이라 불리었다.</div> <div><br></div> <div>그의 아빠는 장미인간을 엄마와 같이 꽃처럼 두고 싶어했지만, 그녀는 한여름 며칠만을 살다 다시 시들었고 그는 그렇지 않았기에 그럴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장미인간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사람과 똑같았다. 언제나 물들어 있는 장밋빛 뺨과 '꽃의 제왕'이라 불리우는 그의 어머니를 닮은 미소를 빼고는.</div> <div><br></div> <div>어느덧 장미인간이 자라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다.</div> <div><br></div> <div>그의 아버지는 그를 자신처럼, 인간처럼 키울 수 밖에 없었기에 그를 학교에 보냈다.</div> <div><br></div> <div>장미인간은 햇빛과 구름과 친구였다. 그리고 그의 친구가 그렇듯이, 그의 엄마가 그랬듯이 순수했다.</div> <div><br></div> <div>그가 학교에 가자마자 그는 그의 붉은 뺨으로 인해 놀림을 받았다.</div> <div><br></div> <div>또래의 짖궃은 장난이었다. 그는 빙긋 웃으며 넘어갔다.</div> <div><br></div> <div>무엇 하나 반박하지도, 보복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것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방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div> <div><br></div> <div>8살은 그러고 노는 나이니까. </div> <div><br></div> <div>그러나 친구들이 나이가 들면서. 무리가 생기면서. 장미인간은 그들이 자신의 붉은색 뺨을 대하는 방식이 단순히 장난이 아님을 깨달았다.</div> <div><br></div> <div>그것은 절대적인 악의였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때쯤, 그는 '친구'라고 불리는 존재들은 그를 사람취급도 안 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에게 '친구'란 단어는 단순히 '또래 아이'로 바꿔 써도</div> <div><br></div> <div>문제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진짜 친구라 할 만한 것들은 해와 구름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저 새x는 엄마도 없다매? 노엠이네ㅋㅋㅋㅋ"</div> <div><br></div> <div>"아 존X 재수없어."</div> <div><br></div> <div>그가 늘 듣는 일상적인 말들은 더 이상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올바른 방식이 아니었다.</div> <div><br></div> <div>그러고 놀 나이도 아니었고.</div> <div><br></div> <div>그런 말들은, 순수한 장미인간의 심장에서부터 악의 씨앗으로 자라났다.</div> <div><br></div> <div>어느 여름날 6교시였을 것이다. 화단에 장미가 꽃피울 쯤.</div> <div><br></div> <div>"허커어억!"</div> <div><br></div> <div>맨 뒷자리에 혼자 앉은 장미인간이 외마디 비명을 내뱉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장미인간을 향한 72개의 눈들은 그들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장미인간의 가슴 한복판에서 심장에서부터 자라난, 커다란 금속성의 회색 가시가 그의 몸을 뚫고 나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의 몸은 온통 붉은 피로 물들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div> <div><br></div> <div>다음날부터였을까, 온 암묵적인 합의 하에 반은 침묵으로 지켜졌고, 그의 책상에는 일주일쯤 국화와 장미꽃이 놓인 꽃병이 일주일쯤 있다 사라졌다.</div> <div><br></div> <div>10년 뒤에 장미인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 한 3분짜리 이야깃거리가 되었었나.</div> <div><br></div> <div>그러나 장미인간을 한번이라도 좋아했던 사람은,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그날 여름, 교실이 바로 마주보는, 아무것도 심지 않은 화단에 </div> <div><br></div> <div>아주, 아주, 아주 새빨갛고 작은 장미를 잊지 못할 것이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