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꼼꼼한 성격이었다.  <div><br></div> <div>꼼꼼한 게 너무 지나쳐서, 완벽주의자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div> <div><br></div> <div>그녀의 성격은 육아에도 당연히 적용했다.</div> <div><br></div> <div>뭐만 잘못하면 체벌. </div> <div><br></div> <div>아직 다섯살짜리인 큰애한테 벌써 초등학교 수학을 풀린다던지, 원어민 강사의 수업을 듣게 한다던지.</div> <div><br></div> <div>네 미래를 위한 거야, 라는 명목 하에 아직 유치원도 가지 않은 다섯살짜리 아이는 '잘못했으면 맞아야지' 라는 말과 함께 회초리를 맞아야 했다.</div> <div><br></div> <div>아이의 시험지에 빨간 줄이 하나, 둘 그일 때 마다 아이의 종아리에도 빨간 줄이 하나 둘 늘어갔고,</div> <div><br></div> <div>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정리를 하지 않으면 쥐어박히기가 일쑤였다.</div> <div><br></div> <div>언젠가부터는 잘못=체벌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라도 한 것인지, 잘못하면 엄마 곁에 와서 때려주기를 기다린 적도 있었고,</div> <div><br></div> <div>조금 어려운 부분이구나, 하고 한두 개 틀린 것을 이해해 주려 하면 "오늘은 왜 안맞아요?"</div> <div><br></div> <div>하고 당연한 것을 왜 안 하느냔 듯이 의아해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div> <div><br></div> <div>그 날은 식탁에서 야채를 안 먹으려 떼를 쓰는 두 살배기 동생과 어떻게는 시금치를 먹이려는 그의 엄마를 번갈아 보다,</div> <div><br></div> <div>"왜 쟤는 안 맞아?"</div> <div><br></div> <div>라고 물어서 남편이 "도대체 애를 어떻게 키우는 거야!" 하고 화를 낸 날이었다. </div> <div><br></div> <div>장에 간 그녀는 그 일을 곱씹으며, </div> <div><br></div> <div>'아직 다섯 살인데 너무했나....'</div> <div><br></div> <div>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를 집어 들었다. 그 때였다.</div> <div><br></div> <div>"어머머~, 윤호 엄마~ 웬일로 과자를 다 산대야? 호호호호 야채도 유기농으로만 먹이는 사람이."</div> <div><br></div> <div>"아, 제가 애를....후, 너무 강하게 키우는 것 같아서요..."</div> <div><br></div> <div>"아유 애기 엄마 꼼꼼한 거 누가 몰라? 그래두 응? 애는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구 그러지 않어.<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잘 좀 해줘.그래야 지도 나중에 즈그 엄마한테 잘 허지."</span></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 내 하나뿐인 아들. 잘 키워야지. 하며 집으로 돌아간 그녀는</div> <div><br></div> <div>부서진 트럭 장난감과 굵은 회초리를 들고 있는 큰아들, 그리고 피범벅이 되어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작은 아이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div> <div><br></div> <div>"너.....너... 뭐하는...."</div> <div><br></div> <div>"응 엄마? 엄마도 내가 잘못하면 때리잖아요. 얘가 내 트럭 부숴서 벌 줬어."</div> <div><br></div> <div>그녀의 하나뿐인 아이는, 피로 범벅된 굵은 회초리를 집어던지고 피투성이로 얼룩진 뺨을 그녀의 치마폭에 묻었다.</div> <div><br></div> <div>엄마, 엄마 나 잘했죠? 잘못했으면 맞아야지, 하면서.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