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춥다. 초가을인데 벌써 이렇게 춥네." <div><br></div> <div>그는 한적한 시골 등산길에 접어드는 길목에 있는 편의점 알바였다. 시골 산이라곤 하지만 꽤나 유명해서,</div> <div><br></div> <div>여름엔 피서지로 가을엔 단풍놀이 명소로 사람들이 몰려들곤 했다.</div> <div><br></div> <div>그렇다고는 해도 서울보단 훨씬 고객이 적어서, 마음대로 인터넷을 하거나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div> <div><br></div> <div> 처음 해보는 알바라 의욕이 투철했던 그는 쉬지도 않고 일에 열심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러던 날이었다. 초가을이라 피서에는 늦고, 단풍은 지지도 않았는데 예쁘장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div> <div><br></div> <div>"딸랑-"</div> <div><br></div> <div>"어서오세요."</div> <div><br></div> <div>그러나 여자는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대답도 하지 않고 매장 구석에 있는 ATM기로 향했다.</div> <div><br></div> <div>'뭐야 저 여자는....'</div> <div><br></div> <div>하지만 마음에 들었던 터라, 번호라도 딸 수 있을까, 하며 여자가 문 쪽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도 여자는 오지 않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무슨 일이지?'하며 ATM기로 향한 그는 이내 여자가 만원씩 돈을 뽑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div> <div><br></div> <div>"아니, 손님! 왜 돈을 만원씩 뽑고 계세요?ㅎㅎㅎ 혹시.. 절 오래 보려구?ㅎㅎㅎ"</div> <div><br></div> <div>되지도 않는 멘트를 날리고, '아이 씨 이건 아닌가', 하고 자책하던 그는 그녀가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다음 순간, 여자는 차에서 내려 편의점까지 순식간에 온 덩치 큰 사내에게 "이년이...!"로 시작한 쌍욕을 잔뜩 먹곤 끌려갔다.</div> <div><br></div> <div>"아아, 남자친구가 있었나. 여자가 아깝네....."</div> <div><br></div> <div>그는 한숨을 쉬곤 자신의 연애 운을 탓하면서 대걸레에 물을 묻혀 매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일주일 후, 그는 지역 신문에 커다랗게 난, "이모 양(27) 납치된 후 XX산에서 숨져" 라는 기사를 보고,</div> <div><br></div> <div>이모 양이 그녀가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