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린 글에 반응들이 좋으셔서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좋았던거야(feat.솔리드)

...하면서 생각난 김에 하나 더 올려봅니다.ㅎㅎ

그때 본 구름덩어리를 본 이후로는 별일없이 구르고 또 구르고,작업하고 또 구르고,훈련하고 또 구르고 하다보니

어느덧 아버지 기수 선임들도 제대하고 저도 병장달기전의 가을 어느날 새벽 초소근무를 나갔습니다.여느때와 다름없이말이죠.

그초소는 지통실에서는 멀고 수송부쪽에는 가까워서 짱박히기 좋을수 있는 곳이지만 

일직선으로 멀리 지통실이 보이는지라 근무자 오는지도 봐야하는 애매모호한 곳인데,

지통실은 수송부 방향쪽의 연병장쪽을 비추는 작은 흰색등이 두개가 있어 다른 초소보단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밤하늘에 총총한 별들 보면서 당시에 추석이 얼마 안남은 시점이라 휴가자가 많을때여서

혼자 근무선다고 중얼중얼하다가 무심코 수송부방향으로 몸을 돌렸는데

연병장 가까운 근처쪽에 두돈반 하나를 측면으로 세워놓은 곳에 웬 검은 사람 그림자 같은 길쭉한 덩어리가 지나가더군요.

처음엔 그냥 불빛때문 일거라 생각했죠.그 트럭도 연병장 불빛에 위장무늬가 보일 정도로 그 근처는 어느정도 환했구요.

음?근데 저게 움직여? 하면서 봤는데 그 덩어리가 두돈반근처를 빠르게 뱅뱅 맴돌다가

바닥에서 적재칸 옆쪽으로 기어오르듯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잠시후엔 적재칸에서 운전석으로 들락날락 하더군요.

그냥 통과 했다기보단,만약 그 그림자가 사람이라 가정한다면 가로로 몸을 누워서 적재칸에 걸친상태로

팔을 쭉뻗어 운전석 창문으로 빠르게 기어 들어가는 듯이 말이죠.

마치 비디오를 빨리 돌리듯 휙휙 움직이더군요.

하도 황당해서 교육때 받은 내시야로 집중해서 보면 헛것이 보일수도 잇다는게 생각나서(무섭기도 해서)

외면하려고 곁눈질하듯 외시야로 봐도 역시나 차량에 오르락내리락,들락날락 하고 있더군요.

그것도 점점 더 빠른속도로 뱅글뱅글...

그렇게 제 느낌엔 10여분? 정도 그러더니 순간 사라지더군요.그냥 사라졌어요..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아무튼 아직도 다음 근무자 교대 오려면 30분이나 남았는데 미치겠더군요.

등돌리면 되지않냐구요? 아무 생각 안나고 그때처럼 그냥 얼음 되더군요.

그러고나서 시간이 조금지나 근무자가 오는게 멀리 보이고 나서야 안심되더니 그때야 다리가 떨리데요.

마침 후임이라 빨랑 안텨오냐고 소리치고는  냅다 내무실쪽로 도망 와버렸지요.

그후론 다른사람들도 그런걸 못본듯 합니다.그후에 아무 얘기가 없었으니 말이죠.

뭐 여름에 외곽제초작업 하러가면 관리안된 무덤들이 몇 있긴했는데 별 느낌은 없었구요.

제 경험담은 여기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