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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2879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18
    조회수 : 4337
    IP : 211.226.***.20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5/08/28 04:03:52
    http://todayhumor.com/?panic_82879 모바일
    [reddit] 너무 배고파서
    퍼가지 마세여. 진짜.
     
     
     
     
     
     
     
     
    가끔씩 가장 끔찍하게 죽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었다.
    내 생각에는 굶어죽는 편을 최악으로 꼽고 싶다.
    천천히 수척해지는 와중에 뭐라도 한 입 먹고 싶어서 점점 미쳐가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그려 봤었다.
    생각만해도 너무 무섭다.
    상상 속의 모습이라는 사실만이 그나마 나를 진정시켜줬다.
     
    허나 지금은. 지금은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 됐다.
    나는 문이 굳게 닫힌 지하실에 잡혀 있는 처지가 됐다.
    온세상이 엉망진창이 됐다.
    지하실에는 한때 음식캔이나 바로 먹을 수 있는 끼니로 가득했지만 옛날에 다 먹어버렸다.
    굶주림에 휩싸였다.
    찌르는 듯한 복통에 몸도 약해지고 현기증까지 난다.
    몸이 계속 으슬으슬하다.
    체중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인데도 여전히 배는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다.
    쉽게 혼란에 빠진다.
    혼을 빼놓는 악몽도 꾼다.
    피골이 상접하는데도 대책이 없다.
    먹을 것을 구하러 밖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게다가 계단을 오르기에도 벅찬 상태이다.
     
    혹시라도 못보고 지나친 음식 쪼가리라도 있을까 싶어 피로에 쩔어 푹 들어간 두 눈으로 지하실을 훑어봤다.
    '아 신이시여. 이렇게 끝나지만은 않게 해주소서. 이런 식으로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내 옆에 놓여있는 고기 덩어리에 시선이 멈췄다.
    마음 속에서는 이 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 외쳤다.
    고기가 썩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겉만 살짝 구워진 스테이크처럼 보인다.
    나도 이제 견딜만큼 견뎠다.
    고문같은 하루하루가 끝났으면 좋겠다.
    고기를 집어들고 크게 한 입 뜯었다.
    '끄아아아아아아!!'
    내가 물어버린 다리의 주인이 울부짖었다.
    계단 기둥에 두꺼운 밧줄로 묶여있는 아내를 바라봤다.
    "여보 미안해. 너무 배고파서 못참겠어."
     
    서너입을 더 먹고 나니 마침내 배고픔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벽에 기대고 앉아 씁쓸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몇 시간만 지나면 나도 감염 되겠지.
    그래도 굶어 죽지는 않겠네.
     
     
    출처 Desperate Hunger by sp00kyscary
    https://redd.it/3iid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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