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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79057
    작성자 : 백은랑
    추천 : 5
    조회수 : 2216
    IP : 210.96.***.24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4/17 13:19:36
    http://todayhumor.com/?panic_79057 모바일
    [단편] 숙면
    지긋지긋한 야근을 끝내며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한다.
    집. 지친 몸을 쉬게 하는 휴식처.
     
    하지만 내겐 또다른 야근의 시작이다.
     
    침대에 누워도 극도로 예민해지는 감각..
     
    물방울 하나, 시계 초침소리 하나마저
     
    내겐 천둥소리와 같다.
     
    그렇게 꼬박 날을 새고 다시 출근..
     
    집중력이 필요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으로써 치명적인 내 병.
     
    불면증.
     
    수면제 처방도 이젠 내성이 생겨 듣지 않는다.
     
    갈수록 초췌해지는 몸.
     
    단지 일주일정도 잠을 못잤을 뿐인데
     
    몸무게가 10kg이나 줄었다.
     
    숙면을 취할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했다.
     
    널리 알려진 방법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민간요법까지..
     
    남은건 어둠의 경로로 알게 된 한 최면학자.
     
    효과는 좋지만 그에 상응하는 반발작용이 크다해서 마지막까지 보류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은 그 무엇보다 절박하다.
     
    단 한시간만이라도 잠을 잘 수 있다면
     
    그 무엇도 할 수 있을것만 같다.
     
     
    "저는...잠을 자고 싶습니다."
     
    "이 약을 드리곘습니다. 숙면에 좋은 약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드셔야 한다는 겁니다.
     
    약효는 30분 후부터 돌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제가 드린 이 cd와 함께 침대에 누워 제 말을 따라주시면 됩니다"
     
    "그것만.. 하면 되는 겁니까..?"
     
    "예. 다만 말씀드린 주의점만 지켜주시면 됩니다. 아무도 없어야 합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잠을 청하십시오"
     
    "네.. 어자피 혼자..사니까요"
     
    "그러면.. 즐거운 밤 되시길.."
     
     
     
    회사 동료들의 걱정을 안고 오랜만에 야근 없이 집에 들어왔다.
     
    그 최면학자가 준 약병을 유심히 살펴본다.
     
    혹시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있을까, 이걸 먹으면 잘못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다가도 잠을 잘 수만 있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식욕은 없지만 따뜻한 수프와 함께 약을 먹는다.
     
    쓰다.
     
    따뜻한 물에 가볍게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다.
     
    cd를 넣는다.
     
    무거운 첼로의 선율과 함께 최면학자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한. 하지만 어딘가 몽환적인 목소리.
     
    "당신은 지금부터, 아무도 없는. 따뜻한 물에 빠집니다.
     
    그 곳은 너무나 깊지만.. 따뜻하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의 말에 따라 조용히 상상을 한다.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기분..
     
    "검은 물은 당신을 휘감습니다.. 하지만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입니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말 그대로를 상상한다..
     
    왠지 무언가가 날 휘감는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무섭지 않다.
     
    최면학자의 말대로 나는 점점 깊숙히 빠져든다..
     
     
     
     
     
    오랜만에 숙면을 했다.
     
    정말 상쾌한 기분. 오늘은 모든 일을 다 할수 있을것만 같다.
     
    불면에 시달릴때는 입에 담지도 못했던 콧노래를 부르며 씻고
     
    출근할 준비를 한다.
     
    오늘은 뭔가 잘 될 날인 것같다.
     
    몸에 약간의 멍이 들었지만 멍든지도 모르고 잠을 푹 잤단 증거.
     
    오늘 하루는 굉장히 좋을 것만 같다.
     
     
     
     
     
    자잘한 멍이 늘어난다.
     
    잠을 잘 자는것은 좋지만 잠꼬대가 심해진건가..
     
    곧 여름이고 하니 멍든 것을 보이면 안될것같다.
     
    상처가 날만한 것은 전부 치우긴 했지만 그래도 상처가 늘어나니
     
    한번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무슨 짓을 한거지...
     
    도데체 저것이 무엇이길래..
     
    내 몸을 휘어감고...
     
    나를...
     
     
     
    백은랑의 꼬릿말입니다



    짦막한 단편입니다.


    실제로 제가 잠잘때 쓰는 방법인데


    그걸 각색해서 써봤습니다.


    본격 촉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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