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탁, 탁<br><br>오늘도 저 신경 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br><br>늦은시간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피곤에 못이겨 씻는둥 마는둥 침대로 들어와 단잠에 빠지려는데 <br><br>반겨줄이 없는 단칸방에서 쓸쓸히 지내는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br><br>좁은 방안에 신경쓰이는 저 소리가 울려퍼진다.<br><br>벌써 오래도록 나를 괴롭히고있는 저 소리는 창문에 달려있는 블라인드 조절 끈이 내는 소리다. <br><br>싸구려 방이 보통 그렇듯 아무리 잘 닫아도 창문새로 바람이 조금씩 들어오는데 거기에 흔들린 그것이 벽에 부딫히면서 저런 소리가 나는듯하다.<br><br>사용후 잘 묶어놓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잊어버리고 묶어놓지않으면 언제나 저 신경거슬리는 소리가 들린다.<br><br><br>불행히도 건망증이 심한나는 거의 매일같이 블라인드 끈을 묶어놓지 않는 실수를 범한다.<br><br><br>탁, 탁, 탁<br><br><br>피곤함과 귀찮음에 손가락하나 까딱하기 싫었지만 결국은 몸소 일어나 저 시끄러운 녀석을 구석에 묶어놔야 할것이다.<br><br><br>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어둑한 방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창문쪽으로 가서 손을 휘저어 블라인드 끈을 잡는다.<br><br><br>바람때문인지 한기가 느껴진다. 블라인드를 묶고 다시 잠을 청한다.<br><br><br>탁, 탁, 탁<br><br><br>오늘도 어김없이 저 소리가 들린다.<br><br><br>매번 똑같은 실수를 하는 나를 비웃으며 눈을 감은채 기억을 더듬는다.<br><br><br>회식이 끝나고 울렁거리는 바닥을 간신히 걸어 집에 도착하여<br><br>가방만 집어던지고 그대로 침대에 엎어진게 기억이 난다.<br><br><br>블라인드는 커녕 옷도 갈아입지 않고 불까지 켜놓고 기절한 모양이다. <br><br><br>깬김에 옷이라도 갈아입고 자야겠지만 몸이 천근만근이다.<br><br><br>탁, 탁, 탁<br><br><br>저 소리 때문에라도 억지로 일어나야할듯 하다.<br><br><br>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고 창쪽으로 고개를 돌렸다.<br><br><br>탁, 탁, 탁<br><br><br><br>거기엔 머리를 산발하고 기괴한 미소를 짓고있는 여인이 서있었다.<br><br><br>아니 사람은 아니었다. 저런 얼굴을 한 사람이 있을수는 없다.<br><br><br>그 여인은 섬뜩한 미소로 정확히 나를 쳐다보며 연신 블라인드 끈을 밀어 탁, 탁, 탁 하고 소리를 내고 있었다.<br><br><br><br>내가 그동안 느낀 한기는 바람 때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br><br><br>또한 매일같이 들리던 그 소리의 범인도 바람이 아니었다.<br><br><br><br><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79" height="351" styl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 alt="naver_com_20120426_104457.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7123144lfmEatugbR7VD2oMaUIzyq5B.jpg"></div> <div> <br><br></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