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시원한 미소를 가졌고 언제나 위트를 잃지 않았으며 활동적이고 리더쉽도 있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사무실에서 였다. 
내가 일을 시작했을 때에 다른 여직원 하나와 사귈 분위기라는, 소위 썸을 타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던거 같은데,
그 여직원은 내가 들어갈 즈음 퇴사해서 자세한 전후 이야기는 모르겠다.

사무실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그를 포함한 젊음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다.

모임에서 식사하는 자리가 많았는데, 음식이 나오면 그는 꼭 아이폰으로 음식사진을 찍었다.
특이한 것은 음식의 바로 위에서 찍는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아이폰을 테이블과 수평이 되게 해서 찍었다.
기독교인들이 음식을 두고 잠시 기도하듯이 그는 꼭 사진을 찍었다.

그는 SNS도 매우 자주 했지만 그렇게 찍힌 음식 사진이 올라오는 것은 보지 못 했다.

그 날도 우리 모임이 있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모임이 끝난 후 그가 내게 집에 괜찮은 와인이 있는데 함께 마실 것인지 물어봤다는 것이다.
너무 뻔한 수작에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못이기는 척, 밤을 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그의 집으로 향했다.

모든게 완벽했던것 같다.

달콤한 와인과 부드러운 음악, 때때로 선율을 따라 흥얼거리는 그의 낮은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나를 편안하게 했다.
취기가 오르며 흐릿해지는 시야로 그가 내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침대 위에 있었고 내 옷을 조심히 벗기는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내심 모른체 하며 슬며시 눈을 떴다. 

그는 그의 아이폰으로 나를 찍고 있었다.
그가 음식을 찍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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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했을땐 '오 이거 으스스한데!' 했는데 쓰다보니 설정잡느라 군더더기가 붙어서 애매해진듯 하네요. 요즘 레딧 번역글 재밌게 읽고 있어서 번역체 느낌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주제는 식인(카니발리즘;cannibalism)인데 이렇게 설명 안달아 놓으면 성적인 뜻으로 오해하실까봐 설명충이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