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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4056
    작성자 : 니니천사
    추천 : 20
    조회수 : 4016
    IP : 211.36.***.129
    댓글 : 26개
    등록시간 : 2014/11/01 18:42:39
    http://todayhumor.com/?panic_74056 모바일
    고등학교 선생님께 들었던 소매치기 이야기
    난 여고를 나왔다

    나의 파란만장한 고등학교 시절 

    꽤 무서운 체육선생님이 계셨다

    그렇다고 뭐 피바다 같은 별명을 가진

    그런종류의 선생님은 아니었지만

    항상 여고로 배정을 받으면 살이 찐다며 

    투덜거리시고는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여고생들을 향해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버릇없는 학생들에게는

    따끔하게 야단치는 그런선생님이셨던걸로 

    기억한다 

    가끔 능글맞기도 하셔서

    싫어하는 애들은 무지 싫어하기도하고 뭐

    평범한 선생님 이셨다

    어느 시험기간

    학교에서는 예체능은 그냥 자율학습을 하라

    했던것같다

    교실에 들어오시면서부터

    시험에 안나오는 체육교과는  과목도 아니냐면서

    불만가득한 나즈막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시고는 체육부장의 차렷,경례도 손을 들어 

    제지하셨다

    그리고는 아이들을향해

    늬들 어차피 공부 안할거잔아

    내가 재밌는얘기 해줄게

    난 학교에서 하라는데로하기 존심상해서 

    늬들 놀려야겠어

    하시고는

    본인의 누님인지 고모님인지의 (기억이 잘 안나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시절에는 소매치기가 유독 많았다

    지금이야 보이스피싱 같은 지능적인 

    범죄가 판을 치고 신용카드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현금이 아닌 카드를 사용해서 

    소매치기가 없어졌지만
     
    그때는 꽤 조직적인 소매치기 집단이 많았더란다

    소매치기가 드라마의 소재가 될정도였고 뭐

    드라마의 가난한 여주인공이 돈을벌기위해 

    서울로 상경해서 사람을 잘못만나

    험한 소매치기에서  멋진 남자주인공을 만나

    갱생을하고 뭐 어쩌고하는

    그런류의 드라마도 있었고

    도시전설로는 소매치기를 눈치채고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작업도구인 가방 밑창을따는 면도칼로 얼굴을 

    긋고 도망간다던가하는 확인불가한

    얘기도 있었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은 그들의 주된 무대로

    사람많고 북적이는  곳에서 가방 밑을 면도칼로

    딴다던지

    아저씨들의 안주머니 깊숙한곳에있는 

    두툼한 지갑을 귀신같이 

    빼내 가는 일도 비일비재 했단다

    그러다 누군가 눈치를 챈다해도

    조직적인 그들에게 무슨 해꼬지를 당할까 두려워

    섣불리  도둑이야! 소리 치지도 못하는
     
    그런시절이었다고 

    소매치기 당사자는 전혀 그렇게보이지 않는 

    젊은 여자나 앳된 학생이라해도 

    이미 주변은 그들로 포위되어

    있었기에
     
    체육선생님의 고모님은 

    버스에서 일을 겪으셨는데 

    만원버스에서 운좋게 좌석을 획득하시고

    꾸벅꾸벅 졸다가

    내려야할 정거장을 지나치지나 않았나

    고개를 번쩍 든 순간

    시야에 웬 남자가 어떤 여성의 금목걸이를

    따는 장면을 목격하신것이었다 

    순간 소리를 칠뻔 하셨으나

    무서운 마음에 멈칫 하고 말았단다

    그리곤 반사적으로 본인의 목으로

    손이 갔는데

    당연히 있어야할 금목걸이가

    생전 신랑에게 선물이라곤 받아본적없다가

    처음 45살 생일선물로 

    받은 닷돈짜리 순금 십자가목걸이가 없더란다

    사색이 된 고모님은 벌벌떨리는 손으로 몇번이고 

    목언저리를 만져봤으나 

    목걸이는 없었고

    아까 그남자를 흘끔흘끔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

    하고 계셨단다

    고모님의 눈치가 이상하다는걸 느꼈는지

    그남자는 고모님을 한번 흘끔 쳐다보고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는데

    고모님은 그 목걸이를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

    그남자를 따라 내렸다고 

    덜덜 떨면서 그남자를 쫓아가다가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저기요!" 

    하고 새된 소리로 그남자를 부르자

    천천히 뒤를 돌아본 남자는

    "왜요?"

    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꾸를 했는데

    그목소리가 그렇게 소름끼쳤다고한다

    "제 목걸이 주세요"

    하고 고모님이 남들에게는 들리지않을만한 

    그러나 꽤 단호한 목소리로

    남자를 다그치자

    남자는 주변을 한번 쓱 둘러보고는

    따라오라고 하곤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는데

    고모님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고한다

    여차하면 신발벗고 도망칠 궁리를 하며

    적당한거리를 두고 쫓아가니까

    남자는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더란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던게지

    그리고는 안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내주는데

    한두개가 아닌 목걸이 뭉치더란다

    번쩍거리며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목걸이 뭉치 

    중에서   고모님은 본인의 것으로 보이는

    십자가를 찾아 덜덜떨리는 손으로 어렵사리

    목걸이를 빼냈고

    남자는

     "이제 됬죠?" 

    하더니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석양속으로 사라졌다고

    그자리에서 주저앉은 고모님은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도 모르겠고

    집에 오자마자 앓아누워

    3일을 못일어나셨다고한다  

    3일후 겨우겨우 몸을 추스리고

    정신을 차린 고모님은 교회에 가시려고

    화장대 앞에 앉았는데

    고모님의 십자가 금목걸이는

    그곳에 얌전히 있었단다

    남자에게 받은 십자가 목걸이와 함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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