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미스공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08-10-06
    방문 : 2682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71844
    작성자 : 비키라짐보
    추천 : 57
    조회수 : 5299
    IP : 115.137.***.249
    댓글 : 18개
    등록시간 : 2014/08/18 17:28:24
    http://todayhumor.com/?panic_71844 모바일
    '그게 나의 인생이었다.'
    <div> </div> <div><br>"미안했다. 그동안 나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아... 솔이가 보고싶네..."</div> <div><br>그 순간 문득 떠오른것은 형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주저할 수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저도 하나 부탁드립니다. 형만큼 아주 긴걸로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유년시절 형은 늘 내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겨우 두살위의 형이었지만, 형은 늘 나를 괴롭게했다.</div> <div> </div> <div>또래의 아이들이라면 형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는것이 흔한일이었지만</div> <div> </div> <div>내 형은 다른 형들과는 달랐다. </div> <div> </div> <div>나를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때리고 물건을 뺏는등의 괴롭힘이 아니었다.</div> <div> </div> <div>"오늘까지 교과서 80페이지부터 120페이지까지 읽고 정리해놔 나가서 놀다가 걸리면 각오해"</div> <div> </div> <div>형은 나에게 공부를 강요했다. 자기 공부가 아닌 내 공부를 강요하는것이 흡사 형이 아닌</div> <div> </div> <div>엄마나 학교 선생님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div> <div> </div> <div>행여 친구들의 꾀임(?)에 빠져 놀다가 들어오는 날이면 나는 엄마나 아빠의 불호령보다 더</div> <div> </div> <div>완고하고 강력한 형의 체벌을 감당해야했다.</div> <div> </div> <div>부모님도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주는 형의 모습에 대견해하며 되려 나태한 나를 꾸짖을뿐</div> <div> </div> <div>내 편은 누구도 없었다.</div> <div> </div> <div>물론 그 덕분에 나는 늘 반에서 1등을 도맡아했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날때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div> <div> </div> <div>형 역시 나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성적이 좋은 편이었는데, 집안 형편때문에 고3때 취업반에 들어가</div> <div> </div> <div>취직해 돈을 벌겠다는 폭탄선언으로 부모님을 놀래키고는 이내 그 특유의 추진력으로 </div> <div> </div> <div>변두리의 공장에 취직을 했다. </div> <div> </div> <div>표면적인 이유는 공부가 하기 싫어졌다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한 독재(?)는 여전하여</div> <div> </div> <div>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꽤나 알려진 모범생으로 좋은 대학까지 입학 할 수 있었다.</div> <div> </div> <div>내가 고3이 되던 1998년은 갑작스레 터진IMF로 경제가 휘청이고, 수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았으며,</div> <div> </div> <div>심지어 아버지마져 하시던 일이 잘 안돼 집안사정이 형편없이 주저앉았지만,</div> <div> </div> <div>우리집 만큼은 큰 액수는 아니지만 형이 벌어오는 돈으로 근근히 생활은 될 정도였고,</div> <div> </div> <div>형 덕분에 풍족하진 않지만 나 역시 큰 걱정없이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군에서 제대한 나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제법 그럴듯한 증권사에 취직했고,</div> <div> </div> <div>십수년을 따라다니던 형의 압제와 공부에 대한 강요는 함께 사라졌다.</div> <div> </div> <div>사실 대학을 졸업할때까지 형에게 꼼짝 못하는 동생이라는 것 자체도 흔한 일은 아니었으니</div> <div> </div> <div>나도 이제 형이 나에게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음에 만족했다.</div> <div> </div> <div>이후 나는 펀드매니져로서 억대는 아니지만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나름 성공적인 삶을 영위해가고 있었다.</div> <div> </div> <div>대출은 조금 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아파트에 예쁜 아내...</div> <div> </div> <div>누가봐도 제법 괜찮은 삶이라고 자평한다.</div> <div> </div> <div>형과 부모님은 예전에 살던 허름한 집에서 아직 살고 있어, 죄송한 마음이 들긴하지만</div> <div> </div> <div>형이 부모님을 모시겠다고 했고, 지금 집을 구입할때 장인어른이 얼마간의 돈을 지원해주셨고</div> <div> </div> <div>결정적으로 아내가 시부모님과 함께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몇년의 노력끝에 귀여운 딸까지 태어나자 나의 행복은 정점을 찍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딸이 태어나던 날 신생아실에 누워있는 내 딸을 보기 위해 찾아온 형은 몹시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이름은? 이름은 뭘로 지을꺼야?"</div> <div> </div> <div>"아 아직 생각 안해봤는데? 지민이? 수지? 와이프가 그 이름 어떠냐고 하던데?"</div> <div> </div> <div>"솔이 솔이라고 지어"</div> <div> </div> <div>"솔이? 뭐야 그건... 별루다"</div> <div> </div> <div>"뭐???"</div> <div> </div> <div><br> </div> <div>느닷없이 내 멱살을 잡은 형... 형의 눈에는 모처럼 분노가 서려있었다.</div> <div> </div> <div>어린시절 공부하기 싫어 친구집에 도망쳤다가 다음날 나를 찾아내 집으로 끌고 오던 날과는 비교도 </div> <div> </div> <div>되지 않을만큼 강한 페이소스가 느껴졌다.</div> <div> </div> <div><br> </div> <div>"소... 솔이라고 지어줘... 이솔 콜록콜록"</div> <div> </div> <div>"아...그...그게... 장모님이랑 와이프가 작명소에 가서... 좋은걸로"</div> <div> </div> <div>"하아..."</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은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div> <div> </div> <div>후에 엄마에게 들으니, 최근에 형이 사귀던 여자와도 헤어지고, 회사에도 문제가 생겨서</div> <div> </div> <div>몹시 힘들어 했다고 했다. 나는 아마도 이러저러한 외적 문제가 겹쳐 형이 내게 그런 강압스런 태도를</div> <div> </div> <div>보였겠거니 하며, 이해하려했다.</div> <div> </div> <div>혹시나 하는 생각이지만 그 솔이라는 이름이 어쩌면 형이 전에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일수도 있겠구나</div> <div> </div> <div>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형의 헤어진 전 여자친구 이름을 내 딸의 이름으로 부르는건 찝찝하기 이를데 없었고</div> <div> </div> <div>결국 아이는 장모님과 아내의 강력한 권유로 지민이로 결정되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내 딸 지민이를 보러오는 형의 모습은 다소 이상하기 짝이없었다.</div> <div> </div> <div>한참동안 멍하니 지민이를 바라보는 형, 무언가를 추억하는듯한 형의 표정이 내겐 낯설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솔아 솔아 이쁘기도하지..."</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은 내 딸 지민이를 한번도 지민이라고 부른적이 없었다. 형은 그냥 늘 솔이라고 불렀다.</div> <div> </div> <div>식구들 모두 형에게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형은 알았다는 대답 후에도 변함없이</div> <div> </div> <div>지민이를 솔이라고 불렀다.</div> <div> </div> <div>하지만 워낙에 지민이를 이뻐했던 형이었기에 그저 조카를 너무 좋아하는 조금 독특한 삼촌정도로</div> <div> </div> <div>이해하려 애쓸 뿐 별다른 노력을 해본 적은 없었다. </div> <div> </div> <div>아내는 다소 불편해 하긴 했지만, 옷이며 장난감이며 늘 뭔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오는 형이었기에,</div> <div> </div> <div>나에게는 불만을 늘어놓아도, 형이나 부모님에겐 따로 내색하지 않았다.</div> <div> </div> <div>그 즈음 형은 알콜중독 판정을 받았다. </div> <div> </div> <div>겉으로 드러난 원인은 회사에서 퇴직처리된 것과 여자문제였지만</div> <div> </div> <div>실제로는 고3때 입사한 첫 직장이 원인이었다. 형은 고무가루를 압착하여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다녔는데,</div> <div> </div> <div>그 회사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형에게 꽤 괜찮은 급여를 주었는데,</div> <div> </div> <div>어린 나로서는 그저 일이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사실은 일하면서 그 고무가루를 흡입하다보니</div> <div> </div> <div>마스크를 써도 몇년만에 진폐증같은 폐질환을 얻어나오기 일쑤였기에 회사에서 눈가리고 아웅식으로</div> <div> </div> <div>급여를 조금 더 주었던 모양이다.</div> <div> </div> <div>형은 늘 기침을 달고 살았고, 툭하면 노오란 가래를 바닥에 뱉어댔다.</div> <div> </div> <div>꾀제제한 옷에 늘 어딘가 아픈 사람처럼 기침을 해대고, 변두리 공장에 다니며 나이든 부모를 봉양하는</div> <div> </div> <div>형에게 여자가 생길리 없었고, 생긴다해도 곧 차이기 일쑤였다.</div> <div> </div> <div>물론 회사에서도 폐가 좋지 않아 힘든일을 못하고 기침만 연신 해대는 폐병장이 직원을 반기는 곳은 없었다.</div> <div> </div> <div>형은 근근히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산재보험 공단의 보조금으로 겨우겨우 살아갔다.</div> <div> </div> <div>어머니는 형을 어떻게든 결혼시키고자 동남아쪽 여자와 국제결혼등을 알아보러 다녔지만</div> <div> </div> <div>그것도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모양이었다.</div> <div> </div> <div>마음같아서는 내가 몇 천만원정도 드리고 싶었지만, 형 결혼 문제까지 왜 내 돈을 써야하냐며</div> <div> </div> <div>눈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하는 아내 때문에 이제나 저제나 눈치만 보고 있던 참이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결국 그 망설임은 후회로 남고 말았다.</div> <div> </div> <div>늦은 밤 몇 달만에 걸려온 형의 전화... 나는 그것이 형의 마지막일꺼라곤 생각지 못했다.</div> <div> </div> <div><br> </div> <div>"미안했다. 그동안 나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아... 솔이가 보고싶네..."</div> <div> </div> <div>"아 형... 이 밤중에 뭔소리야... "</div> <div> </div> <div>"미안해...미안해... 너 행복하지? 그치?"</div> <div> </div> <div>"왠 쌩뚱맞은 소리야! 형 또 술마셨지? 술 좀 작작 먹으라니까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는줄 알어?"</div> <div> </div> <div>"술... 안마셨어 쿨럭쿨럭... 하하하 나 지금 기분이 좋아 행복해야 된다. 알지? 넌 집도 있고, 차도 있고</div> <div> </div> <div> 예쁜 아내도있고, 예쁜 딸도 있어 직장도 좋은데 다니고... 넌 성공한거야 그치?"</div> <div> </div> <div>"아 진짜 뭔소리하는거야!"</div> <div> </div> <div>"행복해라 행복해야돼! 솔아 금방 갈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얼마 뒤 형은 싸늘한 시체로 돌아오고 말았다. 교통사고였다. </div> <div> </div> <div>그러나 경찰서와 병원을 오가며 알게된 사실은 그것이 우연한 사고가 아닌 자살이라는 것이었다.</div> <div> </div> <div>사고차량의 블랙박스에는 느닷없이 뛰어들어오는 형의 모습이 정확히 찍혀있었다.</div> <div> </div> <div>그것도 HD급 영상으로 너무도 생생하게 찍혀 있어, 차에 받히는 순간 활짝 웃어보이는 형의 너무도 편한 얼굴까지</div> <div> </div> <div>생생하게 보였다.</div> <div> </div> <div>이미 몇달전에 3개의 생명보험까지 들어둔 형에게 경찰은 무척 사무적인 표정으로 의도적 자살이라고 </div> <div> </div> <div>판정했고, 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명보험 회사는 형 보험의 수혜자로 되어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에게</div> <div> </div> <div>단 한푼의 돈도 지급하지 않았다.</div> <div> </div> <div>형의 죽음은 그야 말로 헛된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div> <div> </div> <div>장례기간은 짧게 지나갔고, 부모님은 그 누구보다도 슬피 우셨다. 나는 장례기간 내내 그다지 슬퍼하지도</div> <div> </div> <div>마음아파하지도 않는 아내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이 치밀어 사소한 것에 시비를 걸며 싸우긴 했지만</div> <div> </div> <div>별다른 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형은 떠나갔다.</div> <div> </div> <div>어느덧 3살이 되어 삼촌이 죽었다는 이야기에도 삼촌과 공원에 놀러가고 싶다는 지민이를 보며</div> <div> </div> <div>그저 형을 추억할 뿐이었다.</div> <div> </div> <div>형의 발인이 끝난 다음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div> <div> </div> <div><br> </div> <div>"이병진씨죠? 이명진씨 동생..."</div> <div> </div> <div>"네 맞는데요"</div> <div> </div> <div>"별건 아니고, 형님분 돌아가셨을때 유품이 몇 개 있는데 미처 전달을 못해서요 시간날 때 들르세요"</div> <div> </div> <div>"네 감사합니다."</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의 유품이란 얘기에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div> <div> </div> <div>형이 죽은후 엄마가 정리한 형의 물건이란게 정말 여행가방 하나 분량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div> <div> </div> <div>형은 정말 남기고 간 것이 없었다.</div> <div> </div> <div>그나마 딸 지민이의 방에는 형이 산재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쪼개고 모아 사준 장난감들이 수북하지만</div> <div> </div> <div>그것 외에는 형의 물건이란게 정말 너무 없었다.</div> <div> </div> <div>나는 회사에 반차를 내고 오후무렵 경찰서에 들러 가벼운 서류를 작성한 후 형의 유품을 인계받았다.</div> <div> </div> <div>유품이래봐야 고장난 휴대폰과 사고 당시 품안에 가지고 있었다는 수첩이 다였다.</div> <div> </div> <div>얼핏 훑어보니 빽빽하진 않았지만 일기같은 내용이 씌여져있었다.</div> <div> </div> <div>형은 죽기직전까지 어떤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겪으며 살아왔을까? </div> <div> </div> <div>나는 호기심에 수첩의 첫장을 펼쳤다.</div> <div> </div> <div>하지만 알콜중독자가 된 형의 착각일까? 아니면 장난의 일부일까?</div> <div> </div> <div>맨 첫페이지에 표시된 날짜는 무려 20년도 전인 198X년이었다.<br></div> <div> <br></div> <div>198X년 X월 X일</div> <div> </div> <div>이 곳으로 돌아온 나는 오래된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이것이 현실인지 아닌지를 가늠중이다.</div> <div> </div> <div>희미해진 기억이나마 붙잡아 대조한 결과 내가 요청한 그 시기 그 시절로 돌아온 것이 분명하다.</div> <div> </div> <div>그게 사실인줄 알았다면, 로또 복권 번호라도 알아올 것을... </div> <div> </div> <div>하지만 그 노인네의 말대로 세상에 큰 물의를 일으키거나 큰 변화를 가져올만한 짓을 하면</div> <div> </div> <div>모든것이 사라진다는 말 역시 거짓말은 아니겠지</div> <div> </div> <div><br> </div> <div>198X년이면 형이 겨우 9살 10살 무렵이다. 누가봐도 9살 10살짜리가 쓸만한 어휘나 단어구사가</div> <div> </div> <div>아니기에 난 형이 쓴 것이 아니겠지 싶어 필적을 자세히 보았으나 분명 필체는 형의 것이 분명했다.</div> <div> </div> <div>낡은 수첩의 두번째 장을 넘기자 다음장은 무려 2년뒤의 내용이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199X년 X월 X일</div> <div> </div> <div>병진이를 많이 때렸다. 미안할 뿐이다. 너를 바른길로 인도하고 너를 성공시키기위해</div> <div> </div> <div>내가 할 줄 아는 방법이 이것 뿐이라서 미안하다.</div> <div> </div> <div>2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솔이가 보고싶다. 솔아...</div> <div> </div> <div><br> </div> <div>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간 형이 지민이를 솔이라고 부르는 것이 헤어진 전 여자친구의 이름은 아닐까</div> <div> </div> <div>하고 생각했었는데 형은 아주 오래전부터 솔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애초부터 수첩에 기입된 날짜 자체를 믿을 수 없었기에 나는 연신 내 머리를 가득채우는</div> <div> </div> <div>궁금증을 뒤로하고 수첩의 다음장을 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199X년 X월 X일</div> <div> </div> <div>내년인가 내 후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제 곧 힘들어질께 뻔한데 </div> <div> </div> <div>속편하게 학교나 다니며 추억놀이할 여력이 없다.</div> <div> </div> <div>어디든간에 4식구 건사할만한 직장을 구해야 한다.</div> <div> </div> <div>졸업후에 찾으면 늦다. 병진이 대학 등록금 마련하려면 지금 벌고 있어도 빠듯해</div> <div> </div> <div><br> </div> <div>실제로 형이 IMF를 불과 1년 앞두고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 취직했었기 때문에, 나에게 세번째 페이지는</div> <div> </div> <div>조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흡사 실제로 형이 199X년에 이 글을 쓴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당시 IMF는 갑작스럽게 터졌기 때문에 정치인이나 경제학자조차 예견하지 못했던 부분인데,</div> <div> </div> <div>형은 어떻게 그걸 예견했을까? '</div> <div> </div> <div><br> </div> <div>나는 곧 잡념을 떨치기 위해 고개를 휘저었다. 이제 곧 힘들어질텐데 라는 구절 하나만으로</div> <div> </div> <div>IMF를 연관짓는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div> <div> </div> <div>형이 IMF 직전에 공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온것은 우리 가족에게 고마운 일이고, 나 스스로는 큰 빚을 지고</div> <div> </div> <div>있는듯한 기분이었지만, 형이 무슨 초능력자라서 미래를 볼 수 있는것도 아닌데...</div> <div> </div> <div>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억측이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수 페이지가량은 의미없이 빽빽하게 '솔이' 라고 씌여져있거나,</div> <div> </div> <div>부모님의 건강문제 걱정 또는 내 학과 성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몇 줄 적힌 정도였는데,</div> <div> </div> <div>여기서부터 씌여진 날짜는 실제 날짜와 거의 동일했다.</div> <div> </div> <div>아버지의 맹장수술 일자라던가, 내가 축구를 하다가 골절을 입은 것 등이었다.</div> <div> </div> <div>실제로 아버지의 맹장수술 당시에는 형이 아랫배가 조금 불편하다던 아버지를 이끌고 억지로 병원에 데려간적이</div> <div> </div> <div>있어서 기억은 나지만, 당시에는 형의 건강염려증 정도로 치부해버렸었고,</div> <div> </div> <div>그 외에 어머니 교통사고가 걱정된다는 글이 있었는데, 실제로 어머니는 여태껏 단 한번도 교통사고를</div> <div> </div> <div>당하신적이 없어서 그 부분에선 또 이상했다.</div> <div> </div> <div>내가 축구를 하다 골절을 입은 부분은 </div> <div> </div> <div>199X년 X월 X일</div> <div> </div> <div>병진이 축구하다 골절 -> 바보</div> <div> </div> <div>이런식으로 씌여져 있어 그저 추억속의 한부분을 돌아보는 듯한 기분만 들었지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았다.</div> <div> </div> <div><br> </div> <div>200X년 X월 X일</div> <div> </div> <div>병진이가 딸을 낳았다. 아닌걸 알면서도 솔이가 떠올랐다.</div> <div> </div> <div>두고온 아내에게 미안하다. 아직도 두렵다 난 긴 꿈을 꾸고 있는건 아닐까?</div> <div> </div> <div>죽어버리면 혹시 이 긴 꿈에서 깨어날 수 있지 않을까?</div> <div> </div> <div>두렵다. 그리고 몹시 그립다.</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이 결혼은 커녕 단한번도 변변한 연애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기에</div> <div> </div> <div>나는 형이 이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구나라고 생각했다.</div> <div> </div> <div>도대체 형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div> <div> </div> <div><br> </div> <div>200X년 X월 X일</div> <div> </div> <div>단순히 진폐증으로만 알았던 내 병이 폐암이라는 사실을 알았다.</div> <div> </div> <div>이제 길어야 1년이라지?</div> <div> </div> <div>201x년 X월 x일 새벽 두시 동인천 홍예문 모퉁이의 그 가게... 그곳으로도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것인가?</div> <div> </div> <div>막연하게나마 그 곳에 다시 돌아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던 나에게는</div> <div> </div> <div>모든것을 잃어버리고 삶의 희망조차 날아가버렸다.</div> <div> </div> <div>솔아...</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00X년 X월 X일</div> <div> </div> <div>내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 몸이 더 이상 예전같지 않다.</div> <div> </div> <div>보험회사에 들렀다. 그 동안 모아온 돈으로 보험을 세개 들었다.</div> <div> </div> <div>하나는 엄마 앞으로 하나는 아버지 앞으로 하나는 병진이 앞으로...</div> <div>내가 가고 없더라도 세 사람은 행복했으면 좋겠다.</div> <div> </div> <div>201x년 X월 x일 새벽 두시 홍예문 모퉁이의 그 가게로 돌아가 뭔가 어긋난 이 인생을</div> <div> </div> <div>또 다시 바꿔야겠다는 내 바람이 날아가버린 마당에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것은</div> <div> </div> <div>이 것 뿐인것 같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슴이 쿵쾅거렸다. 형이... 폐암이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했다.</div> <div> </div> <div>나와 아버지와 어머니를 수혜자로 가입한 형의 생명보험은 블랙박스의 HD급 영상앞에</div> <div> </div> <div>그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흩날려 사라져버렸지만</div> <div> </div> <div>형의 진심이 느껴져 어느샌가 내 두 뺨엔 눈물이 흘러내렸다.</div> <div> </div> <div>형은 늘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고 사랑했다. 문득 그런 형과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div> <div> </div> <div>내 자신의 성공에 매진한채, 아내와 딸만을 돌보던 내가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고 </div> <div> </div> <div>마음이 너무 아팠다.</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의 수첩속 일기는 이것이 마지막이었다.</div> <div> </div> <div>알수 없는 말들과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지만 형의 희생과 사랑은 글자 하나하나에 차곡히 베어있었다</div> <div> </div> <div>나는 보험금이나 받자고 달리는 차위로 몸을 내 던진 바보같은 형을 원망했던 나 자신이 되려 한심했다.</div> <div> </div> <div>비록 바보같은 짓이었지만 형은 그렇게 우리 가족을 아껴줬었는데...</div> <div> </div> <div>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형에게 해준것이 없었다.</div> <div> </div> <div>가슴이 먹먹해져 밤새 혼자 술을 퍼마시고 아내의 잔소리에 귀를 막으며 겨우 눈을 뜬 다음날 아침</div> <div> </div> <div>문득 내 머리속엔 한 줄의 글귀가 떠올랐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201x년 X월 x일 새벽 두시 동인천 홍예문 모퉁이의 그 가게...'</div> <div> </div> <div>형의 일기속에 씌여진 아직 오지도 않은 그 날이 내 머리속을 온통 사로잡았다.</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은 정말 미래를 볼 줄 아는 능력이라도 있었던걸까? 아니면 그냥 형의 상상일까?</div> <div> </div> <div>힘든 시간속에서 형은 그저 망상을 써내려간건 아닐까?</div> <div> </div> <div>아니면 애초에 날짜중 글자 하나가 잘 못 씌여진 것일수도 있었다.</div> <div> </div> <div>그냥 지나쳐도 될 그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잡아 끄는 무엇인가가 느껴졌다.</div> <div> </div> <div>그것은 어쩌면 형이 나에게 남긴 어떤 메시지일지도 몰랐다.</div> <div> </div> <div>나는 피가 이끌리는듯한 어떤 강인한 자력에 끌려 평범한 이상으로 돌아간 뒤에도</div> <div> </div> <div>달력에 표시까지 하며 그날을 마냥 기다렸다.</div> <div> </div> <div>그리고 3년이 지난 201x년 X월 X일... 나는 형이 말한 동인천 홍예문 너머를 조용히 지나고 있었다.</div> <div> </div> <div>구청에서 조명기구등을 몇 개 설치하긴 했지만 그 길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크게 달라진것이 없었다.</div> <div> </div> <div>늘 있던 슈퍼와 몇 개의 가게들이 보였지만, 역시나 새벽녘엔 모두 문을 닫고 길은 조용했다.</div> <div> </div> <div>한겨울의 추위와 스산함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조차 없었다.</div> <div> </div> <div>형은 도대체 먼 미래의 이곳에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div> <div> </div> <div>나는 의아했지만, 형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일기속의 내용이었기에, 낡은 돌문 사이를 몇 번이고</div> <div> </div> <div>오가며, 혹시나 형이 보았을 무언가가 나에게도 똑같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div> <div> </div> <div>새벽 4시경... 결국 포기하고 혹독한 추위를 뒤로한채 집으로 발길을 돌리려던 내 눈앞에</div> <div> </div> <div>문 뒤쪽 어딘가에서 반짝이는 조명이 보였다.</div> <div> </div> <div>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돌벽만이 덩그러니 있던 자리에 알 수 없는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요즘에도 이런 가게가..."</div> <div> </div> <div><br> </div> <div>신기하게도 비디오 대여점이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비디오 가게란것이 거의 없어지기도 했거니와</div> <div> </div> <div>분명히 아까까지만해도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기에 나는 이곳이 분명 형의 일기속에 나온 바로 그곳일꺼라고</div> <div> </div> <div>확신했다.</div> <div> </div> <div><br> </div> <div>"내가 착각을 해서 아까는 못 봤다쳐도, 이 새벽녘에 문을 여는 비디오가게가 어딨어..."</div> <div> </div> <div><br> </div> <div>나는 숨을 죽이고 천천히 비디오가게 앞으로 다가섰다</div> <div> </div> <div><br> </div> <div>"인생 비디오샵"</div> <div> </div> <div><br> </div> <div>문득 어렸을때 본 환상극장, 내지는 기묘한 이야기등의 환타지 드라마가 떠올랐다.</div> <div> </div> <div>그런건 다 지어낸 이야기라며 그다지 즐기지 않았던 나였는데, 지금 내 눈앞에 그런 오묘한 것이</div> <div> </div> <div>내게 들어오라 손짓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나는 낡은 미닫이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div> <div> </div> <div>보기보다 내부는 깨끗하고 넓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비디오 샵의 내부로 들어가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활짝웃는 인상의 뚱뚱한 중년남자가 나타나 나를 반겼다.</div> <div> </div> <div><br> </div> <div>"어서오세요! 손님 반갑습니다. 하하하하 저희 인생 비디오샵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div> <div> </div> <div>"아... 예"</div> <div> </div> <div>"아! 손님 전에도 저희 샵에 오신적이 있으신가요? 꽤 낯이 익은 손님이시네요?"</div> <div> </div> <div><br> </div> <div>"네? 저를 아시나요?"</div> <div> </div> <div>"손님이 두번째 방문이실수도 있고, 다른분이랑 착각할수도 있구요. 종종 두세번씩 방문하시는 경우도 있고</div> <div> </div> <div> 소개를 통해 지인이 오시는경우도 있거든요 하하하 뭐 어쨌든 잘오셨습니다. 사실 꽤 오랬동안 이 자리에서</div> <div> </div> <div> 비디오샵을 운영하고 있지만, 위치도 외지고 오픈 시간도 제멋대로여서 손님을 만나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거든요"</div> <div> </div> <div>"아.. 네..."</div> <div> </div> <div>"따듯한 차라도 한 잔 드릴까요? 하하하 제가 말이 너무 많죠? 간만에 손님이라 반가워서 그래요 하하하"</div> <div> </div> <div>"저... 죄송하지만 혹시 이명진씨라고 아시나요? 저희 형인데..."</div> <div> </div> <div>"글쎄요... 개인적으로 아는 이름은 아니니, 한번 손님 명부를 보죠 뭐..."</div> <div> </div> <div><br> </div> <div>남자는 카운터로 보이는 책상속에서 커다란 장부를 꺼내 천천히 뒤적이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는 얼마 안돼 활짝 웃으며 이야기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이명진 고객님이라면 전에 한편 대여를 하신적이 있으시네요!"</div> <div> </div> <div>"혀... 형이..."</div> <div> </div> <div>"자세히는 안 나와있지만 기기상태를 보니 반납되신걸로 확인되시구요"</div> <div> </div> <div><br> </div> <div>머리가 멍해졌다. 형은 정말로 몇 년뒤의 미래에 왔다간적이 있단말인가?</div> <div> </div> <div><br> </div> <div>"어.. 언제 뭘 빌려간거죠? 도대체 여긴 뭐하는 곳이구요!"</div> <div> </div> <div>"하하하 진정하세요 손님! 숨넘어가겠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질문해주시겠어요?"</div> <div> </div> <div>"혀.. 형은 언제 여기에 왔다간거죠?"</div> <div> </div> <div>"음... 어디보자 오늘 왔다가셨네요"</div> <div> </div> <div>"오... 오늘??"</div> <div> </div> <div><br> </div> <div>내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되묻자 뚱뚱한 비디오샵 사장은 씨익웃어보이며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오늘이긴한데... 뭐 좀 다른 의미의 오늘이라 이해는 안되실겁니다 자 다음 질문은요?"</div> <div> </div> <div>"뭘 밀려간거지? 뭘 대여했다는거냐구!"</div> <div> </div> <div>"내용은 똑같습니다. 저희 샵 이름 그대로 인생 비디오만을 빌려드립니다. 대신 단편 중편 장편이 있어요<br></div> <div> <br></div> <div>  그거는 고객님이 선택하시는 겁니다. 이명진고객님은 음 어디보자 장편을 빌려가셨네요"</div> <div> </div> <div><br> </div> <div>뭔가 기괴한 상황이 되어간다는것을 나는 직감했지만, 알수없는 어떤 기운이 터무니 없는 말들을 </div> <div> </div> <div>나 스스로에게 납득시켰다. 정확히 뭐라고 말 할 순 없지만 머리속에 떠돌던 형의 퍼즐들이 하나씩</div> <div> </div> <div>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div> <div> </div> <div><br>"도대체 여긴 뭐야! 뭐하는 곳이냐구!!!"</div> <div> </div> <div>"저희는 인생을 빌려드립니다. 보고싶은곳, 다시 돌아가고싶은 곳을 테잎을 감아 인생을 다시 한번 보여드리죠</div> <div> </div> <div> 피 신청자외에는 해당 비디오를 보여드리지 않지만, 보아하니 가족관계이신것 같으니, 이번만큼은 예외를 <br></div> <div> <br></div> <div> 두도록하죠.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매우 쾌적한 감상실이 있는데 한번 같이 가시겠어요?"</div> <div> </div> <div>"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부터 설명해봐 당신!! 응? 저 안에 뭐가 있길래 나를 데리고 들어가려는거야!!"</div> <div> </div> <div>"백문이 불여일견... 제가 여기서 손님을 앞에두고 백번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div> <div> </div> <div> 이명진 고객님의 비디오를 한번 보시면 다 이해가 되실겁니다. 안으로 오시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는 친히 가게 안쪽문을 열고 들어가며 나에게 따라오라 손짓을 했다.</div> <div> </div> <div>평소라면 이런 수상쩍은 가게 안으로 깊숙히 들어갈일은 없었겠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강한 </div> <div> </div> <div>운명의 이끌림에 나는 그를 따라 가게 내부로 들어갔다.</div> <div> </div> <div>안은 그의 말대로 커다란 화면과 소형 영사기가 설치된 작은 극장같은모습이었다.</div> <div> </div> <div>그는 한쪽 자리에 앉아 내게 손짓하며 말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쪽으로앉아봐요. 생각보다 금방 끝나요. 이 안경 끼시구! 요즘은 우리도 다 3D로 나와요 하하하"</div> <div> </div> <div><br> </div> <div>나는 나도 모르게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의자는 몹시도 푹신했고, 앉자마자 다시 일어서기 싫을 만큼</div> <div> </div> <div>안락했다.</div> <div> </div> <div><br> </div> <div>" 자 시작합니다"</div> <div> </div> <div><br> </div> <div>그의 말과 함께 방 내부의 불이 꺼지며 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시작은 몹시 어둡고 캄캄했지만, 무언가 친숙한 심장소리와 꿈틀거림이 나도 모르는 사이</div> <div> </div> <div>그것이 엄마 뱃속에 있는 형이라 말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수십배속으로 지나가는 비디오처럼 어느새 형의 몸은 자리를 잡아가고, 강한 이끌림에 의해</div> <div> </div> <div>나아가는 순간 주변이 밝아지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div> <div> </div> <div>몹시 젊은 시절의 할머니였다. 그리고 젊은 시절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보였다.</div> <div> </div> <div>그리고 곧 형의 옆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div> <div> </div> <div>아직 갓태어난 아기라서 쭈글쭈글했지만, 본능적으로 나는 그것이 바로 나 임을 알 수 있었다.</div> <div> </div> <div>형과 나는 계속 성장했다. </div> <div> </div> <div>형은 장남으로서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반면 나는 천덕꾸러기였다.</div> <div> </div> <div>실제와 다르게 형은 내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고, 내가 몇 시간이고 밖에서 놀고 들어와도</div> <div> </div> <div>자기 공부에만 열중할 뿐 내게 아무 관심이 없었다.</div> <div> </div> <div>나는 실제 사실과 너무 다른 내용을 보며, 다소 의아했지만 그런 내 마음과 상관없이 영상은 계속 흘러갔다.</div> <div> </div> <div>형은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사고나 치던 나는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div> <div> </div> <div>내가 담배를 피우며 형을 노려보지만, 형은 그저 내 시선을 피한 채 도서관으로 향했다.</div> <div> </div> <div>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상상도 못했던 장면이었다. 그 무서운 형이 내 눈을 피하다니...</div> <div> </div> <div>형은 대학에 입학했지만, 때마침 닥친 IMF로 불과 졸업을 1년 남기고 학교를 휴가한채 군대에 갔다.</div> <div> </div> <div>다행히 나는 그맘때쯤 정신을 차렸는지 공장에라도 들어가 일을 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실제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div> <div> </div> <div><br> </div> <div>'펀드매니져인 내가 공장에 다니고 형이 대학생이라니... 형은 고등하교 중퇴였는데...'</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이 군대를 제대하던 해, 형이 이를 악문채 눈물을 참고 있었다.</div> <div> </div> <div>엄마도 울고 있었다. 아버지도... 그리고 이내 바뀐 화면에는 내가 병원 침실에 누워있었다.</div> <div> </div> <div>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니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모양이었다.</div> <div> </div> <div>나는 애써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려 식구들을 위로 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지금 현실에서는 형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나였지만, 영상속의 나는 달랐다.</div> <div> </div> <div>사고 보상금으로 회사에서 준 돈으로 형의 등록금을 내줬다.</div> <div> </div> <div>집에 빚고 내 돈으로 갚았다. </div> <div> </div> <div>형은 내가 주는 용돈을 받으며 눈물을 흘렸다.</div> <div> </div> <div>문득문득 장애인 사업장에서 목발을 짚은채 일하고 있는 나를 몰래 보고 눈물을 훔치는 형이 보였다.</div> <div> </div> <div>형은 저렇게도 자주 날 보러 와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 </div> <div>나는 형을 싫어하던 아내 때문에 특별한 날이 아니면 형을 몇 번 보러가지도 않았는데...</div> <div> </div> <div>형은 내 덕에 좋은 성적으로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생활을 마치고 번듯한 의사가 되었다.</div> <div> </div> <div>미모와 지성을 갖춘 여자와 결혼도 했다.</div> <div> </div> <div>형은 몹시 행복해 했다. 현실에서 제대로된 연애도 못해봤던 형이기에 그런모습을 보니</div> <div> </div> <div>가슴이 벅차올랐다. </div> <div> </div> <div><br> </div> <div>'그래 형도 저렇게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갈 권리가 있었는데...'</div> <div> </div> <div><br> </div> <div>곧 형수는 형을 닮은 딸 아이를 낳았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이 바로 '솔'이였다.</div> <div> </div> <div>형은 지금이나 저 영상속에서나 저 이름을 참 좋아했었던 모양이다.</div> <div> </div> <div>형은 평소 내 딸 지민이에게 하듯이 딸 솔이에게 정성을 다 했다.</div> <div> </div> <div>아마 세상에서 딸을 가장 사랑하는 딸바보 아빠가 있다면 바로 형이었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 </div> <div>시간이 휙휙 지나간다. 형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div> <div> </div> <div>형이 병원에 왔다. 병상에는 내가 누워있다. 형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나는 자살을 시도한 모양이다.</div> <div> </div> <div>장애인이 된 내 처지를 비관하여 손목을 그었다고 했다.</div> <div> </div> <div>나는 정신을 차린 후에 형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div> <div> </div> <div><br> </div> <div>"너 새끼 의사 만드느라 잘라진 내 팔 어떻게 보상할꺼야!! 야 이새끼야 망가진 내 인생 어쩔꺼야!!"</div> <div> </div> <div><br> </div> <div>형의 시선에 비친 나는 병원 퇴원후에도 연일 술에 찌들어 살았다.</div> <div> </div> <div>장애인 보조금을 받은 돈으로 매일 술을 사 먹었고, 형은 마음아파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어느날 어머니는 형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결국 자살했다고 이야기했다.</div> <div> </div> <div>눈물 흘리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형이 보였다.</div> <div> </div> <div>그리고 지민이를 닮은 형의 딸 솔이도 보였다.</div> <div> </div> <div>슬픔에 찬 형은 술을 잔뜩 마신채 어두운 밤거리를 걷는다.</div> <div> </div> <div>낯 익은 풍경이다.</div> <div> </div> <div>마치 오늘 조금 아까 내가 본 것과 동일한 홍예문 고갯길... 그 위로 형이 걷고 있었다.</div> <div> </div> <div>밝은 불빛이 보인다. 유치한 네온사인 '인생 비디오샵' 형 역시 무언가에 이끌린듯 가게안으로 들어온다.</div> <div> </div> <div>영상은 거기에서 끝나있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어떠세요? 조금 이해가 되세요?"</div> <div> </div> <div>"도... 도대체 이게 다 무슨... 현실하고는 정반대에... 이게 도대체..."</div> <div> </div> <div>"아니죠 아니죠! 저것도 현실 이것도 현실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아무것도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의</div> <div> </div> <div> 현실, 그리고 손님이 알고 계시는 현실은 누군가가 자각한 상태에서 조금 달라진 현실이라는게 차이일 뿐<br></div> <div> <br></div> <div>  둘 다 동일한 현실입니다."</div> <div> </div> <div> "자... 자각"</div> <div> </div> <div> " 그렇죠 방금 보신것은 이명진 고객님이 저희 인생 비디오에 들르시기 전에 영상이라 이겁니다. 이곳에 들르신 후</div> <div> </div> <div>   다시 녹화한 영상은... 뭐 굳이 잘 아시니까 따로 보여드릴 필요가 없을거 같네요. 아시다시피 새로 녹화한 영상은</div> <div> </div> <div>   테잎도 벌써 끊어졌더라구요? 이게 뭐 녹화하시는 분 스스로 관리를 잘 못한 탓이니까... 저희 책임은 없습니다"</div> <div> </div> <div>"이 자식!!!"</div> <div> </div> <div><br> </div> <div>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내의 멱살을 잡았다.</div> <div> </div> <div><br> </div> <div>"아아!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고객님! 저 문 닫고 장사 종료하는 수 있어요! 큽"</div> <div> </div> <div><br> </div> <div>사내는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이 흡사 나는 알고 있지만 너는 몰랐구나 이제 알게되니 어때? 라고 말하는 듯 했다.</div> <div> </div> <div>사내의 그러한 표정을 보며 나는 분노의 대상이 잘 못 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div> <div> </div> <div>지금 치밀어오른 분노는 모두 오롯이 나를 향해 쏟아져야 온당했다.</div> <div> </div> <div>문득 형과의 마지막 전화 통화가 생각났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미안했다. 그동안 나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아... 솔이가 보고싶네..."</div> <div> </div> <div>"아 형... 이 밤중에 뭔소리야... "</div> <div> </div> <div>"미안해...미안해... 너 행복하지? 그치?"</div> <div> </div> <div>"왠 쌩뚱맞은 소리야! 형 또 술마셨지? 술 좀 작작 먹으라니까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는줄 알어?"</div> <div> </div> <div>"술... 안마셨어 쿨럭쿨럭... 하하하 나 지금 기분이 좋아 행복해야 된다. 알지? 넌 집도 있고, 차도 있고</div> <div> </div> <div> 예쁜 아내도있고, 예쁜 딸도 있어 직장도 좋은데 다니고... 넌 성공한거야 그치?"</div> <div> </div> <div>"아 진짜 뭔소리하는거야!"</div> <div> </div> <div>"행복해라 행복해야돼! 솔아 금방 갈께!!"</div> <div> </div> <div><br> </div> <div>흐트러졌던 퍼즐조각이 온전히 제모습을 갖춘채 맞춰졌다. </div> <div> </div> <div>알 수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형의 수첩도, 알콜중독자가 하는 헛소리처럼 들렸던 형의 전화도</div> <div> </div> <div>이해 못했던 형의 수많은 행동들도 모두 제 자리를 찾아 퍼즐을 완성한다.</div> <div> </div> <div>행복한 인생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형의 퍼즐을 망쳐놓은 사람은 바로 나였다.</div> <div> </div> <div>형은 그렇게도 사랑하던 딸 솔이가 얼마나 보고싶었을까?</div> <div> </div> <div>지민이를 바라보던 형의 간절한 눈빛이 나를 더 아프게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 어떻게... 어떻게 하면 되지?"</div> <div> </div> <div>"네 뭘요?"</div> <div> </div> <div>"형... 형의 인생... 그 망가진 인생 어떻게하면 원래대로 해줄 수 있냐고!! 내가 박살낸 형에 인생<br></div> <div> 어떻게 하면 다시 짜 맞출수 있냔말이야!!!!"</div> <div> </div> <div><br> </div> <div>남자는 다시 한번 미묘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는 어느샌가 카운터앞에 서서 나를 오라 손짓한다.</div> <div> </div> <div>다가가자 그는 아까 꺼내놓았던 장부의 맨 아래쪽에 내 이름을 쓰고 있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별도의 고객등록은 없구요. 여기 이름 옆에다가 본인 사인 부탁드립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사내가 나를 향해 들고 있던 펜을 내밀었다.</div> <div> </div> <div><br> </div> <div>"형님분에게도 말씀드렸지만, 일단 되감고 다시 녹화하는 것을 저희 딴에는 대여라고 하는데, 한번 대여가 시작되면 </div> <div> </div> <div> 중간에 중단하거나 다시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형님분은 스스로 찾아오셨으니까, 주의사항이 이게 끝이지만</div> <div> </div> <div> 동생분의 경우 형님관련 내용도 보셨고, 반정도 소개로 오셨기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계신 내용중 일부는 </div> <div> </div> <div> 저희가 편집후에 재 녹화한다는것 정도만 알아주시기 바랍니다."</div> <div> </div> <div>"펴...편집?"</div> <div> </div> <div>"별건 아닙니다. 저희 비디오샵을 악용하는 고객분들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사회에 물의가 되거나,<br></div> <div> <br></div> <div> 사회적으로 큰 파장, 엄청난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범주의 기억들은 편집을 한 후 녹화들어가구요</div> <div> </div> <div> 혹시라도 역사가 바뀐다거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 발생시 강제로 녹화장비를 종료할 수 있으니</div> <div> </div> <div>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아 방금 설명드린 마지막 부분은 형님께도 설명드린 부분입니다.</div> <div> </div> <div> 자 그럼 결정하십시오 사인하실지... 아님 그냥 돌아가서 형님의 희생으로 완성된</div> <div> </div> <div> 본인의 행복한 인생을 향유하실지... 결정은 본인의 몫입니다."</div> <div> </div> <div><br> </div> <div>사내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div> <div> </div> <div>가슴이 먹먹했다. 사내가 유독 힘주어 말한 '형님의 희생으로 완성된'이란 부분이 분명히</div> <div> </div> <div>나를 자극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지만, 이성으로 제어하기엔 나의 감정이 너무 북받쳐 올랐다.</div> <div> </div> <div>나는 펜을 들고 사인을 했다.</div> <div> </div> <div>순간 눈앞에 흐릿해진다. 의식이 몽롱해지며 무언가 따듯함이 느껴진다.</div> <div> </div> <div>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엄마 뱃속? 아니면 유년기의 나? 알 수 없는 나른함에 졸려온다.</div> <div> </div> <div>그리고 이내 매서운 겨울바람은 사라지고 한여름의 뙤약볕이 나를 감싼다.</div> <div> </div> <div>198X년 X월 X일의 여름 기억난다. 형과 시골의 외갓집 개울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지</div> <div> </div> <div>천진난만한 표정의 형이 나를 바라보며 장난을 친다.</div> <div> </div> <div>형이었다. 정말로 나에 형이 내 눈앞에 서 있었다.</div> <div> </div> <div>까까머리에 검게 그을렸지만, 분명 내가 사랑하고 나를 아껴주던 나에 형이 눈 앞에 서 있었다.</div> <div> </div> <div>나는 형을 끌어안은채 시원한 개울물 속으로 뛰어들었다.</div> <div>지금쯤 아마 그 비디오가게의 녹화기는 다시 돌아가고 있겠지...</div> <div> </div> <div>나는 나 때문에 망가진 형의 인생을 얼마나 복원해줄 수 있을까?</div> <div> </div> <div>혹시 나도 지난 내 인생에서의 형처럼 망가진 인생을 살게 되는건 아닐까?</div> <div> </div> <div>나도 형처럼 그 가게로 돌아갈 수 없는건 아닐까?</div> <div> </div> <div>두려웠다. 걱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미 기계는 돌기 시작했을 것이고, 나는 여기에 있었다.</div> <div> </div> <div>까까머리의 형과 젊은 시절의 부모님... 그리고 세월때문에 멀어졌던 사촌들이 함께 있었다.</div> <div> </div> <div>비록 형은 퍼즐을 제대로 완성시키지 못했지만, 나는 다를것이라고 생각했다.</div> <div> </div> <div>나에게는 지난 인생의 경험이 있었다. 나는 다시 찾아온 새 인생을 반드시 성공 시키고야 말 것이다.</div> <div> </div> <div>하지만 벌써부터... 자꾸만... 지민이가 보고싶다.</div> <div> </div> <div>지민아 아빠가 많이 사랑해...</div> <div> </div> <div><br> </div> <div>끝.</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장님 존경스럽습니다. 늘 이렇게 좋은일만 하시고... 사장님 킹왕짱!!!"</div> <div> </div> <div>"임마 모르면 잠자코 있어. 사람들이 말이야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뭔지 알아?"</div> <div> </div> <div>"글쎄요? 난 왜이렇게 잘생겼을까? 아니면 쟤가 날 좋아하는거 같은데... 뭐 이런 썸타는거?"</div> <div> </div> <div>"아니야... 난 저 사람하고 달라. 나는 다를꺼야 하는 믿음..."</div> <div> </div> <div>"그게 왜요?"</div> <div> </div> <div>"누군가 실패했다는건 그만큼 어렵다는 거거든... 근데 다들 생각한다고 나는 바꿀수 있어 난 해낼 수 있어!!!<br></div> <div> 크크크 웃기는 소리지 크크크크크"</div> <div> </div> <div>"예? 그... 그게 무슨..."</div> <div> </div> <div>"시끄럽고 저기 끊어진 이명진씨 테이프 뒷부분 있잖아!"</div> <div> </div> <div>"네..."</div> <div> </div> <div>"그 기록 안된 뒷부분만 잘라가지고 편집실로 가져와!"</div> <div> </div> <div>"다 끝난건데 그건 뭐하시게요? 녹화가 미처 안된부분이라 잘라붙여도 아무것도 안나올텐데..."</div> <div> </div> <div>"어차피 지금간 이병진이도 실패할게 뻔하니까 미리 잘라서 내 테잎에 붙여두려고... 크크크크"</div> <div> </div> <div>"어!!! 사장님 저도 몇년치만 좀..."</div> <div> </div> <div>"이 색히야 넌 아직 젊잖아!!! 몇년만 잘 참아 분점 내줄테니까!! 크크크크"</div> <div> </div> <div>"아이고 감사합니다 사장님 아니 아버지!!"</div> <div> </div> <div><br> </div> <div>진짜 끝.</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참 그리고 아까 그 아저씨 딸이랑 그 아저씨 형 딸 되게 귀엽던데... 걔들 불쌍하네요 아빠도 이제 못보고"</div> <div> </div> <div>"불쌍하긴... 뭐가 불상해 아무것도 못 느낄텐데..."</div> <div> </div> <div>"에? 왜요?"</div> <div> </div> <div>"그렇게 뒤틀어지면서 사라진 7세 이하의 생명들은 그냥 없어진걸로 처리되니까"</div> <div> </div> <div>"아 그냥 처음부터 없었던걸로?"</div> <div> </div> <div>"내가 얘기 안해줬냐?"</div> <div> </div> <div>"뭘요?"</div> <div> </div> <div>"그런 순수한 영혼으로만 만개를 모으면 이렇게 샵 하나 차릴 수 있어"</div> <div> </div> <div>"아 그럼 내 분점은...?"</div> <div> </div> <div>"이제 3000천개 남았다. 내 300인생 늘그막에 자식이라고 너 하나 거뒀는데 </div> <div> </div> <div>계약상 나도 이 가게를 너한테 물려줄 수는 없으니 너도 분발해라 이렇게 잘라서 모은 테잎</div> <div> </div> <div>떨어지면 아버지도 한방에 가는거야!! 너야 젊으니 아직이지만..."</div> <div> </div> <div>"네 아버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정말 끝에 끝에 끝.</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br>공포라기보다는 환상소설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긴한데... 딱히 분류짓기가 귀찮아서</div> <div>올림.</div> <div>여기저기 이미지차용에 흔해빠진 진부한 소재이긴 하지만 자작소설임.</div> <div>어디선가 본 뭐 무슨 악마 나오고 인생 리셋하는 이야기에서 모티브 따서 써봄<br></div> <div>뒷부분이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뭐 흔해빠진... 이지만 태클은 사양...</div> <div> </div> <div>비록 수정없이 초고를 그대로 올렸지만 퍼옴 아니고 창작자료임을 염두해두고 노력을 가상하게 여겨주길</div>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8/18 18:07:26  112.153.***.16  체지방전멸  432135
    [2] 2014/08/18 18:10:01  180.69.***.196  안수정등  489527
    [3] 2014/08/18 18:18:15  211.108.***.52  네네찡  461043
    [4] 2014/08/18 18:19:57  223.33.***.98  니양~콩  390975
    [5] 2014/08/18 18:27:36  123.109.***.60  심근지목  270804
    [6] 2014/08/18 19:10:17  175.215.***.146  morgan  486988
    [7] 2014/08/18 19:15:45  59.26.***.202  하파  119071
    [8] 2014/08/18 19:16:55  58.123.***.229  간절한구름  510718
    [9] 2014/08/18 19:28:28  223.62.***.124  김강  449488
    [10] 2014/08/18 19:29:31  58.231.***.6  둘이서  389368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
    [단편/브금] 웃는자들의 도시 <약스압> [4] 비키라짐보 15/03/19 14:21 209 22
    37
    [짧은단편] 천국(天國)의 문(門) [1] 비키라짐보 15/03/10 16:59 254 35
    36
    [단편] 숫자의 의미 [8] 비키라짐보 15/03/09 16:03 126 15
    35
    [단편] 악행의 경제학 [3] 창작글외부펌금지 비키라짐보 15/02/27 15:56 88 20
    34
    [데이터/스압주의] '창녀와 나' <완결편> [31] 비키라짐보 15/02/11 00:04 215 48
    33
    [데이터 주의] 창녀와 나 <7> [25] 비키라짐보 15/02/03 12:55 270 44
    32
    [데이터주의] 창녀와 나 <6> [8] 비키라짐보 15/02/02 11:33 285 26
    31
    [19/데이터/후방] 창녀와 나 <5> [14] 비키라짐보 15/01/31 15:23 288 40
    30
    [19/데이터/후방] 창녀와 나<4> ★폰트긴급수정재업★ [18] 비키라짐보 15/01/31 12:39 410 38
    29
    [19/데이터/후방주의] 창녀와 나 <3> [14] 비키라짐보 15/01/30 12:36 495 38
    28
    [19/데이터/후방] 창녀와 나 <2> [4] 비키라짐보 15/01/30 11:46 351 33
    27
    [19/데이터/후방] 창녀와 나 <1> [6] 비키라짐보 15/01/30 11:35 421 42/19
    26
    [브금/19금] 단편 'CTRL_Z' [16] 창작글외부펌금지 비키라짐보 15/01/11 22:12 211 23
    25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최종회(완결!!!) [49] 비키라짐보 14/12/30 16:22 48 48
    24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21~22 (합본) [4] 비키라짐보 14/12/30 16:04 55 15
    23
    [단편괴담] (브금,19금) 죄와 벌(완) [6] 비키라짐보 14/12/23 16:00 226 30
    22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20. 가시 [2] 비키라짐보 14/12/23 12:31 103 21
    21
    [단편] (브금) 스릴러 소설 '문자왔어요' (완) [1] 비키라짐보 14/12/19 21:12 33 24
    20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19 [7] 비키라짐보 14/12/19 20:49 42 32
    19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16~18합본 [17] 비키라짐보 14/12/18 15:38 74 54
    18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11~15 합본 [10] 비키라짐보 14/12/17 17:48 56 25
    17
    (브금) 미스테리/스릴러 소설 鎭.魂.舞( 진혼무 ) #1~5 합본 [18] 비키라짐보 14/12/17 17:04 78 39
    16
    [단편] (19금, 브금) 해마(海馬) [2] 비키라짐보 14/09/02 14:48 973 67
    15
    [단편#10] 지옥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6] 비키라짐보 14/09/01 14:57 130 31
    14
    [단편] '식사는 하셨나요?' [5] 비키라짐보 14/09/01 09:51 187 26
    13
    [단편소설] '괴담과의 인터뷰' 上 [4] 비키라짐보 14/08/28 14:26 81 28
    12
    [단편소설] '괴담과의 인터뷰' 下 [13] 비키라짐보 14/08/28 14:25 72 47
    11
    [단편소설] '그게 나의 인생이었다 2-1' [1] 비키라짐보 14/08/27 15:47 76 19
    10
    [단편소설] '그게 나의 인생이었다 2-2' [3] 비키라짐보 14/08/27 15:45 47 36
    '그게 나의 인생이었다.' [2] 비키라짐보 14/08/18 17:28 137 57
    [1] [2] [3] [4] [5]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