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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925
    작성자 : 아침별빛
    추천 : 4
    조회수 : 1027
    IP : 61.102.***.23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2/09 15:49:18
    http://todayhumor.com/?panic_63925 모바일
    [단편 소설] 탈 (脫) - BGM 有
    <div>출처 : <a target="_blank" href="http://blog.naver.com/jiyu102030/30184805835" target="_blank">http://blog.naver.com/jiyu102030/30184805835</a></div> <div> </div> <div><embed width="0" height="0" src="//www.youtube.com/v/dZWGH0ougJI?hl=ko_KR&version=3&rel=0&autoplay=1"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allowaccess="always" allowfullscreen="true"></embed></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안개가 짙게 깔린 이른 새벽</div> <div> </div> <div>흔들리는 버스에 중년의 남자가 창밖을 보며 앉아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짙은 카키색의 가방, 색이 다 바랜 회색 운동화를 신은 남자.</div> <div> </div> <div>힘없이 눈을 덮고 있는 눈꺼풀, 생전 미소라고는 없었던 것 같은 굳게 다문 입</div> <div> </div> <div>그리고 미간에 파여있는 깊은 주름은</div> <div> </div> <div>그의 인생이 결코 부드럽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던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번 역은 불암, 불암 고등학교 입니다. 다음 정차역은 중계 주공 6단지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끙 하는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남자는 왼손을 뻗어 정차벨을 누른다.</div> <div> </div> <div>삐익- 하는 소리에 놀란 듯 버스는 앞으로 넘어질 것 마냥 급정거를 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불암 고등학교 입니다. 내리세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대는 걸음걸이로 출입문으로 향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치익-, 덜컥.'</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를 토해낸 버스는 무거운 엉덩이를 이끌고 다시 새벽 공기속으로 자취를 감추며 달려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한쪽 어깨에 가방을 둘러매고 터벅터벅 힘없는 발걸음을 옮긴다.</div> <div> </div> <div>군데군데 움푹 파인 낡은 도로를 걸으며 남자는 힘겹게 비탈길을 올라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한참을 걸어 올라간 뒤 그의 눈 앞에는 낡은 판자집 하나가 보인다.</div> <div> </div> <div>남자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문이라고 부를 수 조차 없는 얇은 합판을 힘주어 당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털썩-</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무거운 가방을 내려놓으며 남자는 바닥에 등을 대고 쓰러진다.</div> <div> </div> <div>군데군데 얼룩이 진 지저분한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후우.......................'</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별안간 길게 숨을 몰아 내쉬며 눈을 감는다.</div> <div> </div> <div>양쪽 눈꺼풀 사이로 한줄기 뜨거운 물이 흐른다.</div> <div> </div> <div>어깨를 들썩이며 남자는 연신 눈물을 삼킨다.</div> <div> </div> <div>울음 속에 터져나온 외마디 흐느낌은 분노와 동정이 담겨있는 듯 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가방 속에 손을 넣어 자그마한 물체를 하나 꺼낸다.</div> <div> </div> <div>짙은 갈색의 약간은 매캐한 냄새가 나는 손바닥 만한 병을 흔들어본다.</div> <div> </div> <div>그는 그 물건을 물끄럼히 바라보다가 이내 더러운 벌레라도 붙어있는 것 마냥 구석에 힘차게 던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한참을 흐느끼던 남자는 이내 결심한 듯</div> <div> </div> <div>느린 동작으로 몸을 일으켜 한켠에 놓인 이불더미로 다가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두꺼운 이불을 몇겹 걷어내니</div> <div> </div> <div>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도의 눈매를 가진 어린아이 한명이 잠을 자고 있다.</div> <div> </div> <div>남자는 거친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손 마디에 힘을 주어서 천천히 쓰다듬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아이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인다.</div> <div> </div> <div>사죄를 하려는 듯, 머리를 연신 조아리며 남자는 한참을 그렇게 중얼거린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의 기도는 창 밖에 들려오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에 이내 멈추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뜬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는 손을 더듬어 구석에 쳐박혀 있던 병을 찾아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병을 연 남자는 일순 숨을 멈춘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는 병에 든 정체 모를 액체를 벽지와 이불에 흩뿌린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좁은 방 안에 알싸한 향이 넘실거린다.</div> <div> </div> <div>남자는 이젠 마지막이라는 듯 다시 한번 아이의 머리를 쓸어 넘긴 후</div> <div> </div> <div>느린 걸음으로 구석에 있던 서랍을 열어 사진 한장을 꺼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한켠에 있던 철제 페인트 통을 가져와</div> <div> </div> <div>그는 방 안에 널부러져 있던 낡은 빗자루와 세금 고지서, 일간 신문, 라면 쓰레기 등을 담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윽고 작은 라이터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낸 그는</div> <div> </div> <div>다른손에 사진 한장을 들고 바라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두운 방 안에서 초점 없는 눈을 한 아이가 담겨있는 사진에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불을 붙인다.</div> <div> </div> <div>불은 사진을 거부하려는 듯 언저리를 넘실거리다 이내 포기한듯 삽시간에 아이의 얼굴을 지워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사진을 통 안에 넣고 잰 걸음으로 방을 나선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회색 운동화를 신고 카키색 가방을 어깨에 들쳐매고</div> <div> </div> <div>문이라고 부를 수 조차 없는 얇은 판자를 밀고 새벽 공기 안으로 몸을 넣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터벅터벅, 언덕길을 내려오는 그의 어깨 뒤로</div> <div> </div> <div>작은 나무 판자집 하나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연기는 이내 세상을 집어 삼킬듯한 화염으로 바뀌고 이내 근처의 다른 집들로 옮겨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고요한 아침을 깨우는 닭 처럼 여기저기서 비명소리와 고함소리가 들려온다.</div> <div> </div> <div>찢어지듯이 울려퍼지던 울음소리는 이내 주위를 둘러싼 새벽 안개에 파묻힌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언덕을 다 내려온 남자는 버스 정거장에 기대어 전광판을 바라본다.</div> <div> </div> <div>작은 모니터엔 3분 뒤에 남자를 싣고 갈 버스 번호가 보인다.</div> <div> </div> <div>이윽고 저 멀리 골목 모퉁이에서 낡은 마을버스 한대가 들어선다.</div> <div> </div> <div>남자는 별안간 버스 정거장 옆에 있던 공중전화 부스 속으로 들어간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삑.삑.삑....</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익숙한 손동작으로 전화기 버튼을 누르자 이내 수화기에서 연결음이 흘러나온다.</div> <div> </div> <div>"여보세요..?"</div> <div> </div> <div>힘차게 울리던 연결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늘게 떨리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로 바뀐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일억 오천만원. 그게 그렇게도 힘들던가?"</div> <div> </div> <div> </div> <div>"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저도 구하려고 했어요. 정말이에요.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주세요"</div> <div> </div> <div> </div> <div>"부모라는 사람이 겨우 그거밖에 안되?"</div> <div> </div> <div> </div> <div>"삼일이면 되요. 제발. 이렇게 빌께요. 꼭, 제가 정말 꼭. 무슨 일이 있더라도 준비할게요. 제발 부탁할게요"</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저기요. 제발. 우리애는요. 아직 살아있는 거죠? 그런거죠?. 돈은 꼭 드릴게요. 목소리, 아니 숨소리라도 한번만 들려주세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제발요..."</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직 안 끊었죠? 제발 제가 부탁할게요. 시키는대로 다 할게요. 제발 우리애 목소리 한번만, 딱 한번만 들려주세요. 돈을 꼭 준비할게요. 한번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돈은 준비할 필요 없어. 이만 끊지"</div> <div> </div> <div> </div> <div>"여보세요? 그게 무슨말이에요? 네? 여보세-"</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달칵'</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자는 망치를 내려놓듯 수화기를 내려놓는다.</div> <div> </div> <div>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는 분노를 삭히려는 듯 잠시 우두커니 서 있는다.</div> <div> </div> <div>전화 부스 안에 서 있던 남자는 이내 힘없는 발걸음으로 버스 정거장으로 향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정거장에는 낡은 버스 한대가 서 있다.</div> <div> </div> <div>버스에는 운전사 한명 외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다.</div> <div> </div> <div>버스 앞으로 남자가 다가서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div> <div> </div> <div>버스 유리창 속으로 낡은 외투를 입은 중년 여자 한명이 운전석에 앉아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여자는 두 손을 얼굴에 파묻은 채 연신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젓고 있다.</div> <div> </div> <div>남자는 그 모습을 물끄럼히 바라보다가 이내 앞유리를 두드린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여자는 울음을 참으며 레버를 올려 버스 문을 연다.</div> <div> </div> <div>터벅터벅 힘없는 걸음으로 남자는 버스에 올라타 자리에 앉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 버스가 무거운 비명을 토해내며 움직이기 시작한다.</div> <div> </div> <div>남자는 창가에 앉아 초점 없는 눈으로 밖을 바라본다.</div> <div> </div> <div>양 손을 외투주머니에 넣고 굳은 표정으로 창 밖을 보는 그의 눈에 더러운 거리의 모습이 비친다.</div> <div class="autosourcing-stub"></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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