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회색정장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4-01-04
    방문 : 156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63830
    작성자 : 회색정장
    추천 : 2
    조회수 : 1211
    IP : 112.133.***.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2/07 16:39:34
    http://todayhumor.com/?panic_63830 모바일




    이제 마흔줄에 들어선 성철은 노암 마을 입구에서 샛길로 40M쯤 걸어가면 나오는 0.5헥타르 규모인 사랑


    이 열리는 과수원의 주인이다. 거대한 규모의 과수원을 능수능란하게 관리하는것을 보면, 지금은 돌아가

    시고 없는 아버지에게 얼마나 혹독하게 교육 받았나 지레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넓은 과수

    원을 홀로 관리하기엔 너무 힘들었고, 때문에 오늘도 읍내에서 일 할 할머니들을 아침 일찍 봉고차로 싣

    고 와 일을 하는 성철이었다. 



    "하이고 할매요, 바싹 짜르지말고 요로코롬 멀찌감치 짜르라니까는"



    오늘도 어김없이 실수하는 부산댁 할머니를 다그치던 성철은 갑자기 배꼽이 찌르르 울리는걸 느꼈다. 벌

    써 점심때가 다된것이다. 언제나 백발백중인 성철의 배꼽시계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12시가 되자 밥을 

    채워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이제 곧 출하가 시작될 복숭아 때문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일을 했던 것이었

    다.



    "자, 자 요쪽 고랑까지만 어여 허고 점심 묵고 합시다잉"



    성철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바닥으로 훔쳐내며 말했다. 그리곤 뒤를 돌아봐 과수원 입구쪽에 자리한 

    집을 처다보니 집사람이 나와 어서 오라고 손바닥을 휘휘 저어대었다. 그 모양새를 보고 있자니 괜시리 

    애가 타는 성철이었다. 배는 고파 죽겠는데 할머니들의 손은 더디기만 해 짜증이 솓구치던 성철은 결국 

    이쪽 고랑까지만 하자던 말을 바꿀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애가 타 죽겄네, 고만들 하고 점심 무러 가입시다 들"



    밥먹으러 갈때도 제일 앞장 서서 가는 성철이었다. 어지간히 배가 고팠었는지 집에 들어서자마자 밥을 

    달라고 외치는 그는, 후각을 파고드는 개장국 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며 말했다.



    "워디서 개를 잡았간디 개장국이여?"

    그의 아내가 개장국을 먹음직스럽게 투가리에 퍼 담으며 말했다.

    "쩌어기 꼴짜기에 철재 아부지가 내일이 복날이라고 개를 한마리 잡았구만"



    성철은 냉큼 상앞에 앉아 국물을 떠 목구멍 너머로 넘기고 있었다. 일하는 할머니들도 성철의 주위에 하

    나 둘 앉아 고기 조각과 국물을 목너머로 넘기며 하나같이 맛있다고 성철의 아내를 칭찬했다.



    "아따 고놈의 국 한번 참 잘끼렸다. 색시 음식 솜씨가 참 좋아, 길만이 아범은 좋겄어 만날 맛난 음식

    만 묵고"



    하고 말하며 깔깔깔 웃는 부산댁 할머니였다. 성철은 부산댁 할머니의 칭찬이 마냥 듣기 좋았던지 아내

    에게 할머니들 술 한잔씩 안따라주고 뭐하냐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맛있는 점심식사가 거의다 끝나고 마지막 남은 고기 한점을 입속으로 넣은 성철은 만족스러운 얼

    굴로 할머니들을 이끌고 다시 일을 하러 밖으로 나왔다. 배도부르고 날씨도 뜨뜻한게 딱 낮잠 자기 좋은 

    날이었지만, 이제 막 고1이 된 아들 길만이가 며칠전부터 공부를 하겠다고 피엠피인가 피엠피쓰리인가 

    뭔가 하는걸 사달라고 아우성이여서 그거 하나 사주리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는 그였다. 



    30만원이 웃도는 만만찮은 가격이었지만, 어렸을때부터 가난하게 살아 일만 하면서 커온 성철은 하나뿐

    인 자기 자식만은 부족함없이 키우고 싶어 아들 말이라면 열에 아홉은 들어주었다. 그렇게 아들 사랑이 

    유별난 성철은 해지름 판이 다 되어서야 일을 마치고 할머니를 다시 읍내로 싣어다 주러 봉고차를 끌고 

    읍내로 향했다. 할머니들에게 일당 5만원씩을 흰 봉투에 하나 하나 넣어 드리며 오늘도 수고하셨다는 말

    과 함께 내일도 일이 있으니 꼭 와주시라는 말을 더하며 배웅했다. 그렇게 읍내에서 마을로 돌아가는 길

    에 성철의 눈에 정육점이 보였다. 갑자기 차를 세운 그는 정육점에 들어가 말했다.



    "삼겹살 한근만 주쇼. 맛난 놈으로다가 안주믄 담부턴 안올랑깨 알아서 허쇼잉"



    할머니들을 보내고 다시 봉고차를 돌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문득 아들놈 고기 한점 먹여야겠단 생각에 

    정육점 앞에 차를 세워 삼겹살을 한근 사 다시 집으로 향하는 그였다. 어렸을때부터 삼겹살을 기가막히

    게 좋아하던 아들이 오늘 삼겹살을 보고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곤 흐뭇해하며 차로 30분거리의 어두운 

    시골길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달려 마을 초입즈음을 지나갈 때였다. 성철은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닿지 않는 곳너머에 두개의 

    안광을 발견하곤 급히 차를 세웠다. 개였다. 웬놈의 개가 길한복판에서 눈을 번뜩이며 성철의 차를 뚫어

    져라 처다보고 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무얼 처먹었는지 주둥이 주변엔 시뻘건 피를 흥건히 묻혀놓고선 

    말이다.



    "씨벌, 뭔놈의 똥개가 길 한복판에 서 있디야"



    도망치지도 않고 그자리에 서서 성철을 쳐다보던 개는 자동차 크락션을 두 세번 울리고 나서야 느릿느릿 

    논길로 걸어갔다. 개의 입주변에 묻은 피때문인지 괜시리 등줄기에 소름이 돋은 성철은 들리지 않는 욕

    을 내뱉곤 차를 몰아 과수원으로 들어섰다. 차를 세운 성철은 비닐봉지를 집어들고 차에서 내렸다. 아직 

    길만이가 안왔는지 집안은 불켜진 곳 없이 깜깜했다. 집안으로 들어서서 깜깜한 집안때문에 몇번 넘어질

    번한 성철은 벽을 더듬거려 겨우 스위치를 찾아내어 불을 켜고 비닐봉지를 상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물을 꺼내어 마시려는 성철의 눈에 냉장고에 붙여진 쪽지가 들어왔다. 장인 어른이 편찮으셔서 잠시 친

    정에 다녀오겠다고 아내가 써놓은 것이었다. 평소에 심장이 안좋으신 장인께서 다시 병이 도진듯 싶었다.

    오늘갔으니 분명 내일 점심쯤 올 것이었다. 성철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아들을 기다리려고 방바닥에 

    누워 티브이를 켜 평소에 즐겨보던 프로를 시청하였다. 그때였다. 낮의 일때문에 쌓인 피로로 잠에

    빠지려고 하는 성철의 귓전으로 고함소리와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파고들은 것은.



    "길만이 아범! 큰일났어! 어여 나와보랑께!"



    이 걸걸하고 우렁찬 목소리는 필시 마을 이장 어른 목소리였다. 웬일인가 싶어 볼옆으로 흐르는 침을 쓰

    윽 닦고 현관문을 열어 재낀 성철의 눈앞에 거친 숨소리를 내뱉는 이장 어른이 서 있었다.



    "아따 뭔일인디 숨도 못쉬고 말을 허소."



    잠이 덜깬 성철이 불만스런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하지만 이장 어르신은 기분 나쁜 기색 없이 숨넘어가

    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래 태평할 때가 아녀! 길만이, 길만이가 미친개한테 물렸다니께!"



    그말에 잠이 확 깨는 성철이었다.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아무 신발이나 대충 신고 이장님이 뛰어가는 쪽

    으로 따라 뛰던 성철의 뇌리에 아까 차타고 올때 본 개가 생각났다. 어떤 씨벌놈의 개인지는 몰라도 잡

    히기만 하면 족쳐 버리겠다는 생각과 함께 뛰던 성철의 눈에 마을 회관앞에 모여있는 사람들과 함께 빨

    간 불을 번쩍이는 앰뷸런스가 보였다.



    "뭔일이여? 엉? 뭔일이여!"



    성철의 눈에 다리가 피투성이인 길만이가 보였다. 이미 정신을 잃었는지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 길만

    이를 보자 눈이 뒤집힌 성철은 다짜고짜 성질부터 부렸다.



    "내가 시내갔다가 오토바이 타고 오는길에 논두렁에 누가 쓰러져 있길래 내려서 봤더니 글쎄 길만이었다

    니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었다. 분명 자두나무집 할아버지일것이다.



    "성철아 어여 길만이 부터 병원으로 옮겨야제 이럴때가 아니여!"



    화가나 방방 뛰는 성철의 어깨를 움켜쥐며 다그치는 길재 아버지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성철은 

    얼른 앰뷸런스에 올라탔다. 거품을 물고 간간히 경련을 일으키는 길만을 보며 성철은 관자놀이를 지긋이 

    눌렀다. 백짓장같이 하얘진 성철의 머릿속이었다. 아무생각없이 멍한 시선으로 다리에 난 선명한 이빨자

    국과 핏자국을 보던 성철은 넋이 나간듯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어렸을때부터 미친개에게 물려 미친

    사람들을 줄곧 보아왔던 그였다. 제정신으로 돌아오는게 얼마나 힘든것인줄도 알고있었다. 그런데 자신

    의 아들이 미친개한테 물렸다니 얼이 빠져버린것이었다. 넋놓고 있는 성철의 몸이 옆으로 쏠렸다

    그새 병원에 도착한 것이었다.



    아들을 응급실에 놔두고 성철은 병원 옆에 조그맣게 조성된 산책로에 서서 담배를 꺼내물었다. 도저히 

    아들을 볼수가 없었다. 가만히 서서 달조차 뜨지않은 검은 하늘을 처다보았다. 멀리서 개짖는 소리가 들

    렸다. 담배 두개비가 다 타들어갈즈음이었다.



    "송길만씨 보호자분 어서 들어오세요!"



    큰일이라도 생긴것같아 담배를 쓰레기통에 던져놓고 헐레벌떡 뛰어들어간 성철의 눈에 붕대감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문쪽으로 걸어나오는 길만이 들어왔다. 방금까지 눈을 까뒤집고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키던 

    녀석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걸어 오고 있는 것이었다. 의아한 눈으로 의사를 바라보자 의사도 모르겠다는듯 

    머쓱해 으쓱이더니 말했다.



    "저희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상처를 치료하고 주사를 놓으려 했는데 갑자기 일어나더군요."



    성철은 어처구니가 없는듯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아들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의사도 간

    호사들도 어이없었는지 더이상 아무말 없었다.



    "아부지 집에 안가요?"

    잠시간의 침묵을 깨는 길만이의 목소리였다.

    "어, 어.. 그래.. 가야제"



    황당함에 말을 더듬은 성철은 아들을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의사도 성철과 길만을 제지하지 않았다. 병

    원앞에서 택시를 잡아타 마을 입구에 들어설때까지 성철과 길만은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그 침묵은 집에 

    들어서도 마찬가지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방으로 들어가버린 길만을 부를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방문만 

    바라보는 성철이었다.









    "그르릉"




    티브이를 보다 잠든듯한 성철은 난대없는 개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평소라면 무시하고 잤을 성철이었지

    만, 들려온 소리가 자신의 아들방이란 점에서 무시하고 잘수 없었다. 낮의 일때문에 피곤에 절은 몸을 

    일으켜 아직 잠에서 덜깬 몽롱한 정신으로 티브이 불빛에 의지해 아들방에 다가갔다.



    "그르르응"

    다시한번 확실하게 귓전을 파고드는 개 울음 소리. 성철은 애써 불안감을 지우며 문을 열어 재쳤다.

    "월, 월!"



    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개짖는 소리. 잠이 확 달아난 성철은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상황이 꿈이길 바랬

    다. 아들이 개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노인네처럼 굽은 허리, 개처럼 튀어나온 주둥이, 니은자로 꺾여있

    는 다리와 바지 위로 삐져나온 꼬리. 마치 티브이에서 영화로만 보던 늑대인간처럼 서있는 자신의 길만

    이의 모습을 보고 까무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직도 그르렁 거리는 아들의 눈깔은 사람의 눈깔이아닌 

    두려운 것을 본듯한 개의 눈깔이었다.



    "야이 씨벌놈아 정신 안차리나!"



    자신도 모르게 다가가 귀싸대기를 후려 갈긴 성철은 더욱 황당해졌다. 아들이 마치 주인의 바지에 오줌

    을 지려 발로 한대 걷어채인 개처럼 깨갱거리며 구석으로 도망치는게 아닌가. 그러면서도 길만의 허리는 

    더욱 굽어졌고 꼬리는 더 길어졌으며. 털도 자라나는 듯 했다. 다리에 힘이빠져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는 완연한 개의 모습을 한 자신의 아들. 검정색 털을 가진 그 개는 언제 맞았냐는듯 꼬리까지 살랑이며 

    자신의 주변을 빙빙 돌았다. 그런 자신의 아들, 아니 검정개를 바라보고 있는 성철은 정신이 나갈것만 

    같았다. 



    개에게 물려 하룻밤 사이에 개가 되버린 아들이라니.



    "월, 월!"

    그는 마지막으로 아들이 짖는 소리를 들으며 정신의 끈을 놓아버렸다.








    따가운 햇볕 때문에 성철은 눈을 떴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정확히 성철의 눈을 내리쬐고 있었다. 

    문득 간밤 일이 생각 났다. 꿈이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리는 성철이었지만 곧 절망 하고 말았다.

    방구석에 길다랗게 누워 자신을 쳐다보며 꼬리까지 살랑이는 검정개를 보면서 말이다. 



    이사실을 아내에게 말해야 할까? 아니다. 분명 아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까무러치고 말것이다. 이어서 소

    식을 접한 심장 약한 장인 어른 까지 말이다. 마을사람들에게 알려 도움을 청해야 하는것일까? 역시 아

    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목메다는걸 옆에서 지켜본 미순이가 미쳐 나돌아다니는걸 보고 마을사람들이 어

    떻게 했는가. 결국 헤헤 웃는 자신의 딸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는 미순이네 엄마 아니었던가. 하물며 개

    가된 자신의 아들이라니, 자신의 가족들은 미순이네보다 더한 대접을 받으며 평생을 살았던 이 마을을 

    떠나야 할지도 몰랐다. 가만히 앉아있던 성철은 벌떡 일어났다. 일단 이렇게 두어서는 안되었다. 



    성철은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영문도 모르는 아들은 꼬리를 흔들며 자신을 쫄래쫄래 따라왔다. 성철은 

    이제는 네발로 걷는 자신의 아들을 안아 들고 예전에 기르던 개 집에 넣어 놓았다. 철문을 닫고 잠금쇠

    를 채우는 성철의 마음은 뒤죽박죽이었다. 술이라도 진탕 마셔 버리고 싶었다. 읍내에 나가 할머니들을 

    태워 오는건 이미 물건너 가버렸다. 성철은 자신을 향해 짖어대는 아들을 뒤로한 채 어기적 어기적 걸어 

    마을 슈퍼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주인 아주머이 여그 소주 두병하고 안주 아무거나 빨리 갔다 주쇼"

    성철이 맥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어마? 길만이 아범 해장부터 술인가? 뭔일 있소?"

    하며 묻는 주인 아줌마는 성철이 아무런 대꾸가 없자 술을 두병 가져다 주고 김치찌개를 끓여 내왔다.



    "길만이 아범 무슨일 있어? 뭔일인디 아침부터 술이야?"



    하지만 성철이 여전히 대꾸없이 술만 마시자 주인 아주머니는 사람 무안하게 대꾸도 안한다며 성질을 부

    리곤 들어가버렸다. 성철은 대갈통에 총을 맞은 것만 같았다. 철장에서 왈왈 거리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

    면 할수록 술을 입으로 털어넣었다. 어서 취해서 잊어 버리고만 싶었다. 개에 물려 미친 사람은 많이 보

    았던 성철은 개에게 물려 개가 된다는 일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이었다. 문득 전날밤 차를 가로막고 

    서있던 개가 생각났다. 



    그래, 분명 고놈의 개새끼일것이라고 생각하는 성철이었다. 하나뿐인 자신의 아들을 개로 만들어버린 그 

    씹어 갈아마실 종자놈을 잊고있었던 것이다. 성철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틀거리는 몸으로 걸어

    가 계산을 마치고 걸어 나왔다. 그 개새끼를 만난 자리로 걸어가기 위함이었다. 몇번이고 쓰러져 넘어질

    뻔 했지만 이윽고 그자리에 도착했다. 허나 아무것도 없었다. 좌우로는 이제는 제법 자란 시퍼런 모만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갑자기 성철은 배꼽이 찌르르 울리는것을 느꼈다. 빌어먹을 배꼽시계는 시간하난 정확히 알려주었다. 분

    명 12시겠지. 자리에서 주섬주섬 일어나 성철은 집으로 향했다. 걸어가는 동안 아내에게 무어라 말할까 

    궁리하면서.






    궁리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자신의 집이었다. 집 현관에 서서 문을 열자마자 개장국 냄새가 확 풍겨왔

    다. 오늘이 복날이었지 하며 성철은 주방으로 향했다. 언제왔는지 개장국까지 끓여놓은 아내는 성철을 

    보자 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뭔 해장부터 술이여? 할머니들은 왜안오고? 오늘 일 안혀?"



    성철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우리 애가, 17년동안 키워온 아들이 개가 되었단 말을 어떻게 꺼낸단 말인가! 

    아내는 성철이 대꾸가 없자 투가리에 개장국을 퍼담아 왔다. 해장부터 마신 술 때문에 속이 쓰렸던 성철

    은 국물을 목구멍으로 몇번 넘기고는 젓가락을 들어 우거지와 고깃덩어리를 집어 씹어 삼켰다. 역시 아

    내의 음식 솜씨는 알아줄만 했다. 아내의 음식 솜씨를 칭찬하던 부산댁 할머니를 생각하며 그는 속으로 

    흐흐 웃었다. 그렇게 투가리를 반절 가량 비우던 성철은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리고는 아내에게 

    물었다.



    "근데.. 개를 워디서 잡았는데 개장국이여?"



    성철의 아내는 성철을 보며 개고기 한점을 입에 넣으며 천연덕스럽게 웃고는 대답했다. 그리고 성철은 

    아내의 말을 듣고 위장에 있는걸 모두 게워 낼 수 밖에 없었다.



    "국 맛있제? 글쎄 개장에 웬 껌정개가 있길래 당신이 복날이라고 잡는 건 줄 알고 당신 없는 새에 마을

    사람들이랑 잡아서 노나가졌는디 왜, 잡으믄 안되는 거였나?"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02/07 17:07:51  121.131.***.63  윈스턴  124819
    [2] 2014/02/07 22:51:12  195.91.***.163  못난아  281821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
    평범한 사람들 - 지하철에서, 미안해요 회색정장 15/06/23 05:52 29 1
    2
    램을 교체 했는데 모니터가 안켜지네요 회색정장 15/03/16 11:34 63 0
    회색정장 14/02/07 16:39 105 1
    [1]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