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던 도중에 꿈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꾸어서 기억나는대로 옮겨적어봤지만...그래도 뭔가 부족해서 각색을 해봤습니다.
안됬을수도 있구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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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일 후에 죽는다.
사인은...자살. 아니, 무엇이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죽음이다.
3일이라는 여유는, 죽음이라는 미지의 두려움이 다가오는 동안에, 나를 옥죄기도 하고, 나를 평안한 길로 인도하기도 한다.
이 여유와 불안속에서, 나는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
....
....
이 곳에서는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거나, 회복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를 처방해주고 있다.
약물을 주사 후 생존 기간은 3일...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잠드는것처럼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그런 죽음.
이미 이 방법이 사회적으로 권장받고 있던 것으로 보아, 윤리나 인도적 차원에서의 협상은 이미 끝난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런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듯, 기억을 회상하고 있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의 표정에 생기가 없었다. 의욕이 앞서는 사회의 모습이 아닌듯 했다.
그들과 다르지않게,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의 앞에는,
나의 친한 친구 한명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고통속에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내가 원하는 날에 죽겠노라며, 쓰디쓴 눈물을 삼키고 내게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나는 어쩌면, 이 친구의 이야기에 동조되고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나 또한 삶의 미련이 사라진지 오래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친구의 어깨를 붙잡고, 내가 너와 함께, 가는길 외롭지 않게, 같이 가자고 덜컥 말해버렸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슬픔과 두려움이 함께 밀려나오던 그 눈빛은,
아니라고, 넌 살라고, 말하고 싶은 진심을 가리고 있었다.
고맙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함께 가줘서 고맙다는 말이.
...
병원으로 가는 길은 적막했다. 친구도 나도,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차량의 흔들림에 따라, 고요함속에서 울리는 엔진소리와 함께,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일은 급작스럽게 진행되었지만, 부모님에겐 알리지 않았다, 또한 친구들에게도.
내가 떠난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해줄까 하며, 고민에 빠지고,
마지막 인사는 어떤 말이 좋을까, 하면서 상상속에 빠져들었다.
마침내 도착한 병원은, 예상한 느낌과는 달리, 너무나도 깨끗한 이미지였다.
저기서 죽는다면, 천국으로 인도될 것만 같은...
이런 저런 상담을 받은 후에, 간단한 절차를 밟고, 형식적인 서류 몇장을 작성하였다.
이미 이런 현상이 제도화가 잘 되어있는 것인지, 서류를 건네는 의사와 간호사의 표정엔 무심함이 뚝뚝 떨어진다.
처치실에 들어가, 주사를 맞는 순간, 따끔함만 있을뿐,
내가 이 순간부터 3일후에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크나큰 허무함에, 바닥을 알수없는 마음의 절벽아래로, 모든것이 떨어져내리는 것만 같았다.
정신을 추스르고, 날짜를 확인하니, 금요일이었다.
'나쁘지 않네' 라고 생각하며,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으로 집에 돌아왔다.
부모님께 당당하게 말씀드렸다.
이상하게도, 부모님은 아무렇지 않은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런 이야기에, 정신이 혼미해지신걸까.
그러고나서는 이내 집을 나서서 친구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친구들도, 동생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나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낄쯔음, 어느덧 토요일이 되었다.
토요일 하루종일,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나 내일 떠나요. 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슬퍼하던 사람이 있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기때문에, 한명한명 신경쓰면서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정말, 떠나야할 시간이 되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는, 바로 그 병원, 다시 돌아가야한다.
어느덧 일요일 오후, 죽음의 순간이 촉박하게 다가오는데도,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안했다.
아니, 오히려 사후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근두근하였다.
심전도를 체크하는 장비가 내 몸에 부착되고, 옆의 친구에게도 부착되었다.
친구는, 내 손을 잡은채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고통이 싫다며 죽음을 선택한 사람이...이렇게 달라질줄이야
생각도 못한일이다.
친구에게 겁내지 말라며 나는 눈을 서서히 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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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퍼뜩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여긴 어디인가.
오래된 기억속에 남아있는, 구운몽, 혹은 호접몽이 떠올랐다.
죽음에 관하여 아무런 슬픔이나 두려움을 갖지않던 내가 진짜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내가 진짜 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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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뭔가 무덤덤하게 재미가 없네요
추천따위 못받겠지...
이 글을 그냥 내 개인적인 문서로 저장하고 있었는데
진짜 이런 약이 있는걸 보고 깜짝 놀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it이라는 다큐에 등장한다네요
꿈이 아니게 될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