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외가의 모임이 있을때면 가끔 화재가 되는 이야기 입니다.
어머님이 어렸을 시절 어머니 생일날 이였음.
나름 유복한 가정이였던 외가에서 어머니 생일날 외할아버지가
일을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실 때 정육점에서 고기 한덩이를 사다가
외투의 안 쪽 주머니에 넣어 오셨음.
그 당시엔 비닐봉지라던가 하는게 없어서 신문지로 여러겹 둘둘쌓아말은 고기였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셨는데, 비닐봉지였다면 아마 외투안 쪽의 주머니가 아니라
자전거 손잡이에 매달고 오셨을 거임.
사건은, 이 핏기가 가시지 않은 고기를 외투 안쪽 주머니에 넣어 오면서 부터 시작이됨.
외가는 스산한 촌동내였기 때문에 동구밖부터 해질녘이 되면 꽤 무서웠음.
할아버지가 오실 시간이 넘어섰는데도 연락이 되지 않은 가족들은 발을 동동굴렀음
할아버지의 시점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데 뒤에서 뭔가 느린것 같지만 아주 빠르게
자전거를 뒤쫓아오는 거구를 발견하였다함.
그 거구를 보고 자전거를 타고 마을의 동구밖에 다다를 즈음
정신을 잃으셨는데 (정신을 잃었다기보다 제 정신을 못 차리셨음)
산을 타고 가시덤불에 온 몸이 다치셔도 그걸 모르고 어디론가 걸어 가는데
마침 걸어간 곳이 옆 동내 이장댁 근처였음.
사람이 가는 동내에 도착하니 어느정도 정신이 돌아온 할아버지는
간시히 그 동내 이장에게 부탁을하여 자신의 집 대문앞까지 무사히 도착을 했음.
이장에게 고맙다하고 문을 열고 들어서려는 순간.
또 정신이 나가버린거임.
그렇게 개울가에도 빠지시고 또 다른 산을 타고
온몸이 다치고, 정신이 든건 고기의 핏기가 가실 때 쯤이였음.
그렇게 집에 겨우 돌아오신 외할아버지는, 그 때 가시덤불에 생긴 상처가 아직 남아있으심.
짤막한 썰을 하나 더 풀자면
7째 이모 그러니까 막내이모가 결혼을 약속한 이모부께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외갓댁에 오는 길이였음.
외갓댁으로 오는 길이 두갈래 인데.
한 길은 평범한 집이 다닥다닥붙어있는 농촌에서 흔히 보는 풍경.
다른 한 길은 지름길인 대신에 주인 없는 무덤이 많은 길이였음.
봉분이 무너지고 자리였는지도 모를만큼. 오래된 산소도 많았음.
그 산소가 있던 언덕이라기엔 높고 산이라기엔 낮은 그곳은 범골이라고 불렸음.
과거에 범이 많이 나타났다고.
암튼 그 길을 차를 타고 달려오시는데 뒷 목이 뻐근한게 기분이 이상해서
속도를 줄이고 백미러를 통해 뒤를 봤는데
허연옷을 입은 처자인지 남자인지 희끄무리한게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닫다다다다
달려오는건지 날라오는건지 차의 뒷 트렁크에 착 달라 붙으려고 안간힘을 쓰고있었다함.
이모부는 줄이던 속도를 최대로 이끌어올린뒤
핸들에 얼굴을 박고 주기도문이든 불경이든 기억아는대로
외우고 외우고 억 소리도 못낸채 가까스로 외갓댁에 도착을 함.
이모가 그 모습을 보니 퀭 하니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온 몸에 땀이 젖은채 나타났다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