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분이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서 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갔는데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무덤 근처 나무들 사이로 하얀고 검은게 보이더래요 </span> <div><br /></div> <div>그래서 가보니까 젊은 여자가 나무에 목을 매서 죽어 있었대요</div> <div><br /></div> <div>바로 119를 불렀는데 경찰도 오고 119도 오고 암튼 사람들이 와서 시체를 봤는데 이상하게 굉장히 축축하게 젖어있었대요</div> <div><br /></div> <div>그 때 며칠동안 비가 안 와서 젖을 일이 없는데 이상하다라고 생각하고 시체를 내릴라했는데 나무 근처에서 유서가 있었대요</div> <div><br /></div> <div>그 유서에 내 몸에 손대면 다 저주해서 죽인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대요 </div> <div><br /></div> <div>유서 내용이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 무덤 근처이기도 하고 시체는 내렸는데 </div> <div><br /></div> <div>당시에 아버님 산소로 가려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거든요</div> <div><br /></div> <div>제 고향이 강의 상류지역이라 중간에 댐이 있어요</div> <div><br /></div> <div>그래서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나서 길이 막히는 곳이 몇몇 있어요</div> <div><br /></div> <div>그렇게 막히면 빠르면 연말이나 늦으면 그 다음해에나 길이 뚫리는데 그 친구분 아버님 산소가 여름에 비가 오면 길이 막히는 곳에 있었는데</div> <div><br /></div> <div>그 쪽이 아버님이 원래 사시던 곳이라 그 곳에 묻히고 싶다고 하셔서 일부러 그 쪽에다 산소를 만들었는데 </div> <div><br /></div> <div>그 때가 추석 2주 전쯤이라 여름 막 지나고 강물이 엄청 불어있을 때라 차로 들어가는 길은 모두 막히고 배를 빌려서 들어갔어야 했는데</div> <div><br /></div> <div>배를 빌려주는 사람들이나 배를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그 젊은 여자는 보지 못했대요</div> <div><br /></div> <div>그리고 내린 결론은</div> <div><br /></div> <div>그 여자가 헤엄쳐서 강을 건넜다는 거예요</div> <div><br /></div> <div>댐으로 막아놔서 유속도 느리고 강폭도 그렇게 넓지 않아서 힘들긴 해도 헤엄쳐서 건널 수 있는 정도였어요</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또 그 근처가 인가 없이 주변에 산들만 있고 그 사이로 강이 지나가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밤이 되면 진짜 아무것도 없거든요 길도 꼬불꼬불 거리는게 위험하기도 해서 지나가는 차들도 별로 없고 밤이 되면 불빛이 없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달이 뜨면 달빛정도 있을까</span></div> <div><br /></div> <div>암튼 이 얘기 듣고 나중에 생각해봤는데 너무 섬뜩한거예요</div> <div><br /></div> <div>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div> <div><br /></div> <div>젊은 여자가 오로지 죽기 위해서 어두운 밤 혼자 강물을 헤엄쳐 건넌다는 걸 생각하니까 으으</div> <div><br /></div> <div>가끔 생각나는데 생각날 때마다 진짜 소름 돋아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