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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8777
    작성자 : 시나몬패트롤
    추천 : 25
    조회수 : 5307
    IP : 218.209.***.98
    댓글 : 19개
    등록시간 : 2013/10/12 20:57:36
    http://todayhumor.com/?panic_58777 모바일
    베오베간 이상한 아줌마를 만났다는 글을 보고..
     
     
    저도 어제 꺼림칙한 일을 겪어서 하나 써봐요
     
    일단 저는 편순이 입니다. 수원에서 자취하고 있구요. 평일오후에 GS에서 알바를 하고 저녁 9시에 퇴근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고시원 앞 미니스톱에서 일하는 언니와 2시간 가량 수다를 떨다가 방으로 돌아옵니다. 그 후에 운동을 가죠.
     
    원래 일 끝나고 고시원 앞 골목에서 담피하고 언니랑 만나는데요,
     
    어제는 배가 너무 아파서 방에 들러서 가방 놓고 화장실을 들렀다가 나왔어요. 그리고 골목에서 길냥이의 꾹꾹마사지를 받으면서 담피를 하고 있었는데
     
    (이 고양이가 길냥이인데도 사람한테 잘 앵겨요 샤교성 쩜ㅋㅋ)
     
    골목 입구쪽에서 어떤 남학생하고 여학생하고 어떤 아저씨의 대화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아저씨는 시장을 찾고 있었고 그분들은 (설마 커플은 아니겠지..) 친절하게 알려주었습니다.
     
    뭐 약간 길게 붙잡혀 있었던거 같은데 그분들이 떠난 후 아저씨가 제 쪽으로 오는겁니다. 어쩐지 냥이가 꾹꾹이를 멈추고 경계하드라...
     
    그러더니 제 옆에 앉더니 (제가 다방 앞 돌계단 같은 곳에 앉아서 담피하고 있었거든요)
     
    연무시장을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냐고 묻는 겁니다. 속으로 '아, 잘못 걸렸다 ㅅㅂ' 하고 있는데
     
    고양이는 이미 도망감....ㅠㅠㅠㅠㅠ
     
    시장이 어디냐고 제게 묻더라구요  그래서 그분들이 말했던 내용 똑같이 그냥 이 골목으로 쭉 가시면 시장이에요 라고 말해드렸습니다.
     
    담배를 꺼내길레 담뱃불도 붙여줬어요.
     
    근데 앉아서 하는 얘기가 저한테 학생인지 묻더니 자기 딸도 여기 00대 다닌다면서 (근처에 대학이 있슴요)
     
    자기가 딸한테 돈을 부쳐줄려고 수표로 150인가를 뽑아왔다, 막 이런말을 하더라구요 자기가 눈이 잘 안 보인다, 장애 1급인가 그렇다고 하더군요.
     
    초점도 잘 안맞는거 같고, 지팡이도 가지고 있었고 (등산용 지팡이)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근데 이 아저씨가 좀 데려다 줄 수 없겠느냐고 내가 장애 1급인데, 눈이 잘 안보여서 그런데, 길 좀 알려달라고, 그러면 답례로 수표 한 장을 주겠노라고..
     
    이때부터 뭔가 이상했지 말입니다.
     
    장애 1급이면서, 옷도 허름한게 잘 사는 집은 아닌거 같고,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다고는 해도 150정도 받지는 않을테고, 그럼 힘들게 벌거나 한 돈인데,
     
    그것도 딸에게 줄 돈을, 안내 한 번 해준다고 기꺼이 수표 한 장을 내놓겠다?
     
    물론 절박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절박했으니까 그런 조건을 건 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분에게 돈을 받을 수는 없고, 저도 슬슬 뭔가 느낌이 안좋아지는 겁니다.
     
    그래서 "아 제가 지금 약속에 늦어서 역으로 나가야 해서요. 시장은 이쪽 골목으로 쭉 가시면 돼요. 죄송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역은 안나가지만요. 이 말을 듣고 아저씨가 말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도 역으로 가야한다는 겁니다. 자기가 앞이 잘 안보이네 장애 1급이네 시장이 어디네 같은 말도 계속 반복하고.
     
    이때부터 딱 잘라 말했습니다. "정 그러시면 경찰 불러 드릴까요."
     
    그랬더니 그건 한번에 알아 듣더군요 "아 뭐, 경찰까지 불러..."
     
    라고 하길래 슬슬 짜증이 올라서 "저도 지금 가봐야 해서요. 시장은 저쪽 골목으로 쭉 가시면 돼요." 말하고 등돌려 편의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음같아선 그 앞을 지나가던 남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또르르...
     
     
    그 아저씨가 정말로 장애 1급이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면 정말로 정말로 저~~ㅇ말로 죄송한 일이지만,
     
    쨌든 뿌리치고 왔습니다. 나 이런거 거절 잘 못한단 말이야ㅠㅠㅠㅠㅠㅠ
     
    저번에도 역에서 사이비한테 걸려가지고 롯데리아에서  팥빙수랑 현금 5050원 뜯겼는데 ㅠㅠㅠ
     
    꿈자리 사나워진단 말입니다..
     
    언니에게 말했더니 잘했다고 하더군요..
     
    그냥 그 글을 읽고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창문을 열어놓고 있었더니 추워서 손이 잘 움직이지 않네요.
     
    마..마무리를 어떻게...여튼...결론은.....안생겨요....
     
     
    아 저야 제브라사마가 지켜주고 계시니 괜찮지만...조심하세요 대학가도 위험해요...미친연놈들이 정말 많아요..
     
     
     
     
     
     
     
     
     
     
     
     
     
     
     
    P.S
     
     
    제브라사마가 누구냐구요?
     
     
     
     
     
     
     
     
    이분이요 데헷
     
    츤데레미소.jpg
     
    제브라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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