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단순히 '여우'의 경상도 사투리를 뜻하는 '여시', '야시'가 아니라...<br />실제로 구미호 비슷한 요괴를 뜻하는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br /><br />제가 중학교 친구에게서 들었는데요.<br /><br />친구 외삼촌이 삼수생일 때 겪었던 이야기.<br />이하 친구 외삼촌을 철수라고 가정합니다.<br /><br />철수는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장남.<br />실력은 출중하지만 어쩐 일인지 운이 안따라 3년 내리 대입에 낙방.<br />불합격을 확인한 철수는 부모님께 죄스런 마음과 수치심 자책감에 술을 댓병이나<br />들이키고 귀가.<br /><br />사실 철수는 고개를 두 개나 넘어야 하는 깊은 산골짝에 집이 위치해 있었다.<br />대포집 아줌마는 당시 읍내에 떠돌던 괴이쩍은 소문을 들먹이며 한 밤에 산을<br />넘지 말 것을 당부하지만 철수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 때문에라도 억지로 <br />몸을 일으켰다.<br /><br />시간은 이미 자정에 가까워졌고,<br />휘엉청 밝은 달빛을 받으며 철수는 집으로 향했다.<br /><br />술기운 탓인지 한 번도 걸어본 적 없던 한밤중 산길이 그닥 무섭게 느껴지지<br />않았다.<br /><br />저 멀리 길가에 웬 여자애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br /><br />'깜짝야...저게 뭐야?!'<br /><br />순간 드러난 팔로 소름이 쫙 돋으며 술이 확 깨는 철수.<br />눈을 비비고 자세히 쳐다보니 그건 키가 웬만한 애들보다 훨씬 작은 여자애였다.<br /><br />여자애는 생글생글 웃으며 잔뜩 겁먹은 철수에게 접근했다.<br /><br />"아저씨 집에 가?"<br /><br />여자애의 말투는 영락없는 어린애였지만 그 음성이 어쩐지 심상치가 않았다.<br />어린애치곤 지나치게 분명하고 되바라지게 느껴진 것.<br /><br />게다가 인근 동네나 읍내에서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br /><br />......더욱 괴이쩍은 게 자정이 넘은 시각 산길을 배회하는 어린 여자애라니?!<br /><br />철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빳빳이 치켜세우고 정체불명의 소녀를 쳐다보지 않으려<br />필사적으로 노력했다.<br /><br />하지만 하얀 여자애는-철수의 회상에 의하면 당시 여자애의 옷차림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지만 달빛을 받은 소녀는 온통 새하얬다고 전한다-계속 생글거리며 집요할 정도로 철수에게 말을 걸어온다.<br /><br />"아저씨 집이 어디야?"<br /><br />"아저씨 이름 뭐야?"<br /><br />"아저씨 나 좀 봐."<br /><br />순간 철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이야기 한 토막!<br /><br />한 밤중 산을 나다니면 여시가 나타나 사람을 홀려 어딘가로 끌고간다, <br />고로 밤에는 절대 혼자서 산길을 걸으면 안된다!<br /><br />그건 비단 부모님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 심지어 읍내사람들조차 한결같이<br />입을 모아 충고하던 이야기가 아닌가.<br /><br />철수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눈알만 굴려서 곁을 살피니 세상에...<br />여자애가 어느새 바짝 붙어서 자신을 쫓아오고 있다.<br /><br />온 몸에 땀이 샘솟고 심장은 목구멍에 걸려버린 거 같고 다리는 후들거리고<br />팔은 걷잡을 수 없이 떨리는 가운데...<br /><br />이상케 그 이후로 잠잠해진 여자애가 궁금하기도 하여-호기심은 사람을 죽인다-<br />슬쩍 고개를 돌려 옆을 쳐다보는 철수.<br /><br />곧 여자애가 어떻게 자신을 쫓아오고 있는 가를 확인하고,<br />더 이상의 공포를 감당할 수 없어 비명을 지르며 <br />산길을 내달린다.<br /><br />미친 듯이-거의 굴러가다시피-길을 따라 달려가는 철수의 머릿 속은 이미 패닉 <br />그 자체였다.<br /><br />'물구나무...물구나무...물구나무 서서 날 쫓아왔어! 대가리를 똑바로 쳐들고<br />날 쳐다보면서!'<br /><br />얼마를 달렸을까?<br /><br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철수는 어느새 자신의 방구석까지 기어들어가 이불을 <br />뒤집어쓰고 어머니의 걱정 어린 손길을 받고 있었다.<br /><br />"귀신이라도 봤냐...? 에구...여튼 너무 걱정 마라. 기회는 내년에도 있지 않니."<br /><br />그렇게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방을 나섰지만 철수는 여전히 <br />자신이 마주쳤던 공포의 정체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었다.<br /><br />너무나 두려워 잠조차 오지 않는 그 밤...<br /><br />어디선가 툭, 툭-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고 들려오기 시작한다.<br /><br />시뻘개진 눈으로 소리의 근원지를 찾던 철수는 아연해진다.<br />길가로 난 창밖에서 무언가가 끊임없이 철수방 들창쪽으로 돌멩이를 집어던지는 것.<br /><br />그건 마치 '어서 나와 어서'하고 철수를 불러들이는 것만 같았다.<br /><br />이불을 뒤집어 쓴 철수는 그 무언가가 당장이라도 방으로 쳐들어올 것만 같은 <br />불안감에 밤새도록 시달려야만 했다.<br /><br />이튿날 아침,<br /><br />놀란 어머니의 목소리가 창밖에서부터 들려온다.<br /><br />"아니 누가 여기다 돌무더기를 쌓아놨누?!"<br />.<br />.<br />.<br />.<br />.<br />아 참으로 깁니다.<br />여기까지는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괴담을 각색한 거구요.<br /><br />'여시' 혹은 '야시'의 생김새를 대충 묘사해보자면.<br /><br />'어린소녀의 모습이다(추측컨데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의 형상이 아닐 듯<br />아마 그와 유사한 생김)'<br /><br />'온 몸이 흰 색 혹은 그와 흡사한 밝은 빛깔의 색 털로 뒤덮였다<br />(철수군의 경우 그 털을 옷으로 착각한 듯)'<br /><br />'물구나무를 선다 고개는 정면으로 향하며 두 팔을 다리처럼 사용한다'<br /><br />'끊임없이 말을 건다<br />(이와 유사한 계통의 괴담도 꽤 많죠 뭐 귀신의 질문에 세 번 답하면 귀신이 끌고<br />간다나 어쨌다나)'<br /><br />저도 퍽이나 궁금하야 저희 할머니께 그 존재에 대해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br />그러자 할머니도 안다고 하시더라구요.<br /><br />할머니가 묘사하는 여시, 혹은 여시는 대충<br /><br />-장난을 좋아하고 사람 놀리기를 좋아한다<br />-여우와 비슷하지만 여우는 아니다 언뜻 사람처럼 생겼다<br />-물구나무를 서는 지는 모르겠으나 네 발 짐승처럼 기어다닌다 <br />-여시가 사람 머리를 치고 가면 대머리가 된다(실제로 할머니가 살던 동네에서<br />여우한테 당해 대머리가 된 사람도 있다네요)<br /><br />이와 같습니다.<br /><br />사실 이렇게 특이한 요물이 흔한 것도 아니잖습니까?<br />개인적으로 민속문화에 관심이 많은데,<br />전통적으로 알려진 설화 속 요괴라는 것도<br />도깨비...구미호...처녀귀신...몽달귀신?정도-<br /><br />쓸데없이 기나 긴 글 결론을 말하자면.<br />과연 나만 이 요물에 관해 알고 있는 걸까-하는 겁니다.<br /><br />혹 경상도 일부 지방에서 전해지는 '여시' 혹은 '야시'라 불리는 존재에 대해<br />알고 계시는 분~<br /><br />있으면 손 한 번 들어보세요.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네이버 지식인펌.</div> <div>찾아 보니 이런글도 있네요 ㄷㄷㄷ</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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