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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용오유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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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8068
    작성자 : 사랑해용오유
    추천 : 6
    조회수 : 2298
    IP : 182.213.***.11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5/21 01:05:01
    http://todayhumor.com/?panic_48068 모바일
    [단편] 야간 사격

    나는 아버지의 이름도 모르고, 흔한 친가쪽 친척도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다.

    그래서인지 입대무렵부터 친구관계가 아닌 상하관계가 뚜렸한 군대에서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던 터에 입대하였고, 훈련소를 수료하고

    자대 배치를 받은 곳이 하필이면, 외진곳에 있는 부대였다

    어떻게 할지 걱정하던 차에 부대까지 외진 곳에 있으니,

    더욱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전입부대로 이동하게 되었고,

    대대장과의 면담을 하게 되었다. 신병이 나 혼자라 그런지 상당히 긴장되었다.

    그런데 대대장이 날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대대장은 

    내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주임상사와 면담만 하라고 당번병에게

    지시할 뿐이었다. 난 황당했지만, 어쩔수 없이 대신 주임상사와 면담을

    하게 되었다. 곧바로 주임상사와 면담을 했고, 주임상사는 자신과 모습이 

    흡사하다고, 나를 매우 친근하게 되어주었고, 나도 왠지 그런 주임상사가

    싫지는 않았다. 꼭 아버지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어렴풋한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주임원사에게 좋은 이미지를 받아서인지, 사수가 전역일이

    많이 남았음에도, 부사수로 당번병의 보직을 부여받았다.

    한마디로, 군생활이 풀린 것 이었다



    하지만 당번병 첫날부터 대대장과는 편하지 않았다

    대대장은 처음 이미지 처럼 항상 불안해 했고, 대대장실에

    문을 닫아 놓지 못했다. 항상 뭐에 쓰인 사람처럼 행동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꼭 나를 피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대대장실에 들어오는 것도 싫어했고, 내 얼굴을 

    마주치는 것을 싫어해서 나는 한마디도 대대장과 애기를 나눌수 없었다.




    그렇게 군생활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야간사격을 하게 되었다.

    아직 2주대기 기간도 안 끝난 이등병이기 때문에 당번병 임무와 상관없이, 사격을 했었다.

    사격호에서 사격을 하는데 갑자기 중대장의 사격중지의 명령과 함께

    전 부대원의 자신의 중대로 복귀했다

    복귀해서 들은 소식은 대대장의 사망 소식이었다. 이미 대대장실에는

    헌병이 와서 조사 중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은 다 예상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대대장은 우리 부대의 대대장 보직을 끝까지 거부하다고

    울며 겨자먹기로 맡은 사람이었고, 전입 때 부터 불안 증세로 제대로 된

    업무조차 보지 못해서, 곧 대대장의 바뀐다는 소문이 돌던 때였기 때문이다.




    며칠 후 대대장은 약물중독으로 인한 사망으로 판결났다

    대대장은 몇십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해 왔는데, 최근 전입 온 시점부터

    그 약을 다량 복용해 왔고, 최근 2주 사이에 다량으로 복용하여, 환각증세로

    시달리다,약물 과다복용으로  야간사격 때에 심장 쇼크로 사망하였다는 애기였다.



    그렇게 대대장 사망과 관련 한참 바쁘던 때를 보내던 중 주임상사에게 

    이 애기를 전해들었다. 주임상사의 애기는 이러했다.


    아주 예전에 부대에 새로 전입온 이등병이 있었다.

    그 이등병은 전입오자 마자 다행히 소대장과 같은 고등학교 선배여서,

    편하게 군생활을 하게 되었다.

    소대장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이등병이 여자친구와 외박을 나가게

    됐을 때 읍내 술집에서 소대장도 합석해서, 셋이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고, 여자친구도 같은 동향 사람이다 보니. 자연스레 소대장과

    여자친구는 친하게 되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외박을 마치고 

    돌아온 이등병이 어느 덧 일병이 되던 시점이었다


    잘 적응하고 있던,  일병이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친구에게 이유도 없이 

    이별을 통보당했고, 일병은 매일 고통속에 살다, 우연한 계기로 소대장과

    자신의 여친이 자신을 놔두고,서로 만나다 여친이 자신을 버린 걸 알게 된 

    일병은 깊은 배신감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 때문에, 결국

    야간사격을 하는 날, 일부러 병을 핑계로 사격에 불참하고, 야간사격 감독으로

    비어있는 대대장실에 들어가 자살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서는 발견하지 못했고

    그렇게 일병은 아무런 사실도 전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은 소대장이었다고 한다. 소대장은 죽으러 가는

    사실도, 유서도 있다는 것을 알고, 말리지도 않고, 자신의 영위를 위해서

    유서를 자신이 숨겨 놓고 있었다. 그 소대장이 대대장이 되서 다시 이 부대로 온것이다.


    그렇기에 대대장실이 더욱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죽인 일병의 숨결이 있는 곳이니,

    얼마나 불안감과 죄책감에 시달렸겠는가. 그 사실 때문에 약을 더 복용했고, 환각증세로 정신을 

    차릴수 없었고, 과다 복용으로 죽게 된 것이다


    여기서 더욱 더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주임상사가 대대장의 손에 쥔 편지를 읽었는데, 그 편지는 바로 죽은 일병의 편지 였다.

    그리고 주임상사 형의 편지 였다. 주임상사는 형의 의문스런 죽음과, 형에 대한 존경 때문에

    연고지 복무제도를 통해 이 부대에서 몇십년간 근무한 터였다

    한마디로 대대장은 주임상사가 일병의 동생임을 알았고, 그로 인해 죄책감과 그 사실을 

    알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하루 하루를 근근히 버틴 것이다.


    그리고 내가 느낀 가장 큰 요소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환각증세에 시달리던 때에, 일병과 쏙 빼 닮은 내가 왔으니

    대대장은 반 정신이 나가,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은 것이다


    이렇게 애기가 끝나고, 난 뭔가 모를 기쁨과 슬픔에 감정이 교차하였다.


    주임상사가 나의 작은 아버지 인것을, 죄책감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아버지의 자살소식을

    듣고, 아버지의 아들인 나를 차마 지우지 못하고, 죄를 비는 심정으로 나를 키운 것이었다.


    어쩌면 이 모든일이 아버지가 만들어 낸 운명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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