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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0943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7
    조회수 : 798
    IP : 14.36.***.3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1/13 17:58:25
    http://todayhumor.com/?panic_40943 모바일
    펌]브금주의]어느 봄날의 이야기 -이어서-






    이 전에 글을 올린것 이어서 글을 맞춰 올려봅니다
    밑에 글은 수정도 안되고 아예 멈춰져 있네요 ㅠ





    죄송하지만 먼젓글 창을 띄워놓고 브금을 들으시면서 이어 보시면 더 맛이 나실껍니다 ^^:;










    “사실 제가 사적인 자리에서 기범씨를 만났다면 날씨가 좋다거나 커피를 좋아한다 등의 쓸데없는 이야

    기로 시작을 하겠지만 지금은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바로 본론만 말씀드릴게요.”


    ‘꿀꺽’


    두 손을 테이블위에 얹고 몸을 앞으로 내밀며 이야기하는 그녀 앞에서 기범은 마른 침을 삼켰다.

    그의 생각이 맞는다면 그녀는 굉장히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정확히 말하면 당신의 ‘그 능력’이 필요해요. 여기서 우리라고 한다

    면 제가 속해있는 기업이고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신을 통해야만 고칠 수 있는 병이 있어요. 당

    신은 그저 그 병을 고쳐주기만 하면 돼요.”


    “죄송하지만 뭔가 착각이 있으신 것 같은데 전 누군가를 치료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네 알아요. 제가 말을 잘못해서 의사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은데 당신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

    요. 바로 당신의 귀와 그 귀를 통한 표현력이죠. 당신은 ‘그 능력’을 사용해서 저희 회장님의 병을 고칠

    수 있어요.”


    ‘그 능력’이라는 단어를 계속 강조하는 그녀의 말투에서 기범은 약간의 불쾌함을 느꼈다.


    “죄송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보다 귀가 약간 좋을 뿐입니다. 당신이 말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도 아

    니고 그것을 통하여 다른 사람을 고칠 수 있는 치유능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 회장님은 마음의 병을 앓고 계세요. 어느 특별한 기억을 잃어버리셨고 그 기억에 대하여 굉장한 불

    안감을 보이시죠. 그러나 회장님은 자신이 어떠한 기억에 대하여 불안해하시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앓기만

    하시죠. 평소에는 그런 모습을 보이시지 않다가 어느 특별한 순간이 되면 발작을 일으키시는 것처럼 거품

    을 물고 쓰러지시죠. 가끔은 아무도 없는 허공에 알 수 없는 괴상한 말씀을 하시기도 하셔요.

    의사나 무당 등 여러 사람을 불러놓고 치료하려고 했지만 매번 실패했어요. 회장님은 그렇게 손도 못쓴 채

    계속 앓기만 하셨어요.”


    묵묵히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기범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하필 저를 찾아오셨죠? 저는 누군가를 치료해본 적도 없고 제가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한 사

    람도 아닌데...”


    “기범씨... 지금 당신이 유명하고 안 유명하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이미 많은 유명한 사람을 불러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지금은 그저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할 뿐이라고요. 부탁드릴게요. 이건 저

    희 기업에서 부탁드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간절한 제 부탁이기도해요.”


    “그렇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제가 할 일은 무엇이죠?”


    “간단해요. 당신은 그저 회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목소리를 통하여 그림을 그려주기만 하면 돼요.”


    “후....”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기범은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저에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며칠 후에 연락드려도 될까요?”


    “급한 일이지만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고.... 알겠어요. 대신 며칠 후에 온 연락이 긍정이었으면 좋겠네

    요.”


    기범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범에게 명함을 하나 주었다. 명함을 확인한 기범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신기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적인 명성가운데 세계시장에 자리 잡은 ‘한신기업’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그녀를 한 번 쳐다봤다.

    자리에서 일어나 놀라는 기범을 향해 천천히 다가와 귓속말로 작게 속삭였다.


    “당신이 만약 우리를 돕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 저와 한 이야기는 절대적인 비밀로 해주세요. 만약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진다면 당신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에서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을 느낀 기범은 카페를 빠져나가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픈 두통에 기범은 머리를 잡고 손에 힘을 주었다. ‘그것’이 시작된 것이다.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며 기범은 작은 신음을 내뱉었다. 그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알 수 없는 하나의 트라우

    마였다. 무엇인가 진지한 생각에 빠져 고민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두통과 함께 이상한 환상을 보았다.

    그것은 꿈을 꾸는 것도 아니며 현실에서의 그런 풍경이 아니었다. 두통이 시작되면 앞이 새하얗게 변하면

    서 젊고 긴 생머리를 한 여성을 보았다. 하지만 그 여성의 얼굴은 기범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그러한 여

    성이 아니었다. 눈, 코, 입, 귀가 없었으며 그저 사람의 형체를 한 환상이었다. 행여나 이것이 현실이란 생

    각이 든 기범은 주위를 둘러보아도 사람 인간이나 생물체는 없었다. 또한 주변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

    지 않지만 가끔씩 무엇인가 웅얼웅얼 거리는 소리에 집중해보았지만 웅얼거리는 소리이외에 알 수 있는 것

    은 없었다. 그러한 환상 속에 기범은 몇 번이고 그 환상과 대화를 시도해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

    고 그는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런 환상은 한 번 시작되면 짧으면 몇 분 길면 몇 시간이라도 계속되었다.

    다행히 기범은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환상에서 깼다. 하지만 그의 기분은 몹시 좋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한신기업의 제안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던 끝에 트라우마가 시작된 것이었는데 이번의 두

    통은 이상하게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흘러 두통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 때 기

    범은 다시 한 번 명함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사실 그녀의 부탁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쉬워서 당연히 긍정의 대답을 했어야 하지만

    기범은 그 일에 대하여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고, 그녀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던 수많은 감정들이 그의 대

    답을 더욱더 망설여지게 만들었다.

    그녀와 만났던 그날이후 정확히 3일이 지났을 때 기범은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과감히 전화기를 들고 명

    함에 표시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몇 번 가지 않아 전화를 받았다.


    “예 저 최기범입니다.”


    “전화기다리고 있었어요. 대답은 ‘예스’인가요?”


    기범은 전화기 넘어 느껴지는 그녀의 초조함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약간의 뜸을 드린 후 입을 열었다.


    “예 제 대답은 ‘예스’입니다.”


    “와... 다행이네요.. 지금 드리고 싶은 말이 몇 가지 있는데 역시 서두 없이 본론만 말씀드릴까요?”


    “예 그렇게 해주시죠.”


    “우선 저희랑 하는 모든 이야기와 접촉은 비밀로 해주세요. 아시다시피 저희가 작은 기업이 아니라 한 나

    라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혹시나 이번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게 된다면 아마 사

    태가 심각해질 수도 있어요.”


    “네 그런 것은 걱정 마시죠.”


    “또 이번 일을 도와주시게 된다면 치료의 성공여부에 상관없이 그에 맞는 엄청난 보수가 따르게 될 거에

    요. 보수에 대한 걱정은 안하셔도 된다는 말이에요.”


    “그것 또한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네요. 조금 급하지만 요즘 회장님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어 하루라

    도 빨리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그래서 내일 당장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데 내일 시간이 되나요?”


    “다행이도 그것도 가능할 것 같네요.”


    “좋아요. 그럼 내일 오전 10시 당신의 집 앞으로 사람을 보내죠. 괜찮나요?”


    “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일이 잘되면 그에 맞는 돈을 입금 시켜드릴게요.”


    “네.”


    “내일 뵙죠.”


    “후...”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기범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무엇인가 큰일을 마무리 지은 듯 온몸에 힘이 없었다.

    기분전환을 위하여 기범은 스테레오의 전원을 켜고 멘델스존의 시디를 찾았다.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us. 64》’


    1악장을 건너뛰고 2악장을 틀고 쇼파에 앉아 연필과 종이를 손에 쥐고 음악을 감상하였다.

    경건하고 종교적인 색채를 자아내며 아름답고 맑은 선율이 서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연필은 그의 손을 따라 그리고 음악을 따라 자유롭게 움직였고 음악은 2악장을 지나 3악장이 모두 연주되

    고 끝이 났다. 모든 그림을 마무리 지은 기범은 자신의 그림을 관찰하기 위하여 그림을 확인해보았다.

    하지만 그는 들고 있던 종이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가 그린 그림에는 눈, 코, 입, 귀가 없는 긴 생머리를 가진 형체가 가득 차있었다.





    기범은 그날 밤 악몽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꿈에서는 계속 그 환상의 여인이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고

    그는 겁에 질려 도망치던 중 잡힐 때가 돼서야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깼다. 그렇게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

    때까지 몸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밤이 새도록 계속되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눈을 뜬 기범은 자신이 잠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어제의 피로가 누적된

    듯 기범은 얼굴을 찌푸리며 화장실로 향하였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여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후....”


    며칠사이 쏙 들어간 눈이며 탄력 없이 처지는 살들과 헝클어진 머리는 잠을 거의 못잔 그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주고 있었다. 욕조에서 가장 차가운 물을 틀고 그동안의 악몽과 함께 씻어내기라도 하려는 듯 오랜 시

    간 몸을 닦았다. 그렇게 샤워를 마친 기범은 토스트를 먹으며 시간을 확인하였다.

    오전 10시가 되기까진 아직 30분정도의 여유가 있었고 기범은 옷장을 열어보며 신중히 옷을 골랐다.

    남색셔츠에 진한 회색계열의 니트와 검정색 마이를 입고 진한 청바지를 입고서야 기범은 흡족하다는 듯 고

    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시간은 10시 정각을 향하고 있었고 기범은 자신의 그림에 필요한 도구를 챙겨 집을

    나섰다. 집 앞에는 검정색 벤츠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며 문을 열어주는 기사의 행

    동에 적응하지 못하여 엉거주춤 감사의 표시를 하며 차를 탔다.

    운전기사는 가는 차 안에서 아무런 말도 없었다. 라디오를 듣지도 않았으며 신호에 걸렸을 때 핸드폰을 만

    지작거리거나 창문을 열어 날씨를 감상한다는 등의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운전만 하였을 뿐

    이다. 기범은 그러한 모습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느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의 운전이 끝나고 다시 문을 열어주는 기사는 자신을 안내하였다.

    기범이 기대한 것만큼 호화스러운 주택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집은 흰색과 갈색이 섞여 있는

    아담한 크기의 단독주택이었다. 대문을 지나 잘 가꾸어진 정원을 바라보며 현관에 이르렀을 때 두 명의 경

    호원들이 기범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집은 정원과 마찬가지로 잘 꾸며져 있었으며 깔끔하고 편안한 인

    테리어와 코끝으로 느껴지는 그윽한 향기가 그의 기분을 더욱더 편안히 만들었다.

    그렇게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쇼파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 위층에서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

    다. 기범은 그 발걸음이 한신기업 회장의 발소리라는 것을 금방 느끼고 그 발걸음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

    보았다. 별로 크지 않은 체구의 남성은 한눈에 대기업을 이끄는 회장임을 금세 알 수가 있었다.

    발걸음 소리와 회장을 바라보던 기범은 회장의 발걸음이 걸어오는 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무겁다는 것을

    발걸음 소리를 통하여 알 수 있었다. 아마 병 때문에 몸이 많이 처진 탓일 것이다.

    기범은 회장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기범은 본격적으로 회장의 병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작은 방으로 이동했다. 작은 방에서 둘

    만의 공간을 필요로 하다던 회장의 요구에 경호원들은 당황하였지만 결국 회장의 고집으로 작은 방에는 회

    장과 기범, 둘만이 남게 되었다.


    “미리 들어서 알겠지만 이번 일은 절대적인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예 알겠습니다.”


    “또한 지금 나는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줄 겁니다. 놀라지 말고 그냥 내가 이

    야기하는 대로 그림을 그려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시작하죠.”


    회장은 눈을 지그시 감고 몇 분의 시간이 흐를 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작게 들리는 호흡소리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하며 회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것은 기범이 알고 있는 회장의 모습

    이 아니었다.


    “낯선 곳에서 나는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는 나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일 뿐이다. 어머니는 그

    런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나는 어머니를 따라 웃는다. 우리는 행복하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행복을 잃는다. 마을에는 극심한 가뭄이 들었고 마을에서는 하늘에 기

    도를 한다며 굿판을 벌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흰자가 보일만큼 뒤집힌 눈동자에 귀신이 쓰인 것 같은 목소리에 기범은 당황했지만 이내 집중을 하기 시

    작하여 이야기를 따라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그림을 본 기범은 공포감을 느꼈다..

    그 그림에서는 굿을 하며 웃고 있는 무당과 그 뒤로 재물로 바쳐지기 위하여 누워있는 여성 그리고 무당과

    대조적으로 울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림 주위로는 굿을 올리는 눈이 뒤집어진 주민들의

    모습이 그림에서의 공포감을 더욱더 고조시켰다. 기범은 그 그림에서 재물로 바쳐지는 여성을 보고 경악했

    다.


    “이 여자.....”


    ‘휙’


    눈동자를 뒤집고 이야기하던 회장은 어느새 정신을 차렸는지 그림을 낚아챘다.

    그림을 본 회장은 눈동자가 급속도로 커지며 손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실성한 사람처

    럼 그림을 찢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기범은 실성한 회장을 붙잡고 소리를 질렀다.


    “여기 재물로 바쳐지는 이 여자 누구죠!!!”


    큰소리에 놀라 들어오는 경호원을 바라보고 기범은 더 크게 외쳤다. .


    “여기 이 여자 누구냐고!!!”


    “으아악!!!!!”


    하지만 실성한 회장은 계속 소리만 질렀고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한 기범은 끌려가며 소리를 질렀다.


    “누구야 씨발!!!!!”


    기범은 거의 쫓겨나다시피 집을 빠져나왔다. 그가 그린 그림에서 재물로 바쳐지는 여성은 분명 자신을 괴롭

    히는 환상속의 여성이었다. 기범은 집을 나온 순간부터 극심한 두통을 느꼈고 결국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

    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 여성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어제 그린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고 두통은 점점 심해졌다.





    “♪ ♬~♬~”


    핸드폰의 알람에 겨우 정신을 차린 기범은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편집장’


    전화를 받지 않을까 하고 전화기를 다시 내려놓았지만 다시 핸드폰을 바라본 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최작가 난데 이번 주 그림말이야, 아직 메일이 안 와서 그런데 확인 좀 해줄 수 있어?”


    “아....편집장님 죄송하지만 이번 달에 휴재할 수 있을까요? 제가 급한 집안일이 생겨서 그런데...”


    “뭐라고? 휴재한다고? 한 달 동안?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최작가가 한 달이나 휴재한다니...”


    “그게 어머니가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시골에 올라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후... 이거 살다보니 최작가가 이런 날도 있네... 뭐 알겠어. 집안일인데 쉬어야지...”


    “죄송해요. 연락드릴게요.”


    4년간 단 한 번도 휴재 없이 작품을 내오던 기범이 무려 한 달 동안의 휴재 통보는 편집장에게 적잖은 놀

    라움을 준 듯했다. 기범은 전화기를 다시 바라보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 하지만 이내 포기한다.

    기범은 잠시 고민하는 듯 머리를 긁적이다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집을 나섰다.





    장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기범은 피곤한지 고개와 허리를 몇 번 돌리고 나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청명한 하

    늘은 불안정하던 기범의 기분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기범은 자신의 가야할 장소를 찾아 발

    걸음을 옮겼다. 그가 내린 곳은 그의 집에서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올 수 있을 만큼 외진 곳에 있었다.

    주변은 온통 논과 밭이 있었고 포장되지 않은 길을 걷다보면 이따금씩 이마에 주름살이 가득한 어르신들이

    그를 알아보고 안부를 묻곤 했다. 그렇게 20분정도 걸어서 기범이 도착한 곳은 쓰러질 것 같은 기와집이었다.

    기범은 그 집을 한 번 바라본 후 대문을 통하여 집을 들어갔다.


    “엄마 저 왔어요.”


    “아이고 이게 누구야!”


    마당에서 일을 하던 허리가 굽고 흰머리가 가득한 여성은 기범을 보자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반겼다.


    “우리 아들 기범이 왔구만! 기범이 왔어!”


    “짐 좀 내려놓고 올게요. 피곤해요.”


    “그래그래 어여 놓고 와”


    짐을 놓기 위해 낡은 문고리를 열고 들어간 방을 보고 기범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음을 느꼈다. 심지어 그

    가 마지막으로 왔을 때 놓고 갔던 모자까지 책상위에 그대로 있었다.

    기범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그의 어머니는 먹을 것을 쉬지 않고 가져왔다.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음

    식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시골에서 볼 수 없는 외국 과자까지 그녀는 계속해서 가져왔다. 중간에 기범이 계

    속 만류하였지만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밭일을 하고 들어온 그의 아버지 또한 그를 반겼고 그날 저

    녁은 직접 잡은 닭을 통해 삼계탕이 차려졌다. 군것질을 계속한 기범은 삼계탕까지 먹고 나서야 먹는 것을

    그만둘 수 있었다. 저녁이 되어 날이 어두워졌을 때 기범은 가져온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이내 종이 한 장

    을 꺼내어 부모님 앞에 내놓았다.


    “이게 무슨 그림이여?”


    “저 여쭤볼게 있는데요. 혹시 이 여자 누군지 아세요?”


    “시방 안경을 안 껴서 앞이 안 보이는디 누군데 그려?”


    “음... 그게... 옛날에 혹시 이 마을에서 굿판 벌이지 않았어요?”


    “굿? 옛날이야 굿 많이 했지”


    “그때 제물로 뭘 드렸어요?”


    “뭘 드리긴 각종 음식이나 가끔은 동물을 드렸지. 근데 그런 건 왜 묻는겨?”


    “음... 혹시 그때 사람을 제물로 바쳤던 적도 있어요? 한 40년 전쯤 아주 가뭄이 심했던 해에...”


    기범의 말에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몹시 놀라는 듯 했고 기범은 그러한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그의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그게 시방 무슨 소리여? 멀쩡한 사람을 왜 제물로 드려? 어디서 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헛소리 하지

    말고 이불 깔고 얼른 잠이나 자!”


    예상치 못한 어머니의 모습에 기범은 움찔했고 그는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집을 나왔다.

    별이 많이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담배를 한 대 태웠다. 그는 아까 그의 어머니가 말했던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았다.


    “그게 시방 무슨 소리여? 멀쩡한 사람을 왜 제물로 드려? 어디서 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헛소리 하지

    말고 이불 깔고 얼른 잠이나 자!”


    그녀의 목소리는 거짓말을 나타내듯 몹시 떨리고 있었다.

    기범은 담배를 다 태울 때까지 계속해서 하늘을 바라보며 그 말을 속으로 되풀이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집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집은 몹시 조용했고 그 또한 조용히 이불에 누워 눈을

    감았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엄청난 일에 대하여 기범은 끝없이 생각했다. 중간에 계속해서 들리는 개 짖

    는 소리와 올빼미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가 느끼지 못하는 어느 순간 그의 뇌가 멈추

    어버린 듯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코를 골기 시작했다. 그를 영원히 재울 것 같은 깊은 밤이었다.





    다음날 기범이 눈을 뜨고 마당으로 나왔을 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또한 어제보다 쌀쌀해진 날씨

    에 몸을 웅크렸다. 해가 이제 막 뜬 것을 확인한 기범은 부엌에서 밥을 준비하던 그의 어머니와 방에서 나

    오던 그의 아버지와 눈을 마주쳤지만 서로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한 침묵은 그가 방에 있던 낡

    은 우산을 집어 들고 집을 나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방수도 제대로 되지 않는, 몇 년은 쓴 것 같은 녹슨 우산이었지만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

    범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중간에 새는 비에 옷이 젖고 포장이 되지 않는 도로에서 고인 물에 신발이 젖

    기도 했지만 기범은 계속 걸었다.

    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이장의 집이었다. 파란 지붕에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은 이장의 집을

    보고 있던 기범은 집 대문을 두드렸다. 대문을 두드릴 때마다 나는 마찰음에 기범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장님!”


    그렇게 대문을 두드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문이 열렸다.


    “예 누구슈?”


    “이장님 저 기범이에요.”


    머리가 반쯤 까지고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은 부스스한 몰골에 기범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장이 기범의 모습을 확인하고 이내 웃으며 그를 안으로 불렀다.

    그의 방에 들어간 기범은 노인에게서 나는 알 수 없는 냄새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 방에는 시골의 노

    인들이 대게 그렇듯 특별한 화려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갈색계열의 장롱과 걸려있는 옷 몇 벌이 눈에 들어

    왔다. 기범은 자리에 앉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간 건강하셨어요?”


    “어이구 나야 항상 건강하지~ 자네는 별 일 없었나?”


    기범의 앞에서 어떻게든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는 듯 애쓰는 이장의 모습을 보고 기범은 씨익 웃었다

    기범은 그가 쓰는 표준어에 불편함을 느끼어 표준어 대신 사투리를 쓸 것은 권했지만 이장은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렇게 둘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난 후 기범은 어제 그 그림을 꺼내며 물었다.


    “이장님 저도 이제 어른이고 이장님께 꼭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저도 들은 것

    이 있고 알아야 할 것도 있어서 이장님께 말씀드리는 거에요.”


    “.....”


    이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기범은 숨을 깊게 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마을에서 있었던 과거를 알고 싶어요. 정확히 말하면 한 40년 전쯤 있었던 가뭄과 그때 벌였던 굿

    판, 그때 제물로 바쳐진 여성과 아이.... 모두 말씀해주세요.”


    “후... 담배 한 대 태워도 되겠나? 언젠간 이런 날이 오는구만...”


    “예 괜찮아요...”


    낡은 책상을 뒤적거리며 담배와 성냥을 꺼낸 이장은 성냥을 몇 번이고 마찰시키고 나서야 담배에 불을 붙

    였다. 기범은 그러한 이장에 행동에도 어떠한 움직임이 없이 이장의 행동을 주시하였다.


    “내가 14살 때, 그러니까 정확히.... 44년 전에... 이 마을에 심각한 가뭄이 들었어. 땅이 메마르고 풀과

    곡식이 죽어가고 사람들은 점점 생기를 잃게 되었지. 그 당시에 이 마을은 풍족하진 않아도 서로서로 필요

    한 것이 있으면 나누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주는 그런 살기 좋은 마을이었지. 가뭄이 계속되어 먹을 것

    이 부족하게 되자 마을에서는 굿판을 벌이기로 했네.”


    굿판이라는 단어가 들리자 기범은 몸의 자세를 바르게 고치며 몸에 힘을 주었다.

    담뱃재를 재떨이에 털며 헛기침을 한 번 하는 이장은 자신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로 자신

    을 응시하고 있는 기범을 바라보며 다시금 담배를 입에 물고 잠깐의 뜸을 드린 후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마을에서는 가끔 한 해의 안녕과 풍요로운 추수를 기원하며 굿판을 벌이긴 했지만 그 당시에 했던

    굿판은 상당히 이상하고 이질적이었지.”


    “이상하다면... 설마...?”


    “그래 자네가 들고 온 그림처럼 한 여성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것이었어.”


    “꿀꺽”


    “마을사람들은 처음에는 극구 반대하였지만 계속된 가뭄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던 그들은 어느 순간 굿

    판을 벌여 한 여 성을 제물로 삼자는 의견과 그렇지 말자는 의견이 대립하게 되었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지. 굿판을 벌여 마을의 한 여성을 제물로 바치게 된다면 과연 그것이 누구일 것인가의 문제였어.

    마을에는 적지 않는 수의 여성이 있었기 때문에 다들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지.”


    “그 제물의 대상이 되었던 여성은 어떻게 선택된 것이죠?”


    “후.... 처음에는 제비뽑기를 통하여 정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사람들은 혹시나 자기가 걸리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함에 다른 사람을 헐뜯고 비난하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을 제물로 삼으려 했네. 그렇게 남

    을 내세우며 헐뜯던 마을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표적이 되었던 사람이 있네. 바로 한국전쟁이후 남편을 잃

    은 채 9살 된 아이를 기르고 있던 참한 여성이었는데 남편을 여윈 후 혼자서 여자가 혼자하기엔 궂은일들

    도 말없이 하는 그런 여성이었네.”


    다 닳은 담배를 이장은 재떨이에 짓눌러 끈 후 깊은 호흡을 한 번 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기범은 어느 순간 이장의 어설픈 표준어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마을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가며 그녀를 제물로 바치자했고 처음에는 반대하던 마을사람들이

    언제부턴가 하나같이 그녀를 제물로 바치자고 입을 모았지. 하지만 정작 본인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소문도 알지 못했어. 항상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뿐이었지. 그렇게 굿을 벌이는 날이 되었고 아무런 통보

    없이 제물로 서게 된 그 여성은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지.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그녀의 9살 된 아들 또한

    지 어미를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소리를 쳤지만 이미 무당은 굿을 시작하였고 몸부림치는 여성과 아이를 제

    압한 마을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처럼 굿판이 계속되는 동안 하늘에 기도를 했네. 그 굿판은 오랜 시간 계속

    되었고 결국 그 여성은 제물로 바쳐졌네....”


    “아....”


    “나는 그때 그 상황과 광경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여성이 죽기 전에 갑자기 표

    정이 바뀌며 언젠간 반드시 복수하겠다던 그 말과... 울고불고 소리치던 그녀의 아이가 그녀가 죽은 순간부

    터 울음을 그치더니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던 그 모습... 5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구만....”


    “그 아이는 어떻게 된 거죠?”


    “문제는 바로 지금부터네. 그 굿판이 성공했는지 다행히도 다음 해에는 적당한 비가 내렸고 마을사람들은

    기뻐했다네. 제물로 바쳐진 여성의 아이는 당시 이장을 맡고 있던 나의 할아버지가 맡아서 키우기로 했어.

    그 아이는 그 굿판이 벌어진 이후 단 한 번도 감정의 표시나 말을 한 적이 없네. 가끔씩 내가 말을 걸어주

    었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고 마을사람들도 죄책감 때문인지 그 아이를 보면 다들 피해 다니기 바빴

    지. 하지만 그러는 것도 굿판을 벌인 몇 년간 뿐이었고 마을사람들은 어느 순간 그 날의 일을 다 잊은 사람

    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네. 그렇게 시간을 흘러 그 굿판이 벌어진지 14년이 되던 해였지. 그 아이는 어느덧

    청년이 되어있었고 마을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그저 항상 혼자서 지냈지. 그러던 그가 어느 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어. 아주 조용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야...”


    “자취를 감추었다고요?”


    “그래... 정말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어.... 마을사람들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원래 존재감이 없었던 아이

    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 아니, 오히려 기뻐했을지도 모르지...그런데...”


    “...?"


    “문제는 그 아이가 간 이후 우리 마을에 세 명의 처녀가 임신을 하였고 그가 떠나기 전 날 그녀들을 범하

    고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정확히 말하면 그 아이는 이 마을에 그 당시 살고 있던 모든 처녀를 범했

    고 그중에서 세 명의 처녀가 임신을 한 것이지. 마을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어디로 사라진지도 모르는 사람

    을 찾을 수는 없었지... 마을사람들은 그녀들의 출산을 반대하였지만 그렇다고 생명을 죽일 수는 없는 노릇

    이고 하여 결국 그녀들은 출산을 하였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 명의 여성이 낳은 아이는 9살이 되던 해에

    생일 날 모두 사고로 죽었다네... 마을사람들은 단순한 우연의 사고라 하였지만 나는 알고 있네. 그것은 단

    순한 사고가 아닌 그 아이의 저주야..... 굿판이 벌어지던 그 날에 그녀가 내렸던 저주가 일어난 것이

    지...”


    “잠깐만요. 세 명이 아이를 낳았는데 두 명의 아이가 죽었으면 나머지 한 명은 어떻게 된 거죠? 살아 있

    는 건가요?”


    기범은 말끝을 흐리는 이장의 말을 끊고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이장은 그러한 기범을 바라보며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는 듯 망설이다 조용히 입을 열고 말했다.


    “나머지 한 명의 아이가 바로 자네야.....”


    “네...?”


    "살아 있는 나머지 한 명의 아이가 바로 자네라네..."


    평온하던 기범의 눈동자가 심하게 동요되기 시작했다. 기범은 이미 그 사실이 거짓이 아님을 느꼈다.

    그는 몸에서 불에 타는 것 같은 뜨거움을 느끼며 아무렇지 않던 담배연기에 강한 현기증을 느꼈다.

    현기증과 함께 머리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앞이 하얗게 변하며 이장의 행동이 느릿하게 보였다. 자신의 몸

    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느끼며 정신을 잃어갔다.





    낯선 곳에서 기범은 자신이 존재함을 느꼈다. 트라우마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예전에 경험

    했던 그러한 풍경과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알 수 없는 방안에서 두 남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체 상태로

    저항하는 여성의 옷을 강제로 벗기는 남성이 한신그룹의 회장이며 저항하는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였다.

    하지만 기범은 그것을 지켜보면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현실에서 그들

    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 환상 속에서 그들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의 자신의 어머니 입에 재갈을 물

    리고 강제적인 겁탈행위를 계속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어머니는 저항을 포기한

    듯 입을 꽉 물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남성은 얼마 후 몸을 부르르 떨더니 이내 옷을 주섬주섬 입고 방을 나

    섰다. 기범을 그러한 남성의 뒷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그 남성의 등에는 그의 어머니가 업혀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기범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마을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몸을 일으키고 자신의

    상태를 묻는 여러 사람들에게 괜찮다는 표시를 하고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기범과

    마찬가지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기범의 그녀의 눈에서 깊은 슬픔을 보았다. 그렇게 몇 초 동안

    어머니의 눈을 응시하던 기범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마을사람들은 며칠 더 쉴 것

    을 권했지만 기범은 급한 볼일이 생겼다며 아무렇게 벗어놓은 옷을 주섬주섬 집어넣으며 방문을 열었다.

    밝은 햇살에 기범은 눈을 찌푸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며 마을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가 집을 떠날 때까지 어머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기범은 집에서 가지고 온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걸으며 다짐했다. 자신의 손으로 이 사건의 마무리를 짓겠다고...





    달리는 버스 안에서 기범은 휴대폰을 들고 가지고 있던 명함을 보며 전화를 걸었다.

    저번과 마찬가지고 신호가 얼마가지 않아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최기범입니다.”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나요?”


    다짜고짜 화를 내는 그녀의 말에서 기범은 분노의 감정이 섞여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을 신경 쓰

    지 않는 다는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전화 드린 겁니다.”


    “회장님은 당신과 만난 이후 실성한 사람처럼 계속 소리만 지르고 계세요. 의사들도 무슨 병인지 몰라 손

    을 놓았다고요.”


    “회장님은 병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귀신이 들렸어요. 제가 하는 말을 믿고 말고는 당신의 자유에요. 하지

    만 지금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회장님을 원한을 가지고 있는 그의 어머니 때문에 돌아가실 겁니다.”


    “.....”


    “이것은 내가 당신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내일 10시까지 우리 집 앞으로 차량 한 대

    보내주세요. 다시 말하지만 당신들이 나를 믿고 말고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나와도 관련된 문제고 내

    자신이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기 때문에 말씀드린 겁니다.”


    “....”


    여성은 끝까지 침묵하였고 기범은 전화를 끊었다. 기범은 그녀가 내일 차량을 한 대 보낼 것을 알고 있었

    다.내일이면 모든 것이 끝이 날 것이다. 원한 들린 회장의 어머니, 결국 자신의 할머니의 복수는 자신이 해

    야만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기범은 떨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눈을 감았다.

    저녁에 되어 집에 도착했을 때 기범은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하루사이 달라진 것은 없었고 기범은 거울

    을 보며 며칠 동안 손질하지 않은 수염을 깨끗이 밀어버리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온 후에 알람을 맞

    추고 잠이 들었다. 별다른 꿈을 꾸지 않았고 중간에 깨는 일도 없었다.





    다음 날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뜬 기범은 그가 평소에 하던 일상을 시작했다. 노래를 틀고 가볍게 빵을

    굽고 그 위에 토마토와 계란, 햄과 치즈를 얹어 간단한 아침을 먹은 후 머리를 감고 옷을 단정히 입었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을 확인한 기범은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어느새 10시를 가리키

    고 있었고 기범은 천천히 집을 나섰다.

    집 앞에는 기범이 예상했던 것처럼 검은 벤츠와 문을 열어주는 기사가 서있었다. 기범은 차에 탔고 기사는

    역시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기범은 그런 그에게 시디를 한 장주며 틀어 줄 것을 부탁했다.

    조용했던 차에서 나오는 음악은 답답했던 기범의 기분을 한결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고 기범은 차에서 내린 후 깊은 호흡을 하고 집을 향해 걸었다.

    집에 들어간 기범은 그가 왔던 며칠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을 느꼈다. 굳이 달라진 것이 있다고 한

    다면 그를 대하는 집안사람들의 태도였다. 그들은 못미더운 듯 기범을 쳐다보았지만 기범을 크게 신경 쓰

    지 않았다. 그는 그들과의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고 이층으로 올라가 그들이 안내하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쇼파에 앉아 있는 회장이 몸을 축 늘어뜨린 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문 열리는 소리

    가 귀에 거슬렸음에도 불구하고 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범과 함께 들어온 경호원은 문 옆에 서서 기

    범의 행동을 주시했다. 기범은 회장에 등에 업혀 있는 흰 옷을 입은 여인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회

    장의 앞으로 갔고 회장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던 회장이 기범의 행동에 고개를 돌려

    기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둘의 눈이 마주쳤을 때 회장은 발작을 일으켰다.


    “끄어어어....”


    회장의 발작에 경호원이 몸을 움직였지만 기범은 그에게 멈추란 신호를 보냈다.


    “제가 알아서 합니다. 지켜보기만 하세요.”


    기범은 괴성을 지르는 회장의 얼굴 양쪽에 손을 대고 자신의 얼굴을 그의 앞에 가까이하고 눈을 마주쳤다.

    그의 눈에는 깊은 원한이 있는 여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당신 나를 똑바로 쳐다봐!”


    “끄어어어!! 으어어어!!!”


    회장은 좀비처럼 계속해서 괴성을 지르며 기범을 공격하였지만 기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날 봐! 당신의 원한을 나는 느낄 수 있어. 내 눈을 봐 당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제발 내 눈을 봐.”

    회장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두 손에 힘을 주며 기범은 계속해서 회장의 눈을 응시하였다. 계속해서 저항하

    던 회장은 어느 순간부터 괴성을 멈추고 초점을 맞추어 기범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44년 전 당신이 느꼈던 고통과 원한을 나는 풀어주고 싶어. 이렇게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것은 당신이 원했던 것이 아니잖아. 44년 전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마을사람들은 모두 후회하고 있어. 이

    제 당신을 좋은 곳에서 쉴 수 있게 해줄게.”


    기범의 눈에는 눈물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기범의 얘기를 듣고 있던 회장 또한 어느새 팔을 내려놓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기범은 회장의 얼굴을 잡고 있던 손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회장은 계속 눈물

    을 흘리다 쇼파에 기대 잠을 자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네요.”


    기범은 혼잣말을 하듯 말했다. 그리고 말없이 회장을 계속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방을 나섰

    다. 계속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경호원은 황당한 표정으로 멍하니 방을 나가는 기범을 바라 보았다. 기범

    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회장의 집을 나왔다. 집 앞에 활짝 핀 벚꽃을 보며 걷기 시작했다.

    봄의 꽃향기가 그의 후각을 자극했다. 또한 나무사이를 가르는 바람소리가 그의 청각을 자극했다.

    기범은 긴장했던 까닭인지 자신의 몸이 굉장히 무거움을 느꼈다.


    “어?”


    기범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곤 다시 몇 걸음을 움직였다 그리곤 자신의 몸

    에서 나올 수 없는 무게의 발소리를 들었다.그의 머릿속엔 회장을 처음 보았을 때 회장의 발걸음소리와 한

    은서의 목소리에서 느껴졌던 복합적인 감정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갑자기 온몸을 누르는 것 같은 강한 압력을 느꼈다. 또한 눈앞이 벚꽃을 따라 하얗게 변하며 현실에서의 감

    각이 무뎌짐을 느꼈다. 기범의 몸이 앞으로 꼬꾸라졌다.

    어느새 자신의 눈앞에 있는 긴 생머리의 여성을 보았다. 그녀는 눈, 코, 입, 귀가 모두 있었다. 기범은 웅

    얼거리는 소리가 점점 선명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소리가 확실히 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

    다.


    “너 내 목소리가 이제 들리는구나?”




























    출처




    웃대 - 모두자냐?作


    계피가좋아의 꼬릿말입니다
    글올리기 방식이 구버전과 신버전이 제가 글을 다시 올릴때부터 나뉘었나봅니다

    구버전은 전에 올리는 방식과 거의 흡사했고

    신버전에는 여러 문서작업에 용의 하게 운영자님께서 바꿔주셨던거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뀐후에는

    제가 취급하는 단편이지만 장편에 브금이 섞여 있는 

    글 한편에 제가 읽고 난 느낌과 그 느낌을 제일 잘 살려줄 수 있는 브금을 섞어 

    오유 공게분들이 정말 재미있고 느낌살리게 읽고 즐겨주십사~ 하는 제가 올리는 공포글의 본질을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오류가 있는지 장편의 글과 브금을 섞어 올리면 편집조차 않되는 오류가 발생해 버려서 

    제가 손 쓸 방법이 따로 없더라구요 ^^;;

    그래서 최근에 제가 올리는 글의 대부분에는 브금이 사라저 버렸습니다

    그로인해서 오는 변화같은게 

    아무래도 이젠 저 자체의 글의 특성-최대한 어울리는 브금을 넣어 글을 올리는 일 과정을 말합니다.  웃기지만 여기에 제가 갖는 애착과 집착이 저에겐 공게에 업로드 할 수 있는 큰 힘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이 사라져 버려 마냥 글만 퍼오는 정성없이 '그냥' 퍼오는듯한 

    현실이 되어버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로드가 느려지고 더뎌지게 됬습니다

    업로드에 대한 최근의 넋두리를 꼬릿말에 남겨봤습니다



    규칙적이지 못한 업로드에도 항상 재미있게 봐주시고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업로더의 힘은 많은 분들과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가짐과 행동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최고의 힘은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짧은 응원글 한분한분의 추천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성숙하고 발전하는 오유 공게가 되길 기원합니다

    여기까지 꼬릿말을 읽어주신 수고스러움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부디 즐거운 저녁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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