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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33607
    작성자 : 맛난당근
    추천 : 30
    조회수 : 11546
    IP : 125.137.***.221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2/07/22 11:24:46
    http://todayhumor.com/?panic_33607 모바일
    (스압주의)제 말좀 들어보십시오
    <p><p>k12kb님이 쓴 작품입니다. 몰입도 짱입니다. 좀 길어도 한번 읽어보세요.</p><p><br></p><p><br></p><p>----------------------------------------------------------</p><p><br></p><p>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뭔 지 아니?</p><p><br></p><p><br></p><p><br></p><p>"글쎄... 사법고시?"</p><p><br></p><p>"틀렸어..."</p><p><br></p><p>"그럼.... 대통령?"</p><p><br></p><p>"아니야.."</p><p><br></p><p>"갑부.."</p><p><br></p><p>"것두 아니야.."</p><p><br></p><p>잠시 생각하던 영민이 무릎을 탁 쳤다...</p><p><br></p><p>"흐흐.. 알았다.. 정답은 자살!!"</p><p><br></p><p>"땡!!"</p><p><br></p><p>"에엑... 그럼 대체 뭐야?"</p><p><br></p><p>기원은 빙글 빙글 웃으며 대답했다.</p><p><br></p><p>"대오각성..."</p><p><br></p><p>"대오..... 뭐라고?"</p><p><br></p><p>"대오각성... 다른 말로 득도 라고도 하지... "</p><p><br></p><p>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는 영민이었다.</p><p><br></p><p>"뭐야.... 괜히 열심히 생각했네.."</p><p><br></p><p>"득도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야... 어제서야 비로소 결정했어.."</p><p><br></p><p>"엥..? 그건 또 뭔 생뚱맞은 소리야?"</p><p><br></p><p>"학과 말야... XX대 불교학과로 결정했어..."</p><p><br></p><p>"뭐? 미쳤어? 니 성적에 겨우? 대체 왜 그래?"</p><p><br></p><p>"오래 생각했어... 내 관심의 대상은 오직 득도 뿐야.."</p><p><br></p><p>"너 돌았구나... 잠시 바람 좀 쐬자... 남들은 스카이 못 가서 안달인데...."</p><p><br></p><p>"오전에 원서 넣고 오는 길이야.. 네 충고는 고맙지만.. 내 인생은 결정됐어..."</p><p><br></p><p>기원의 눈에선 원대한 포부가 넘실 대고 있었다.</p><p><br></p><p>"득도하면 뭐하는데? 뭐가 좋은데?"</p><p><br></p><p>"알 수 있지..."</p><p><br></p><p>"알아..? 뭘?"</p><p><br></p><p>"진리.... 이 세상을 관통하는 절대 비밀을 알 수 있어..."</p><p><br></p><p>"............."</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쌀쌀한 2월의 어느날...</p><p><br></p><p>기원이 커다란 짐가방을 맨 채 집을 나서고 있었다..</p><p><br></p><p>"끝났어... 멀쩡한 내 새끼 다 베렸어...</p><p><br></p><p>거실에선 기원의 모친이 생기없는 얼굴로 중얼 거리고 있었다.</p><p><br></p><p>집을 나선 기원은 곧장 기차역으로 향했다.</p><p><br></p><p>'죄송해요, 지금 안 하면 죽을 것 같아서요...'</p><p><br></p><p>지난 며칠 간을 가족과 싸웠다. 가족들은 기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기원은 집을 나왔다..</p><p><br></p><p>"서울행 하나요.."</p><p><br></p><p>표를 건네 받은 기원이 기차에 몸을 실었다.</p><p><br></p><p>곧 덜컹 거리며 기차가 출발하자 기원의 눈이 감겼다.</p><p><br></p><p><br></p><p>지난 해 여름 홀로 가 보았던 고성 폭포암이 떠 올랐다.</p><p><br></p><p>폭포암의 주지 스님은 기세가 장군 같았는데.. 입을 열면 언제나 불호령이었다.</p><p><br></p><p>그 날 법문을 들으려 제법 많은 사람들이 폭포암을 찾았다.</p><p><br></p><p>기원도 마음속의 큰 의문을 품고 폭포암을 찾은 길이었다.</p><p><br></p><p>법당에 사람들이 주욱 둘러 앉았고, 곧 주지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다.</p><p><br></p><p>그 날 기원은 법문을 듣는 내내 엄청난 희열을 경험했고, 지적 의문이 다소나마 해소되었다.</p><p><br></p><p>스님이 말하신 수십가지 얘기 중에서 특히 마지막 말이 신심을 자극했다.</p><p><br></p><p>"사람 몸 나기 힘들고, 불법 만나기 더욱 어렵도다.."</p><p><br></p><p>스님의 그 한마디가 기원의 인생 진로를 결정했다.</p><p><br></p><p>그 날 이후로 기원은 미친 듯이 불교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p><p><br></p><p>성철스님부터 시작해 불교의 불자가 들어간 책은 눈에 불을 키고 읽었다.</p><p><br></p><p>하지만 읽을 수록 갈증은 더욱 심해졌고...갈증은 기원이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 되었다.</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10년 후..</p><p><br></p><p><br></p><p>오랜만에 영민은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p><p><br></p><p>여태껏 기반잡느라 눈코 뜰 새 없었지만, 올해 초 부터 다소 안정된 영민이었다.</p><p><br></p><p>"어째 니들은 변한게 없냐?? 여전히 개념이 없구만..흐흐"</p><p><br></p><p>"새끼 졸업하고 처음 나온 놈이 누군데 큰소리야!!"</p><p><br></p><p>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영민이 큰소리로 떠들었다.</p><p><br></p><p>"오늘 먹고 죽자!! 야 다들 잔 채워!!"</p><p><br></p><p>"크크.. 이리 좋아할 놈이 왜 코빼기도 안 비췄담.."</p><p><br></p><p>"알잖냐.. 내 일이 좀 그렇잖아.."</p><p><br></p><p>영민이 원샷을 외치자 모두가 단숨에 잔을 비웠다.</p><p><br></p><p><br></p><p>어느새 얼큰하게 취한 민수가 영민에게 물었다.</p><p><br></p><p>"근데 너 올해 경사 진급 했다며?"</p><p><br></p><p>"그래... 까불면 확... 체포해 버린다..."</p><p><br></p><p>"크크... 제발 체포해줘.. 감방가면 공짜로 밥 주지.. 알아서 운동 시켜주지... 완전 천국이다 천국.."</p><p><br></p><p>"미친놈..."</p><p><br></p><p><br></p><p>한시간이나 지났을까</p><p><br></p><p>모두가 기분좋게 취해 있는 그 때 누군가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p><p><br></p><p>그는 잠시 둘러 본 뒤 곧장 일행쪽으로 걸어왔는데, 수염이 덥수룩 한 것이 예사 풍모가 아니었다.</p><p><br></p><p>"오랜만이다"</p><p><br></p><p>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p><p><br></p><p>"어라... 누구지?"</p><p><br></p><p>"어... 너는..."</p><p><br></p><p>"아....."</p><p><br></p><p>낯익은 그의 얼굴에 친구들이 기억을 더듬었다.</p><p><br></p><p>"야.. 새끼 너 기원이지?"</p><p><br></p><p>별안간 영민이 벌떡 일어났다.</p><p><br></p><p>"반갑다"</p><p><br></p><p>영민이 기원을 꽉 안았다.</p><p><br></p><p>"불교과 갔다더니... 그 담부터 감감무소식이야..."</p><p><br></p><p>"그렇게 됐어.."</p><p><br></p><p>"너.... 완전 도사가 다 됐네..."</p><p><br></p><p>영민이 기원을 훑어보자 기원이 씨익 웃었다.</p><p><br></p><p>"일단 앉자... 앉아서 얘기하자.."</p><p><br></p><p>영민이 기원을 잡아 자리로 끌고갔다.</p><p><br></p><p>"먹고 살만 하냐?"</p><p><br></p><p>창수가 물었다.</p><p><br></p><p>"굶지는 않아, 내 명대로 사는데 지장은 없지."</p><p><br></p><p>"세상 참 재밌구나... 니가 스님이 되다니...."</p><p><br></p><p>"그래 기원이 너는 판검사가 어울렸는데 말야.."</p><p><br></p><p>기원은 빙긋 웃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p><p><br></p><p>"자자 다들 한잔 하자.. 원샷 안하면 수명 10년 단축이다!!"</p><p><br></p><p>"오케이!!"</p><p><br></p><p>다들 잔을 들고 마실 때 영민이 기원의 귓가에 속삭였다.</p><p><br></p><p>"새끼.. 반갑다 끝나고 따로 얘기 좀 하자"</p><p><br></p><p>"그래"</p><p><br></p><p><br></p><p>그렇게 시끄러운 동창회가 두시간이나 더 지속됐다.</p><p><br></p><p><br></p><p>지금 시각 새벽 두시 반... 영민과 기원은 근처 빠로 들어왔다.</p><p><br></p><p>"너 앞으로 뭐할거야?"</p><p><br></p><p>"내일 산에 들어갈거야.."</p><p><br></p><p>"산이라........ 넌 좋겠다... 마음만은 편하겠네.."</p><p><br></p><p>영민이 부러운 듯 기원을 바라보았다.</p><p><br></p><p>"무슨 고민 있나 본데 말해봐..."</p><p><br></p><p>"고민은 무슨...."</p><p><br></p><p>영민이 슬쩍 말꼬리를 흐렸다.</p><p><br></p><p>"괜찮아 말해봐.. 궁금해서 그래..."</p><p><br></p><p>기원이 재촉하자 영민이 결국 털어 놓았다.</p><p><br></p><p><br></p><p>순경으로 시작해 경장을 거쳐 올해 경사가 된 영민...</p><p><br></p><p>입사 5년만에 자신이 근무하는 강력반에서 꽤 중요한 위치까지 자리매김했다.</p><p><br></p><p><br></p><p>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관할 구역내에 자살사건이 연이어 터졌다.</p><p><br></p><p>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자살자 수가 두자리로 넘어가자 비상이 걸렸다.</p><p><br></p><p>영민이 책임지고 수사를 진행 했는데.... 수사하면 할수록 기이한 일들이 밝혀졌다.</p><p><br></p><p>자살자는 대학교수부터 막노동꾼까지 다양했고... 그들의 시체는 모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p><p><br></p><p>결단코 타살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스스로 선택했고.. 기쁘게 죽었다...</p><p><br></p><p><br></p><p>입이 마른 영민이 사이다를 벌컥벌컥 들이키곤 말을 이었다.</p><p><br></p><p><br></p><p>그렇게 영민이 필사적으로 수사하던 어느 날 드디어 단서 하나가 잡혔다.</p><p><br></p><p>자살자들의 공통점을 찾아 낸 것이다.</p><p><br></p><p>그들은 자살 직전에 누군가를 만났고...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p><p><br></p><p>대화가 끝난뒤 그들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 들였고, 그 누군가는 사라졌다.</p><p><br></p><p><br></p><p>영민은 한 여자를 용의자로 지목했고, 그 여자를 뒤쫓는데 총력을 기울였다.</p><p><br></p><p>그러던 어느날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졌다. 당장 수사를 중단하라는 것이었다.</p><p><br></p><p>"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제 잡기만 하면 끝난단 말입니다!!"</p><p><br></p><p>"상부지시 일세..."</p><p><br></p><p>최경감이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자... 분노한 영민이 경찰 본부로 쳐들어갔다.</p><p><br></p><p><br></p><p>"그래서?"</p><p><br></p><p>기원이 흥미로운 얼굴로 재촉했다.</p><p><br></p><p><br></p><p>곧이어 나온 영민의 말은 엄청난 것이었다.</p><p><br></p><p><br></p><p>영민이 난동을 피우자... 검은 선글라스의 두사람이 영민을 어딘가로 끌고 갔는데,</p><p><br></p><p>그곳에서 영민은 까마득한 경찰 고위간부를 만났다. 헌데 그의 말이 충격적이었다.</p><p><br></p><p><br></p><p>"그대가 용의자로 지목한 그 여자...... 우리는 통칭 ' 붉은사쿠라' 라고 부른다네"</p><p><br></p><p>"붉....은 사쿠라?"</p><p><br></p><p>"그래 붉은 사쿠라... 올해가 그녀를 추적한 지 딱 50년 째 되는 해일세..."</p><p><br></p><p>"뭐라구요? 50년? 농담하지 말아요... 그녀는 많이 줘봐야 30세라구요"</p><p><br></p><p>"우리나라는 50년 이지만... 일본은 200년 일세....."</p><p><br></p><p>"............"</p><p><br></p><p><br></p><p>"그녀는 놀라운 화술을 지녔다네.....사람들을 논리적으로 설득시켜 자살에 이르게 하지..."</p><p><br></p><p>"설...득?"</p><p><br></p><p>"그래.. 믿지 못할 걸세..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절대 최면 따위가 아니야.."</p><p><br></p><p>"순수한 화술의 힘이지... 절대의 논리로 듣는 사람을 설득시키지.."</p><p><br></p><p>그의 안색이 갑자기 침중해졌다.</p><p><br></p><p>"그녀를 취조하던 나의 선배... 선배의 선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네.."</p><p><br></p><p>"그럴수가..."</p><p><br></p><p>"아무리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도... 그 아무리 행복한 사람이라도..... </p><p><br></p><p>그녀의 논리적인 설득 앞에 결국 무너지지..."</p><p><br></p><p>"대체 그녀가 무슨 말은 하길래 자살까지 하는 거죠?"</p><p><br></p><p><br></p><p>"예전에 그녀를 취조할 때 녹음을 한 적이 있었지..."</p><p><br></p><p>"그..그래서요?"</p><p><br></p><p>그의 손바닥이 목을 그었다.</p><p><br></p><p>"다 죽었어... 녹음 테이프를 듣던 3명이 동시에 자살하자... 테이프를 부숴버렸지.."</p><p><br></p><p>"아....."</p><p><br></p><p>영민이 충격에 빠진 채 말을 잇지 못했다.</p><p><br></p><p>"자살하기 싫으면 당장 손 떼게나.... 그래도 하겠다면... 내 말리진 않겠네.."</p><p><br></p><p><br></p><p><br></p><p>영민은 본부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p><p><br></p><p><br></p><p><br></p><p>이것이 열흘 전 영민에게 일어난 일이다.</p><p><br></p><p><br></p><p>"어때?"</p><p><br></p><p>영민이 기원에게 물었다.</p><p><br></p><p>"대단한데... 아주 흥미로워.."</p><p><br></p><p>기원은 눈빛을 빛내며 다가왔다.</p><p><br></p><p>"오직 말로만 자살에 이르게 할 수 있다......흠"</p><p><br></p><p>기원이 턱을 괸 채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p><p><br></p><p>"내가 괜한 말 했나보다....크게 신경쓰지마.."</p><p><br></p><p>영민이 머쓱해하던 그 순간 기원이 벌떡 일어났다.</p><p><br></p><p>"결정했어... 산으로 가는 건 미뤄야지... 나가자... 당장 수사기록 부터 살펴 봐야겠어!!"</p><p><br></p><p>기원이 대답도 안 듣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p><p><br></p><p>그 날 밤 기원은 영민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p><p><br></p><p><br></p><p>다음 날, 아침 일찍 두 사람은 영민이 근무하는 강남 경찰서로 향했다.</p><p><br></p><p>경찰서로 들어가자 한켠에 지하창고가 보였는데, 영민이 그리로 들어갔다.</p><p><br></p><p>"좋은 아침~~"</p><p><br></p><p>영민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두명의 경찰관이 자리서 일어섰다.</p><p><br></p><p>"어라... 김경사님 오늘까지 휴가시잖아요?"</p><p><br></p><p>"그래서 내가 훌륭한 경찰 아니냐..."</p><p><br></p><p>"............. 근데 뒤에 분은 누구.....?"</p><p><br></p><p>영민이 기원을 소개했다.</p><p><br></p><p>"다들 인사해... 힘들게 스카웃한 사설탐정 이시다..."</p><p><br></p><p>"아...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최동훈 경장입니다.."</p><p><br></p><p>"안녕하세요.. 조한일 순경 입니다..."</p><p><br></p><p>기원이 악수를 청했다.</p><p><br></p><p>"반갑습니다... 구기원 입니다"</p><p><br></p><p><br></p><p>"이 분도 우리가 수사하는 여...자를 알고 있나요?"</p><p><br></p><p>최경장이 묻자 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p><p><br></p><p>"상부 허락도 떨어졌고... 지원도 약속 받았으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브레인이야"</p><p><br></p><p><br></p><p>사실 열흘 전만 해도 이들은 얼른 여자를 체포하고 끝낼 생각이었다.</p><p><br></p><p>하지만 영민이 본부를 다녀 온 후 모든게 뒤바꼈다.</p><p><br></p><p>영민이,들었던 것을 설명하자 모두가 콧웃음을 치며 믿지 않았다.</p><p><br></p><p>하지만 곧이어 방대한 양의 박스가 본부로부터 도착했는데.. 다들 기겁을 해댔다.</p><p><br></p><p>박스 안에는 '붉은사쿠라' 에 대한 정보 문서가 가득 담겨져 있었고,</p><p><br></p><p>그것은 50년 동안 누적된 비밀 수사자료였다.</p><p><br></p><p>"하고 싶은 사람은 해도 좋네... 물론 빠져도 전혀 불이익은 없어.."</p><p><br></p><p>서장의 지시가 내려지자 대부분의 요원이 빠져나갔다.</p><p><br></p><p>10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이 영민을 포함한 세명으로 확 줄었다.</p><p><br></p><p>문서를 읽어 본 7명이 겁을 먹고 빠지자... 서장이 셋을 따로 불렀다.</p><p><br></p><p>"두 달을 주겠네... 그 안에 해결 못하면 깨끗히 손을 털도록... 자네들도 결혼은 해야할 것 아닌가..."</p><p><br></p><p>"노파심에 하는 말이네만, 직접 대면하는 바보는 없을거라고 보네.."</p><p><br></p><p>서장은 이들에게 따로 전용 수사실을 만들어 주었고 셋은 거기서 먹고 자고 했다.</p><p><br></p><p><br></p><p>"조순경이 탐정님에게 대충 상황을 설명해줘... 최경장은 나랑 잠시 갈 데가 있어"</p><p><br></p><p>영민이 최경장과 나가버리자 기원이 물었다.</p><p><br></p><p>"자료부터 봅시다.."</p><p><br></p><p>"아... 네... 따라오세요"</p><p><br></p><p>조순경이 창고 한쪽 구석으로 걸어가자 기원이 따라갔다.</p><p><br></p><p>"이놈들 이죠.."</p><p><br></p><p>구석에는 이삿짐 박스 같은 곳에 파일과 A4 용지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p><p><br></p><p>"끔찍하죠?"</p><p><br></p><p>조순경이 어깨를 으쓱했다.</p><p><br></p><p>"두 달이 아니라 2년을 봐도 다 못 보겠는걸..."</p><p><br></p><p>기원이 노란색 파일을 집어 들었다.</p><p><br></p><p>"아시다시피 증거가 없어요... 증인도 없고 물증도 없고... "</p><p><br></p><p>"살인 방조죄 아닌가요?"</p><p><br></p><p>조순경이 고개를 저었다.</p><p><br></p><p>"자살자들은 '붉은사쿠라' 가 돌아 간 뒤 정확히 한시간 후에 목숨을 끊었어요...,</p><p><br></p><p>그래서 방조죄도 성립이 안돼요..."</p><p><br></p><p><br></p><p>"흠... 어디 보자..."</p><p><br></p><p>기원이 파일을 넘겼다.</p><p><br></p><p><br></p><p>날짜 별로 사건이 기록돼 있었는데... 기원이 펼친것은 20년 전 자료였다.</p><p><br></p><p><br></p><p>ㅡ 1986년 1월 3일 서울시 노원구 XX동 XX 빌라 201호 ㅡ</p><p><br></p><p>피해자 : 이 용 호 </p><p><br></p><p>나 이 : 34세</p><p><br></p><p>직 업 : 기자</p><p><br></p><p>자살방법 : 커터날로 경독맥 절단</p><p><br></p><p><br></p><p>ㅡ 1986년 2월 17일 진주시 문산읍 XX리 1024번지 ㅡ</p><p><br></p><p>피해자 : 박 점 순</p><p><br></p><p>직 업 : 무 직</p><p><br></p><p>나 이 : 65세</p><p><br></p><p>자살방법 : 익 사</p><p><br></p><p><br></p><p>ㅡ 1986년 3월 9일 울산시 중구 염포동 XX아파트 A동 408호 ㅡ</p><p><br></p><p>피해자 : 이 경 주</p><p><br></p><p>직 업 : 학 생</p><p><br></p><p>나 이 : 18세</p><p><br></p><p>자살방법 : 옥상에서 투신</p><p><br></p><p><br></p><p><br></p><p>ㅡ 1986년 4월 30일 전라남도 진도군 XX읍 241-8번지 ㅡ</p><p><br></p><p>피해자 : 오 명 환</p><p><br></p><p>직 업 : 군 인</p><p><br></p><p>나 이 : 22세</p><p><br></p><p>자살방법 : 감전사</p><p><br></p><p><br></p><p><br></p><p>파일을 읽으며 기원이 입을 열었다.</p><p><br></p><p>"이거 한 달에 한번씩 사건이 벌어졌군요?"</p><p><br></p><p>"맞아요... 정확히 한 달에 한명씩 죽었죠.."</p><p><br></p><p>"그런데 하루에도 수십명씩 자살할텐데 어떻게 구별하죠?"</p><p><br></p><p>기원이 파일을 덮고 조순경을 바라보았다.</p><p><br></p><p>"아주 쉬워요... 보통 자살자들의 시체는 표정이 제한 되거든요.."</p><p><br></p><p>"공포스럽다든지... 인상을 쓴다든지... 것도 아니면 무표정인 경우가 99프로예요"</p><p><br></p><p>"그런데요?"</p><p><br></p><p>"헌데 붉은 사쿠라를 거친 경우는 표정이 확연히 밝아요... 시체가 모두 웃고 있죠"</p><p><br></p><p>"혹시...보셨나요?"</p><p><br></p><p>기원이 조심스레 물었다.</p><p><br></p><p>"몇 명 봤죠... 확실히 구분이 됩니다.."</p><p><br></p><p><br></p><p><br></p><p><br></p><p>기원이 다시 파일로 시선을 옮겼다.</p><p><br></p><p>그렇게 세시간이 지나자 외출했던 두사람이 돌아왔다.</p><p><br></p><p><br></p><p>"이야~ 열심인걸?"</p><p><br></p><p>영민이 기원에게 다가왔다.</p><p><br></p><p>"밥먹고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탐정나으리.."</p><p><br></p><p>"난 자장면..."</p><p><br></p><p>기원이 고개도 안 들고 대꾸했다.</p><p><br></p><p>"어라.. 너 중이 자장면 먹어도 되냐?"</p><p><br></p><p>"자장면이 싫으면 개고기도 좋고...."</p><p><br></p><p>"큭... 좋아 좋아.."</p><p><br></p><p>영민이 조순경에게 소리쳤다.</p><p><br></p><p>"자장 곱빼기 둘!!"</p><p><br></p><p>"난 돌솥비빔밥..."</p><p><br></p><p>최경장이 말하자 조순경이 무시하고 수화기를 들었다.</p><p><br></p><p>"중국집이죠? 여기 강남 경찰선데요 자장 곱빼기 3그릇만요!!"</p><p><br></p><p><br></p><p>"어...? 이것 봐.. 조순경.. 내 꺼는?"</p><p><br></p><p>최경장이 당황해서 말하자 조순경이 싸늘히 대답했다.</p><p><br></p><p>"하루 이틀도 아니고 같은 것 좀 먹어요... 요새 누가 한 그릇을 배달합니까?"</p><p><br></p><p>"뭐야? 난 점심 땐 꼭 돌솥비빔밥을 먹어야 한단 말이야!"</p><p><br></p><p>"그럼 시켜드시든가요..."</p><p><br></p><p>조순경이 휙 나가버렸다.</p><p><br></p><p>"크크... 배달 아주머니 째려보는 거 안보이던? 다수를 좀 따라와.."</p><p><br></p><p>최경장이 고개를 홱 돌렸다.</p><p><br></p><p>"이거 다수의 횡포 아닙니까?"</p><p><br></p><p>"그럼 직접 시키든가..."</p><p><br></p><p>"시킵니다, 시켜요!!"</p><p><br></p><p>최경장이 소리를 빽 지르고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p><p><br></p><p>"여보세요? 여기 방금 전화한 강남 경찰선데요 짬뽕 하나 추가해 주세요..."</p><p><br></p><p>"............."</p><p><br></p><p><br></p><p><br></p><p><br></p><p><br></p><p><br></p><p>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이 밝았다.</p><p><br></p><p>새벽부터 일어나 문서를 뒤지던 기원이 영민을 깨웠다.</p><p><br></p><p>"영민아, 일어나봐 물어볼게 있어..."</p><p><br></p><p>"아.... 으.. 뭔데?"</p><p><br></p><p>영민이 실눈을 떴다.</p><p><br></p><p>"공식적으로 50년 동안 한달에 한명씩 죽었어... 맞지?"</p><p><br></p><p>"그래..."</p><p><br></p><p>살짝 뜬 실눈마저 감아버리는 영민이었다.</p><p><br></p><p>"근데 최근 한달 내에 15명이 죽었어..그것도 한 지역에서..맞지?"</p><p><br></p><p>"그래..."</p><p><br></p><p>"그래서 상부에서 지원을 해준 것이고.... 맞지?"</p><p><br></p><p>"그래...."</p><p><br></p><p>영민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p><p><br></p><p>"나에게 한가지 방법이 있어..."</p><p><br></p><p>"그래.... 응? 뭐..뭐라고?"</p><p><br></p><p>영민이 벌떡 일어났다.</p><p><br></p><p>"붉은 사쿠라는 정부에게도 중요한 인물이야...."</p><p><br></p><p>"그렇지... 근데 그건 왜?"</p><p><br></p><p>"내가 생각한 방법은 정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p><p><br></p><p>"뭔데.. 말해봐.."</p><p><br></p><p>영민의 입이 바짝 타올랐다.</p><p><br></p><p>"내가 생각한 방법은 바로........................."</p><p><br></p><p><br></p><p><br></p><p><br></p><p><br></p><p>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양복 차림의 사내가 수사실을 방문했다.</p><p><br></p><p>"청와대 비서실장 권상호 입니다..."</p><p><br></p><p>"오셨군요..."</p><p><br></p><p>서류를 보던 기원이 반색했다.</p><p><br></p><p>"요청하신 내용에 대해 각하께서 협조하라고 하셨습니다."</p><p><br></p><p>사내는 무뚝뚝하게 말하며 봉투를 내밀었다.</p><p><br></p><p>"요구하신 자금입니다.... 단 저희는 모르는 돈이죠.."</p><p><br></p><p>말을 마친 사내가 수사실을 빠져나갔다.</p><p><br></p><p><br></p><p>"와... 진짜로 반응이 왔네... 이거 대박인걸!!"</p><p><br></p><p>영민이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p><p><br></p><p>"헛... 자금이라면 일전에 얘기하신 그거 말입니까?"</p><p><br></p><p>최경장과 조순경의 표정에도 놀람이 나타났다.</p><p><br></p><p>"그래... 자금을 얻었으니.. 이제 사람을 모아야지..."</p><p><br></p><p>기원이 봉투를 열자 수표 열장이 나왔다.</p><p><br></p><p>"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잠..잠깐 이게 얼마야?"</p><p><br></p><p>"억...억이 열개면 십..십억?"</p><p><br></p><p>수표를 보던 영민이 입을 딱 벌렸다.</p><p><br></p><p>"만져나 보자..."</p><p><br></p><p>"저두요..."</p><p><br></p><p>나머지 두 사람이 달려들자 기원이 수표를 집어 넣었다.</p><p><br></p><p>"내 예상으론 이것도 빠듯합니다..... "</p><p><br></p><p>"쩝.."</p><p><br></p><p>최경장이 입맛을 다시자 영민이 입을 열었다.</p><p><br></p><p>"그럼 이제 뭘 하지?"</p><p><br></p><p>기원이 미소를 지었다.</p><p><br></p><p>"뭘하긴... 광고해야지.."</p><p><br></p><p><br></p><p><br></p><p>5대 메이저 일간지....각종 스포츠 신문사... 전문 광고지까지...</p><p><br></p><p>그 날 하루 수사실의 전화기는 잠시도 쉬지 않았다.</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저명한 문학비평가이자 독설가인 윤성호씨는 그 날도 때늦은 아침을 먹고 있었다.</p><p><br></p><p>밥을 먹으며 습관처럼 신문을 펼쳤다.</p><p><br></p><p>"이런 개쌍노무 새끼들.."</p><p><br></p><p>일면에는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다.</p><p><br></p><p>"저것들 땜에 소화가 안돼요 소화가..."</p><p><br></p><p>다시 한장을 넘기자 자신이 쓴 칼럼이 눈에 들어왔다.</p><p><br></p><p>"흐..."</p><p><br></p><p>흐뭇하게 웃고는 다시 한장을 넘기려는 찰나... 아래쪽에 이상한 문구가 시선을 잡았다.</p><p><br></p><p>"이건 또 뭐야?"</p><p><br></p><p>윤성호는 신문을 들어 자세히 읽어 갔다.</p><p><br></p><p><br></p><p>- 화술의 달인을 구합니다-</p><p><br></p><p><br></p><p>모집인원 : 100 명</p><p><br></p><p><br></p><p>일당 : 삼백만원</p><p><br></p><p><br></p><p><br></p><p>평소에 자신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시는 분!!!</p><p><br></p><p><br></p><p>또는 그런 말을 많이 들어보신 분!!!</p><p><br></p><p><br></p><p>평소에 자신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하신분!!!</p><p><br></p><p><br></p><p>또는 그런 말을 많이 들어보신 분!!!</p><p><br></p><p><br></p><p>위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아래번호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p><p><br></p><p><br></p><p>Tel : 02- 783-695X</p><p><br></p><p>H.P : 010-2550-912X</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삼백만원?"</p><p><br></p><p>광고를 읽은 윤성호의 표정에 의심의 빛이 나타났다.</p><p><br></p><p>"이거 사기 아냐? 삼백만원이 얘 이름인 줄 아나보지?"</p><p><br></p><p>윤성호의 입에선 예의 그 독설이 쏟아졌지만, 손은 이미 핸드폰 폴더를 열고 있었다.</p><p><br></p><p><br></p><p><br></p><p><br></p><p>수사팀이 광고를 넣은 다음 날 새벽부터 전화통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p><p><br></p><p>"여보세요.."</p><p><br></p><p>"광고보고 전화 했어요, 근데 무슨 일인지 먼저 여쭤봐도 될까요?"</p><p><br></p><p>"여보세요? 네... 광고봤습니다.. 300만원 짜리 일이란게 뭐죠?"</p><p><br></p><p>"구인광고 낸 데 맞죠? 뭘 하면 됩니까? 당장 갈께요..."</p><p><br></p><p>20대 청년을 시작으로 무한 통화 러쉬가 시작되었다.</p><p><br></p><p><br></p><p>"네.. 일단 오십시오.. 여기 위치가 어디냐면..........."</p><p><br></p><p>처음에 의심을 보이는 사람도 거진 절반가량은 되었지만, 이곳의 위치를 듣고난 후엔 의심을 거두었다.</p><p><br></p><p>"아니 무슨 경찰서에서 돈이 남아 돕니까? 이거 엄청 위험한 일 아닙니까?"</p><p><br></p><p>"직접 오셔서 들어보시고 결정하셔도 됩니......"</p><p><br></p><p>"일단 경찰청에 직접 문의 해 보겠습니다. 문제 없을 시 방문하도록 하죠"</p><p><br></p><p>전화를 건 사람들의 말은 논리적이었고, 걔 중에는 극히 신중한 사람도 제법 되었다.</p><p><br></p><p>기원을 제외한 세명이 교대로 전화를 받을 동안 기원은 문서에 파묻혀 있었다.</p><p><br></p><p><br></p><p>"이상한데..."</p><p><br></p><p>기원이 의문의 빛을 띄우며, 중얼거렸다.</p><p><br></p><p>"이상하다니, 뭐가?"</p><p><br></p><p>영민이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p><p><br></p><p>"99년도 7월 달에는 자살자가 없어..."</p><p><br></p><p>"뭐? 너 그거 벌써 다 본거야?"</p><p><br></p><p>"날짜만 대강 훑었지...뭐.."</p><p><br></p><p>"혹시 네가 빠트린 거 아냐?"</p><p><br></p><p>"그럴리는 없어.."</p><p><br></p><p>기원이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p><p><br></p><p>"헛... 이 많은걸...."</p><p><br></p><p>그곳에는 기원이 날짜별로 차곡차곡 정리한 파일들이 있었다.</p><p><br></p><p>영민이 놀라워하자 기원이 싱긋 웃었다.</p><p><br></p><p>"두가지 중 하나야... 99년도 7월달에 붉은 사쿠라가 움직이지 않았거나...."</p><p><br></p><p>"그리고?"</p><p><br></p><p>"그리고 누군가 죽었지만 단순 자살자로 처리 된 경우..."</p><p><br></p><p>"두번째 아냐? 그녀는 50년 전부터 규칙적으로 활동했어. 잘못 처리 된게 아닐까?.."</p><p><br></p><p>기원이 고개를 저었다.</p><p><br></p><p>"아냐.. 가능성이 높은 건 첫번 째야..."</p><p><br></p><p>"어째서지?"</p><p><br></p><p>"붉은 사쿠라가 죽인 사람들을 봐... 한가지 걸리는 거 없어?"</p><p><br></p><p>"글쎄... 모르겠는데.."</p><p><br></p><p>"그들은 모두 정부에게 발견됐어... 모두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서 자살했고.."</p><p><br></p><p>"..........."</p><p><br></p><p>"일반적인 자살자들의 통계를 떠 올려봐... 그들은 몇 날 며칠을 방치 될 수도 있어,</p><p><br></p><p>또 일부는 가스폭발 같은 걸로 완전히 으깨질 때도 있고 말야.."</p><p><br></p><p>"아..."</p><p><br></p><p>"하지만 붉은 사쿠라가 접근한 인물은 모두 하루안에 발견이 되지.."</p><p><br></p><p>"그들은 얼굴을 상하게 하지 않아... 마치 미소를 보존해야 할 것 처럼..."</p><p><br></p><p>"그..그럼"</p><p><br></p><p>영민이 큰 단서나 잡은 것 처럼 흥분했다.</p><p><br></p><p>"붉은 사쿠라는 소기의 목적을 가지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야.."</p><p><br></p><p>"메시지?"</p><p><br></p><p>"그래... 자신이 규칙적으로 죽이고 있다고 알려 주고 있는거지.."</p><p><br></p><p>"뭣 때문에?"</p><p><br></p><p>"난 모르지... 하지만 99년도 7월에 분명 뭔가가 일어났어."</p><p><br></p><p>기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p><p><br></p><p>"김경사님, 교대 좀 해줘요... 갑자기 신호가 오네.."</p><p><br></p><p>최경장이 배를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p><p><br></p><p>"알았어."</p><p><br></p><p>영민이 가버리자 다시 기원이 혼자 남았다.</p><p><br></p><p>"분명 뭔가 있었어, 목적을 거스를 만큼의 절실한 뭔가가..."</p><p><br></p><p>기원의 으르릉 거리듯 중얼거렸다. 그리곤 벌떡 드러누웠다.</p><p><br></p><p>한참을 천장을 보던 기원이 별안간 벌떡 일어났다.</p><p><br></p><p>"이봐 김경사, 일본에도 수사팀이 있다고 했지?"</p><p><br></p><p>우렁찬 소리에 영민이 어리둥절해졌다.</p><p><br></p><p>"그래... 일본은 우리 보다 훨씬 오래 됐지..."</p><p><br></p><p>"전화걸어서 물어봐.. 지금 당장!!"</p><p><br></p><p>"뭘?"</p><p><br></p><p>"1999년도 7월달에 자살자가 발견 됐는지 물어봐.."</p><p><br></p><p>"아... 알았어"</p><p><br></p><p>영민이 컴퓨터로 뭔가를 두드리는 사이 기원이 밖으로 나가 버렸다.</p><p><br></p><p><br></p><p>두시간 쯤 후에 기원이 돌아왔는데, 누군가를 대동한 채 였다.</p><p><br></p><p>"누구야?"</p><p><br></p><p>기원의 옆에는 40대의 평범한 사내가 서 있었는데, 아주 커다란 시계를 차고 있었다.</p><p><br></p><p>"내 히든카드..."</p><p><br></p><p>기원이 대답하자 영민이 실실 웃었다.</p><p><br></p><p>"일본에 알아보니 니말이 맞았어.. 거기도 99년도 7월달에만 조용했다더군.."</p><p><br></p><p>"흠..."</p><p><br></p><p><br></p><p><br></p><p><br></p><p><br></p><p>바쁘게 이틀이 지났다.</p><p><br></p><p>그 날은 지원자들의 면접이 있는 날이었다.</p><p><br></p><p>채비를 하는 기원의 귀에 영민이 속삭였다.</p><p><br></p><p>"저 사람 뭐하는 작자야?"</p><p><br></p><p>기원이 데려온 40대 남자가 소파에 벌러덩 누워 있었다.</p><p><br></p><p>"이름은 김중호... 말했잖아 내 히든카드라고..."</p><p><br></p><p>말을 마친 기원이 밖으로 나섰다.</p><p><br></p><p>"무슨 히든카드가 저렇게 멍청하게 생겼담... 맘에 안 들어.."</p><p><br></p><p>영민이 부리나케 기원을 뒤따랐다.</p><p><br></p><p><br></p><p>둘이 도착한 곳은 경찰서 2층에 위치한 강당이었다.</p><p><br></p><p>강당안은 족히 수백명의 사람들로 웅성대고 있었다.</p><p><br></p><p>그들은 기원과 영민이 들어서자 일제히 입을 다물고 둘을 바라보았다.</p><p><br></p><p>"저기 책상을 보고 줄을 서 주십시오.."</p><p><br></p><p>기원이 말하자 그들은 또다시 웅성거리며 줄을 서기 시작했다.</p><p><br></p><p>"자 첫번째 분..."</p><p><br></p><p>기원이 자리에 앉자 제일 선두에 선 자가 다가왔다.</p><p><br></p><p>"네..."</p><p><br></p><p>"지금부터 제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해 주시기 바랍니다."</p><p><br></p><p>"시작합니다.... 당신은 왜 그런식으로 생겨 먹었죠?"</p><p><br></p><p>눈앞에 30대 남성이 어이 없는 듯 표정이 굳었다.</p><p><br></p><p>하지만 곧 얼굴에 능글능글 한 미소가 피어올랐다.</p><p><br></p><p>"제 얼굴은 어머니의 X 염색체와 아버지의 Y 염색체가 융합된 산물입니다,</p><p><br></p><p>저라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겠냐마는 면접관님을 보니 부모님에게 큰 절이라도 해야겠군요..."</p><p><br></p><p>기원의 입이 씨익 벌어졌다.</p><p><br></p><p><br></p><p><br></p><p><br></p><p>선두의 남자가 기원의 옆으로 책상을 가져오자, 줄이 두개로 나뉘었다.</p><p><br></p><p>두개의 줄은 세개,네개... 순식간에 불어나서 일곱개째가 되었다.</p><p><br></p><p>면접은 두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종료됐다.</p><p><br></p><p>고르고 고른 백명을 빼고는 모두가 실격처리 되었다.</p><p><br></p><p>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그들이었지만, 남은 백명이 워낙 강해서인지 순순히 물러났다.</p><p><br></p><p>"김경사, 다음 단계 시작하지... 가서 광고내고 와..."</p><p><br></p><p>"어..... 알았다.."</p><p><br></p><p>영민이 나가자 기원이 단상위로 올라섰다.</p><p><br></p><p>"여러분, 주목해 주십시오.."</p><p><br></p><p>백 쌍의 눈이 기원을 향했다.</p><p><br></p><p>"3일 후 여러분은 다시 이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여기서 한명의 여자를 말로 굴복시키는 것이</p><p><br></p><p>여러분의 할 일입니다."</p><p><br></p><p>강당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p><p><br></p><p>"그녀는 지독한 죽음 옹호론자로서 여러분이 같이 상대해야 밀리지 않을 것입니다"</p><p><br></p><p>기원이 그들의 자존심에 불을 당겼다.</p><p><br></p><p>"아니 고작 여자 한명 때문에 우리가 모였단 말이요?"</p><p><br></p><p>"나 혼자 상대하지..."</p><p><br></p><p>"내가 상대할꺼야.."</p><p><br></p><p>"다들 가만히 있어... 한마디도 못하게 해 줄테니까.."</p><p><br></p><p>백명이 흥분한 망아지 처럼 날뛰었다.</p><p><br></p><p>"만약의 경우에 여러분들이 그녀에게 설득되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p><p><br></p><p>기원이 큰소리로 외치자 대부분이 노골적으로 비웃어댔다.</p><p><br></p><p>"자 봉투를 하나씩 드리겠습니다. 안에는 현금 300만원과 각서 한장이 보이실 겁니다."</p><p><br></p><p>"각서?"</p><p><br></p><p>"그렇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자살했을 시를 대비한 것이니, 지금이라도 신중히 생각해 주십시오"</p><p><br></p><p>"자살 좋아하네... 이제 인생 재밌어 지려는 판에..."</p><p><br></p><p>백명이 망설임 없이 서명을 끝내자 기원이 모두 회수했다.</p><p><br></p><p><br></p><p><br></p><p>그 시각 영민은 신문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p><p><br></p><p>"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정말 이렇게 내보내는 게 맞습니까?"</p><p><br></p><p>수화기 너머에서 당황스런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영민이 소리를 질렀다.</p><p><br></p><p>"아 글쎄.. 그렇게 하라니까.. 몇 번을 물어보는 거요.... 철컥"</p><p><br></p><p>영민은 곧 다음 신문사로 전화를 걸었다.</p><p><br></p><p><br></p><p><br></p><p><br></p><p>그 날 저녁 수사팀 전부가 한자리에 모였다.</p><p><br></p><p>"정말 그녀가 올까요?"</p><p><br></p><p>조순경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자 최경장이 동의했다.</p><p><br></p><p>"아니 광고를 볼지 안 볼지도 모르는데 괜한 돈 날린 거 아닐까요?"</p><p><br></p><p>짜증이 난 영민이 소리를 빽 질렀다.</p><p><br></p><p>"시끄러워, 이미 다 끝났는데 재수없게스리..."</p><p><br></p><p><br></p><p>"붉은 사쿠라는 기필코 옵니다...제 시나리오상 그렇게 돼 있거든요..."</p><p><br></p><p>기원의 눈에서 자신감이 솟아올랐다.</p><p><br></p><p>"헌데 조순경님.. 일전에 제가 말해 논 거 준비 됐나요?"</p><p><br></p><p>"아... 그거는 내일 중으로 도착할 겁니다"</p><p><br></p><p><br></p><p><br></p><p><br></p><p><br></p><p><br></p><p>긴장과 흥분의 삼일이 지나갔다.</p><p><br></p><p>아침일찍 사우나를 다녀온 기원이 말끔한 모습으로 강당에 나타났다.</p><p><br></p><p>"어라... 수염...밀었네.."</p><p><br></p><p>영민이 눈이 희둥그래져서 물었다.</p><p><br></p><p>"중요한 날이잖냐.."</p><p><br></p><p>강당안에는 이미 절반 가량이 착석해 있었는데... 다들 상기된 표정이었다.</p><p><br></p><p>"슬슬 긴장되는데?"</p><p><br></p><p>기원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p><p><br></p><p>"이제 약속시간까지 한시간....."</p><p><br></p><p>영민이 중얼 거리며 이리저리 서성거렸다.</p><p><br></p><p><br></p><p>40분이 지나자 약속한 백명이 모두 도착했다.</p><p><br></p><p>변호사, 선생님, 대학생, 주부, 종교인, 기자.....등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p><p><br></p><p>다가올 설전을 준비하고 있었다.</p><p><br></p><p>"시간 다 됐다... 넌 이제 나가라..."</p><p><br></p><p>"그..그래... 조심해라.."</p><p><br></p><p>영민이 부리나케 빠져나가자 기원이 준비한 물건을 꺼내들었다.</p><p><br></p><p><br></p><p>바로 그 순간 강당의 문이 끼이익 열렸다.</p><p><br></p><p>장내는 순간 정적이 찾아왔고, 모두의 시선이 입구로 모아졌다.</p><p><br></p><p>그곳에서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p><p><br></p><p>여자는 붉은 색의 일본식 기모노를 입고 있었는데, 땋은 머리가 바닥까지 늘어져 있었다.</p><p><br></p><p>여자의 얼굴은 눈꼬리가 올라간게, 영락없는 고양이 상이었다.</p><p><br></p><p>여자의 뒤를 이어 8살 쯤의 꼬마가 들어왔는데, 피부가 무척 창백해 보였다.</p><p><br></p><p>"큭... 왔구나.. 붉은 사쿠라..."</p><p><br></p><p>기원의 눈에서 안광이 폭사됐다.</p><p><br></p><p>여인이 단상에 오르자 사람들이 발광했다.</p><p><br></p><p>"고작 당신 따위가 우리를 상대해? 시간이 아깝다.."</p><p><br></p><p>"어이 일본년 같은데 한글은 뗐나?"</p><p><br></p><p>"한마디만 해봐.. 아주 박살을 내주지.."</p><p><br></p><p>사람들이 격렬하게 쏘아붙였다.</p><p><br></p><p><br></p><p>- 여러분 -</p><p><br></p><p><br></p><p>여자의 입이 열리고 상냥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p><p><br></p><p>기원은 황급히 특수제작된 방음기를 귀에다 착용했다.</p><p><br></p><p><br></p><p>사람들이 여자를 물어 뜯을 듯이 으르렁 거렸다.</p><p><br></p><p><br></p><p>- 제 말 좀 들어 보십시오-</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 style="text-align: center;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test/efb9c6c164b4769f241d8a79b46038e8.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 /></p><p><br></p><p>"어디 한번 씨부려보세요."</p><p><br></p><p><br></p><p><br></p><p>결국 붉은사쿠라는 100명중 단 두명에게 처참하게 발리고 사라졌고 그 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p></p>
    맛난당근의 꼬릿말입니다
    <img src=http://pds22.egloos.com/pds/201206/14/96/d0098296_4fd971584f61a.png>
    <img_ src=http://pds24.egloos.com/pds/201206/14/96/d0098296_4fd9715a484eb.jpg>
    <img_ src=http://pds24.egloos.com/pds/201206/14/96/d0098296_4fd9715a484eb.jpg>
    <img_ src=http://pds23.egloos.com/pds/201206/14/96/d0098296_4fd9715c19dfa.jpg>
    <img_ src=http://pds22.egloos.com/pds/201206/14/96/d0098296_4fd9715d052a5.jpg>

    당근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시시남(시크한 시골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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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22 11:32:56  210.123.***.158  멍멍이콧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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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2/07/22 12:29:33  58.127.***.174  카카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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