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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21293
    작성자 : 사천카레
    추천 : 13
    조회수 : 7263
    IP : 115.136.***.43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1/11/15 05:24:40
    http://todayhumor.com/?panic_21293 모바일
    [펌]회사 선배 실화
    저는 2008년 5월달에 처음 입사했습니다. 
    나름 첫 취직이라 긴장도 많이하고 설레임? 같은 기대감에도 잔뜩 부풀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에야 4년째 출근하면서 꽤나 경력도 많이 쌓인 편이고 이젠 첫 출근때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 과는 달리 '또? 출근?'이라는 감정을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뭐 어쨌든 제가 처음 입사하여 사무실에 출근했을때 영업부에 들어갔었습니다. 아직 27의 팔팔한 총각이었고 거의 다 30대 중반이 넘은 남자 사원들만 모여있던 사무실에 파장을 일으킬만한 존재였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자 사원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한달정도가 지났을땐 선후배보단 서스름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들의 입방아에 항상 오르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1년 빨리 입사한 선배였죠.(L선배라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L선배는 낙하산으로 입사한,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왕따였죠. 아버지가 회사에서 한자리 차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여자동료들이 L선배는 가까이하지 말라는겁니다. 물론 다른 남자 선배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사람이 조금 이상하다고...

    예를들면 이 사람은 다른 A선배와 같은 동 같은 방 기숙사에 살았는데 L선배는 차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매번 A선배의 차로 출퇴근 했는데, 어느 날은 퇴근을 해야하는데 사람이 안보이더란겁니다. 한참을 찾다가 포기하고 혼자라도 퇴근하려고 차에갔는데... 어떻게 들어갔는진 몰라도 조수석에 떡하니 앉아서 자고있었답니다. 분명 차 문은 열지도 않았는데...(회사와 기숙사의 거리가 걸어서 30분넘게 걸렸습니다.)
    또는 여자사원이 일과도중 남자친구에게 심각한 전화가 와서 휴게실 문을 잠그고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한 뒤 전화를 한참 하며 열을 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도 없던 휴게실이 었는데 언제 다가왔는지 뒤에서 머리를 바싹 가져다대며 'ㅁㅁ군이랑 통화해?'하더라는 겁니다. 분명 그 여자사원은 자기 남자친구의 이름은 어디서도 말한적이 없었던데다가 휴게실엔...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꼭 그런것 뿐아니라 회사 여사원중에선 L선배와 밥한번 안먹은 여자사원이 없답니다. 대부분다 L선배보다 늦게 입사한 사원들이었고 나이도 어려 조금이라도 튕길려고 하면 '선배가 먹자는데 감히 빼냐?'라는 식으로 협박하였다고 하죠. 뭐 그런일 때문에 여자사원들 사이에선 왕따수준이었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너무나 잘 대해주길레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왠지 정감이 안가더군요. 그러다보니 저 역시 L선배를 점점 멀리하게 되고 L선배에게 뒷통수 세게 맞은적이 여러번 겹치게 되면서 그 사람을 정말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씩 회사 선배들과 휴게실에서 밥먹으면서 신나게 떠들고 있으면 휴게실 문 밖에서 점심시간 1시간 내도록 저희를 노려보고 있는다던가... 뭐..)

    그러다가 2010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2010년 초반에 흥보계에 있던 입사동기였던 여사원 Y와 사귀게 되었죠.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터졌습니다. L선배가 제 여자친구에게 작업을 걸기 시작한것입니다. 퇴근하려는 애를 잡아두고 거진 5시간동안 농담거리를 내뱉으며 잡아두질 않나, 제가 여자친구와 놀고 집에 대려다 주려고 하면 여자친구 집앞에서 3시간째 기다리고 있질 않나... 처음엔 한두번 말로 조용히 넘어갔으나 여자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로 치니 이게 점점 심해지는 겁니다. 혼자 벼르고 있었죠.
    그러다가 회식날이 되었습니다. 이날도 여자친구옆에 딱 붙어 앉아서 술을 따르라느니 오늘 회식끝나고 맥주한잔 하러 가자느니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길레 조용히 밖으로 불러냈습니다. 

    -L선배. 그만하시죠?

    -내가 뭘 잘못했나?

    -지금 잘못하고 계시잖습니까. 숨기려고는 했다지만 공공연연한 연인사이고, 그걸 모르시는 선배도 아니고. 왜 자꾸 Y한테 그러시는 거에요? 저 정말 참을만큼 참았습니다.

    -....

    L선배는 말이없었습니다. 이 참에 따끔하게 정말 한마디 하려고 하려는 찰나.

    -선배가 후배의 여자를 건드리는게 잘못된거냐? 이게 왜 잘못된건데?

    -!!!!

    정말 얼척없는. 어이상실이었습니다. 전 참지 못하고 L선배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L선배도 질수 없다는듯 언성을 높이며 제 멱살을 잡았죠.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전 키165에 60Kg겨우 넘는 작은 체구 였고 그는 171에 90kg이 넘어가는 거구였습니다. 전 잔뜩 두들겨 맞을 생각하고 덤볐는데 이게 왠일? 한대 툭 치니까 그가 너무 힘없이 자빠지는 겁니다. 연기가 아닌, 정말 아파서 쓰러지더라구요.

    -너 이새끼... 두고보자 x새끼... 언젠간 내 얼굴 똑바로 보지도 못할거다!

    -아무렇게나 해보시죠. 아버지한테 이르시든... 절 해고시키든...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싸움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런데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는겁니다. 그의 아버지도 모르는듯 했고... 어쨌건 더 이상 L선배는 Y를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중 2011년이 되었고 그 일은 꽤 잊혀져 갔습니다. 그런데 기숙사를 허물고 다시 짓는답시고 기숙사에 살던 사람들 모두 퇴거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이야기라 모두 항의를 하거나 했지만 이미 건설업체와 계약은 끝난 마당이었고... 마감일이 다가와 기숙사는 텅텅비었었습니다. L선배만이 아직그 기숙사에 남아있었죠.(어차피 그 양반이야 퇴거 마감일까지 기다리다가 아버지의 집으로 이사갔으면 되니까...)L선배와 같이 살던 A선배는 시내에 집을 구해 나갔습니다. 이사가 다 끝나고 그 선배가 집정리를 하던중 아X폰의 충전기를 기숙사에 놓고 왔더랍니다. 

    -K야. 나 핸드폰 충전기 기숙사에 놓고 왔는데 혹시 오늘 퇴근하면서 좀 가져다 줄수 있냐?

    -핸드폰 충전기 같은거 대리점가면 싸게 팔아요! 그냥 사요!

    -야. 그래도 기왕 어디있는지 알았는데 돈 쓰긴 좀 아깝잖아. 좀 가져다 주라. 어차피 너네집 가려면 시내 둘러 가야하잖아.

    -에휴.. 알았습니다. 그런데 L선배 집에 있어요? 아니 그게 아니고 집 문 열려있어요?

    -아마 L녀석 매일 집에만 틀어박혀있으니 집문은 열렸을거야. L그 자식 아직 퇴거 안했지?

    -예 그런걸로 알고 있어요. 어쨌든 좀이따 뵐게요.

    전화가 끊기고 전 궁시렁 거리면서 L선배의 기숙사 방에 갔습니다. 사람이 모두 빠져나간 기숙사는 정말 음산하더군요. 그런데 들은바완 다르게 문이 자물쇠로 굳게 채워져 있는겁니다. 그래서 A선배에게 전화했죠.

    -선배. 문 잠겼어요 자물쇠로...

    -진짜? 와... 이녀석 밖에도 나가네? 아마 그러면 열쇠는 신발장 첫번째 서랍이나 소화기 밑에 있을거야 찾아봐.

    -네

    실제로 소화기 밑에 열쇠가 있었습니다. 전 그 열쇠로 자물쇠를 따고 들어갔는데. 불이 꺼져있고 어두 컴컴한겁니다. 어차피 코드에 꽃혀있는거 얼른 뽑아가잔 생각에 불도 안켜고 더듬거리며 코드쪽으로 갔었죠. 그런데 코드에 안 꽃혀있었습니다. '아 뭐야.' 하면서 방의 불을 키고 A선배가 쓰던 자리를 둘러보자 아X폰 충전기가 보였습니다. 뭔가 찾아냈다는 생각에 활짝 웃으며 충전기를 줍고 나가려던 차에 L선배가 쓰는 자리를 한번 보았습니다.

    -한심하다 한심해~ 뭐가 저렇게 지저분해? 던전도 이거보단 깨끗하겠다.

    혼자 킥킥거리면서 나오는데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갑자기 발뒷꿈치 부터 머리까지 타고 올라오는 소름. 머리털이 쭈뻣쭈뻣서길레 인기척이 느껴진 곳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러자 그곳엔...

    L선배가 침대밑에서 개구리처럼 납작하게 엎드려서 눈을 엄청나게 커다랗게 뜨고 미친듯이 활짝웃으며 절 처다보고 있었습니다.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그 표정. 마치 싸이코패스가 사람을 죽일때 희열을 느끼는듯한 그 표정... 전 이런상황이 오면 영화처럼 소리를 지를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는 커녕 그자리에 잔뜩 얼어붙어서 L선배의 얼굴만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본게 아니라 고개를 돌릴 수 조차 없었습니다. '뭐야 이게'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마치 가위눌린듯이... 그때...

    -키키키키킥킥!! 킥킥! 키득키득!

    그 표정 그대로... L선배 괴이한 웃음소리를 내며 절 바라보았습니다. 전 그 괴이한 웃음소리에 온몸에 힘이 다 빠지는것을 느끼며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죽을것 같았습니다. 그때 절 살려준건 핸드폰 벨소리 였습니다. 벨소리가 울리자 정신이 번쩍들었고 전화건게 누구인지 확인도 못한체 비틀비틀 방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불은 왜 끄고 나왔는지... 방문은 다시 왜 잠궜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본능처럼...(L선배가 아직도 침대밑에 있는데도 말이죠!!) 힘이 다 빠진체 A선배의 집에 도착하여 충전기를 전해주자 A선배가 이상한걸 느꼈는지 저에게 이유를 물었고 전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한참 이야기를 듣던 선배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너... 한치의 거짓말도 안 섞인거지?

    -예... 진짜에요...

    -아니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우리방... 3층이었다구... 그런데 니 말에 따르면 밖엔 자물쇠가 잠겨있었는데... 어떻게 방안에 있을 수 있는거야?

    -!!!!

    -게다가 아무리 놀래키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3층에는 창문으로 들어갈수 있을만한 가스도관도 없단 말이야. 또... 이상한게... L녀석...니가 방문을 잠그고 다시 왔다 했잖아... 그런데 다음날 번듯하게 출근했어.


    기묘하고... 무서운 경험 이후.. 전 다시는 그방 가까이도 가지 못했고... L선배를 회사에서 만나도 얼굴도 제대로 못 처다봤습니다. 그때의 그 표정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그 일이 있은 2달후 저번달 초에 L선배는 회사를 나갔고 회사 사람들은 마치 감옥에서 난봉꾼 하나 나간듯한 심정으로 후련해 했습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하나의 기묘한 추억으로 남기려고 하지만...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과연 L선배가 제에게 여자친구와 있었던 일에 대해 저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다면... 제가 불을끄고 있는 도중에 칼을들고 절 죽이려 했다면... 얼마든지, 언제든지 죽일 수 있었다는 거죠. 

    누구랑 짜고 그랬었을까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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