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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6026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3
    조회수 : 2783
    IP : 14.36.***.10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1/06/03 23:53:10
    http://todayhumor.com/?panic_16026 모바일
    브금주의]살인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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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소. 그건 당신도 잘 알거라 생각하오만."













    "알고 있죠."













    "그래 오늘 컨디션은 어떻소?"













    "좋습니다. 아주 상쾌합니다."













    "자 그럼 묻겠소. 무엇 때문에 살인을 시작했소?"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남자. 남자는 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벌써 남자와 대화를 시작한지도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럿다. 세간에서는 아직도 나에 대한 비밀이 궁금한지 여러 신문이나 잡지 같은 곳에 내 이름을 거론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사실을 알려준 것 역시 앞에 앉아 있는 형사덕분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는 시기다. 이제 내가 저지른 살인에 대한 비밀 그것을 형사에게 말해줘야 겠다.













    장르 : 공포소설

    분류 : 단편

    제목 : 살인의 미학 (부제 : 죽은 남자)

    글 : 기억저편에(by 루시페르)







    1.







    그날 날씨는 정말 좋았습니다. 푸른 초목들이 도로 이곳저곳에 위치해 있었고, 태양빛은 그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빛을 안겨주었죠. 그때 저는 배가 고팠 습니다. 점심시간 때 가 지나도 한참 지난 시간 소설 쓰는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하고 시간을 보니 오후 네 시를 가르키고 있엇죠. 형사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으례 글쟁이들이란 정확한 식사시간에 맞춰 음식섭취를 못합니다.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놈이 머릿속 을 스쳐 지나가게 되면, 우린 그것들을 잡기 위해 많은 시간을 명상에 잠기죠. 그 명상은 짧게는 몇초 길게는 몇일 혹은 몇 년 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날이 그랬습니다. 뭔가 기가 막힌 소재가 머릿속 에 턱하니 지나쳐 갔습니다. 저는 그것을 잡기위해 곧 눈을 감았죠. 그리고 멀어져간 소재를 잡기위해 뛰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 멀리까지 도망간 소재라는 놈을 잡기에는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죠. 전 그놈을 냅다 손에 쥐고, 바로 타자기에 손을 올려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글을 쓰고 대강 형태를 잡기까지가 오전 6시에 시작했던 작업이 오후 4시가 되어야 끝마칠 수 있었죠. 형태를 잡은 후 문득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게 됐고, 시간을 보니 시계바늘이 네 시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제서 야 주린 배를 붙잡고 작업실에서 가까운 식당을 향했죠.













    -1년전 광주













    "아줌마 설렁탕 한 그릇 빨리 말아주세요!"













    "알았 응께 거기 앉아서 기다 리슈."













    이 식당에서 밥을 먹은 지도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물론 이곳음식 솜씨가 맛이 있기 때문에 이곳을 단골로 삼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이곳의 주인아주머니의 시원스러운 말솜씨 때문인 이유도 있었다. 이곳에 들리게 되면 언제나 설렁탕을 시킨다. 이유인즉 가장 빨리 나오고, 가장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요새는 어떤 소설을 쓰고 있소?"













    "요즘 공포에 관심이 많아서요."













    "공포라면 무서운 것 말이지람?"













    글쎄 공포소설에 대한 정의를 뚜렷이 내리기에도 뭐하다. 하지만 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공포소설의 상식은 무섭고 잔인하면 된다 라는 관념을 지니고 있었기에 아주머니의 물음에 그렇다 라는 대답을 했다. 아주머니는 내 대답이 어떠한 것이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없는 것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식당 주인인 아주머니 역시 마찬가지다. 공포라는 주제는 자신과 맞지 않은 소재임을 각인한 아주머니는 대답을 기다리기는커녕 자신의 할일만 열중하는 중이다.













    "이보슈?"













    곧 나올 설렁탕을 기다리며 카운터에 놓여있는 신문기사의 사건과 사고 내용을 집중해서 읽고 있는 중 옆 좌석에 앉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식당 안에 있는 사람은 나와 아주머니 그리고 남자 이렇게 세 명이다. 아주머니는 설렁탕을 만들기 위해 부엌 안으로 들어갔고, 남은사람은 나와 남자였다. 그렇다면 저 남자 나를 부른 것인가 하는 생각에 고개를 돌려 그곳을 쳐다봤다. 역시 예상이 맞았다. 남자의 시선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나는 곧 '예?' 라는 대답을 했다.













    "아까 이야기를 잠깐 들어본께 공포소설 쓴다고 했지라?"













    "맞는데요!"













    "지도 공포소설에 관심이 있어서람."













    남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내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맞은편 좌석에 앉았다. 나와 공포소설에 관한 이야기가 몹시 하고 싶었다는듯 남자는 자리에 앉자마자 자신의 테이블에서 가져온 물컵을 한숨에 들이켰다. 솔직히 나는 공포소설을 잘 모른다. 아니 그것에 관심을 가지고 싶은 생각조차 없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소속해 있는 출판사에서 이번에는 공포에 관한 작품을 원했기에 나는 그것을 수락했을 뿐이다. 즉 공포에 관한 이야기 자체를 별로 하고 싶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런데 남자는 물을 한컵다 비운 후 바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지금 지가 쓰고 있는 소설이 있는 디요, 이것이 공포를 주제로 담았시요."













    남자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낡은 곤 색 가방을 열어 누렇게 때가 낀 꽤나 두꺼운 원고지를 나에게 건 냈다. 원고지는 척 보기에도 꽤나 낡았다. 별로 손에 가지고 있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남자의 성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낡은 원고지를 한 장 씩 대충 읽었다. 한 페이지씩 넘길 때 마다 원고지의 누런 때는 조금씩 깨끗해져 갔다. 이것은 남자가 꽤 오랜 세월동안 이글에 매도했는지를 말해주는 결과물인 것이다. 소설의 제목은 '살인의 미학'. 내용은 평범한 남자가 살인을 해가면서 그 속에 빠져드는 식상하다 못해 단순함까지 묻어나오는 내용이었다. 글을 대충 훑어 본 후에 남자를 향해 예의상 재미있다 라는 말을 했지만 속마음은 이런 것도 소설일까 하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러지요, 이 소설은 제 영혼을 담은 회고록 같은 것 이지람."













    "영혼을 담은 회고록이요?"













    무슨 이런 글에 영혼까지 담았다는 말을 하고 자신의 글에 대해 호언장담한단 말인가. 물론 기본적인 예의상 나는 글을 칭찬해준 것뿐이다. 하지만 남자는 빈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듯 자신의 글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렇게 주문한 설렁탕을 한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남자의 혼잣말은 계속 됐다.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 들어줘야 할 것 같은 묘한 느낌 때문에 남자의 말 중간 중간에 호흥을 해주었기는 하나. 남자가 이야기해주는 내용은 도무지 집중할 수 없는 지루한 내용들 이었다.













    "어떠슈 선상....... 이정도면 출판사에 내놔도 부족 한게없겠지람?"













    "그렇네요."













    남자에 물음에 대한 답 역시 빈말이었다. 남자는 안 그래도 자신만만한 자신의 글에 빈말 한마디가 더 가세해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마치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랄까. 남자는 크게 미소 지으며 나에게 목례를 한 후에 급하게 식당 밖으로 나갔다. 남자가 향하는 곳은 내가 소속되어 있는 출판사였다. 예상대로라면 남자는 자신의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를 향할 것 이다. 그렇다면 답은 뻔했다. 출판사 사장은 돈밖에 모르는 녀석이다. 하지만 녀석은 글을 볼 줄 아는 놈이다. 아니 돈을 볼 줄 아는 놈 이다. 녀석이 생각하는 돈 이라는 것 은 바로 글이다. 몇 페이지만 읽어보면 이글이 어느 정도의 상업적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한 답이 나올 정도로 사장 녀석은 예리한 놈 이다. 그런 놈 에게 저 남자가 글을 보여주게 되면 결과는 뻔했다. 태어나서 몇 번 밖에 느끼지 못할 수치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고 거기다 덤으로 무시라는 단어가 무엇인지 일깨워 줄 것 이다. 돈이 되지 않은 글은 그저 쓰레기 일뿐 이라는 녀석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려진 결론이었지만 말이다.













    "음메....... 저 양반 가방 놓고 갔네."













    식당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방금 남자가 앉은 자리를 쳐다봤다. 그곳에는 아주머니의 말대로, 남자의 낡은 곤 색 가방이 놓여 있었다. 내가 너무 칭찬해준 나머지 흥분해 못 이겨 이걸 놓고 출판사를 향한 것 같았다. 남자가 건너간 횡단보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자신의 가방을 식당에 놓고 간 것을 뒤늦게 깨닫고 다시 이곳으로 오기위해 바쁜 걸음을 하고 있었다. 남자의 수고를 덜어 줄 겸 설렁탕 한 그릇의 값을 지불하고 낡은 가방을 들고 남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남자 역시 횡단보도 반대편에 서있는 나를 발견했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낡은 가방을 발견했는지 미소 짓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신호등은 파란색으로 변했고, 남자는 주위를 살펴볼 겨룸도 없이 내가 있는 곳을 향해 곧장 뛰기 시작했다.













    -빵빵-













    나를 향해 뛰어오는 남자. 하지만 남자 옆에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오는 5톤 트럭이 눈에 비췄다. 트럭에 타고 있는 운전수는 뒤늦게 남자를 발견했는지 크랙션을 연신 울렸지만 트럭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짐작한다 해도 이미 시간상 너무 늦은 후였다. 예상대로 남자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트럭에 부딪쳐 타자가 투수가 날린 공을 강하게 내려치듯 높이 치솟아 오르다 빠른 속도로 바닥을 향해 꽂혔다.













    -철퍼덕-













    트럭과 남자의 몸이 어울러져 만든 둔탁한 소리가 잠시 귓전을 때리는가 싶더니 곧 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트럭과 부딪친 남자. 눈으로 직접 보고 있긴 하지만, 굳이 눈으로 보지 않는다 해도 어느 정도의 상황인지 만큼은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대로 남자의 상태는 처참했다. 높이 솟구쳐 올라 떨어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남자의 육중한 몸매 때문에 체중을 견디지 못해 내려진 결과였을지는 모르지만, 쓰러져 있는 남자의 육중한 몸체에서는 수많은 내장들이 돌출되어 있었고, 주위에는 붉은 핏덩어리가 널려있었다.













    “ 꺄 악 ”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제 서야 정신이 들었다. 사건이 일어난 후 누군가의 신고로 인해 몇 분 후 사고현장에는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했고, 사고현장 수습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동안 도로는 깨끗해 졌고, 이곳이 사고가 난 현장이었다는 것을 알 게 하는 것은 하얀색 스프레이 라인뿐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현장 때문에 나는 사고 현장에서 발을 뗄 수 없는 채 서있다 문득 정신이 들었을 때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집은 언제나 그렇듯 적막했다. 적막한 집에 들어서서야 오늘 사고에 대해 다시 생각 할 수 있었다.













    “이걸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네.”













    남자가 남기고간 유품이랄까. 낡은 곤 색 가방에 시선을 옮겼다. 망자의 물품을 가지고 있으면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 날것만 같았지만, 손에 들려진 낡은 가방을 잠시 바닥에 놓았다. 그 후 가방 속에서 남자가 보여준 낡은 원고지를 꺼내어 읽었다. 대충 보긴 했지만 내 판단은 정확했다. 남자의 글은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인물에 대한 성격표현 으로 부터 시작해 문단의 끊어짐. 왠지 답답했다. 글을 읽는 것을 잠시 멈추고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에 도착해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낸 후 컵에 따르지도 않은 채 벌컥 마셔댔다. 사람이 죽는 것을 생애 처음으로 목격했던 충격 때문 일게다. 그리고 죽은 남자의 유품이라 할 수 있는 글을 읽고 있는 내 모습 때문 일수도 있다. 마셧던 물병을 다시 냉장고에 넣고 조금 전 읽다만 남자의 글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건 뭐지....... 묘사는 상당히 잘했잖아.”













    진흙 속에 진주를 발견한 기분 일랄까. 어설프게 이어지는 남자의 글속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글속에 주인공인 남자가 사람을 죽이는 상황과 심리를 아주 잘 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정말로 사람을 죽인 경험이 있는 듯. 그 후 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어느새 나는 죽은 남자의 글에 빠져들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끝이 없잖아.”













    죽은 남자의 낡은 원고지의 마지막장을 다 읽고 난후 이야기의 끝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미완성된 글을 출판사로 가져가려고 했나. 남자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었지만 ,정작 글의 끝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행여 남자의 마지막 유품이라 할 수 있는 저 낡은 가방 안에 끝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라도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낡은 가방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찾았을 때 느껴지는 환호를 질렀다. 바로 남자의 낡은 가방 안 에서 꽤나 두꺼운 수첩을 발견했기 때문 이다.수첩을 발견하고 황급히 그것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수첩에 적혀있는 내용들을 미친 듯이 읽어 내려갔다.













    [죽은 남자의 수첩내용]













    살인마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길을 나섯다. 여기까지다. 벌써 한달 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이이상은 글을 적어 나가지 못하겠다. 사람을 직접 죽인 경험이 없기 때문 일게다. 고흐는 일생일대의 작품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귀를 손수 잘랐다고 한다. 적어도 작품을 창작하는 창작자로써는 뭔가 인생에 중요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의 투자는 절대 아깝지 않을 것 이다. 나도 지금이글에 모든 것을 걸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곳에 혼을 담아야한다. 어떻게 혼을 담지. 정말 악마가 있다면 녀석에게 영혼이라도 팔수 있는데....... 하지만 아쉽게 악마라는 녀석은 없다. 잠시 생각한 후에 계획을 기록에 남긴다. 나는 지금부터 사람을 죽일 것이다. 합당한 이유를 대자면 사람을 죽이지 않은 자가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는 쓸수 없다는 것이다.










    2006년9월20일작성.













    정말 남자는 사람을 죽이기라도 한 걸까. 그럴 수 있다. 남자의 글은 어설프지만, 살인에 대한 미묘한 심리 표현은 여느 소설가 못지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그렇다면 남자는 정말 사람을 죽인 후 그 감정을 글로 옮겼다는 가설정도는 충분히 세울 수 있었다. 뒷장을 넘겼다. 남자는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상세히 적어놓았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은 글재주가 없는 사람이 정말 사람을 살해 했다는 이유만으로 본연의 실력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을 살해한 경험이 없는 나로써 는 의문이었다.







    몇일이 지났다. 어느 정도 완성된 공포소설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로 향했다. 사장 녀석은 말없이 나를 반겼고, 나 역시 말없이 그에게 원고를 건 내주었다. 그는 원고를 손에 받고 후다닥 몇 장을 넘겼다. 글을 쓰기 까지 많은 노력을 했고, 시간 또한 투자했는데 고작 녀석은 몇 분만 에 글을 읽은 후 평가를 내렸다.







    "다시 써와."







    녀석이 건 내주는 원고를 받았다. 그리고 말없이 녀석을 향해 목례한 후 출판사를 나와 가까이 위치한 작업실로 향했다. 글이 뭐가 잘못됐는지는 모른다. 물론 이유 또한 물어볼 필요가 없다. 예전에 녀석과 처음 만났던 날 물어 본적 있다. 뭐가 잘못 되서 다시 작성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녀석은 한마디로 일축했다.







    "재미없어."







    솔직히 이것보다 더 정확하고 예리한 평가가 있나 싶다. 재미없다면 어느 부분이 재미없고 왜 무엇을 보충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은 들을 필요도 물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재미가 없으면 새롭게 작성하면 된다. 재미있는 소재를 가지고 재미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글을 적어가면 되는 것이기에 그의 짧은 평가에 수긍했던 것이다. 그것이 버릇이 되어 지금까지 녀석에게 다시 써오라는 말을 듣게 되면 군말 없이 원고를 받아들고 새롭게 글을 작성했다.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머리를 굴렸다. 공포소설.......공포소설.......공포소설

    머릿속 에 몇 번 이나 말을 되새겼는지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공포소설을 써야한다. 공포라는 주제에 걸 맞는 캐릭터 설정은 귀신이다. 귀신.......귀신.......귀신 그리고 살인마.......살인마.......뭔가 답이 나올듯하면서도 나오지 않는 기분. 다시 몇 번 이고 귀신과 살인마를 머릿속 에 되새기며 혼잣말을 토했다.







    "귀신과 살인마!"







    수십 번 수 백 번을 되새기고 되새겨도 아무런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이 둘의 연관성은 무궁무진 했다. 하지만 이미 세상에 한번쯤은 선보였을법한 내용들만이 머릿속 에 가득했다. 답답한 마음에 문득 찬바람이 느끼고 싶어졌다. 컴퓨터가 놓여 있는 탁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했다. 차가운 바람을 몸소 느끼게 되면 무언가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기분 때문이었다.







    생각대로 밖은 찬바람이 불고 있었고 , 그 바람을 몸소 느끼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몸 이곳저곳에 부딪칠 때 느껴지는 신선한 느낌. 그것은 더운 여름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의 느낌처럼 상큼했다. 거리를 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 거리 이곳저곳에 위치한 푸른 초목들. 그리고 시끄럽게 울려대는 맞은편 도로의 자동차 소음.......느끼는 것은 없다. 더 이상 거리를 활보한다 하더라도 뚜렷한 답안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작업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 멍 멍 멍 -







    작업실에 도착할 무렵.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공원에서 한 마리의 개가 나를 향해 정신없이 짖고 있었다. 개의 체구는 매우 작았고, 흰색 털을 지니고 있었다. 종류로 봐서는 잡종개 쯤으로 치부 된다.







    -으르릉-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냥 걸음만 옮겼을 뿐인데 작은 잡종개 녀석은 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 왔다. 그리고 곧 물려는 자세로 응시했다. 그 모습에 조금씩 뒷걸음질 했다. 녀석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살기 어린 눈빛을 간직한 채 이런 상황 어떻게 해야 할지.......잠시 생각했지만 마땅한 묘안은 없었다. 그냥 녀석을 무시하고 작업실로 향하는 게 지금으로써는 가장 현명한 답안일 것 같았다.







    “죽이랑께 죽여불어 언능 실행하랑께”







    무슨 소리지. 방금 소리가 들렸다. 주위를 살폈지만 소리를 낼만한 것은 작은 잡종개 한 마리 뿐 이었다. 하지만 방금 내 귓속에 들린 소리의 정체는 잡종개의 으르릉 거림은 아니었다. 분명 사람의 목소리였다. 누구지.......잠깐 헛소리를 들었나...... 소리 때문에 앞에 있는 개의존재를 잠시 망각 한 채 뒤를 돌아 섰고 작업실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무언가 뜨금한 통증이 종아리에 이어졌고, 놀란 나는 몸을 돌릴 새 없이 고개만 돌려 종아리 부위를 쳐다봤다. 그곳에는 작은 잡종개 녀석이 힘껏 종아리를 물고 있는 모습이 비춰졌다. 얼마나 쎄게 물고 있는지 녀석의 콧잔등에는 주름이 몇 가닥이 서있었다. 그제 서야 나는 고통의 비명을 질럿고, 발을 흔들어 개를 떼어내려 했다.







    “C발..뭐야....떨어져 X새끼야!!”







    녀석은 죽기로 마음먹었는지 내가 허공을 향해 발을 휘졌는데도, 종아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만큼 아픈 고통을 겪어야 했다.







    “언넝 죽이 랑께, 멍청한 놈아.”







    또다시 들렸다. 누군가 나를 향해 말하는 소리. 죽이라는 명령과 같은 소리. 잡종개가 나를 물고 있는 것을 또다시 망각한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없었다. 소리를 낼만한 그 어떠한 것도 없었다. 개를 쳐다봤다. 여전히 콧잔등의 주름을 가득 세운 채 종아리를 물고 있었고, 실줄기 같은 가는 붉은 핏물이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주머니를 뒤졌다. 주머니 속에는 삼백원 짜리 라이터와 핸드폰이 들어있다.




    고통으로 인해 손끝이 떨려왔다. 그 와중에도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 후 오른 손바닥 안에 핸드폰을 꽉 쥔 후 녀석의 머리통을 향해 사정없이 내리꽂았다. 퍽 퍽 거리는 몇 번 의 둔탁한 굉음 끝에 두개골은 박살이 났는지, 척 척 하는 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없이 녀석의 머리통을 후려치기를 몇 초 혹은 몇 분이 지났다. 녀석을 쳐다보니 이미 죽었는지 사지를 축 늘어 뜨린채 뻗어있는 모습이었다. 여전히 종아리는 날카로운 이빨로 꽂혀있는 상황 이었다. 크게 호흡을 들어 마셨다. 그런 후 종아리에 붙어 있는 녀석의 머리를 떼어냈다.




    "이봐요?"




    종아리와 붙어있는 녀석을 떼어 낸 후, 자리에 앉아 실같이 가는 붉은 핏줄기가 나오는 상처부위를 방금 전 핸드폰을 쥐었던 손으로 꽉 잡고 지혈하는 중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방금 전 나를 부른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의 목소리는 꽤나 냉정했다. 그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여자의 외모. 깡마른 외모에 감정없는 눈빛으로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당신이 우리 뽀미 죽였나요?"




    앞에 쓰러져 있는 잡종개를 말하는 것 같다. 난 전후 사정을 간단하게 여자에게 설명했고, 녀석을 죽였다는 것에 대해 인정했다.




    "우리 착한 뽀미가 아무 이유 없이 당신을 물지는 않았을 겁니다. 당신이 뽀미를 괴롭혔기 때문에 문 것 같은데, 이제 어떻게 하죠. 내 생각에는 당신은 나에게 뽀미의 목숨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개의 목숨에 대한 손해배상. 물론 주인인 여자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개를 건들지 않았다. 아니 근처에 조차 다가서지 않았다. 하지만 잡종개 는 나를 향해 달려들었고, 종아리를 물었다. 어떻게 보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할 쪽은 저 여자가 아닌 내가 되어야 하는 게 정상이었다. 다시 여자에게 방금 전의 상황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상처에 대한 손해배상은 하지 않고 개인 돈으로 치료 할 테니 당신도 나에게 개의목숨에 대한 협상은 이쯤에서 끝내자 했다.




    "이봐요. 아저씨 정신 나간소리 하고 자빠졌네요. 뽀미가 죽었으니 배상금 5천은 내놓아야 할 겁니다. 당신 내가 여자라고 아주 물로 보는 모양인데, 이래 뵈도 아버지는 현직 판사로 있는 분 인만큼 당신이 어떠한 법적대응을 하더라도 난 그것에 맞대응 할 것이니, 당신 명함 한 장 주고 눈앞에서 꺼져줄래요."




    목소리와 외모는 그녀의 성격과 동일했다.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기에도 나보다 10살은 더 아래인 듯한 여자는 윗사람에 대한 공경자체를 모르 는 듯 함부로 말하고 행동했다. 슬슬 짜증이 났지만, 참았다.




    "미련한 녀석 넌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다 저X새끼가 잘못한 것이제, 언제까지 그렇게 멍청하니 당하기만 할긋이냐?"




    다시 들려오는 의문에 목소리. 여자가 있는 곳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나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풍경뿐. 그 외 목소리를 낼만한 어떠한 것은 발견 할 수 없었다.




    "생각 해 보랑께, 이제까지 니는 당하고만 살았잖에, 니 마누라 문제만 해도 그래 출판사 사장 녀석하고 바람나서 떠나는 마누라도 못 잡고 아니 붙잡을 생각조차 못 했것제, 그리고 지금의 니 모습을 봐봐 아내의 바람상대인 출판사 사장 밑에서 개같이 일하는 너를 봐 보랑께 모질아 언제까지 그렇게 당하기만 할긋 이냐."




    어디선가 들었던 사투리다. 그래 맞다. 내 앞에서 죽은 남자 그 남자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그런데 남자는 죽었는데 이목소리는 뭐지. 죽은 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걸까.




    "필요 없는 생각 따윈 하지 말아 불고, 죽은 자의 목소리든 산자의 목소리든 지금 니 상황을 봐봐. 그 상황을 모면해야 될 것 아니 긋냐."




    맞는 말이다. 지금 목소리가 귀에 들려오는 것은 어쩌면 환청일수도 있고, 정말 죽었던 남자의 망령의 소리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내 앞에 있는 이 버릇없는 여자와의 문제가 더 중요 한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에게 마음속으로 물었다.




    "여자를 사정없이 밀어 불던가 아니면 면상에 주먹한대 갈겨 불고, 그 자리를 일단 벗어나!"




    그래. 여자의 아버지는 현직판사 라고 했다. 분명 개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권력을 남용해 어떻게든 나에게 벌금 오천을 선고 할 것이다. 나에게는 그럴만한 돈도 없고 그걸 지불해야할 명확한 이유 따위도 없다. 그냥 여자를 몇대 후려치고, 몇주 동안 만 잠수를 타면 될 것이다.




    "이봐요 아저씨 뭐하세요? 내말이 같잖게 들리나 보네요. 명함 주라고 이양반아!"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쳐다보는 여자의 모습. 문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오른손을 둥그렇게 말아 주먹을 쥐었다. 굵은 핏줄이 파랗게 피부 밖으로 돌출되어질 정도로 힘을 준 후, 여자의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가격했다.




    -퍽-




    주먹은 여자의 인중 쪽 에 정확히 꽂혀 들어갔고, 주먹과 여자의 얼굴이 부딪치며 생긴 마찰음이 들렸다. 여자는 주먹에 맞고, 몇 발자국 뒤로 주춤 거렸다. 고통을 느끼는 시간을 주지 않은 채 다시 여자를 향해 몸을 날린 후, 오른발에 힘을 주어 다시 여자 의 얼굴을 발로 가격했다.




    -퍼퍽-




    정확하게 두 대 였다. 흥분한 나머지 온힘을 주어 여자를 때린 탓에 여자는 바닥에 널 부러진 채 일어날 생각을 못했다. 이제 도망가기만 하면 된다.




    "잠깐.......미련한 놈아 무작정 도망가면 쓰나 주위를 둘러봐 혹시 이 장면을 누군가 봤다면 넌 금방 잡혀 들어가 분다. 여자 아버지가 판사라잖냐, 단순폭행이지만 니 인생 종 치는 수가 있으니께 이성을 찾고 주위를 둘러봐."




    죽은 남자의 말은 정확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흥분한 나머지 뒤를 생각하지 못한 채 이 자리를 벗어났을 것이다. 그러다 만에 하나 누군가 폭행 장면을 목격했다면 일은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그의 말대로 주위를 둘러봤다. 한적한곳 .나무들. 멀리 떨어진 놀이터 설마 저 정도 거리에서 이 장면을 봤다 한들 얼굴 식별은 불가능하니 저것들은 보류하자. 그리고 ....... 그리고 ........흔들리는 장식용 수풀




    바람 한 점 없는데, 장식용 수풀이 흔들린다. 그렇다면 저곳에 무언가 있다는 것. 그곳을 향해 뛰었다. 내가 뛰는 동안 수풀은 더욱 흔들렸고, 그곳에 도착해서야 장식용 수풀이 흔들리는 이유를 알게 됐다.




    "사.......살려주세요!"




    노인이었다. 노인은 강아지와 산책을 나왔는지 개목에 줄을 묶고 그것을 꽉 쥔 채 벌벌 떨고 있었다. 젠장. 이 상황 어떻게 해야 할까. 노인을 때려눕힌다 해도, 방금 본 상황을 경찰에 진술하게 될 것 이다. 더욱 가까이에서 본 내 얼굴을 아주 상세히 이야기 해주게 되면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 온다. 그렇다면 협박 하게 된다면, 모든 가능성은 예외가 존재한다. 제아무리 무서운 협박을 한다고 해도 0.01%의 예외는 분명 존재한다. 하물며 자신에게 상처하나 입히지 않은 자가 협박한다 한들 신고하지 않을 경우 는 오십 대 오십 이었다. 빌어먹을 상황 어떻게 해야 할까.




    "물어본들 무엇 하랴.......죽여야제.......인생 쫑 나고 싶으면 그냥 보내 불고, 아니면 죽여 불어."




    선택의 폭은 좁아졌다. 아니 하나의 선택만 남았다. 노인을 죽여야겠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노인의 눈을 외면하기 위해 옆의 강아지를 쳐다봤다. 곧 있을 미래를 예견 한 듯 강아지는 으르릉 거린다. 오른손에 다시 핸드폰을 쥔다. 그리고 사정없이 노인의 두개골을 가격했다.




    -퍽 퍽 퍽 퍼 처 첫 척-




    딱딱한 노인의 두개골이 물렁해 질 때까지 때리기를 몇 번. 정신을 차린 후 노인을 바라보니 이미 동공은 하얗게 뒤집어지고 고통 때문에 벌려진 입은 경직 된 채 죽어있었다.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행여 이 장면을 또 누군가 목격하면 안되는 일이었기에.




    다행이도 아무도 없었다.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여자가 있는 곳으로.




    "없어져 붓제.......그랑께 더 쎄게 때렸어 야제.......니가 약하게 때려 부러 서 여자가 일어나서 도망가 부럿잖어 ....... 이제 어짤꼬.......니 인생 종 쳐 부럿네."




    "C발!"




    결코 죽은 남자의 목소리에 욕한 것이 아니다. 남자는 나를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방금한 욕은 나를 향한 욕이다. 멍청한 내 자신을 향해서.




    "방법이 없는 건 아니 제.......이 동네에 너를 아는 인간들은 얼마 없어 그것들만 다 죽이면 되는 거제."




    "어떻게.......방법을 알려줘."




    "미련 시런 놈, 너를 아는 인간들이 몇있제?"




    나를 아는 인간들. 실직 적으로 동네에 머문 지 꽤 되긴 했지만, 나와 면식 있는 사람은 식당 아주머니와 출판사 사장 녀석 둘뿐이다. 그 외에는 없다.




    "그라제 .......그럼 그 두 명을 죽이면 되제."




    하지만 두 명을 죽이게 되면. 식당 주인아주머니는 많은 손님들이 왕래 하는 곳인 만큼 용의자도 많아 그렇다 치더라도, 출판사 사장 녀석이 문제다. 그 녀석 을 찾는 작가들은 얼마 없다. 그중 한명은 내가 될 것 이다. 그렇다면 도망가 버린 여자가 상세히 말하는 인상착의를 보고 늙은 영감까지 죽인 나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잡힐 수밖에 없다는 것 이다.




    "아따 갑갑한거 .......니늠 소설가제.......몇달전 소설 쓸라고 봤던 범죄심리학을 이용하면 되제."




    맞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그렇다면 지금부터 살인에 대한 계획을 짤막하게 세워보자. 일단 식당 아주머니를 살해한 후 사장을 살해하자. 범행 현장은 최대한 깔끔하게 정돈 시켜놓고, 살해방법도 서로 다르게 설정해야한다. 깔끔한 살해 방법과 살해 후 현장정돈. 그것을 조사하게 되는 형사들은 이런 가설을 세울 것 이다. 범인은 꽤 지능 적인 놈 이라는 설정. 그 말은 곧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들을 고용하게 된다는 소리다. 현장조사를 나온 그들에게 살인범은 대인관계가 풍부한 사람 이자 대학이상의 고학력소지자, 체구가 꽤나 큰 남자로 인식 시키면 된다. 나와는 정 반대의 캐릭터를 만들면 된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공범이 한명 있어야한다. 공범은 친구! 안된다. 아무리 친구라 할지라도 믿을 수 없다. 최고의 가능성을 가진 사람을 생각하자. 누가 좋을까.......그래 인터넷을 이용하자.......넓은 범위를 자랑하는 그곳에 해결사는 분명 있을 것 이다. 일단 그 공범을 찾는 게 급선무다. 하지만 사람 찾을 만큼의 시간이 없다. 모든 일은 오늘 끝마쳐야 했다. 벌써 여자는 경찰서로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1시간후 면 사건조사를 위해 이곳으로 몰려든다.




    아니지 아니야. 굳이 공범을 찾을 필요 없지. 내 얼굴을 아는 자들을 제거하면, 더 이상 내 얼굴에 대한 의심을 품은 자들도 없다. 여자에 의해서 스케치되어진 몽타주와 틀려지면 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다. 그런 점 에서 다행이다. 가까운 지인들 쪽을 찾아보면 10년 된 지기가 한명 있다. 녀석은 특수 분장 을 담당하는 녀석이기에, 내 얼굴에 조그마한 변화를 줄 수 있다. 인물 스케치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 특정부위를 강조해 그리게 되면 별로 닮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닮아 보이는 법. 그래 내 얼굴에 특정부위만 변환시키면 된다. 작은 코와, 찢어진 눈매만 바꾸자. 녀석에게는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운 일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자의 말에 의해 그려진 몽타주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모든 계획이 섯다. 이제는 실행만 하면 된다.




    2.




    계획은 완벽하게 진행 되었다. 다른 날 과 같이 점심시간 이 한참 지난 시간에 식당을 향했고, 식당 안에는 언제나 그렇듯 한적했다. 절호의 기회였다. 아주머니에게 독이든 음료수를 건 냈다. 물론 수고한다는 말과 시원하게 목이나 축 이세요 라는 달콤한 말까지 가미 시켰다. 평소 잦은 왕래와 대화 때문에 아주머니는 의심 없이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독이든 음료수를 들이켰고, 결과는 몇 분후에 나타났다. 고통의 몸부림에 의해 식당 이곳저곳의 탁자와 의자가 그녀에 의해 널 부러졌고, 곧 자리에 쓰러졌다.




    쓰러져 있는 사체 쪽 으로 몸을 향했다. 예상대로 청산가리의 약효는 뛰어났다. 음료수와 섞인 그것은 독극물로 변했고, 그 음료를 마신 사체의 구강에서는 위에서 채 분해되지 않은 이물질들이 밖으로 배출되어 있었다. 동공은 하얗게 뒤집 힌채 죽어 있었다. 행여 누군가 식당에 들어오면 어떻게 할까라는 조바심도 있었지만, 이렇게 성공하고 나니 왠지 통쾌한 느낌 이 든다. 뭔가를 해냈다는. 죽은 남자도 만족스러운 듯 나를 향해 속삭였다.




    "잘 했으 정말 잘했 당께.......이제 이 아줌씨 의 사망사인은 독극물 이고 용의자는 평소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는 소리겠지. 아줌 씨를 쉽게 믿을 수 있게끔 만들 정도의 사람이라면 평소 대인관계가 좋은 것을 증명해 줄 것 이제."




    죽은 남자의 말대로다. 이제 널 부러져 있는 주변 탁자들과 의자들을 깨끗이 치우자. 정확하게 조금이라도 어긋나서는 안되게끔. 의자와 탁자 사이의 공간 그 공간과 다른 테이블사이의 공간을 어긋남 없이 조심스럽게 처리하자.




    모든 일은 순식간에 처리 되었고, 살해현장을 급하게 벗어나지도 않았다. 죽은 사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정돈해놓은 물품들을 확인 한 후,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뜸 해질 무렵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출판사 쪽으로 몸을 향했다. 그때 주머니 속 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나야. 부탁 한 거 가져왔다."




    "그쪽으로 나와라."




    친구는 약속된 장소로 나와 있었다. 그에게 다가갔다. 몇 달만 에 만난 친구였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중요 한 것이기에 기본적인 인사는 생략했다.




    "주라."




    "여기 있다. 근데 이게 왜 필요하냐?"




    "응.......소설에 필요해서.......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작가가 직접 경험 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기에."




    "힘세지는 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냐?"




    "그런 게 있다. 나중에 신간 소설 나오면 꼭 책이나 사서봐라."




    "알았다."




    평소 내 성격은 괴팍했던 지라 그는 별다른 의심 없이 나에게 근육 강화제를 주었다. 물론 그가 의사였기에 이걸 얻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난 대인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 대신 꼭 필요 할 것 같은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귄다. 앞에 서있는 녀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창시절 꽤 공부를 잘했고, 의학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녀석인지라 그와 친해지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끝에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오늘 같은 날을 미리 예견이라도 했을까.




    "니 증말 영리하구만.......타고 난 것 같아.......나도 살인에는 타고 나 많은 놈들을 죽였지.......혼을 넣기 위해서랄까."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남자는 자신의 작품을 말 하는 것 이다. 그것에 자신의 혼을 넣기 위해 살인을 했다고 주장한다. 미친 녀석 같으니라고, 하지만 두 명을 죽여 보니 살인 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의 매리트 가 있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긴장감.......초조함.......설 레임....... 머릿속 에 아드레랄린 이 가득 할 정도의 암울한 쾌락이랄까 그런 것 들을 느끼는 것 을 보니 나도 재미를 느껴 가는가 보다.




    출판사에 도착했다. 현재시간 저녁 8시다. 사장 녀석은 어울리지 않게 출판사 일을 좋아한다. 그렇기에 늦은 시간에도 그곳을 지키고 앉아 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말이다. 나에게는 다행한 일 인 것은 분명했다. 혹여 녀석이 밖으로 나돌아 다니는 것에 취미를 두었다면 일처리가 까다롭게 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준비해온 근육 강화 제를 꺼냈다. 누런 고무줄로 팔목을 휘 감았다. 파란핏줄이 튀어 나오는걸 확인 한 후 그곳에 주사바늘을 꽂았다. 약이 온몸에 퍼지기까지에는 5분 혹은 10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녀석을 어떻게 요리할지를 생각해보자.




    일단 그곳으로 들어가자. 어차피 녀석은 의심이 많은지라 음료수 같은 것 에 절대 당하지 않을 놈이다. 거기다 덩치도 보통은 넘는 놈인지라 아무리 근육 강화제 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정면으로 녀석과 대응했다가는 일을 그르칠 수도 있었고,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었다. 한방에 모든 걸 끝내야했다. 단 한방에.




    "안녕하십니까?"




    "늦은 시간 에 왠 일이지?"




    "물어볼 께 있어 서요!"




    "뭔데?"




    정말 젠장 할 놈이다. 녀석은 말을 길게 하지 않는다. 뭐 나하고 나이 차이는 얼마 나지 않은 녀석이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우리의 대화를 듣게 된다면 내가 녀석보다 한참 어리거나 머슴 따위로 비춰 질것이다. 그만큼 싸가지가 없는 녀석이다.




    "제 공포 소설 어디가 마음에 들지 않은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재미없어."




    "그뿐입니까?"




    "그렇지!"




    둥글게 말아놓은 원고지를 가지고 녀석을 향해 가까이 접근했다. 물론 녀석은 원고지 안에 날이 날카롭게 세워진 칼이 들어있는지 예상 못 할 것이다. 별 경계 없이 내가 가까이 오는 것을 지켜만 보는 녀석.




    "사장님 뒤에 뭐죠?"




    녀석 앞에 바로 섯을 때 나는 손가락으로 녀석의 뒤를 가르치며 물었다. 물론 그곳에 뭐가 있는 것은 아니다. 녀석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집중시키기 위한 수작일 뿐. 멍청한 녀석은 내말을 듣고 빠르게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봤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손에 들려진 날카로운 칼로 녀석의 목덜미를 향해 있는 힘껏 꽂아 넣었다. 이 한방이 가장 중요했다. 최대한 깊게 칼 구멍이 만들어야 했고, 상처부위는 넓어야 했다. 그래야만 덩치가 좋고 힘이 좋은 용의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목을 찔린 녀석은 비명소리 한번 지르지 못한 채 고꾸라졌다. 두 번 째 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죽은 녀석의 꽂혀있는 칼을 뽑지 않은 채 지문을 지우는 것 이다. 행여 확인사살을 위해 녀석 몸 이곳저곳을 찌르게 된다면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결론짓게 되고, 그와 원한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집중 수사할 것이다. 그 원한관계에는 아내를 빼앗긴 내가 가장 유력했다. 이렇게 한방으로 끝내버리게 된다면, 물론 그와의 관계자들을 조사할 것이고 그곳에는 나도 해당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소한 체격에 대인관계도 별로 좋지 않은 평범한 남자라는 것과 돈을 이용해 청부업자를 고용 할 수 있을 만큼의 재력가가 아닌 것 에 대해 간단한 조사 후 혐의는 풀리게 된다. 다행인 점은 녀석의 이기주의적 성격 때문에 주위사람들에게 많은 원한을 가지고 있을 것 이다. 그중 덩치 크고 힘 좋은 놈 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형사들은 그 용의자를 집중 수사 할 것 이다. 이제 시간이다. 노인을 살해한 현장과 작업실과의 거리는 매우 가깝기 때문에 빠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쯤에 분명 경찰은 작업실로 향할 것 이다. 택시를 잡자 그리고 분장일 을 하는 친구를 찾아가자. 서둘러야 한다.




    3.




    -띵동-




    "누구세요?"




    "아 경찰입니다."




    예상했던 대로다. 정확히 하루가 지난 후 경찰들은 내가 있는 작업실로 향했다. 뭔가 이상한점이 있을지 모르니 문 쪽에 마련되어진 거울을 다시 한 번 쳐다봤다. 완벽했다. 분장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녀석인 만큼 거울 속에 비춰진 나는 다른 사람 같았다.




    "니는 친구까지 쉽게 속여 버리데.......뭐 소설 표지에 실릴 얼굴 때문이라고.......하하핫.......정말 거짓말과 살인을 타고 났당께........그래서 나는 너를 찾았지."




    "선생님 협조 감사합니다."




    경찰들은 기본적인 사항만 조사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충 스케치된 몽타주와 나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 일거다. 시골 마을의 경찰을 속이는 것은 매우 쉬웠다. 이제 한고비 넘겼으니 정말 묵직한 고비만 넘으면 된다. 벌써 식당 아주머니의 사체는 발견되어졌을 것이다. 이제 출판사 사장 녀석의 사체만 발견되면 된다. 그런 후 살인을 전담하는 형사들이 사건을 맡게 될 것이고, 범인을 조사 할 것이다. 그곳에 내가 있을 것 이고, 혐의가 풀리게 되면 형사들은 곧 프로파일러 까지 등용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심리학이론에 맞는 용의자들을 지목 할 것이다. 후훗 그들이 짐작하는 용의자는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만큼 나는 모든 혐의를 벗어 날수 있다. 그리고 사건은 완벽범죄 혹은 어느 재수 없는 용의자에 단독범행으로 마무리 지어질것이다.




    한 달 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예상대로 형사들은 움직여 주었지만, 역시 이런 일 만 조사하는 녀석 들인 만큼 느낌 이라는 게 뛰어난 놈들이었다. 나에게 아무런 혐의가 없는 것 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조금은 깊게 나를 조사 하려 들었다. 물론 친구들에 대한 자료는 그들이 구 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완벽한 계획의벽에는 기스조차 나지 않았지만. 언제 어디서 나를 조사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가지고 있는 대포 폰부터 없애야 겠다. 분명 형사 녀석들은 내 핸드폰 통화 내역을 조회 했을 것 이다. 우습게도 나는 친구들과의 모든 통화는 대포 폰을 이용했기에 그들을 만났다는 것 은 절대 모를 것이다. 거기다 덤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까지 한명 더 죽여 버렸다. 연속 살인에서 연쇄살인으로 변환되어 더욱 수사는 미궁에 빠트려야 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달 이 지났다. 이제 집이나 작업실로 찾아오는 형사들도 뜸해졌다. 가끔 나를 미행했던 열정 있어 보이는 형사 녀석 또한 이제보이지 않는다. 평화.......그 평화가 찾아왔다.




    "이보 드라고?"




    죽은 남자의 목소리.......요 몇일 동안 들리지 않았기 때문일까. 잠시 그 의 존재를 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는 언제나 옆에 있었다는 듯 나를 부른다.




    "내가 니를 도와 줬 응께 니도 나를 도와야 하지 않것냐?"




    남자가 나를 도와 준 것 인가......,문득 그런 의구심이 든다. 이 남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었고 살인계획도 세울 필요가 없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 제.......니는 나 아니었으면 그 가시내 한 테 오지게 당하고.......니 전 재산 털릴 뻔 한 것 잊어 붓냐?"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인정해야할 부분이다. 죽은 남자의 목소리 때문에 나는 여자에게 수치심에 대한 복수도 할 수 있었고, 많은 벌금도 낼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원 하는 게 무엇인지.




    "나는 다른 것 없당께......,니가 내 소설을 완성해줬으면 해.......니도 사람 죽여 봤응께 내 소설에 손댈 자격 있는 놈 이라 이거지."




    하핫.

    그렇게 간단 한 것이었나. 남자가 원 하는 것에 대한 답은[승락]이였다. 솔직히 그에 소설에 관심 있었고, 미처 완성되지 못한 그의 소설에 손을 대보고 싶은 마음역시 있었기 때문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그 글을 완성 시키자.




    "어떤 식으로 쓸라고?"




    미리 말해주면 재미없지 않을까. 하지만 남자는 내속마음을 읽기 때문에 굳이 말을 안 해줄 필요성도 없을 것 같기에 그가 완성하지 못한 다음페이지에 대한 원고작성을 이야기 했다. 살인에 미친 남자. 그 남자에게 찾아온 귀신의 목소리.......그 목소리로 인해 살인마인 남자는 더욱 완벽하고 예술적인 살인을 지향한다는 내용이었다.




    4.




    "니 지금 여기서 몇일째 막힌지 알고 있제?"




    다음살인.......식상하지 않고 예술적인 살인을 적어야 했다. 하지만 모르겠다. 더이상 글에 진전이 없었다. 그 모습에 죽은 남자는 나를 향해 대뜸 화를 냈다. 정작 화를 내고 싶은것은 나였다. 뭔가 기발한 살인을 시도해야하는 주인공의 발걸음이 더 이상 나아가지 않은 기분은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 이다. 젠 장할.




    "그렇게 모르 것 으면 또 한 번사람X끼들 죽이면 되 잖에!"




    나쁜 제안은 아니다. 막히는 곳 에 탈출구가 있다면 그것으로 향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미 사람을 죽인 경험이 있는 터라 한명 더 죽인다 한들 문제 될 것 은 없지 않은가. 죽은 남자의 말대로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살해도구를 챙겼다.




    지금 내가 행하려는 살인은 보다 대담하고, 보다 아름다워야 했으며 지금까지의 어떠한 살인이야기 보다 충격적이어야 했다. 일을 행하기전에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사람들이 많은 시내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 한 후 죽여야 할 대상을 찾았다. 대상은 여자로 설정했다. 그것도 천사의 얼굴을 한 여자로. 많은 사람들이 곁을 지나쳤다. 개중 정말 예쁜 여자도 있었지만,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머릿속 에 바로 저 여자다! 라는 명령을 기다리듯 사람들이 많이 지나쳐 가는 어느 백화점 앞에 마련된 벤치앞 에서 기다리기를 몇 시간.




    "찾았다."




    "그래....... 그래.......나도 저 여자야.......언 능 실행해.......으히힛.......긴장 된당께."




    170cm정도의 큰 키 에 요염한 육체 그리고 실핏줄이 보일만큼에 흰 피부를 지닌 천사의 얼굴을 한 여자. 그 여자가 앞을 지나쳤다. 순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여자가 있는 쪽 으로 있는 힘껏 달렸다. 여자는 섬뜩한 느낌 때문이었을까. 빠르게 다가오는 나를 발견했고,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여자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리고 품속에 숨겨놓은 칼을 꺼내들고, 여자의 심장부위에 정확히 칼을 꽂았다. 꺄악! 하는 귀 찢어질듯 한 굉음소리가 잠시 들리는가 싶더니 내 품속으로 여자는 고꾸라졌다. 품속에 있는 여자를 안았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춤 을 췄다.




    그 후 경찰들이 몰려왔고, 그들의 지휘봉과 수갑에 의해 포박됐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경찰 녀석들은 내가 다른 행동이라도 할 놈처럼 보였나 매우 거칠게 대했다. 그것 때문에 온몸에 시퍼런 멍 자국이 생겨버렸다. 개자식들.




    5.




    내 이야기는 다 끝났습니다. 형사님.




    "음....... 한마디로 귀신에 의해서 살인을 했다는 건가?"




    후훗

    지금껏 무슨 소리를 들 으 신겁니까? 죽은 남자의 목소리는 살인을 도와준 도우미 역할 밖 에 못됐죠. 모든 살인은 제가 계획하고 실행했습니다.




    "당신 그거 알아?"




    뭘 말이죠?




    "미쳤다는거."




    하하핫.

    형사님 잘 들으십시오. 저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아주 정상이죠. 다시한번 그따위 말을 했다가는 당신 코를 이빨로 깨물어 씹어 먹어 버리겠습니다. 말씀 자제하십시오.




    "그건 나중에 조사하면 나오는 결론이고. 일단 이야기는 잘들었네."




    당신은 나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작성해주면 됩니다.




    형사와의 이야기를 끝마치고, 독방으로 향했다. 왠지 상쾌하다.




    그 후 몇일 동안 정신과 전문 의사 두 명이 날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나는 그들의 물음에 내가 생각 하는 것과는 반대의 답을 해줬다. 나는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상이 아닌 내가 생각하고 있는 말을 꺼내게 되면 분명 정신이상자가 된다는 것 을 잘 알 고 있었다. 정신과전문의들이 가고 다시 몇일후 나를 찾는 심리학자들. 그들은 나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했다. 나는 그들의 요구대로 그림을 그려줬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태양과 사람 두 가지만 그렸다. 이 그림으로 하여금 그들은 나름대로의 결론지을 것 이다. 이를테면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던 지 밝은 곳 이 그리웠던 인간상 같은. 중요 한 것 은 그림으로 인해 나는 정신이상자나 사이코 패스가 아니라는 결론만 지어지면 된다.




    예상했던 대로 나는 정상인으로 판명 되었다. 그래서 재심도 필요 없는 첫 번째 판결에 따라 사형이 선고 됐다. 원하던 결과였다. 내 죽음과 맞바꾼 내 작품. 이제 그것들은 내가 볼 수 없을지라도 세상에서 빛이 날것이다. 일대기의 명작을 위해 자신의 귀를 잘라 버렸던 반고흐 처럼 어느 이름 없는 소설가는 무시와 천대를 참아 가며 자신 일생일대의 명작을 위해 목숨을 받쳐 만든 작품이었기에 .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들리지도 않은 죽은 영혼의 목소리설정.......유치하진 않았을까.......걱정된다.




    [THE END]






























    출처




    http://cafe.daum.net/qowkdd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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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04 00:39:15  220.125.***.98  우아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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