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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3898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4
    조회수 : 4439
    IP : 121.170.***.2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4/09 20:31:01
    http://todayhumor.com/?panic_13898 모바일
    브금주의]시체닦기


    어서 나아 치맥먹고싶어요 ㅠ




    <embed src="http://pds18.egloos.com/pds/201102/20/97/Lang_And_The_CIA.swf">












    「여, 시열~ 간만에 보니깐 더 멋있어 진것 같다?」
    「여, 명혁~ 간만에 내가 돈좀 발랐지. 큭큭.」
    「뭐야, 너 알바 한다더니 그세 직장 구한거야?」
    「아니. 알바 계속 하고있어.」
    「무슨 알바하는데?」
    「...시체닦기.」
    「뭐? 시체닦기? 그런게 아직도 있었냐.」
    「같이 한번 해볼래? 큭큭..」
    「윽.. 난 됐다그래.」






    시열이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대학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이다.
    평범한 가정이지만 대학생활에 들어가는 돈은 워낙 많이 드는 지라, 시열은 가정의 재산을 긁어 먹고 파괴를 주는 존재로 바뀌어 버렸다.

    가족이나 친적들에게 항상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살아 왔던게 억울해서 그랬던것 같았다.
    수당이 아주 많은 아르바이트를 찾기 시작한게.

    평범한 패스트푸드점이나 레스토랑같은 곳에서는 시열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그동안 조용하게 받아왔던 극도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였던것 같다. 있는돈 없는돈 전부 가지고 PC방을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찾았던게. 30분 넘게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우연치 않게 인터넷카페 구석에서 시체닦기 아르바이트를 찾았다.

    급여는 한구당 25만원. 시열의 머리는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의 초봉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급히 병원으로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이 시열씨?」
    「네..」
    「자 이쪽으로 와서 앉으세요. 이일이 어떤일 인지는 알고 계시죠?」
    병원 관계자로 보이는 그는 내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혼자 말을 계속 쏘아 붙였다.
    「원래는 장례 지도사가 해야할 일이겠지만, 요즘 그놈들 몸값이 무서운줄 모르고 뛰고 있는 추세여서.. 아마 비정규직으로 할듯 싶네요.
     또 이일을 하시겠다는분은 수도없이 많습니다. 힘들지도 않구요. 하지만 급여는 엄청나죠. 왜그런지 아시나요?」
    그는 검지 손가락으로 안경을 한번 치켜 올리더니 또다시 말을 이어갔다.
    「일을 시작하면 알게 될껍니다. 그럼 언제부터 하실 수 있나요?」
    그는 날 무시하고 있는것 같은 기분나쁜 비웃음을 보였다.
    「글쎄요.. 다음주..」
    「내일부터 나오세요.」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보인 병원 관리자를 한대 치고 나오고 싶었지만, 평생 구박 받으며 사는
    모습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아무말 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이일이 그렇게 쉽지많은 않았다. 어느 일이나 쉬운것은 없으니깐.



    「으.. 미칠것 같다.」
    시열은 흰 장갑을 끼고 흰천을 걷었다. 그는 어느정도 마음을 먹은지라 소리는 지르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크게 충격이 간것임은 틀림 없었다.
    마치 영화에서만 보던 시체가 눈앞에 있다는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해야했다. 돈이 필요하니깐. 이것만 열심히 하면..

    알코올에 적신 솜을 집고 시체에 손을 갖다대기 시작했다. 상처가 한군데도 없이 자연사한 사람이었으면
    금세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살갖. 피를 닦고 하룻동안 얼려놨지만 서서히 녹아 흐르는 피. 모두다 그의 공포를 증가시켜 주었다.
    술을 먹어도 먹어도 관절이 기이한 자세로 꺽여있는 팔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들때도 있었다.
    가끔 엄청난 교통사고를 당해 오는 시체가 올때는 역겨워 나오지도 않는 오바이트 수십번 한적도 있었다.
    사후강직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몸, 배를 조금이라도 세게 누를때면 입에서 나오는 역겨운 구정물, 꺽인 관절을 원상태로
    바꾸는 과정에서 나는 괴이한 소리, 죽을때의 상황을 짐작가게 하는 얼굴표정.
    흰천을 겉자마자 무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날에는 잠은 다 잤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하루하루 지옥이자 천국이었다. 월급제가 아니라 그날 일한 수당은 바로 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몇주간은 받을 돈을 전부 공포를 잊기위한 술자리에 쏟아 부었지만, 점점 익숙해지니 술자리는 줄어만 갔고
    그의 통장 잔고는 높아져만 갔다. 공포가 아무리 극심해도 쌓여가는 돈에 공포심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몇달간 일해 빛을 갚을대로 갚은 가정에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고 더이상 시열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주는 사람은 없어졌다.


    짭잘한 수입을 맛본 시열은 이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벌수 있을때 마음껏 벌자란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하루에 할 수 있는 시체의 숫자는 정해져 있을터. 대형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하루에 한구 정도밖에 일을 할 수 없었다.

    욕심이 났다. 익숙해 졌다지만 시체는 시체이기 때문에 조금은 겁이 났다. 그렇지만 돈에 욕심이 났다.
    공포심은 참으면 그만이지만 돈을 더 벌고 싶은 마음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극한의 공포를 이기는 인간의 탐욕심이었다. 그렇다고 쌩판 모르는 사람을 죽일 수는 없을터였다.




    따르르릉..
    「이시열 이 개새끼야. 언제 돈갚을껀데.」
    「어 준형이냐? 나 희망병원 앞인데 잠깐만 나와봐.」
    「씨발 돈부터 갚고 이래라 저래라해.」
    「병원 앞으로 나와보라고. 저번에 빌린돈 지금 갚는다니깐.」
    「그래?.. 금방 갈께 기달려.」


    .
    .
    .





    따르르릉..

    「여보세요? 119입니다.」
    「여보세요? 아저씨, 여기 병원 주차장에 어떤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요. 살인강도를 만난것 같아요. 빨리좀..」

    .
    .
    .
    .



    「이준형.. 개새끼.. 항상 여자 울리고 다니고 양아치같은 놈이었지.
     기왕 나한테 돈빌려준 김에 좀 더 줘야겠다.」
    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따르르릉..
    「이시열 이 개새끼야. 언제 돈갚을껀데.」
    「어 진영이냐? 나 너희집 앞인데 잠깐만 나와봐.」
    「씨발 돈부터 갚고 이래라 저래라해.」
    「빨리 앞으로 나와보라고. 빌린돈 지금 갚는다고.」
    「그래?.. 금방 갈께 기달려.」

    ..

    따르르릉..
    「이시열 이 개새끼야. 언제 돈갚을껀데.」
    「어 혁철이냐? 나 동네 공원인데 잠깐만 나와봐.」
    「씨발 돈부터 갚고 이래라 저래라해.」
    「일단 나와봐. 저번에 빌린돈 지금 갚으려고 그러는거야.」
    「그래?.. 금방 갈께 기달려.」

    ..

    따르르릉..
    「이시열 이 개새끼야. 언제 돈갚을껀데.」
    「어 경진이냐? 나 치킨집 앞인데 잠깐만 나와봐.」
    「씨발 돈부터 갚고 이래라 저래라해.」
    「저번에 빌린돈 지금 갚는다니깐. 빨리 나와.」
    「그래?.. 금방 갈께 기달려.」

    ..

    따르르릉..
    「이시열 이 개새끼야. 언제 돈갚을껀데.」
    「어 미림누나? 나 누나집 근처 세탁소 앞인데 잠깐만 나와봐.」
    「씨발 돈부터 갚고 이래라 저래라해.」
    「아 정말.. 저번에 빌린돈 지금 갚으려 해도 그러네. 」
    「그래?.. 금방 갈께 기달려.」
    .
    .
    .
    .
    .




    「이봐 시열학생. 오늘은 건수가 많으니깐 몇구 더 해도 괜찮겠지?」
    「대신 돈은 더 주는거죠?」
    「당연하지. 근데 요즘에 요근처에서 죽는 사람이 많은것같아. 좋은건지 나쁜건지. 하하..」
    「그러게요. 하하하..」




    그에겐 아는 사람은 전부 돈으로 보였다. 기분나쁜 시체냄새가 나는 방에 들어가서 시체를 닦는 도중에도
    돈을 생각하며 공포를 지워갔다.


    시열은 일을 끝마치고 기분전환을 할겸 병원 옥상으로 올라갔다.
    기분좋은 바람이 얼굴을 스쳐갔다. 시열은 밤하늘을 올려봤다.
    다이아몬드 같은 별이 보였다. 그가 죽인 사람의 숫자만큼 보였다.
    그 별은 25만원짜리 별이었다.































    출처



    웃대 - 김거짓말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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