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우리 형은 머리가 대단히 좋았지만 다른 사람을 대하는데 서투른 사람이었습니다.</p> <p> <br></p> <p>지나치게 착실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바보 취급 당하거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줄곧 고민하곤 했었습니다.</p> <p> <br></p> <p>그리고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대학을 휴학하고 쉬고 있던 형이 갑자기 [그림 공부가 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p> <p> <br></p> <p>우리 가족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확실히 형은 어렸을 때부터 매우 그림을 잘 그렸습니다.</p> <p> <br></p> <p>하지만 워낙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또 다른 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우울증이 심해졌을 때, 의사가 그림을 그리면 더 우울증이 심해질 것이라는 말을 해서 그림은 그리지 않고 있었습니다.</p> <p> <br></p> <p>휴학 중이라고는 해도 언젠가는 우울증에서 벗어나 엘리트 코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있던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했습니다.</p> <p> <br></p> <p>그렇지만 형은 부모님의 반대에 실망한 탓인지 점점 방 안에 틀어박혀있는 시간만 늘어났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 어머니는 형의 사진을 가지고 어느 역술가에게 찾아가 상담을 했다고 합니다.</p> <p> <br></p> <p>그러자 그 역술가는 사진을 보고 대뜸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p> <p> <br></p> <p>[아드님이 원하는 대로 시켜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목을 달아서 자살할지도 모릅니다.]</p> <p> <br></p> <p>그 역술가는 형의 사진에서 목 주변을 가리켰다고 합니다.</p> <p> <br></p> <p>그런데 그 목 주변에는 놀랍게도 엷게 로프의 자국이 보였다고 합니다.</p> <p> <br></p> <p>경악한 어머니는 그 역술가에게 들은대로 매일 한 잔의 물을 떠 놓고 공양을 하고, 매일 아침 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하며 형을 위해 필사적으로 기도했다고 합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그 사진은 장롱 깊숙한 곳에 숨기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합니다.</p> <p> <br></p> <p>결국 부모님은 그 역술가의 말을 따라 형이 가고 싶어했던 외국의 예술 학교 입학 시험 응시를 허락했습니다.</p> <p> <br></p> <p>놀랍게도 형은 한번에 그 학교에 합격했습니다.</p> <p> <br></p> <p>그로부터 12년이 지났고, 형은 이제 나름대로 유명한 화가가 되어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형이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 어머니가 처음으로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p> <p> <br></p> <p>그리고 그 때, 12년 전의 그 사진을 장롱에서 처음으로 꺼냈습니다.</p> <p> <br></p> <p>그것을 보고 어머니는 경악해서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곧이어 안도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셨습니다.</p> <p> <br></p> <p>12년 전에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던 로프 자국이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 있었습니다.</p> <p> <br></p> <p> </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170?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170?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