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나는 귀신 같은 것은 한번도 본 적 없지만, 작년 오봉(御盆,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일본의 명절) 때는 조금 무서운 체험을 했습니다.</p> <p> <br></p> <p>정말로 어떤 비이성적인 힘이 관련되어 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작년 3월, 나와 여동생이 동시에 대학에 합격했습니다.</p> <p> <br></p> <p>둘 다 다른 지방의 대학에 다니게 되었기 때문에 4월부터 집에는 부모님만 계시게 됐습니다.</p> <p> <br></p> <p>그렇게 되자 집이 비어 어머니가 적적해할까봐 걱정한 아버지께서 개를 사 왔습니다.</p> <p> <br></p> <p>결국 집 구석에 개집을 만들고 개를 기르게 되었습니다.</p> <p> <br></p> <p>그리고 학기가 시작하자 나와 여동생은 각자 하숙집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흘러, 나는 오봉 즈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p> <p> <br></p> <p>그런데 어머니가 대단히 큰 형태로 깁스를 하고 계셨습니다.</p> <p> <br></p> <p>[무슨 일 있었어요?] 하고 여쭤봤습니다.</p> <p> <br></p> <p>그러자 어머니는 [교통사고가 나서 쇄골이 부러졌단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p> <p> <br></p> <p>길을 건너다 자동차에 옆구리를 부딪혀 날아가 전치 3주의 골절상을 입으셨다는 것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이것 뿐이라면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사고였을 것입니다.</p> <p> <br></p> <p>하지만 사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p> <p> <br></p> <p>그 때는 [주변을 잘 보고 다녀야죠. 부주의하니까 사고가 나는 거에요.] 라고 웃고 넘어갔지만, 설마 나에게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어머니의 사고는 7월 중순에 일어난 것이었습니다.</p> <p> <br></p> <p>그리고 그로부터 2개월 정도 전에 아버지가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에게 머리를 얻어맞는 일이 있었습니다.</p> <p> <br></p> <p>또한 어머니가 사고를 당한 이유는, 여동생이 자살하려고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여동생은 어릴 적부터 가끔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일이 있었습니다.</p> <p> <br></p> <p>이번에는 집에 돌아온 직후에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고,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자포자기하고 가출을 했었다고 합니다.</p> <p> <br></p> <p>그리고 동생의 친구가 동생이 있는 곳을 알려줘서 어머니가 달려가던 도중 갑작스럽게 옆에서 나타난 차에 치였다는 것입니다.</p> <p> <br></p> <p>[올해는 우리 집에 액이 낀 해같아. 너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거라.]</p> <p> <br></p> <p>그렇게 말하고 어머니는 저녁밥을 짓기 시작하셨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로부터 이틀 뒤.</p> <p> <br></p> <p>나는 초등학교 때 묻은 타임 캡슐을 꺼내기 위해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습니다.</p> <p> <br></p> <p>나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신이 나서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p> <p> <br></p> <p>한껏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달려가다 모퉁이로 커브를 꺾은 순간!</p> <p> <br></p> <p>눈 앞에서 빨간 차가 나타났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 후의 기억은 무척 애매합니다.</p> <p> <br></p> <p>나중에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나는 자동차에 받혀서 날아갔다고 합니다.</p> <p> <br></p> <p>7미터 정도를 그대로 날아간 뒤 아스팔트에 부딪혀서 뒤통수에서 피를 흘리며 온 몸에서 경련이 일어났다고 합니다.</p> <p> <br></p> <p>그 후, 다행히 근처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집 주소만 말하고 그대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p> <p> <br></p> <p>다행히도 생각보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머리를 8바늘이나 꿰매는 큰 상처가 났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병원에서 돌아온 후, 나를 빼고 타임 캡슐을 열었던 친구들 중 한 명이 찾아와 내 물건들을 주고 갔습니다.</p> <p> <br></p> <p>그 중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가 있었습니다.</p> <p> <br></p> <p>그리고 그 편지를 읽고 나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p> <p> <br></p> <p>거기에는 [벌써 죽어 있을지도 몰라. 사고나 다른 이유로.] 라고 써져 있었습니다.</p> <p> <br></p> <p>초등학생이 미래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나중에 가족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 덮친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할아버지가 조사를 해보셨다고 합니다.</p> <p> <br></p> <p>알고보니 개집의 위치가 불단의 구석, 게다가 남서쪽에 있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p> <p> <br></p> <p>집에 찾아온 풍수사의 말에 따르면 불단이 막아주고 있던 이귀문(裏鬼門, 서남방. 음양가들이 동남방의 귀문과 더불어 꺼리는 방향) 의 결계를 개(축생)이 부순 탓에 그 방향에서 액운이 날아왔다는 것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깜짝 놀란 우리 가족은 바로 개집을 옮기고 불단이 있는 방을 깨끗이 청소했습니다.</p> <p> <br></p> <p>그 이후로는 별다른 사고는 없었습니다.</p> <p> <br></p> <p>하지만 개집을 옮긴지 정확히 1년이 되던 날, 개가 갑자기 죽어버렸습니다.</p> <p> <br></p> <p>액운을 모두 가지고 가 준 것일까요?</p> <p> <br></p> <p> <br></p> <p> <br></p> <p>그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p> <p> <br></p> <p> </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181?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18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