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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2077
    작성자 : 21세기인간
    추천 : 6
    조회수 : 2406
    IP : 1.239.***.18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20/12/31 00:55:53
    http://todayhumor.com/?panic_102077 모바일
    탕수육 부어먹으면 사형당하는 사회
    옵션
    • 창작글

    1. 말도 안 되는 방문

     말도 안 되는 일은, 말도 안 되는 일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갑작스러운 외계인의 방문은 인류를 당황케 했다. 외계인의 외형은 인간과 딱히 다른 점이 없었고 키는 2m에 뚱뚱한 체형이었다.


     [음식을 찾기 위해 왔다.]


     그는 서툰 글씨를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이 음식을 팔아먹는 일을 하는데,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기 위해 온 우주를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정상들은 그를 자기 나라로 불러들이기 위해 서둘러 음식 준비를 시작했다. 그가 처음으로 방문하게 될 국가가 된다면, 이는 관광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라별로 대표 음식 몇 가지를 들고 와라. 기다리고 있겠다.]


     미국에서 온 칠면조 요리, 프랑스에서 온 스테이크 타르타르, 이탈리아에서 온 리볼리타 등이 그의 앞에 놓였다. 한국에서는 불고기와 김치, 그리고 희한하게도 탕수육을 들고 갔는데, 한국식 중화요리를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한중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고, 탕수육으로 대표되는 배달시장을 관광상품으로서 홍보하려는 의도라는 옹호론도 있었다.


     외계인은 쌓여가는 음식을 꾸역꾸역 먹고 있던 와중 탕수육을 발견했다. 그가 탕수육을 먹으려고 접시를 집어 들었을 때,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아니, 소스를 부어서 먹나?]


     그의 얼굴이 울긋불긋해지더니, 그가 노발대발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소스를 부어서 주는 건 자기네 행성에서는 최고의 모욕이며, 이런 야만적인 문화가 지구에 남아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당황한 대표단은 문화 상대주의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그의 분노는 여전했다.


     [이렇게 썩어빠진 사회가 있다니….]


     그는 머리를 부여잡고 잠시 고심하더니 말을 이었다.


     [정직과 질서, 창조 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정화운동을 시행하겠네. 앞으로 부어서 먹는 건 금지될 거야.]


     부어서 먹는 사람들은 그의 말에 맞서 싸우려고 했으나, 그의 초월적인 힘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건 명확했다. 사람들은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쪽을 택했고 그렇게 사회정화운동이 시행되었다.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부어 먹지 않는 국민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었으며, 학교에서는 `부어 먹는 행위`를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라고 교육했다. 그에 따라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은 판매 금지되었다. 또한 `부어 먹는 행위`가 묘사된 문화, 서적, 영화, 음반, 사진 등이 모두 폐기되었으며, 이에 대해 반발하는 예술인들은 푸어리즘(pourism) 추종자로 몰아 사형시켰다. 오직 찍어 먹는 것, 디피즘(dipism)만을 신봉하는 사람만이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고, 디피즘에 대해 찬양하는 글을 통해 명문대를 가는 경우도 생겨났다. 찍어 먹어야 살 수 있는 사회가 찾아왔다.


     7년이 지난 어느 날, 외계인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독재로 운영되던 세상은 갑자기 무너져버렸다. 그러나 푸어리즘(부먹)에 대한 사회적 갈등은 여전했다.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에는 디피즘(찍먹)을 믿는 정치인들, 법관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사이 푸어리즘은 기성세대와 기득권에 대한 반발로서 젊은층 사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 외계인이 사라진 사회

     "여러분, 부어 먹는 것이 어떤 부분에서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겁니까?"

     젊은 세대를 기반으로 조직된 부먹당 대표가 물었다. 찍먹파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외계인이 국가를 장악하더니, 부어 먹는 건 나쁘다고 말했을 뿐이다. 부어 먹는 행위가 왜 나쁜지는 아무도 설명할 수 없었다.


     "부어 먹는 건 바이러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찍먹당 대표가 말했다.


     "생각해보십시오. 만약 소스에 바이러스가 묻어있었다면, 특히 에이즈 같은 거 말입니다. 찍어 먹는 것 보다 부어 먹는 것이 훨씬 더 감염률이 높습니다. 찍먹은 끝에만 살짝 찍어 먹는 반면, 부먹은 전체적으로 소스를 묻힌 뒤 먹는 겁니다. 부먹이 찍먹보다 몇 배나 소스를 더 먹으니, 당연히 부어 먹었을 때 감염률이 몇 배나 높죠."


     얼마 뒤, 찍먹파의 후원을 받는 언론들은 특보를 냈다.


     [충격, 에이즈 감염률, 부어 먹었을 때 몇 배나 높다고 밝혀져….]


     [대한민국도 더는 바이러스 청정국 아니다, 부먹을 통한 감염 확산 우려]


     "자, 이제 설명해보십시오, 그렇다면 찍어 먹는 게 어떤 부분에서 도덕적으로 나쁜 건지."


     부먹파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이 주목적이었을 뿐, 찍어 먹는 게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걸 증명할 순 없었다.


     "찍어 먹는 건 환경파괴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부먹당 대표가 말했다.


     "아까 찍먹당 대표의 말대로, 찍먹은 끝에만 살짝 찍어 먹는 반면, 부먹은 전체적으로 소스를 묻힌 뒤 먹는 겁니다. 따라서 부어 먹는 사람들은 소스를 다 먹게 되지만, 찍어 먹는 사람들은 소스를 남겨버립니다. 이런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명백한 사실이며…. 부어 먹을 때보다 찍어 먹을 때 환경이 몇 배 정도 더 파괴됩니다."


     얼마 뒤, 부먹파의 후원을 받는 언론들은 특보를 냈다.


     [충격, 찍어 먹으면 30년 뒤 빙하가 녹게 된다]


     ["우리를 위해 제발 부어 먹어주세요", 기후 난민의 눈물 담긴 호소]


     모든 사람은 외계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외계인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계층을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찍먹파 사람들은 외계인이 떠난 이후로도, 그를 위대한 사상가라고 부르며 찬양하기 시작했다. 국론은 외계인을 지지하는 쪽과 지지하지 않는 쪽으로 분열되었다.


     하지만 국론이 분열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두 세력의 힘이 너무나도 차이 난다는 것이었다. 찍먹파들은 독재와 결탁해 막대한 경제력을 얻었고, 땅값 높은 서울에 살고 있었다. 반면 부먹파들은 7년 동안 탄압당했기에 경제력이 낮았고, 땅값 낮은 지방에 살고 있었다. 두 사상의 갈등은 곧 서울과 지방의 갈등, 기성세대와 젊은층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여러분, 성리학 때문에 발전이 없던 사회가 바로 조선입니다. 현재 한국사 교과서에서 조선 분량은 줄이고 신라 분량을 늘립시다."


     "여러분, 조선에서야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가 나왔습니다. 지방 호족들이 판치던 삼국시대, 고려 분량을 줄이고 조선 분량을 늘립시다."


     갈등은 한국사 교과서에까지 이어졌다. 서울을 수도로 하던 조선은 서울을 기반으로 형성된 찍먹파의 지지를 얻었고, 경주를 수도로 하던 신라는 지방을 기반으로 형성된 부먹파의 지지를 얻었다. 갈등이 심화하자 조선 시대, 신라 시대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도 일어났다.




    3. 또 다른 방문

     [음식을 찾기 위해 왔다.]


     어느 날, 또 다른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왔다. 키는 11살 어린아이 수준이었고 삐쩍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다.


     "자, 이번에도 탕수육 요리를 들고 갑시다. 물론 `찍먹`으로."


     찍먹파는 외계인의 방문에 환호했지만, 부먹파는 우울해 했다. 또다시 찍먹을 지지하는 외계인의 독재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서울 집값이 몇 배나 오르는 걸 그저 지켜봐야 한다는 것, 그건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찍먹파를 향해 부먹당 대표가 소리쳤다.


     "찍먹파 여러분들. 여러분들은 평등을 원하지 않으십니까? 지금 우리 사회는 찍먹과 부먹 간의 세력 차로 인해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찍먹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얻을 수 있었던 과거, 그 과거를 청산하고 평등으로 달려갑시다. 이번 외계인의 독재에 모두가 맞서 싸워야 합니다. 인류의 평등을 수호합시다! 저는 외계인의 모든 명령에 불복종할 것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그 말을 귀담아듣는 찍먹파는 없었다. 그들은 `평등`보다는 아파트 `평수`에, `권리`보다는 `권력`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렇기에 찍어 먹는 음식들은 외계인 앞으로 보내졌다. 기뻐하는 반응을 기대하면서 외계인에게 탕수육을 건넨 대통령. 한데, 외계인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외계인은 이렇게 말했다.


     [여기선 소스를 찍어서 먹나?]


     외계인은 음식을 찍어 먹는 것에 대해 노발대발 화를 내며 찍먹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따라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당황한 찍먹당 대표는 긴급성명을 냈다.


     "부먹파 여러분들, 아시다시피 저희는 늘 평등을 지지합니다. 다 같이 외계인의 독재에 맞서 싸운다면…."


     역시 그 말을 귀담아듣는 부먹파는 없었다. 그렇게 다시 외계인의 독재 정치가 시작되었다. 관직을 독점하고 있던 찍먹파 사람들은 모두 사형당했고, 부먹파가 관직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외계인의 명령에 불복종하겠다던 부먹당 대표는 그 누구보다 외계인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찍먹에 관한 모든 문화가 금지되었고 서울 집값의 하락과 지방 집값의 상승이 일어났다.




    4. 타락한 반 기득권

     "언제는 평등을 외치더니, 기득권이 되니까 권력과 부에 집착하는 부먹파들 보세요."


     7년이 지나고, 또 외계인이 사라지자 찍먹파들은 그동안 숨겨왔던 불만을 토로했다. 이젠 부먹파가 기득권이 되었고 찍먹파는 힘을 잃었다. 두 세력의 갈등, 즉 `소스감정`은 더 심화하여 이제는 서로를 혐오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찍먹충, 부먹충 등의 용어가 등장한 것을 물론, 찍먹과 부먹 중 무엇이 옳은지에 대해 싸우다가 이혼하는 가정도 많아졌다.


     "찍먹충들, 환경은 전혀 생각 안 하는군."


     "부먹충들, 세상에 바이러스 퍼트리고 다니는 걸 자랑으로 여기나."


     서로를 향한 환경파괴, 바이러스 프레임은 여전했다.


     "정 과장, 자넨 다 좋은데 말이야. 음식을 찍어 먹는다는 소문이 사내에 자자해서 도저히 승진은 힘들겠어. 거래처 사람이 부먹파인데, 눈에 걸리면 회사도 망하는 거야. 이해해주게, 응?"


     "연예인 A씨가 집에서 음식을 부어 먹는 장면을 파파라치가 포착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으나…."


     모든 사람은 사회로부터 일종의 검열을 당해야만 했다. 


     한편, 찍먹과 부먹 둘 다 존중해줘야 한다는 중립파가 등장했다. 그들은 주로 수도권 출신이었다. 이들은 고심했다.


     `평등을 외치던 부먹도 권력을 얻자 타락해버렸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아, 소스감정은 절대 해결 못 할 것이다.`


     중립파조차도, 소스감정이 해소될 리 없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해법은 간단했다. 또다시 외계인이 찾아오는 것.




    5. 소스감정을 없애는 방법

     [음식을 찾기 위해 왔다.]


     또 외계인이 찾아왔다. 부먹파와 찍먹파 모두 단단히 긴장했다. 두 세력의 모가지는 외계인의 한 마디에 달려있었다. 대통령은 부어서 먹는 음식과 찍어서 먹는 음식 두 가지를 들고 갔다. 외계인은 또 화를 내며 뭔가를 금지할 것이고, 어떤 쪽이 금지되느냐를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집값을 포함한 모든 것이 이로 인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또 외계인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어서 먹는 음식과 찍어서 먹는 음식을 번갈아 보더니 외계인은 노발대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간절히 빌었다.


     `제발, 부어서 먹는 것에 화내기를.`


     `제발, 찍어서 먹는 것에 화내기를.`


     하지만 외계인의 한 마디는 모두를 당황케 했다.




     [너흰 소스를 묻혀서 먹느냐?]


     [이런 미개한 것들, 향후 7년간 사회를 정화하기 위해 소스와 함께 먹는 것을 금지하겠다 그리고….]


     환경파괴니, 바이러스니, 서로를 헐뜯고 혐오하던 사람들은 본질을 깨달았다.


     `결국, 이건 다 외계인 때문이구나.`


     "여러분, 찍먹이든 부먹이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인류입니다. 다 같이 외계인에 맞서 싸웁시다!"


     부먹당 대표의 발언에 찍먹당 대표가 응답했다.


     "맞습니다. 단결합시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혐오는 사라졌고, 사람들은 외계인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서울과 지방의 도시들은 모두 폐허로 변했고, 주식이나 채권 자산 가치는 별 의미가 없어졌다. 외계인의 힘이 막강했기에 남녀 구별 없이, 나이 구별 없이 모두 전쟁에 나가야 했으며 목숨을 다해 싸워야 했다.


     [그래, 이 야만스러운 것들. 그냥 떠나주지.]


     외계인은 찍먹파의 저항만으론 막을 수 없었고, 부먹파의 저항만으론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에 모두의 저항은 그를 막아낼 수 있었다.


     찍먹당과 부먹당의 대표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소스감정을 해결했다는 업적과 함께 역사교과서에 실릴 걸 생각하며 행복해했다. 더는 부먹파와 찍먹파 간의 세력 차이는 사라졌다. 모든 도시가 폐허로 변해서 부동산 가격을 논하는 게 의미 없어졌음은 물론, 자산가치의 폭락으로 불평등한 분배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초조해졌다. 그들은 사람들이 서로 화합하는 걸 보고 당황했다. 절대로 그래선 안 됐다. 반드시 갈등이 있어야 그들은 먹고살 수 있었다. 결국, 그들 중 한 명이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여러분, 고위 공직자 10명 중 8명이 민트초코를 싫어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건 민트초코에 대한 분명한 차별입니다. 우리 정부는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분명 외계인은 떠났는데, 외계인의 세상은 여전했다. 사람들은 이내 다시 싸우기 시작했고 사회의 모든 악을 다른 사람들에게 뒤집어씌우는 데 열중했다.


     몇몇 연구자들은 외계인이 온 이유에 대해서 추측하곤 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외계인들이 지구로 온 까닭은 카스트 제도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과연 원주민들이 침입자들이 만들어놓은 제도를 추종하는 게 가능한지, 심지어는 침입자들이 떠났을 때도 그 제도를 추종하는 게 가능한지 연구하기 위해서.


    끝.

    21세기인간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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